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독일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
독일의 대표 드러그스토어 ‘데엠(dm)’의 수식어는 화려하다. 연매출 13조 원, 창립 후 지금까지 45년 연속 흑자 행진, 17년 연속 업계 1위, 전 세계 3,500개 매장에서 6만 여명을 고용하며 매일 200만 명이 방문하는 초대형 드러그스토어, 독일의 최고 공정 기업.
하지만 데엠이 어떤 기업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표현은 따로 있다. 바로 ‘독일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이다. 이는 규모나 수치로는 결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즉, 한 기업이 오랜 시간 걸어온 방향이 얼마나 올곧고 의미 있는가, 여기에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데엠은 ‘기업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며, 사람에게 이로워야 한다’는 신념을 몸소 실천하여 수십 년간 독일의 각종 기관이 수행한 소비자 조사에서 변함없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뮌헨의 서비스바로미터(ServiceBarometer)는 “현재 고객만족도의 측면에서 데엠과 견줄 만한 드러그스토어는 없다”고 단언했으며 시장조사기관 마포풍크트데에(mafo.de)는 “하나의 브랜드가 이처럼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데엠은 모든 주요 부문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갈채를 보냈다.
《철학이 있는 기업》은 데엠이 단순히 ‘가장 많이 버는 기업’이 아닌 ‘가장 건강한 기업’으로서 어떻게 확고한 위치를 정립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데엠의 창립자 괴츠 w. 베르너는 현대적 경영 방식의 개척자이자 보편적 기본소득 제도의 선구자, 독창적 기업윤리를 고안해낸 사상가로서 평가받는다. 모든 독일인에게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주변 여러 나라의 제도에 영향을 미쳤으며 지금까지도 뜨거운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소비자들은 이전에 하지 않던 질문을 던진다.
“내가 구입하는 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어떤 곳인가? 내가 이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누구를, 어떤 가치를 후원하게 되는가?”
여기에 제대로 된 답을 할 수 있는 기업만이 고객의 지갑뿐 아니라 마음을 열 수 있고, 그럼으로써 지속적인 가능성을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데엠이 끈기 있고도 고집스럽게 그 답을 완성해낸 여정을 탐색하는 동시에, 현재 한국에서도 급격히 불거지고 있는 ‘기업의 역할’이라는 문제를 날카롭게 고찰하도록 이끈다.
세상에 없던 드러그스토어를 탄생시킨 세 가지 질문
베르너가 20대 후반의 나이에 처음 문을 연 데엠 1호점은 처음부터 획기적인 발상으로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 전까지 드러그스토어들은 1만 가지가 넘는 품목을 모두 똑같은 가격에 공급했으며 직원이 카운터에서 손님에게 물건을 건네주는 방식을 유지했다. 데엠은 상품의 가짓수를 2,000개로 압축했으며 가격은 다른 가게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책정했다. 매장의 면적은 평균 수준보다 세 배 이상 넓었으며, 모든 상품을 개방하여 손님들이 직접 골라 카트에 담을 수 있게끔 했다.
소비자의 반응은 열광적이었고 1년 만에 20호점을 열 정도로 급속히 확장해나갔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성장세는 주춤해졌다. 모든 매장을 똑같이 운영하여 효율을 높인다는 수직적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그 시점에서 베르너는 그의 삶을, 그리고 데엠을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 세 가지 질문에 맞닥뜨린다.
첫째, 기업이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당신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가?
둘째, 직원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기업이 직원을 위해 존재하는가?
셋째, 고객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기업이 고객을 위해 존재하는가?
한 세미나에 접한 이 질문을 파고들면서 세상을 보는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 ‘사람은 결코 수단이 아니며, 목적이 되어야 한다. 기업은 고객과 직원을 포함한 모두가 더 발전하도록 돕기 위해 존재한다’는 확고한 결론에 도달한 후 데엠의 경영 방침은 180도 달라진다. 상명하달식 시스템을 철폐하기 위해 본부를 없앴으며 각 지점이 총괄적 권한을 가지도록 했다. 별도의 영업부서도, 매뉴얼도 사라졌다. 일반적인 기업 연수나 성과급도 시도하지 않았다. 직원들 스스로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체득함으로써 스스로의 권한에 책임을 지는 ‘자기 경영’을 실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데엠에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이벤트가 없다. 주기적인 할인 행사, 99센트로 끝나는 특가 가격, 각 매장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코너 상품’ 모두 마찬가지다. 데엠은 일반적인 할인 정책들이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신에 데엠은 ‘모든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 제품을 항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자 한다.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공격적인 광고도 일절 하지 않는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인용한 “여기서 나는 인간이며, 여기서 나는 물건을 구매한다”라는 심오한 슬로건이 전부다.
‘고객의 소비 욕구를 가치 있게 만든다’는 것은 데엠이 수십 년간 다듬어 완성한 고객 원칙이다. 쉽게 말해 고객의 욕구를 가볍게 자극하지 않고, 진정한 고객의 필요를 채운다는 뜻이다. 고객을 그저 ‘수익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아닌 ‘이롭게 만들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기에 가능한 일이다.
