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영혼

고객평점
저자에도아르도 본치넬리
출판사항바이북스, 발행일:2011/01/24
형태사항p.234 46판:19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246749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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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삶도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양상에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의 인간은 과거의 인류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인간의 삶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기술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한다고 해도 우리가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구가 처음 등장하여 어두운 밤을 밝혔을 때, 인간은 그것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 비전이 통신·방송 사업 등으로 구체화된 것은 전기의 혜택을 누리고 자란 세대들이 그것을 창조적으로 응용하기 시작한 후부터였다. 이 책은 이러한 기술의 역사를 돌아보며 인간과 기술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도구와 기계, 과학과 기술의 관계를 알아보고, 그 흐름과 발전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세상을 예측할 실마리를 던져준다.

인간과 기술, 그 오래된 관계에 대하여

한쪽에서는 기술과 관련된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른 한쪽에서는 기술이 선사한 혜택과 가능성에 대해 찬사를 쏟아낸다. 하지만 무언가의 긍정적인 측면 혹은 부정적인 측면만을 들추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을뿐더러, 근본적으로 인간과 기술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이러한 관점의 대립도 최근에 와서야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길을 가다, 밭일을 하는 한 노인과 만났다. 노인은 항아리로 물을 길어 밭에 물을 주고 있었다. 자공이 보기에 힘들게 일하지만 성과는 없는 듯 보여, 두레박 기계를 쓰면 편리하다고 노인에게 이르니 노인이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두레박 기계를 몰라서 쓰지 않는 것이 아니고, 부끄러워서 쓰지 않는 것이다. 스승에게 듣기를 기계가 있으면 기계의 일이 생기고, 기계를 부리는 자가 있으면 기계의 마음이 생긴다. 그런 마음이 생기면 순진결백純眞潔白한 것이 없어지고, 정신과 본성이 흐려져 도가 깃들 곳이 없게 된다.”
이에 자공은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고 한다.
《장자》 〈천지〉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의 노인에게서 오늘날 기술 진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물질적 기계의 진보보다 정신적 진보를 갈망하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자공에게서는 기술 분야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적극 수용하려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속에서 자공은 말없이 물러났지만, 이미 인간은 기계를 배제하고는 생각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기계가 없으면 인간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고, 이제까지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라는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이 오히려 지금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상반된 두 입장 중 어느 한 입장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면, 그 입장들 가운데 놓인 핵심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일이 도움이 될 것이다. 즉 기술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 어느 한 입장을 취하기 전에 기술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기술은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나?

사실상 인류 역사의 여명이 밝아오면서부터 인간은 몇 가지 도구를 사용했다. 인간에게 도구를 다룰 줄 아는 본성이 존재했고, 인간은 이제까지 그 본성에 따라 도구를 사용해왔다. 인류 초창기의 도구는 우리의 조상들을 동물과 구분하는 결정적인 수단이었고, 태고의 조상들로부터 현생 인류로 내려오기까지의 흐름을 시간대별로 구분하는 데에도 가장 큰 도움을 준다.
그러한 도구의 발전 과정에서 어느 시점엔가 더 이상 단순한 도구라고 부를 수 없는 것들이 생겨난다. 이를 테면 간단한 도구들의 조합에 의해 새로운 도구들이 만들어지거나, 에너지와 같은 매개체를 이용해 작동시켜야 하는 것들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것들은 결국 기계 발명의 계기가 된다.
물론 ‘기계mecchina’라는 말의 어원을 살펴보면 초기의 기계들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기계의 의미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호메로스가 명시한 기계의 의미는 본래 ‘고안’, ‘새로운 장치’, ‘전략이나 계획을 행동에 옮긴다’는 의미를 모두 포함한 것이었다. 즉 기계는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설계되어 만들어진 것, 목표 달성을 위해 정신적이라 할 수 있는 전략들을 행동으로 옮겨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기계는 인간의 생각을 물질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아이디어를 통해 기계가 탄생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가끔은 기계가 새로운 기계 개발의 영감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었다.
그리고 기계에 대한 호메로스의 정의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우리가 흔히 기계라고 부르는 물질적 기계 이외에 어떤 목적을 위해 연락망을 구축하거나, 공동 작업을 통해 글을 쓰거나 수학 문제를 풀거나,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머리를 이용하는 등의 행위 또한 넓은 의미에서 정신적 기계를 이용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기술을 발전시킨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정신적 기계라 할 수 있는, 집단들 간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아이디어의 교환이었다. 기술 발전은 한 집단이 여러 가지 기술을 명확화하거나, 그 기술들 중 한 가지의 의미를 완벽하게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한 집단이 기술을 개발하고 다른 집단에서 또 다른 기술을 개발할 경우 집단들 간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는 현재의 상황과 가장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고대에는 기계의 제작과 작동에 마법과 같은 신비함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는 어떤 속임수나, 눈속임, 위장술이 숨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그러한 기계들이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발전하고, 인간이 자연법칙을 보다 이해하게 되면서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17세기에 접어들어 실험 과학의 탄생으로 인해 과학과 기술이 처음으로 진정한 결합을 하게 되었고, 과학과 기술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시기 이후 기술은 엄청난 진보를 이루게 되었고, 이는 과학적 발견과 함께였다. 말하자면 기술 과학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후의 발전상에 대해서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그러한 토대 위에서 기술을 향유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과 인간의 앞날을 생각하다!

