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생명과학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석학 21인이 들려주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궁극적 생명의 실체
이 책의 대표 저자로, 『이기적 유전자』 『눈 먼 시계공』 등 20~21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고전을 집필해온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을 통해 범우주적인 차원에서 생명체의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지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펼친다. 그는 지구를 비롯해, 지구 너머 우주 어느 곳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분명 ‘다윈주의적 생명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생명이라는 고도로 복잡한 현상이 물리법칙으로부터 기원할 방법은 단 하나일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자기 자신을 복제할 능력을 지닌 유전자(DNA) 혹은 그와 동등한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유전자는 높은 신뢰도로 복제되지만 그 과정에서 약간의 오류가 일어남으로써, 서로 다른 생존확률을 지닌 유전자들이 생겨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유전자들 중에 주어진 환경 안에서 경쟁하고 적응한 것, 즉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선택된 것만이 살아남는다. 그런 까닭에 도킨스는 생명체는 결국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통로’로 볼 수 있으며, 생명체의 논의는 결국 ‘유전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킨스는 생명이 지니는 고도의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 진화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진화 가능성의 진화’, 소위 ‘대돌연변이’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진화, 즉 서서히, 점진적 ? 누적적으로 일어나는 진화뿐만 아니라 지극히 드물게(1억 년에 한 번꼴로 일어날 만큼 드물게) 일어나면서 생명체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대돌연변이가 더욱 새롭고 정교한 형태의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주춧돌임을 설명한다. 예컨대 척추동물, 절지동물 등은 본래 마디 하나 없는 단순한 몸을 지녔다가 ‘체절(體節)’이라는 대돌연변이가 발생하자, 복잡 미묘하게 진화할 가능성이 대폭 증가했다. 몸의 체절을 형성할 기구 하나를 우연히 얻게 되자, 이런 기구를 토대로 다른 체절을 만들고 몸집이 불어나는 것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마치 기차가 열차칸을 늘리듯이 지네는 비슷한 체절을 여러 마디 지닌다). 신체의 대칭을 담당하는 유전자, 성(性) 등등도 진화 가능성을 도약시킨 대돌연변이의 사례다.
그러나 한편 현존하는 최고의 물리학자이자 통섭적 과학 연구의 대가로 손꼽히는 프리먼 다이슨, 현대적 진화론의 설계자로 유명한 에른스트 마이어는 ‘진화와 자연선택’의 핵심이자 표적이 ‘유전자’라는 도킨스의 이론을 반박하며 흥미로운 논쟁을 이끌어낸다. 도킨스는 ‘생명’을 주제로 한 엣지 대담에서 프리먼 다이슨이 다윈적 진화와 자연선택이 ‘종(種)’차원에서 진행됐다고 한 해석은 “학생 같은 대실수”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다윈 진화는 종 차원의 생존 경쟁이 아니라 종 내의 생존 경쟁, 즉 유전자 풀 내에서 유전자들 사이에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다이슨의 견해에 강력하게 반박한다. 한편 다이슨은 종은 일단 확립되면 거의 진화하지 않으며, 진화에서의 큰 도약은 주로 종분화 사건 때 일어난다며 도킨의 견해에 대응한다. 또 한편으로, 에른스트 마이어는 진화생물학에 헌신한 자신의 연구 활동을 소개하는 글에서 진화와 자연선택의 표적은 유전자가 아니라 ‘개체’ 중심으로 일어난다고 강조하며, 유전자 중심의 도킨스의 견해를 반박한다.
동물들의 사회적 행동을 생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인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며, 이제 대중에 널리 사용되는 단어인 ‘통섭(consilience)’개념을 제창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생물학의 과거와 현재를 비롯해, 생물학 전반에 남겨진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현대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 범위를 넓혀준다. 그는 특히 생물종 다양성을 보전하고 이해하는 일이 현 인류에게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강조한다.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채 미지로 남아 있는 지구 생물(지구 생물의 90퍼센트로 추정될 만큼 많다) 종을 분류 ? 분석하는 프로젝트인 ‘모든 종 계획’의 추진 상황부터, 생물종 다양성을 보전하면서도 개발도상국 지역주민들의 경제생활 향상을 도모하는 프로젝트의 현실적인 접근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버드대 생명과학 교수 대니얼 리버먼은 다른 동물에 비해 인류가 극도로 정교하게 진화된 것은 단순히 뇌 때문만이 아니라‘뇌와 근육의 협업’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포유동물 중에서도 유독 힘이 약하고(인간은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에 비해 힘이 2~5배 약하다) 달리기도 형편없이 느리다. 그러나 장거리를 달리고 장거리를 걷는 지구력 운동선수로서는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즉, 인간은 에너지원을 찾아 장거리를 끈기 있게 달리는 사냥꾼으로 진화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인간의 뇌 크기는 사냥과 달리기가 출현한 뒤에야 비로소 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간은 달릴 때 머리를 고정시킬 수 있는 특수한 메커니즘을 진화시키며 현재와 같은 몸을 갖게 되었다.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관성을 제어하기 위한 팔의 길이와 움직임, 다른 영장류에 비해 근육이 적은 상체(인간은 나무를 타는 대신 달리기를 선택했다)와 유난히 큰 코(공기 수분과 온기 제어에 최적화되어 있다) 등등 다양한 진화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리버먼 교수는 인류 질병의 근원인 비만 위기 등이 에너지원을 찾아 움직이는 장거리 운동선수로서의 진화적 흐름을 무시하고 ‘편안함’만 찾으려는 자본주의에서 기원한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평발’도 그런 예다. 신발은 발의 근육이 더 이상 아치를 지탱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기 때문에, 발이 온종일 승강기를 타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방식으로 발 근육을 위축시킨다. 그 결과, 케냐에서 맨발로 생활하는 마을의 사람들은 평발이 없다시피 한 반면, 미국인의 25퍼센트가 아치가 눌린 평발이 되었다고 리버먼 교수는 전한다.