노하우가 아닌 노와이, 45년간 계속된 성장의 비결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그 일을 하는가? 이는 경영자가 제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노하우(now-how)에 집중하지만 노와이(Know-why)는 그보다 훨씬 중요하다. 노와이를 묻는 사람은 예산이나 이익이 아닌 사업의 목표, 사업의 의미에 몰두한다. 그런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논의와 대화는 차원이 달라진다. 기술은 우리가 누군가에게 요구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문제는 그것을 넘어선 의미와 목표 설정이다.”
저자는 모든 경영자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가?”, “왜 우리의 일은 소중한가?”, “고객들에게는 왜 우리 매장을 찾는 일이 중요한가?”
사업 초창기 은행 창구에서 박대를 당하던 청년 시절부터, 경영인을 넘어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서 자리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계속된다. 효율과 속도가 미덕인 시대, 남들은 최고의 ‘노하우’에 집중할 때 데엠은 ‘기업이 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노와이’에 집요하게 매달렸다. 모두가 ‘성공할 수 없는 방법’라고 입을 모았던 이 도전은 놀라운 성과로 결실을 맺었다. 유럽 최대의 드러그스토어이자 최고의 공정 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데엠. 45년이라는 시간 동안 데엠이 어떻게 스스로의 가치를 일깨우고 흔들림 없이 지켜왔는지, 고객과 직원들, 거래처를 대상으로 어떻게 성공적으로 원칙을 적용하여 공감대를 형성했는지를 이 책은 낱낱이 담아낸다. 베르너가 하나의 질문에서 데엠의 철학을 끌어냈듯이, 이 책 《철학이 있는 기업》은 ‘상품을 너머 가치를 파는 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결정적인 하나의 물음표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괴츠 W. 베르너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이자, 유럽 최대 드러그스토어 데 엠(dm) 창업자.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치약 파는 사람’이라고 즐겨 답하지만, 그보다는 현대적 경영 방식의 개척 자이자 보편적 기본소득 제도의 선구자, 독창적 기업윤리를 고 안해낸 사상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드러그스토어를 놀이터 삼아 지내면서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독일 곳곳의 드러그스토어를 들 아다니며 일을 배워 아버지의 가게를 이어받을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주먹구구식인 아버지에게 직언을 하다가 쫓겨나고 29살 에 은행 돈을 빌려 자기만의 방식으로 첫 드러그스토어 할인점 을 열었다. 1만 가지가 넘는 품목에 일괄적인 가격을 적용하던 기 존의 방식과는 정반대로 제한된 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다는 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업계 동료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사업 초반에는 모든 매장을 똑같이 운영하여 효율을 높인다는 수직적인 시스템을 고수했으나 어느 순간 데엠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혔다. 이후 그는 경영 방침을 180도 전환하여, 각 지점이 권 한을 가지도록 했다. 이런 경영 철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은 어느 세미나에서 우연히 접한 질문 ‘기업이 직원을 위해 존재 하는가, 아니면 직원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가?’였다. 업계의 관행을 차례로 부수는 그의 행보는 이후로도 이어져, 주기적인 할인 행사를 없애는 대신 상시 할인 제도를 도입하고 기업의 매 뉴얼과 본부 자체를 없앴다. 모두가 ‘성공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던 그의 도전은 45년 연속 흑자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이어졌다. 현재 데엠은 매일 200만 명이 방문하는 유럽 최대의 드러그스토어이자, 최고의 공정 거래 기업으로 당당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괴츠 베르너는 사람이 없으면 기업도 존재하지 않으며 기업은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펼쳤다. 나아 가 모든 독일인에게 ‘조건 없는 기본소득 1,500유로’를 지급해 억지로 노동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과 노동을 존중하는 그의 사상은 주변 여러 나라의 제도에 영향을 미쳤으며 지금까지도 사회복지 제도에 관한 뜨거운 논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옮긴이 : 김현정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예나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발상>, <복종에 반대하다>,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 마라>, <두려움의 열 가지 얼굴>, <혼자가 더 편한 사람들의 사랑법>, <이케아 DIY>, <거짓말하는 사회>,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 등 다수가 있다.
목 차
1장. 왜 사람들은 언제나 ‘나도 그렇게 할걸’이라고 말하는가?
2장. 왜 때로는 번쩍이는 벤츠 대신 중고차를 택해야 하는가?
3장. 기업이 고객을 위해 존재하는가? 고객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가?
4장. 오늘의 유토피아를 어떻게 내일의 현실로 만들 것인가?
5장. 왜 가장 평범한 일을 하는 직원이 가장 가치 있는 직원인가?
6장. 작은 바코드 한 줄이 어떻게 방대한 소매업계를 좌우하는가?
7장. 사장은 왜 솜씨 좋은 도둑이 되어야 하는가?
8장. 경영자는 지시하는 존재인가, 제안하는 존재인가?
9장. 본부의 관리 없이도 지점이 생존할 수 있는가?
10장. 할인 행사는 과연 소비자를 위한 것인가?
11장. 직원을 비용으로 계산할 것인가, 가치로 환산할 것인가?
12장. 모두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 가능할까?
맺는 글. 예측할 수 없는 삶,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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