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미르벌, 달천, 끝말, 다순구미…
딱딱한 한자어로 굳어지기 전,
우리 땅을 가리켰던 아름다운 이름들을 발견하다
고유어 지명을 찾아 나서는 흥미로운 인문학 탐방기
1986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온 시인이자,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명을 답사해 온 인문학자 이경교의 인문학 견문록, 《지명발견록》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백령도와 대청도부터 시작해 담양과 밀양, 태백과 제주 등 저자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조사한 우리 땅 이름의 유래와 속뜻을 인문학과 역사학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지명의 뒤꼍을 추적해 나가는 꼼꼼한 과정과 그 속에서 경탄의 순간을 포착해 낸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해, 우리 땅의 본모습을 보다 가깝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땅 이름에 관한 저자의 관심은 현재 사용하는 지명의 정확한 의미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현실에 대한 발버둥이다. 사실 문산, 창녕, 익산 등 흔히 쓰는 한자어 지명은 일상에서 쉽게 쓰거나 읽으면서도 그 뜻이 무엇인지 와닿지 않는다. 더군다나 본래 고유어였던 땅 이름이 한자어로 바뀌면서 왜곡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오늘날 사용되는 지명은 지역의 의미를 담고 있지 못할 때가 많다.
저자는 아름다운 자연과 찬란했던 역사의 현장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 우리 땅의 의미를 직접 만져본다. 그리고 땅이 원래 지녔던 의미가 숨겨지기까지의 과정을 찬찬히 타진하면서, 오롯이 그 땅을 밟고 있어야만 감각되는 지명의 본명을 나직하게 호명한다. 이 책은 햇살 좋은 날, 지명과 장소 그리고 사람의 뒤란을 발견하러 나가는 흥미로운 여정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경교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중국의 CCIT대학교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모래의 시》 등의 시집을 낸 시인이자 《예술, 철학, 문학》, 《지명발견록》 등을 쓴 인문학자다. 실크로드와 양쯔강을 탐사했고,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명을 답사했다. 현재 명지전문대학 명예교수이다.
목 차
아, 저기가 장산곶!_ 백령도, 대청도
백령도의 이두 지명, 사을외도는 ‘샅밖섬’이다 … 15
삼국유사를 찾아가는 길_ 군위, 영천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 이두 지명 풀이가 이 책에서 시작된다 … 22
유토피아는 어디에 있는가_ 전북 부안 우반곡
변산의 우리말 이름은 ‘고깔산’이다 … 30
16세기 문화 1번지_ 담양
담양은 정자를 중심으로 문학을 꽃피운 고을이다 … 38
비밀스러운 빛이라고?_ 밀양
신채호는 밀양을 ‘미르벌’, 곧 물이 질펀한 들녘으로 풀었다 … 46
절개와 지조의 땅_ 선산, 구미, 왜관
영남 인재의 절반은 일선에서 나온다 … 53
고원의 정신, 첫 번째_ 진안
신채호는 진안의 옛 지명 월량을 ‘달천’으로 풀었다 … 61
고원의 정신, 두 번째_ 무주, 장수
무주 구천동은 ‘무수한 가리’란 뜻이다 … 68
경상좌우도의 표본_ 상주, 예천
예천은 단슬라, 곧 ‘언덕과 냇물의 고을’이란 뜻이다 … 75
누정과 은둔의 고을_ 봉화
봉화의 이두 지명, 고사마는 ‘끝말’이란 뜻이 분명하다 … 82
가야의 옛 땅_ 성주, 고령
김종직종택 마을, 개실은 곧 ‘낀 골’이다 … 89
신앙의 땅 그리고 병신춤_ 영광
영광의 이두 지명, 무호이의 뜻을 밝히는 게 급선무다 … 97
영남 사림의 큰 자리_ 함양
좌안동 우함양, 개평마을은 ‘낀 들’이다 … 102
높은 산의 정신_ 산청
산청군 생비량면의 뜻은 ‘산비알’ 혹은 ‘산비랑’이다 … 108
인재와 선비의 광_ 영주, 순흥, 풍기