한편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유전학 분과장으로, 세계 최초로 네안데르탈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 서열 분석에 성공한 스테반 페보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체 정보 분석을 통해, 이들이 인류와 어떻게 유전적 정보를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버드대학의 진화생물학 교수인 데이비드 헤이그는 유전체 각인(DNA에 모계쪽에서 유래한 것인지, 부계에서 유래한 것인지를 알리는 각인이 새겨짐으로써, 그에 따라 각각 다른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인해, 한 개체 내에서도 유전자들 사이에 갈등과 대립 벌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심지어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보이는 모체와 태아 사이에서도 유전적 갈등과 체내 신호 교란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합성생명, 바이오에너지, 생물테러, 맞춤아기…
생명과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최전방의 논의
최초로 인간 유전체 지도를 완성하고 민간 부문 생명공학 연구의 최전방에서 일해온 크레이그 벤터, 양자컴퓨터 공학자인 세스 로이드, 물리학 석학 프리먼 다이슨, 하버드 의대 유전학교수 조지 처치, 하버드대 천문학교수이자 생명기원연구소장 디미타르 사셀로프는 ‘생명’을 다룬 엣지 특별 대담에서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유전공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그중에서도 인공적 생명 진화를 주도하고 있는 벤터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가 직접 생명공학 기업 및 연구소를 세우고 진행하는 과제들은 생명과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위험성과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킨다. 벤터는“인류가 수십억 톤의 석유와 석탄을 태우는 과정에서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뿜어내 환경과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보고, 미생물 유전체를 설계해 기존의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인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한 연구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천연두, 에볼라 바이러스 등 생물테러와 관련된 유전자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이런 연구에 있어서 왜 폐쇄성보다는 개방성이 더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예컨대, 천연두를 훨씬 더 위험하게 변형하려는 비밀연구에 엄청난 자금을 지원한 나라가 미국과 구 소련이며, 천연두 유전체 공개를 하지 않았다면, 이들 나라만 그 정보를 독점할 뿐, 그것을 추적하고 이해하고 더 나은 백신을 만들려는 공동의 시도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기존 생명체의 복제가 아니라‘무(無)’로부터 생명체를 만드는 합성생물학의 연구 진행 상황을 이야기하며, 생명과학 최전선의 논의를 흥미진진하게 펼친다. 벤터의 생명공학 중심 논의와 더불어 천문학, 이론물리학, 양자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석학들이 자기 분야에서 바라보는 생명체의 기원, 진화,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명에 관한 논의를 풍성하고 흥미롭게 만든다. ‘어린아이들도 간단한 키트로 생명체를 만지작거릴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어디까지 그 한계가 설정될 것인가’ ‘유전체 정보나 연구가 오픈소스로 공개된다면, 유전적 사생활 보호는 가능한가’ 등등 미래 사회의 생명 문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를 풀어내고 있다.
유전체학과 생명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논의는 MIT 로봇공학 교수 로드니 브룩스, 『특이점이 온다』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래학자 레이커즈 와일, 크레이그 벤터가 함께한 대담에서 한층 더 깊게 다루어지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단지 맞춤 아기가 아니라 맞춤 아기 세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우리가 컴퓨터의 활용 한계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듯이 생물학적 “정보 처리 과정에 개입해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도구들” 역시 진화해 “생물학에 난공불락의 한계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텔로미어(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로, 세포 분열이 이뤄질수록 이 부분의 길이가 점점 짧아져 마침내 세포 복제가 멈추어 죽게 된다고 밝혀짐으로써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원인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인간이 120세 이상은 살 수 없다는 수명의 한계도 공학을 통해 극복할 것”이라고 과감한 견해를 펼친다. 한편 벤터는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를 통한 암 연구, 조류독감이나 사스(SARS) 등의 유행병에 대한 바이러스 유전자 추적연구 등의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뇌의 기능적 이해를 비롯해, 당뇨 등 현대의 주요 질병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생명공학 전반의 화두와 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펼친다.
