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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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장 클로드 아메장
출판사항알마, 발행일:2013/06/03
형태사항p.155 46판:20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496386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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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간결한 필치로 그린 오늘날 죽음의 쟁점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특히 ‘죽음’의 불안은 더더욱 그렇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이할 수밖에 없는 그 사건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의 정확한 정체는 무엇일까? 어쩌면 현대인은 더이상 생명활동 정지 이후, 즉 사후세계나 구원 또는 환생 등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줌 먼지가 되어 거대한 자연의 연쇄고리로 돌아간다, 고 가볍게 생각하면 그만이다. 의료과학기술 시대의 죽음이 불러일으키는 불안은 전통적 세계와는 그 결이 사뭇 다르다.

이 책은 죽음을 둘러싼 오늘날의 쟁점과 의문들을 다룬다. 의학과 생물학, 윤리학,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배경의 학자 일곱 명이 간결한 필치로 새로운 ‘죽음의 패러다임’을 모색해나간다. 사실 사회가 고도로 현대화되면서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풍부한 상상은 완전히 깨져버렸지만, 의료과학은 단지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 죽음을 관리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죽음이 제기하는 질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단지 숨을 쉬게 하고 심장박동을 뛰게 하는 것만으로 죽음이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종교도, 의학이데올로기도 쟁점화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죽음을 정의하는 기준이 얼마나 세밀하고 복잡한 성격을 띠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제기하는 윤리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등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 또 죽는다는 것에 관해 현대인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죽음의 공포가 전통사회와 달리 어디로 이동했는지 등도 명료하게 알 수 있다. 아울러 과거 사회의 영웅이나 성인이 제시하던 ‘아름다움 죽음’을 대신할 새로운 ‘좋은 죽음’의 조건은 물론, 죽음을 앞둔 병실 침상 위의 사람들에게 주변인들이 어떤 태도와 원칙을 가져야 할지 등을 조언해준다.

“늙는 것이 죽기보다 두렵다”
현대인들은 삶에서 죽음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 보인다. 간혹 유명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를 중얼거리며 사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자본주의사회의 상품에 휘둘려 삶에만 눈이 쏠려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현대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죽음에 대한 개념, 세계관이 바뀌어서일 수 있다. 이 책은 의료과학의 발전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탁월하게 보여준다.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공포의 이동’이다. 이제 사람들은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자신을 동일시하기보다는 나이 많은 사람이 생명의 쇠퇴를 겪고 있는 모습에 자기를 투사한다. 죽음의 공포는 저세상의 지옥에 대한 두려움에서 이 세상에서의 고독사, 그리고 노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동했다. 젊음에 대한 갈망, 노후생활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오늘날 ‘죽음의 고뇌’를 채우는 실질적 내용들인 것이다. 신께 매일의 안녕과 내세에서의 구원을 기도하던 간절함이 오늘날에는 신체와 정신이 쇠퇴하지 않기를 소망하는 것으로 사고방식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

또한 각종 ‘위험’에 대한 넘쳐나는 경고의 한 연원도 죽음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위험한 것투성이다. 불량식품, 성폭행, 연쇄살인, 사이코패스, 화학물질, 미세먼지, 신종 전염병…. 뉴스의 헤드라인을 수놓는 사회의 위험 요소들은 실제로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것에서 ‘충격’을 받는 우리의 인식 배경에는 그것에 더한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바로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당혹감이다. 의료의 혜택이 확산됨에 따라 예전처럼 비명횡사하는 사람이 크게 줄면서, 점점 죽음은 “놀라운 일을 넘어 충격적인 일”로 여겨진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좀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사회의 보호체계를 강화하는 각종 대책을 강구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 책의 공저자가 지적하듯이 “고도로 현대화된 사회에서는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를 요구하는 것이 죽음을 거부하는 첫 번째 방법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을 ‘살아 있게’ 하지 말고 ‘살아 가게’ 하라
신화와 종교의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나름의 죽음의 패러다임, 암묵적으로 매뉴얼화된 행동양식이 있었다. 이 책은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와 같은 고전 텍스트를 통해 신화시대의 죽음에 대한 태도와 애도의식 등을 추론하는가 하면, 4?5세기경의 기독교 성인전聖人傳에 나타난 죽음의 패러다임을 세밀하게 분석하기도 한다. 이는 무엇보다 죽어가는 타인 앞에서 난처해하는 현대인들에게 비교 사례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사실 신화와 종교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그 자리를 의료과학이 완전히 대체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우리가 죽음을 떠올릴 때 흔히 연상하는 이미지, 즉 차가운 병실에서 온갖 의료기기를 주렁주렁 매단 채 쓸쓸히 숨을 거두는 장면은 그런 상황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나타낸다.

