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미래를 주도하는 기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39인의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융합기술의 흐름과 전망을 소개하고
융합시대의 미래를 통찰한 최초의 기술융합 개론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21세기는 ‘융합 기술’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혁신이론가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현존기술과 연속선상에 있지 않은 융합기술이 정보기술시대 이후를 책임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기술의 융합은 산업혁명과 정보혁명 이후에 찾아올 거대한 흐름에 비견된다. 기술문명의 진보로 지금까지 인류가 겪어 온 변화들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융합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파급 역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앨빈 토플러는 “지식정보화 사회가 진전될수록 칸막이식 영역 구분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이를 앞서 실행하는 국가와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며, 국가 간 관계는 물론 정부 및 기업 조직과 교육 시스템도 여기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37쪽).
영역을 넘나드는 기술 간 융합은 21세기의 성장 동력이자 다종다양한 분야의 상상력, 창조성의 원동력으로서 지식과 기술, 산업의 지도를 바꾸어 가고 있다. 무선통신과 인터넷,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이 융합된 애플의 ‘아이폰’부터, 그래픽 기술과 모션 캡쳐 기술, 3D 기술이 총동원된 영화 〈아바타〉, 인간의 아날로그적 신체성이 디지털 게임과 결합한 ‘닌텐도 위(wii)’까지, 기술융합이 낳은 다채로운 문화현상이 융합 시대를 잘 말해 준다.
2001년, 미국이 ‘인간 활동의 향상을 위한 기술의 융합’이라는 과학재단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융합기술을 정의하고 종합적으로 융합기술 개발 체제를 구축한 이래, 선진국들은 앞을 다투어 융합기술의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8년 11월 ‘국가융합기술 발전 기본계획(2009~2013)’을 수립하여 융합기술 지원 정책을 범부처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기술계 곳곳에서 융합 포럼과 강좌가 개최되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개원하고, 융합기술 중심 대학인 울산과학기술대가 문을 여는 등, 융합기술 시대를 준비하려는 노력은 그야말로 다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26쪽).
이제 기술과 공학의 흐름은 경계 넘나들기와 융합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IT 강국으로 도약한 우리나라는, 융합기술의 선점을 통한 제2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기술의 통합과 융합은 학계는 물론 사회 전 분야의 관심사다. 그러나 논의와 요구는 무성한 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술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를 보여 주는 체계적인 작업은 부족했다.
이 책 〈기술의 대융합〉은 미래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융합 기술’을 정리한 최초의 개론서로서, 기술융합을 선도해 온 각 분야 최고 전문가 39인이 모여 융합기술의 실제와 가능성을 집대성하였다. ‘기술의 대융합’을 이루는 학문 간 연구 성과와 새로운 융합기술의 탄생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한 40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 범주는 미래 융합기술의 연구와 과제(1부 서론)부터 IT융합(2부), BT융합(3부), NT융합(4부), ST융합(5부), GT융합(6부), CT융합(7부), 경제와 융합기술(8부), 인문사회과학과 융합기술(9부)은 물론 융합기술과 윤리(10부)까지 아우르고 있다. 책의 뒤에는 “미국을 먹여 살릴 6대 기술”이라는 글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 직후에 읽은 보고서 〈2025년 세계적 추세(Global Trends 2025)〉의 내용을 소개한 것으로, 미래사회의 저변을 바꾸어 놓을 현상파괴적 융합기술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448쪽).
융합학문의 역사와 체계를 정리한 개론서 〈지식의 대융합〉(2008)을 집필한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이 기획하였으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이귀로 첨단융복합기술 전문위원장을 비롯하여 주요 대학에서 융합기술 연구를 이끌고 있는 학자들, 한욱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박영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등 국내 주요 연구원장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또한 예술인, 융합기술 선도기업의 CEO, 그리고 김훈기 전 동아사이언스 편집장, 조홍섭 한겨레 환경전문기자 등의 저널리스트들도 참여했다.
미래는 어떻게 만나고 뒤섞이는가. 융합기술의 핵심 영역이 망라된 〈기술의 대융합〉은 시대를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책이다. 경계를 뛰어넘어 기술의 영역을 넓혀 온 연구자들의 성과는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력과 사고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대는 변화의 시대이다. 세상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칙은 세상은 바뀐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의 물결을 따라서 흐르는 강과 하나가 되어 변해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과학 및 산업 기술은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린 영역이며 성장 동력의 핵심이다. 우리는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정보화 시대를 살고 있으며, 더 이상 다른 나라를 모방하고 따라가는 과학기술로는 유의미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선진국 과학자들이 손대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서 세계 최고가 되어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 그것이 바로 시대기술이다.
그럼 근래의 시대기술은 무엇일까. 바로 융합기술이다. 현재 산업기술계에서 융복합의 바람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50쪽)
“이 책은 국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융합기술의 흐름과 성과를 정리하고, ‘기술의 대융합’이 선도할 미래 사회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예측해 보이고 있다. 바야흐로 과학과 기술, 기술과 기술, 나아가 기술과 인문학의 낡은 장벽이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가 탄생하는 융합시대이다.”