반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인간유전학 교수이자, 달팽이 연구의 대가인 스티브 존스는 유전체 서열 분석이 실제로 많은 질문들에 답을 하지 못하고, 질문을 제기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며, 유전학이 의학에 응용되기까지는 사람들의 희망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얘기하며 다른 시각으로 생명과학의 미래를 전망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진화발생학 교수이자, 저서 『돌연변이』로 유명한 아먼드 마리 르로이는 유전체 돌연변이에 숨겨진 과학적 의미를 알아본다. 즉, 돌연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증후군이나 증상을 알아봄으로써, 그와 관련 유전자가 기본적으로 무슨 일을 하며 기관과 조직 발생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역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일례로, 희귀 증후군 중 하나인 ‘진행성 골화섬유형성이상(FOP)’이라는 병은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나타나는데, 타박상이나 상처를 입을 때마다 그 자리에 피부나 살이 재생되지 않고, 뼈가 자라나는 질환이다. 그렇게 해서 나이를 먹을수록 전신에 점점 뼈가 쌓이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설령 새로 돋아난 뼈를 잘라내더라도 그 부위가 아물며 더 많은 뼈가 형성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 증후군은 아기의 뼈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가 정상 상황에서처럼 어느 순간 그 기능을 끄지 않고, 계속 발현되어 뼈 형성 단백질이 계속 생산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돌연변이는 뼈의 형성에서 단백질 유전자가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해 무언가를 말해주는 실마리가 된다. 아먼드 마리 르로이는 이런 식으로 밝혀진 신체 조직과 기관의 발생학적 지식을 토대로 하는 조직공학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가령 발생학적 지식을 토대로 세포를 시험관에 넣어 배양하고, 조직이나 기관을 형성시킴으로써 사고나 질병으로 잃은 신체조직의 일부, 즉 연골, 피부, 유방 등을 얻는 조직공학 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1980년에 DNA 복제와 서열 분석을 가능하게 한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발명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캐리 멀리스는 내성의 위험이 있는 항생제를 대신해 인간 면역계를 향상시키기 위한 자신의 생화학 연구의 진행상황을 소상히 들려준다.
생명에 관한 논의는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지만, 너무 광범위하고 복잡한 주제인 까닭에 대부분의 독자들이 피상적이거나 파편적인 지식을 토대로, 혹은 어느 한쪽 관점에 치우쳐 이 문제를 바라보기 쉽다. 이 책의 백미는 ‘깊이와 넓이’를 모두 아우르며 균형감각 있는 생명 관련 지식과 통찰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진화생물학, 유전학, 정보과학, 생명공학, 화학, 이론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석학들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생명을 연구한 결과를 설명하고, 때로는 성숙한 논쟁을 통해 생명 관련 이슈들을 풀어내는 과정을 보며 독자들은 생명에 관해 더 깊이 있게, 통섭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에드워드 윌슨
Edward O. Wilson, Edward Osborne Wilson
''''살아있는 최고의 생물학자'''', ''''개미생물학의 일인자''''. 그를 호칭하는 모든 단어에는 최고라는 찬사가 가득하다. 그가 사회생물학에서 이룩한 업적을 생각한다면 그 어떤 최고의 찬사로도 모자랄 듯. 그는 평생 애정을 쏟은 개미를 비롯한 동물의 집단생물학,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과 사회생물학 등 20세기 생물학 곳곳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겨왔다.
그는 192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개미에 관한 연구로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저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누구보다 쉽고 간단명료하게 서술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끈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으로도 유명해 교수가 된 뒤에도 수학 공부를 학부생들과 함께 했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작문 개인수업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20여권의 과학 명저를 저술한 과학저술가인 그는『인간 본성에 대하여』와『개미』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저서로는『사회생물학』『인간 본성에 대하여』,『개미』,『자연주의자』,『생명의 다양성』,『생명의 미래』등이 있다. 공동저서로는『과학자의 관찰 노트』가 있다.
저 : 리처드 도킨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진화생물학자 및 대중과학 저술가이다. 그는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대중의 과학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옥스퍼드 대학교 뉴 칼리지의 교수이다. 1941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하고, 노벨상을 받은 동물행동학자인 니코 틴버겐N. Tinbergen의 제자로 일찍부터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는 아이디어를 발표해 왔다. 그는 1971년「네이처Nature」지에 뇌세포 사이에서도 자연 선택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뉴런이 죽어 가는 방법 패턴과 기억 메커니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과 아이디어를 발표하여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과학 저술가로 인정 받는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들은 모두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도킨스는 동물행동학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분자생물학, 집단유전학, 발생학 등의 인접 분야와 고전문학, 시 등의 일반 교양 그리고 수많은 사회 현상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폭이 넓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대담하고도 섬세한 이론을 무리 없이 전개함으로써 완벽한 이론가의 면모를 보인 그는 완전무결한 슈퍼스타임에 틀림없다.
도킨스는 생물학 뿐만 아니라 무신론, 진화, 창조주의, 지적 설계론 및 종교에 대한 관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창조주의와 지적 설계론에 대한 가장 확고하고 단호한 비판가 중 한 사람이다. 1986년에 출판된 그의 책 『눈먼 시계공』에서 그는 시계공의 비유(복잡한 시계가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듯이, 복잡한 유기체들도 그들을 만들어낸 지성적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를 비판하고, 진화의 과정이 어떻게 ''''눈먼'''' 시계공으로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였다. 그 외에도 그는 여러 권의 대중과학서를 집필했고,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해서 위의 주제들을 다루기도 했다.
