책 소개
나는 울적한 마음에 무기력하게 빠져 있지 않아도 되며,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언젠가 카뮈가 말했듯이 우리 마음속엔 무적의 여름이 숨어 있다. 우리 안에서 이런 여름을 느끼고, 이끌어내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 손에 달려 있다. (13쪽)
좋은 소식은 건강한 식생활, 피트니스 프로그램, 해독요법 같은 것이 해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질 좋은 식단은 머릿속의 해마를 빠릿빠릿하게 만들어 신경발생을 자극함으로써, 정신적 경직과 과도한 반추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 있다. 해마가 튼튼하면 스트레스 회복력이 높아지며, 나아가 건강한 식생활은 일상적 스트레스에도 더 잘 대처하게끔 하여, 균형 잡힌 마음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28쪽)
운동 자체가 스트레스 요인이므로, 운동은 스트레스 또는 더 나아가 부정적인 감정 조절을 연습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여기서 이로운 점은 동료의 기분 나쁜 말이나, 신기하게도 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아드는 나쁜 소식과는 달리, 운동은 난데없이 벼락처럼 떨어져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지만 우리는 그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수준을 적절한 정도로 조절할 수 있다. (68쪽)
한 연구에서 미국의 연구진은 적외선 전신온열 가온 장치를 이용해 우울증 환자들의 체온을 일시적으로 38.5도까지 끌어 올렸는데, 이 요법은 1회에 평균 한 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었다. 그 결과 단 한 번의 온열 요법만으로도 몇 주간 우울증을 경감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94쪽)
미국 미시간대학교 앤아버의 심리학자 스티븐 카플란(Stephen Kaplan)의 말을 빌리면 자연은 우리의 뇌에 ‘부드러운 매력’을 발산한다. 카플란은 자연은 ‘주의력을 회복시키는’ 힘이라고 말한다. 공원, 햇빛이 반짝이는 호수, 바다 등 이 모든 자연은 감각을 자극한다. 그러나 액션 영화나 비디오 게임처럼 과잉 자극하지는 않는다. (106쪽~107쪽)
어떤 꿈들은 인과적 연결고리가 있는 경우 정말로 심리치료 기능을 떠맡을 수 있다. 뇌는 최대로 이완된 상태에 있게 되는 시간에 스트레스가 되었던 경험을 되풀이한다. 그러면 그 사건은 우리의 전기에 편입되며, 차츰 그것을 경험할 때 느꼈던 직접적인 감정의 무게를 잃는다. (125쪽)
동양 문화, 특히 불교에서는 일찌감치 ‘직접적으로’ 행복에 이르는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외부 세계를 바꾸는 게 아닌 내면세계로 향하는 길 말이다. 결국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외부 세계를 거쳐 간접적으로 행복에 이르려 하는 대신에 내면세계, 즉 마음에 집중하여 자족하는 마음을 훈련하라고 권한다. (146쪽)
명상과 마음챙김은 삶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그 모든 불안과 걱정을 위한 직면 요법이라 할 수 있다. 명상하기 위해 앉아 있는데 머릿속의 목소리가 온갖 걱정을 늘어놓으면, 그런 생각을 그냥 지각하라. 그리고 가능하면 평온하게 관찰자 모드로 거리를 둔 채, 그것이 먹구름인 양 우리 곁을 지나가게 하라. (188쪽)
정확히 말해, 우리는 종종 젊을 적 꿈꾸던 세계에서 살 뿐 아니라, 미래에 늙은 내가 꿈꿀 세계에서 살아간다. 아흔 살이 넘어서 양로원에서 혼자 고독하게 우두커니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해보자. 우리 몸은 쇠약해졌고, 친구들은 대부분 먼저 세상을 떠나버렸다. 전에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우리는 더는 혼자서 밥을 먹을 수도 없고, 화장실에 갈 수도 없다. 그리고 ‘지금 여기’의 황량함을 벗어나고자 자꾸 옛날 생각을 한다. (199쪽~200쪽)
기존의 항우울제는 그것이 어떻게 변화를 이루어내는지 당사자는 잘 모르는 채로 심리 안정 효과를 얻는다. 이런 도움은 사실 순전히 화학적인 것으로, 우울증 환자는 어쩔 수 없이 약물에 의존하게 된다. 환각제는 이와 달리 자신의 화학 작용을 통해 우리의 정신을 함께 끌어들인다. 환각제는 우리의 뇌와 정신이 동전의 양면과 같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환각 경험이 아주 강렬한 이유는 자신의 뇌에 놀라운 자가 치유력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4쪽)
작가 소개
지은이 : 바스 카스트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와 보훔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생물학을 공부하고, 미국 MIT 대학교에서 마빈 민스키 연구 과정을 거쳤다. 베를린에 정착해 〈타게스슈피겔〉 기자가 되면서 저널리스트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작 《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Der Ernährungskompass)》는 2018년 독일 올해의 과학책에 선정되었으며, 100만 부 이상 판매되고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그간 사랑, 직관, 창의성 등 우리 삶의 가장 내밀하면서도 중요한 주제를 학문적 인식의 힘으로 새롭게 조명해왔다. 이 책 《우리 마음엔 무적의 여름이 숨어 있다(Kompass für die Seele)》에는 작가로서 큰 성공을 거둔 뒤, 꿈을 이루었음에도 우울감에 시달리던 그가 건강한 마음을 회복할 과학적 방법을 직접 연구하고 체험한 내용이 담겼다.