예전에 우리는 인간과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지만 부자연스러운 몸짓과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인간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로봇을 상상하곤 했다. 지금 로봇의 모습은 그러한 로봇과는 사실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에도아르도 본치넬리는 “그런 구식 로봇들에 대한 상상들이 아직까지 고스란히 남아서 우리가 나노 기술Nano technology 혁명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 기계는 인간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기계는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어놓았으며 인간의 지적 능력을 강화하고 확장시켜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성과들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었다.
우리는 물질적인 기계들의 실질적인 중요성이 정신적인 중요성과 일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물질적인 기계의 진보가 정신적인 진보를 앞서 나가는 현상은 피하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정신적인 기계들은 너무나 많은 구속에 얽매여 있고, 사용 가능한 물질적인 기계들은 이미 그 종류나 품질 면에서 모두 월등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또한 실용성을 목적으로 점점 더 복합적이고 발전된 기계들이 만들어져 물질적인 기계의 발전 속도를 더욱 채찍질하고 있다.
프랑스의 과학사가 알렉상드르 코이레는 “기계는 약속을 지켰다. 인간이 어떤 목적으로 기계의 힘을 선택하느냐는 인간의 정책적인 지식과 판단 능력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지만, 정신적 진보가 물질적 진보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그의 생각처럼 간단하게 인간과 기술의 미래가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앞에서 언급한 《장자》의 노인이 우려했듯, 기술로 인한 혼돈이 감지되고 있다. 시시각각 발전하는 기술 역시 긍정론자들의 희망처럼 기술 스스로 만들어낸 사회 문제들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관점에서 이 책은 사실 조금은 긍정적인 입장에 서 있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들을 암시하기도 한다. 저자 본치넬리가 고백하듯, 그 역시 “이 문명 속에 살고 있고, 그런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매시간 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치넬리는 그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은 많지만 표면적으로는 대체로 비슷하고, 구체적인 실현과는 거리가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문제 해결의 시점이 가까워졌을 때에야 그 다양한 제안들의 모순점이나 차이점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의 마지막 말처럼 “생각은 우리의 생물학적 구조와 연결된 것이고, 아름다움은 현재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 하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한 가지 주지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제 기술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기계 역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기술적 진보가 인간에게 유익한 것으로 남으려면, 기술이 인간에게 자기 파괴적 행위를 가하지 않으려면, 인간은 기술을 성찰해야 한다. 이 작은 책은 정확히 그 지점에서 시작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에도아르도 본치넬리Edoardo Boncinelli
이탈리아의 저명한 과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밀라노에 위치한 산 라파엘레 건강-보건 대학Universita Vita-Salute San Raffaele에서 생물학과 유전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들의 유전자I nostri geni》(1998), 《나는 이렇고, 너는 그렇다Io sono tu sei》(2002), 《과학의 자리Il posto della scienza》(2004), 《부도덕해지고 있는가? 과학과 시간 극복의 꿈Verso l’immortalita? La scienza e il sogno di vincere il tempo》(2005) 등이 있다.
이 책에서 본치넬리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가 흘러온 변천사를 되짚으면서 우리 몸을 근본적인 연구 대상으로 한 공학 기술의 발전상을 살펴본다. 그리고 “우리가 올바르게 기계를 사용하려면 개인적인 희망이나 미래관 등을 버리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광범위한 시각을 가지고 세계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역자 김현주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페루지아 국립대학과 피렌체 국립대학 언어 과정을 마쳤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주)엔터스코리아 이탈리아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교육, 행복을 만드는 마법의 도구:어느 老과학자가 이 땅의 선생님들에게 띄우는 편지》, 《갈릴레오 망원경으로 우주의 문을 열다》, 《다윈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아인슈타인 호기심은 나의 힘》,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 ‘위대한 예술가의 영혼과 작품세계’ 시리즈 《빈센트 반 고흐》·《구스타프 클림트》 등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기계의 내적ㆍ외적 역사를 기록한 작은 책

1: 긴행보
진화의 시작
기술은 현대 사회의 참주인가?

2: 속임수에서 기계론이 되기까지
신비주의에 빠진 고대 그리스인들
눈속임이 통하지 않는 시대
기술의 ㅇ역사

3: 기계의 내부와 외부
인공 기계와 자연 지계
디지털 방식으로 정확하게
병렬 방식, 동시에 더 빠르게
퍼지 이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라
축소, 작게 더 작게
시계,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을 나누다

4: 뇌에서 인공 지능으로
기계에 논리를 담다
인간의 뇌 vs. 컴퓨터
''기억하는'' 기계 장치
로봇의 꿈은 실현될 수 있는가?
기계의 신경 네트워크

5: 켄타우로스, 사이보그와 히포그리프
기술은 인간을 얼마나 진보시킬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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