첫 저서인 『이기적인 유전자(The Selfish Gene)』(1976)에서는 생물 개체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으며 더 나아가 『확장된 표현형(The Extended Phenotype)』(1982)에서는 개체가 만들어 내는 모든 산물들 또한 유전자에 의해 표현된 것이라 주장하였다. 『이기적인 유전자(The Selfish Gene)』는 1993년 초판이 발행된 이후 사회생물학의 논쟁이 되었던 유전적 요인과 환경, 문화적 요인 가운데 인간의 본질을 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한 문제작이었다
『에덴 밖의 강(River Out of Eden)』(1995)은 DNA 강줄기를 따라 생명이 진화한 경로를 밝히고 있으며 『불가능의 산을 오르다(Climbing Mountain Improbable)』(1996)는 자연선택이 어떻게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를 이끌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무지개 해체하기(Unweaving the Rainbow)』(1999)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과학 예찬을, 악마의 목사(A Devil''''s Chaplain)』(2003)에서는 리처드 도킨스가 지난 25년 동안 과학 분야에 기고한 에세이들을 볼 수 있다.
저 : 프리먼 다이슨
1923년 12월 영국의 버크셔에서 태어난 프리먼 다이슨은 세계적인 물리학자이며 수학자이자, 뛰어난 미래학자다. 20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수학자인 고드프레이 하디 교수의 제자로, 순수수학에만 매진했던 스승과는 달리, 응용수학자로서도 입지를 굳혔다. 프린스턴대학을 비롯한 여러 학교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는 한편, 프린스턴 고등학술연구소와 미국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활동을 토대로 그는 과학계의 동향이나 이론, 연구 프로젝트를 대중 강연과 자신의 책을 통해 일반인과 공유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학의 현재를 설명하면서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를 상상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다이슨은 진화를 거친 인간의 새로운 종, 인류의 이주를 통한 우주 식민지 건설을 비롯하여 외계문명의 가능성에 관한 독특한 이론을 내세웠고, 과학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인류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치는 일에 주력했다. 다방면의 호기심, 창조적 열정과 자유로운 사고를 겸비한 성찰적 과학철학자로서의 면모는 그로 하여금 대중에게 과학을 말하는 방법을 아는, 선천적인 이야기꾼으로서 남다른 역할을 가능케 했다고 평가된다.
그는『상상하는 세계Imagined Worlds』(1997)에서 과학의 진보가 그에 버금가는 윤리적 진보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커다란 혼란과 불행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태양, 지놈, 그리고 인터넷The Sun, the Genome and the Internet』(1999)에서는 기술만능주의로 치닫는 현 사회에 대한 성찰과 미래 예측을 담았다. 과학 분야의 저술에 대한 공로로 루이스 토마스 상을 받았고,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인정받아 템플턴 상을 받았다. 그 밖의 저서에 『무한한 다양성을 위하여Infinite in All Directions』(1988)『에로스에서 가이아까지』(1992)『생명의 기원Origins of Life』(1999)를 비롯하여 다수가 있다.
편 : 존 브록만
John Brockman
존 브록만은‘지식의 지휘자’라는 표현이 그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는 오늘날의 세계를 움직이는 최고의 석학들이 학문적 견해와 성과를 토론하기 위해 모여드는, 엣지재단(Edge Foundation, Inc.)의 회장이자, 국제 도서 저작권 에이전시인 브록만 사와 리얼리티 클럽(The Reality Club)의 설립자이며 , 웹사이트 포럼 엣지(www.edge.org)의 편집자 겸 발행인이다.
그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등 각 분야에서 최선두를 달리고 있는 세계적 석학들을 상아탑에서 끌어내, 대중과 호흡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재탄생시킨 편집자로도 유명하기에 ‘이 시대 최고의 지식의 전도자’라는 흥미로운 평가도 함께 한다. 그의 저서로는 『디지털 시대의 파워 엘리트』, 『앞으로 50년』, 『과학은 모든 의문에 답할 수 있는가』 등이 있으며, 『과학의 최전선에서 인문학』, 『우리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는가』,『지난 2천년동안의 위대한 발명』 등을 책임 편집하였다.