옮긴이 : 유영미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동 도서에서부터 인문, 교양과학, 사회과학,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50 이후, 더 재미있게 나이 드는 법》, 《부분과 전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제정신이라는 착각》, 《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며 | 무엇이 우리를 다시 강인하게 해줄까? 5
Ⅰ 몸
1 먹는 것이 뇌가 된다 :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음식들
음식으로 불안을 물리칠 수 있다? 22
뇌 수명을 연장하는 지중해 식단의 비밀 29
◈ 세로토닌 호르몬이 우울증의 주범이 아닌 이유 37
2 질병의 반전 : 면역계는 왜 기분까지 공격하는가?
‘질병 행동’은 진화의 기발한 전략이다 46
신경염증을 줄이는 식재료, 오메가3, 사프란, 커큐민 51
끝없는 감염 위험이 불러온 비상경계 태세의 악순환 61
3 운동은 최고의 스트레스 조절 훈련법 : 회복탄력성을 트레이닝하라
근육과 뼈가 나누는 ‘이야기 치료’의 효과 66
“문제가 줄기를 바라지 말고, 더 많은 스킬을 바라라” 70
우리 몸에 잠재한 태곳적 본성을 만나자 77
4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 호르메시스
몸에 스트레스를 주고 머리를 비우기 86
낯선 자극으로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90
5 주의력 결핍 장애는 자연 결핍 장애? : ‘자연’이라는 이름의 치료제
칵테일 파티 효과, 당신의 뇌는 너무 바쁘다 98
자연은 심신을 치유하고 공격성을 줄인다 103
ADHD에는 더 본질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115
6 꿈의 해석 : 밤사이 내 몸에서 일어나는 심리 치료
악몽으로 오히려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 122
처방전 없이 활용하는 최고의 수면제 6가지 128
◈ 이럴 땐 이런 음악, 내 마음의 영원한 친구 134
Ⅱ 마음
7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도망치지 말라 : 내면의 독백을 잠재우는 법
더 많이 가짐으로써 행복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142
훈련되지 않은 정신은 혼자 있는 걸 싫어한다 148
내면의 목소리로부터 분리된다는 것 158
8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 : 진짜 나를 직면하는 명상의 길
마음챙김, 불안한 영혼과 친숙해지기 170
통증 = 통증 + 통증에 대한 괴로움 180
우리 안의 악마를 받아들일수록 두려움은 사라진다 186
9 평정심 : 스토아철학에서 배우는 강인함의 비결
조언 1 : 당신의 힘이 미치는 일에 집중하라 192
조언 2 : 불행을 예상하는 연습을 하라 198
◈ 행복이 사람들과 어울릴 때 피어나는 이유 203
10 무적의 여름을 찾아서 : 새로운 자아를 만나다
내 인생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경험 212
정신을 드러내자, 트라우마에서 해방되다 222
디폴트 모드 네크워크와 영적인 체험 235
무적의 여름을 만날 영혼의 휴양 센터를 꿈꾸며 256
나가며 | 마음의 저항력을 키우기 위한 열 가지 길 258
감사의 말 267
주 268
참고문헌 281
그림 출처 292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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