주류 의학이데올로기는 생명을 연장하는 일에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과 중요한 어떤 것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병원이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인간적으로 합당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죽음의 장소는 다름 아닌 병원이라는 사실을 상기해볼 때 이는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인간에게는 단지 ‘살아 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저자 에마뉘엘 이르시는 호스피스 정신의 위대한 전통을 옹호하는 한편, 수십 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임종 간호에 대한 새로운 접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의료의 궁극적 의미를 다시 한 번 성찰하도록 하는 동시에, 오늘날 환자와 그 가족과 의료인들이 ‘위로의 윤리’와 휴머니티의 원칙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 작가 소개

장 클로드 아메장(Jean-Claude Ameisen) : 파리7대학 면역학 교수다. 비샤병원에서 재직하고 있으며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윤리위원회 회장이다.
다니엘 에르비외 레제(Daniele Hervieu-Leger) : 종교학비교연구소CEIFR 소장이자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교수다.
에마뉘엘 이르시(Emmanuel Hirsch) : 파리공립병원협회AP-HP 윤리분과 과장이자 파리쉬드의과대학 의료윤리학 교수다.
파트리크 보드리(Patrick Baudry) : 미셸드몽테뉴보르도3대학 사회학 교수다.
베르나르 마리 뒤퐁(Bernard-Marie Dupont) : 유전학자이자 철학자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윤리위원회 회원이다.
에리크 르비야르(Eric Rebillard) : 역사학자이며, 국립과학연구소CNRS에서 재직하고 있다.
롤랑 샤에(Roland Schaer) : 철학자이며, 파리과학산업관 과학·사회분과 과장이다.

역 : 김성희
부산대학교 불어교육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빨간약 사용설명서』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착각을 부르는 미술관』,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 『철학자들의 식물도감』, 『우유의 역습』, 『왜 마음과 다르게 말이 왜 의도와 다르게 행동이 나올까요』, 『레옹과 환경이야기』, 『레옹과 예절이야기』, 『레옹과 어린이 권리 이야기』, 『아들아, 넌 부자가 될 거야』, 『에너지 전쟁』, 『완벽한 행복 계산법』,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외계 생명체를 찾아서』, 『남자와 여자의 뇌는 같을까』, 『식물은 왜 꽃을 피울까』, 『철학자들의 식물도감』 외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1장 산자와 죽은 자
들어가면서_에마뉘엘 이르시
삶과 죽음 사이의 대화_장 클로드 아메장
삶이 끝나는 순간은 언제인가_베르나르 마리 뒤퐁

2장 삶과 죽음
들어가면서_장 클로드 아메장 
현대사회에서의 죽음_다니엘 에르비외 레제
죽음이라는 사건에 얽힌 쟁점들_파트리크 보드리

3장 좋은 죽음
들어가면서_다니엘 에르비외 레제
영웅의 죽음_롤랑 샤에 
성인의 아름다운 죽음_에리크 르비야르
죽어가는 타인 앞에서_에마뉘엘 이르시

부록_ 임종 환자의 의료적 대우에 관한 직업윤리 규정
참고문헌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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