역 : 이한음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실험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소설 『해부의 목적』으로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자로 인정받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리처트 포티, 제임스 왓슨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과학의 현재적 흐름을 발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 전문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학소설집 『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DNA, 더블댄스에 빠지다』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복제양 돌리』,『인간 본성에 대하여』,『쫓기는 동물들의 생애』,『핀치의 부리』,『DNA : 생명의 비밀』,『펄 벅 평전』,『악마의 사도』,『살아있는 지구의 역사』,『조상 이야기』,『굿바이 프로이트』,『와일드 하모니』,『생명 : 40억 년의 비밀』,『셜록 홈스의 과학』,『낙원의 새를 그리다』『식물의왕국』 등이 있다. 『만들어진 신』으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생명과학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석학 21인이 들려주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궁극적 생명의 실체
이 책의 대표 저자로, 『이기적 유전자』 『눈 먼 시계공』 등 20~21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고전을 집필해온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을 통해 범우주적인 차원에서 생명체의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지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펼친다. 그는 지구를 비롯해, 지구 너머 우주 어느 곳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분명 ‘다윈주의적 생명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생명이라는 고도로 복잡한 현상이 물리법칙으로부터 기원할 방법은 단 하나일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자기 자신을 복제할 능력을 지닌 유전자(DNA) 혹은 그와 동등한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유전자는 높은 신뢰도로 복제되지만 그 과정에서 약간의 오류가 일어남으로써, 서로 다른 생존확률을 지닌 유전자들이 생겨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유전자들 중에 주어진 환경 안에서 경쟁하고 적응한 것, 즉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선택된 것만이 살아남는다. 그런 까닭에 도킨스는 생명체는 결국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통로’로 볼 수 있으며, 생명체의 논의는 결국 ‘유전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킨스는 생명이 지니는 고도의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 진화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진화 가능성의 진화’, 소위 ‘대돌연변이’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진화, 즉 서서히, 점진적 ? 누적적으로 일어나는 진화뿐만 아니라 지극히 드물게(1억 년에 한 번꼴로 일어날 만큼 드물게) 일어나면서 생명체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대돌연변이가 더욱 새롭고 정교한 형태의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주춧돌임을 설명한다. 예컨대 척추동물, 절지동물 등은 본래 마디 하나 없는 단순한 몸을 지녔다가 ‘체절(體節)’이라는 대돌연변이가 발생하자, 복잡 미묘하게 진화할 가능성이 대폭 증가했다. 몸의 체절을 형성할 기구 하나를 우연히 얻게 되자, 이런 기구를 토대로 다른 체절을 만들고 몸집이 불어나는 것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마치 기차가 열차칸을 늘리듯이 지네는 비슷한 체절을 여러 마디 지닌다). 신체의 대칭을 담당하는 유전자, 성(性) 등등도 진화 가능성을 도약시킨 대돌연변이의 사례다.
그러나 한편 현존하는 최고의 물리학자이자 통섭적 과학 연구의 대가로 손꼽히는 프리먼 다이슨, 현대적 진화론의 설계자로 유명한 에른스트 마이어는 ‘진화와 자연선택’의 핵심이자 표적이 ‘유전자’라는 도킨스의 이론을 반박하며 흥미로운 논쟁을 이끌어낸다. 도킨스는 ‘생명’을 주제로 한 엣지 대담에서 프리먼 다이슨이 다윈적 진화와 자연선택이 ‘종(種)’차원에서 진행됐다고 한 해석은 “학생 같은 대실수”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다윈 진화는 종 차원의 생존 경쟁이 아니라 종 내의 생존 경쟁, 즉 유전자 풀 내에서 유전자들 사이에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다이슨의 견해에 강력하게 반박한다. 한편 다이슨은 종은 일단 확립되면 거의 진화하지 않으며, 진화에서의 큰 도약은 주로 종분화 사건 때 일어난다며 도킨의 견해에 대응한다. 또 한편으로, 에른스트 마이어는 진화생물학에 헌신한 자신의 연구 활동을 소개하는 글에서 진화와 자연선택의 표적은 유전자가 아니라 ‘개체’ 중심으로 일어난다고 강조하며, 유전자 중심의 도킨스의 견해를 반박한다.
동물들의 사회적 행동을 생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인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며, 이제 대중에 널리 사용되는 단어인 ‘통섭(consilience)’개념을 제창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생물학의 과거와 현재를 비롯해, 생물학 전반에 남겨진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현대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 범위를 넓혀준다. 그는 특히 생물종 다양성을 보전하고 이해하는 일이 현 인류에게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강조한다.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채 미지로 남아 있는 지구 생물(지구 생물의 90퍼센트로 추정될 만큼 많다) 종을 분류 ? 분석하는 프로젝트인 ‘모든 종 계획’의 추진 상황부터, 생물종 다양성을 보전하면서도 개발도상국 지역주민들의 경제생활 향상을 도모하는 프로젝트의 현실적인 접근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버드대 생명과학 교수 대니얼 리버먼은 다른 동물에 비해 인류가 극도로 정교하게 진화된 것은 단순히 뇌 때문만이 아니라‘뇌와 근육의 협업’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포유동물 중에서도 유독 힘이 약하고(인간은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에 비해 힘이 2~5배 약하다) 달리기도 형편없이 느리다. 그러나 장거리를 달리고 장거리를 걷는 지구력 운동선수로서는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즉, 인간은 에너지원을 찾아 장거리를 끈기 있게 달리는 사냥꾼으로 진화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인간의 뇌 크기는 사냥과 달리기가 출현한 뒤에야 비로소 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간은 달릴 때 머리를 고정시킬 수 있는 특수한 메커니즘을 진화시키며 현재와 같은 몸을 갖게 되었다.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관성을 제어하기 위한 팔의 길이와 움직임, 다른 영장류에 비해 근육이 적은 상체(인간은 나무를 타는 대신 달리기를 선택했다)와 유난히 큰 코(공기 수분과 온기 제어에 최적화되어 있다) 등등 다양한 진화적 장치가 마련되었다. 리버먼 교수는 인류 질병의 근원인 비만 위기 등이 에너지원을 찾아 움직이는 장거리 운동선수로서의 진화적 흐름을 무시하고 ‘편안함’만 찾으려는 자본주의에서 기원한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평발’도 그런 예다. 신발은 발의 근육이 더 이상 아치를 지탱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기 때문에, 발이 온종일 승강기를 타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방식으로 발 근육을 위축시킨다. 그 결과, 케냐에서 맨발로 생활하는 마을의 사람들은 평발이 없다시피 한 반면, 미국인의 25퍼센트가 아치가 눌린 평발이 되었다고 리버먼 교수는 전한다.