서원의 역사처럼 인삼의 역사도 풍기에서 시작되었다 … 116
숨겨진 비밀, 숨은 정신_ 익산
익산의 옛 이름 감물아에서 ‘단물’이란 지명을 추측하다 … 122
신비한 이국_ 제주도
양주동은 탐라를 둠내, 곧 ‘큰 오름뫼’의 뜻으로 읽었다 … 130
대장경을 품은 고을_ 창녕, 합천
창녕의 옛 이름 비사벌은 ‘빗벌’, 곧 비스듬한 들녘이다 … 138
망향의 땅, 기호학파의 자리_ 파주, 문산
문산의 이두 지명, 술이홀은 ‘수리재’이다 … 147
해돋이 나룻목과 큰 고을_ 포항, 영덕
양주동은 근오지현을 ‘돗들’, 곧 해맞이 고을로 풀었다 … 155
저항과 화합_ 강경, 논산
춘향전에 나오는 미내다리는 ‘물결내’란 뜻의 이두식 한자어다 … 163
문필의 고장_ 장성
장성의 이두 지명, 고시이는 ‘곶재’ 또는 ‘벼랑재’의 뜻이다 … 171
월출산의 정기_ 영암, 강진
월출산의 옛 이름 월나악을 양주동은 ‘달나뫼’로 읽었다 … 178
지리산과 섬진강을 따라_ 구례, 하동, 남해
섬진강의 우리말 이름은 ‘모래여울’이다 … 186
미래의 자원_ 거제도
서이말은 ‘쥐부리 끝’이요, 사이말은 ‘뱀부리 끝’이다 … 194
산맥이 바다와 만나는 곳_ 순천, 보성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옛집과 사찰이 있는 곳 … 201
보루의 운명을 짊어진 섬_ 강화도
강화의 이두 지명, 갑비고차는 ‘갑곶’, 곧 깊은 협곡을 낀 곶이다 … 208
예인의 원향_ 목포
등산진은 ‘올뫼나루’, 목포진은 ‘나무나루’란 뜻이다 … 215
한반도의 무릉도원_ 영월, 제천
청풍의 이두식 옛 이름, 사열이는 ‘서늘이’의 뜻이다 … 221
북방으로_ 철원, 연천, 포천, 양주
철원의 이두 지명인 모을동비는 ‘털동글’, 곧 철동글이다 … 226
고산 윤선도의 자취_ 해남, 보길도
해남의 옛 이름, 새금은 ‘사이구미’라는 뜻이다 … 234
문명의 전진기지_ 서산
불너머의 한자어, 각후동은 ‘벌너머’마을이란 뜻이 왜곡된 것이다 … 240
판소리의 고장_ 고창
모량부리라는 이두는 ‘털라벌’이므로 소벌, 즉 높고 넓은 땅으로 본다 … 247
영남알프스의 정신_ 언양과 양산
살티고개의 살티는 후미진 곳을 뜻하는 ‘샅티’였을 것이다 … 255
높이 순례_ 정선, 태백
함백산 만항재의 우리말 이름은 ‘늦은목이’이다 … 263
예술가들의 땅_ 통영
통영의 이두 지명, 고자미동국은 ‘물가의 곶’이란 뜻이다 … 271
소설가들의 길지_ 장흥
장흥은 당나라 망명객, 위씨들이 정착한 땅이다 … 278
신라의 정신, 돌의 정신_ 경주
서라벌, 사라, 사로는 모두 ‘새밝’, 곧 동녘이 밝다는 뜻이다 … 285
임제를 만나다_ 나주
나주는 백제의 발라군, 양주동은 발라를 ‘밝거리’로 푼다 … 292
지조 높은 선비촌_ 영양
영양의 고은이란 옛 지명은 ‘숨은 골’이란 뜻이다 … 298
겨울 편지_ 흑산도
주민들은 흑산도 사리를 ‘모래미’란 예쁜 우리말 지명으로 부른다 … 303
서울의 예술촌_ 성북동
심우장은 소 찾는 집, 수화는 나무와의 대화 … 312
수탈의 땅, 저항 정신_ 군산
군산의 우리말 이름은 무리를 이룬 산이란 뜻의 ‘무르뫼’다 … 319
퇴계에게 배운다_ 안동
농암 이현보의 호는 분강가에 있는 ‘귀먹바위’에서 나왔다 … 324
〈관동별곡〉을 따라서_ 담양,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 울진
신라 때 삼척이 되었으나, 본디 우리말 이름은 ‘세치’다 … 332
묘지 순례_ 고양, 용인, 양평, 남양주
목은은 소 치는 사람, 도은은 질그릇 굽는 사람, 포은은 나물밭 가꾸는 사람 … 339
속리산 문화권_ 괴산, 보은
양주동은 괴산의 옛 이름 잉근내는 ‘벌내’, 곧 들판의 냇물로 풀었다 … 345
성리학의 성지_ 서천, 보령
백제의 비중현, 신라 때는 비인. 비인은 우리말 ‘텅 빈’을 음차한 것이다 … 350
산의 지형학_ 우이동, 수유동, 방학동
수유동은 ‘무넘이’, 우이동은 ‘소귀내’다 … 357
충절의 고장_ 홍성, 예산
예산의 백제 때 이름 오산현은 오산, 즉 ‘오서산’에서 연유한다 … 363
삼가, 불함_ 백두산
최남선은 백두산의 옛 이름 불함산을 ‘밝은 산’이란 뜻으로 풀었다 … 369
울음터를 찾아서_ 간도
박지원은 요동벌판의 인상을 울음터라고 불렀다 … 374
발해 땅을 밟다_ 연해주
수이푼강은 발해의 솔빈강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 379
참고문헌 … 385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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