한편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유전학 분과장으로, 세계 최초로 네안데르탈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 서열 분석에 성공한 스테반 페보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체 정보 분석을 통해, 이들이 인류와 어떻게 유전적 정보를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버드대학의 진화생물학 교수인 데이비드 헤이그는 유전체 각인(DNA에 모계쪽에서 유래한 것인지, 부계에서 유래한 것인지를 알리는 각인이 새겨짐으로써, 그에 따라 각각 다른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인해, 한 개체 내에서도 유전자들 사이에 갈등과 대립 벌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심지어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보이는 모체와 태아 사이에서도 유전적 갈등과 체내 신호 교란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합성생명, 바이오에너지, 생물테러, 맞춤아기…
생명과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최전방의 논의
최초로 인간 유전체 지도를 완성하고 민간 부문 생명공학 연구의 최전방에서 일해온 크레이그 벤터, 양자컴퓨터 공학자인 세스 로이드, 물리학 석학 프리먼 다이슨, 하버드 의대 유전학교수 조지 처치, 하버드대 천문학교수이자 생명기원연구소장 디미타르 사셀로프는 ‘생명’을 다룬 엣지 특별 대담에서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유전공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그중에서도 인공적 생명 진화를 주도하고 있는 벤터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가 직접 생명공학 기업 및 연구소를 세우고 진행하는 과제들은 생명과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위험성과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킨다. 벤터는“인류가 수십억 톤의 석유와 석탄을 태우는 과정에서 대기로 이산화탄소를 뿜어내 환경과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보고, 미생물 유전체를 설계해 기존의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인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한 연구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천연두, 에볼라 바이러스 등 생물테러와 관련된 유전자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이런 연구에 있어서 왜 폐쇄성보다는 개방성이 더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예컨대, 천연두를 훨씬 더 위험하게 변형하려는 비밀연구에 엄청난 자금을 지원한 나라가 미국과 구 소련이며, 천연두 유전체 공개를 하지 않았다면, 이들 나라만 그 정보를 독점할 뿐, 그것을 추적하고 이해하고 더 나은 백신을 만들려는 공동의 시도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기존 생명체의 복제가 아니라‘무(無)’로부터 생명체를 만드는 합성생물학의 연구 진행 상황을 이야기하며, 생명과학 최전선의 논의를 흥미진진하게 펼친다. 벤터의 생명공학 중심 논의와 더불어 천문학, 이론물리학, 양자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석학들이 자기 분야에서 바라보는 생명체의 기원, 진화,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명에 관한 논의를 풍성하고 흥미롭게 만든다. ‘어린아이들도 간단한 키트로 생명체를 만지작거릴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어디까지 그 한계가 설정될 것인가’ ‘유전체 정보나 연구가 오픈소스로 공개된다면, 유전적 사생활 보호는 가능한가’ 등등 미래 사회의 생명 문제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를 풀어내고 있다.
유전체학과 생명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논의는 MIT 로봇공학 교수 로드니 브룩스, 『특이점이 온다』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래학자 레이커즈 와일, 크레이그 벤터가 함께한 대담에서 한층 더 깊게 다루어지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단지 맞춤 아기가 아니라 맞춤 아기 세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우리가 컴퓨터의 활용 한계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듯이 생물학적 “정보 처리 과정에 개입해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도구들” 역시 진화해 “생물학에 난공불락의 한계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텔로미어(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로, 세포 분열이 이뤄질수록 이 부분의 길이가 점점 짧아져 마침내 세포 복제가 멈추어 죽게 된다고 밝혀짐으로써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원인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인간이 120세 이상은 살 수 없다는 수명의 한계도 공학을 통해 극복할 것”이라고 과감한 견해를 펼친다. 한편 벤터는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를 통한 암 연구, 조류독감이나 사스(SARS) 등의 유행병에 대한 바이러스 유전자 추적연구 등의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뇌의 기능적 이해를 비롯해, 당뇨 등 현대의 주요 질병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생명공학 전반의 화두와 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펼친다.
반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인간유전학 교수이자, 달팽이 연구의 대가인 스티브 존스는 유전체 서열 분석이 실제로 많은 질문들에 답을 하지 못하고, 질문을 제기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며, 유전학이 의학에 응용되기까지는 사람들의 희망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얘기하며 다른 시각으로 생명과학의 미래를 전망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진화발생학 교수이자, 저서 『돌연변이』로 유명한 아먼드 마리 르로이는 유전체 돌연변이에 숨겨진 과학적 의미를 알아본다. 즉, 돌연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증후군이나 증상을 알아봄으로써, 그와 관련 유전자가 기본적으로 무슨 일을 하며 기관과 조직 발생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역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일례로, 희귀 증후군 중 하나인 ‘진행성 골화섬유형성이상(FOP)’이라는 병은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나타나는데, 타박상이나 상처를 입을 때마다 그 자리에 피부나 살이 재생되지 않고, 뼈가 자라나는 질환이다. 그렇게 해서 나이를 먹을수록 전신에 점점 뼈가 쌓이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설령 새로 돋아난 뼈를 잘라내더라도 그 부위가 아물며 더 많은 뼈가 형성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 증후군은 아기의 뼈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가 정상 상황에서처럼 어느 순간 그 기능을 끄지 않고, 계속 발현되어 뼈 형성 단백질이 계속 생산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돌연변이는 뼈의 형성에서 단백질 유전자가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해 무언가를 말해주는 실마리가 된다. 아먼드 마리 르로이는 이런 식으로 밝혀진 신체 조직과 기관의 발생학적 지식을 토대로 하는 조직공학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가령 발생학적 지식을 토대로 세포를 시험관에 넣어 배양하고, 조직이나 기관을 형성시킴으로써 사고나 질병으로 잃은 신체조직의 일부, 즉 연골, 피부, 유방 등을 얻는 조직공학 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1980년에 DNA 복제와 서열 분석을 가능하게 한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발명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캐리 멀리스는 내성의 위험이 있는 항생제를 대신해 인간 면역계를 향상시키기 위한 자신의 생화학 연구의 진행상황을 소상히 들려준다.
생명에 관한 논의는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지만, 너무 광범위하고 복잡한 주제인 까닭에 대부분의 독자들이 피상적이거나 파편적인 지식을 토대로, 혹은 어느 한쪽 관점에 치우쳐 이 문제를 바라보기 쉽다. 이 책의 백미는 ‘깊이와 넓이’를 모두 아우르며 균형감각 있는 생명 관련 지식과 통찰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진화생물학, 유전학, 정보과학, 생명공학, 화학, 이론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석학들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생명을 연구한 결과를 설명하고, 때로는 성숙한 논쟁을 통해 생명 관련 이슈들을 풀어내는 과정을 보며 독자들은 생명에 관해 더 깊이 있게, 통섭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에드워드 윌슨
Edward O. Wilson, Edward Osborne Wilson
''''살아있는 최고의 생물학자'''', ''''개미생물학의 일인자''''. 그를 호칭하는 모든 단어에는 최고라는 찬사가 가득하다. 그가 사회생물학에서 이룩한 업적을 생각한다면 그 어떤 최고의 찬사로도 모자랄 듯. 그는 평생 애정을 쏟은 개미를 비롯한 동물의 집단생물학, 동물행동학, 진화생물학과 사회생물학 등 20세기 생물학 곳곳에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겨왔다.
그는 192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개미에 관한 연구로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저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누구보다 쉽고 간단명료하게 서술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끈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으로도 유명해 교수가 된 뒤에도 수학 공부를 학부생들과 함께 했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작문 개인수업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20여권의 과학 명저를 저술한 과학저술가인 그는『인간 본성에 대하여』와『개미』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저서로는『사회생물학』『인간 본성에 대하여』,『개미』,『자연주의자』,『생명의 다양성』,『생명의 미래』등이 있다. 공동저서로는『과학자의 관찰 노트』가 있다.
저 : 리처드 도킨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진화생물학자 및 대중과학 저술가이다. 그는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대중의 과학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옥스퍼드 대학교 뉴 칼리지의 교수이다. 1941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하고, 노벨상을 받은 동물행동학자인 니코 틴버겐N. Tinbergen의 제자로 일찍부터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는 아이디어를 발표해 왔다. 그는 1971년「네이처Nature」지에 뇌세포 사이에서도 자연 선택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뉴런이 죽어 가는 방법 패턴과 기억 메커니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과 아이디어를 발표하여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과학 저술가로 인정 받는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들은 모두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도킨스는 동물행동학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분자생물학, 집단유전학, 발생학 등의 인접 분야와 고전문학, 시 등의 일반 교양 그리고 수많은 사회 현상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폭이 넓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대담하고도 섬세한 이론을 무리 없이 전개함으로써 완벽한 이론가의 면모를 보인 그는 완전무결한 슈퍼스타임에 틀림없다.
도킨스는 생물학 뿐만 아니라 무신론, 진화, 창조주의, 지적 설계론 및 종교에 대한 관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창조주의와 지적 설계론에 대한 가장 확고하고 단호한 비판가 중 한 사람이다. 1986년에 출판된 그의 책 『눈먼 시계공』에서 그는 시계공의 비유(복잡한 시계가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듯이, 복잡한 유기체들도 그들을 만들어낸 지성적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를 비판하고, 진화의 과정이 어떻게 ''''눈먼'''' 시계공으로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였다. 그 외에도 그는 여러 권의 대중과학서를 집필했고,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해서 위의 주제들을 다루기도 했다.
첫 저서인 『이기적인 유전자(The Selfish Gene)』(1976)에서는 생물 개체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으며 더 나아가 『확장된 표현형(The Extended Phenotype)』(1982)에서는 개체가 만들어 내는 모든 산물들 또한 유전자에 의해 표현된 것이라 주장하였다. 『이기적인 유전자(The Selfish Gene)』는 1993년 초판이 발행된 이후 사회생물학의 논쟁이 되었던 유전적 요인과 환경, 문화적 요인 가운데 인간의 본질을 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한 문제작이었다
『에덴 밖의 강(River Out of Eden)』(1995)은 DNA 강줄기를 따라 생명이 진화한 경로를 밝히고 있으며 『불가능의 산을 오르다(Climbing Mountain Improbable)』(1996)는 자연선택이 어떻게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를 이끌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무지개 해체하기(Unweaving the Rainbow)』(1999)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과학 예찬을, 악마의 목사(A Devil''''s Chaplain)』(2003)에서는 리처드 도킨스가 지난 25년 동안 과학 분야에 기고한 에세이들을 볼 수 있다.
저 : 프리먼 다이슨
1923년 12월 영국의 버크셔에서 태어난 프리먼 다이슨은 세계적인 물리학자이며 수학자이자, 뛰어난 미래학자다. 20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수학자인 고드프레이 하디 교수의 제자로, 순수수학에만 매진했던 스승과는 달리, 응용수학자로서도 입지를 굳혔다. 프린스턴대학을 비롯한 여러 학교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는 한편, 프린스턴 고등학술연구소와 미국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활동을 토대로 그는 과학계의 동향이나 이론, 연구 프로젝트를 대중 강연과 자신의 책을 통해 일반인과 공유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학의 현재를 설명하면서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를 상상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다이슨은 진화를 거친 인간의 새로운 종, 인류의 이주를 통한 우주 식민지 건설을 비롯하여 외계문명의 가능성에 관한 독특한 이론을 내세웠고, 과학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인류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치는 일에 주력했다. 다방면의 호기심, 창조적 열정과 자유로운 사고를 겸비한 성찰적 과학철학자로서의 면모는 그로 하여금 대중에게 과학을 말하는 방법을 아는, 선천적인 이야기꾼으로서 남다른 역할을 가능케 했다고 평가된다.
그는『상상하는 세계Imagined Worlds』(1997)에서 과학의 진보가 그에 버금가는 윤리적 진보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커다란 혼란과 불행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태양, 지놈, 그리고 인터넷The Sun, the Genome and the Internet』(1999)에서는 기술만능주의로 치닫는 현 사회에 대한 성찰과 미래 예측을 담았다. 과학 분야의 저술에 대한 공로로 루이스 토마스 상을 받았고,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인정받아 템플턴 상을 받았다. 그 밖의 저서에 『무한한 다양성을 위하여Infinite in All Directions』(1988)『에로스에서 가이아까지』(1992)『생명의 기원Origins of Life』(1999)를 비롯하여 다수가 있다.
편 : 존 브록만
John Brockman
존 브록만은‘지식의 지휘자’라는 표현이 그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는 오늘날의 세계를 움직이는 최고의 석학들이 학문적 견해와 성과를 토론하기 위해 모여드는, 엣지재단(Edge Foundation, Inc.)의 회장이자, 국제 도서 저작권 에이전시인 브록만 사와 리얼리티 클럽(The Reality Club)의 설립자이며 , 웹사이트 포럼 엣지(www.edge.org)의 편집자 겸 발행인이다.
그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 등 각 분야에서 최선두를 달리고 있는 세계적 석학들을 상아탑에서 끌어내, 대중과 호흡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재탄생시킨 편집자로도 유명하기에 ‘이 시대 최고의 지식의 전도자’라는 흥미로운 평가도 함께 한다. 그의 저서로는 『디지털 시대의 파워 엘리트』, 『앞으로 50년』, 『과학은 모든 의문에 답할 수 있는가』 등이 있으며, 『과학의 최전선에서 인문학』, 『우리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는가』,『지난 2천년동안의 위대한 발명』 등을 책임 편집하였다.
역 : 이한음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실험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소설 『해부의 목적』으로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자로 인정받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리처트 포티, 제임스 왓슨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과학의 현재적 흐름을 발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 전문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학소설집 『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DNA, 더블댄스에 빠지다』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복제양 돌리』,『인간 본성에 대하여』,『쫓기는 동물들의 생애』,『핀치의 부리』,『DNA : 생명의 비밀』,『펄 벅 평전』,『악마의 사도』,『살아있는 지구의 역사』,『조상 이야기』,『굿바이 프로이트』,『와일드 하모니』,『생명 : 40억 년의 비밀』,『셜록 홈스의 과학』,『낙원의 새를 그리다』『식물의왕국』 등이 있다. 『만들어진 신』으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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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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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