_ 윤종용(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삼성전자 상임고문)
“기술융합 분야의 전문가들이 망라되어 대융합의 실상과 가능성을 집대성하고 있는 이 책은, 21세기의 변화를 인도하는 길잡이로 압권이다.” _ 김광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근래 들어 나타나는 융합에로의 회귀 현상은 산업사회의 분업적 한계를 참지 못한 인간이 본연의 융합적인 모습을 되찾아 생산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의 발로이다. 인간은 원래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이나 역할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총체적인 존재였다. 이제 컨버전스 시대는 융합이라는 본원적 욕구를 일깨워 산업시대를 정점으로 무시되어 온 인간의 총체성을 되찾는 길목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_ 허병기(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새로운 가치 창조의 원동력,
기술발전의 한계를 뛰어넘을 돌파구,
21세기형 문제를 해결할 대안,
미래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융합기술을 한 권의 책으로 접근한다.
그동안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던 IT, 바이오, 나노, 문화, 환경, 인지과학이 학문과 시장의 경계를 넘어 융합되는 중이다. 21세기를 지배하는 핵심기술은 서로 융합하여 인류의 미래와 사회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의 학문과 기술이 분류와 환원을 통해 발전해 왔다면, 이제는 융합과 통섭을 통해 진보하게 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기술의 융합은 우선 정보혁명을 이끌어 온 IT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일어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기능이 합쳐지고, 인터넷이 모든 전자기기에 연결되어 디지털 융합이 이루어진다. 그뿐 아니라 이종기술 분야끼리의 융합도 일어나기 시작해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분야는 이미 서로 영향을 주며 발전하고 있고, 최근 그 중요성이 급격히 부각되고 있는 우주기술(ST)과 녹색기술(GT) 등의 종합기술은 여러 분야의 기술융합이 필수적이라 오래전부터 분야 간 협력을 하고 있다. 또한 미디어아트처럼 예술과 공학이 융합된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는 연예·오락 분야도 첨단기술과의 협동 작업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기술융합은 이미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15쪽).
현시대가 융합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융합을 통해서 개별 기술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융합을 통해 개별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예로 생물학과 컴퓨터공학이 융합된 ‘생물정보학’을 들 수 있다(123쪽).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로 인간의 유전자 서열이 밝혀졌다. 지난 60년에 걸친 분자생물학의 발전이 이루어 낸 쾌거였다. 그러나 게놈지도는 ‘TGAGAAGGTGGCCAACCGAGC……’와 같이 네 개의 알파벳 A, C, G, T의 끝없는 나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람의 눈으로 보면 무의미한 암호의 나열에 불과하다. 유전자 서열 정보를 알아냈지만 이 각각의 나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대량의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생명현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인간게놈지도 완성 이후에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서 생명현상의 복잡하고 방대한 정보들을 컴퓨터로 분류하여 해석할 수 있게 하는 도구적 학문이 등장했고, 이것이 바로 ‘생물정보학’이다. 이전까지의 생물학은 ‘적성은 이공계이나 수학에는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던 전공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생물학계는 수학, 통계학, 전산학의 지식을 갖춘 ‘신생물학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생물정보학’의 원고를 집필한 필자(원세연)는 최근에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 검사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했다.
인터넷의 요소기술인 반도체와 컴퓨터의 발전을 지탱해 왔던 ‘무어의 법칙(마�크로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이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혀 수년 내로 더 이상 적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컴퓨터 기술의 발전이 정체되는 것은 아니다. 병렬 처리와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화 기술 등이 또다시 결합됨으로써 오는 2020년이면 개별 컴퓨터의 지능이 인간의 그것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나노기술이 융합되면서 반도체의 크기가 먼지 알갱이 정도로 축소되어 인체 내부나 작은 물체에도 이식해 넣을 수 있게 되는 이른바 ‘똑똑한 먼지(smart dust)’ 개념도 실용화될 것이다.(85쪽)
둘째, 융합기술이야말로 상상력과 창조성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제 ‘무엇을 창조하는가’는 ‘어떻게 융합하는가’와 동의어가 된다. 융합을 통한 기술개발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시간이 절약되고 훨씬 부가가치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 기존의 전통산업에 IT 기술을 융합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선박 건조회사인 현대중공업은 KT와 손을 잡고 휴대 인터넷 와이브로를 개통하여 세계 최초로 스마트 조선소를 조성했으며,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람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Oasis of the Seas)’에 텔레비전과 최첨단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 IT 솔루션을 공급하여 운항정보와 관광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람선 건조비는 15억 달러로 같은 크기의 유조선 건조비 1억 달러와 비교하면 부가가치가 매우 크다(76쪽).
셋째, 기술융합은 분야별로 전문화된 개별 기술만으로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과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본격화된 시대적 흐름이다. 현대사회에 등장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21세기형 문제’들이다. 21세기형 문제란 20세기 학문적 틀에 구애받지 않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공학, 예술 등의 경계에 있거나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말한다(52쪽). 21세기형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20세기 환원주의적 접근을 통해 얻은 각 분야별 지식을 통합하고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 구도가 급변하고 에너지 자원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고령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오늘날, 융합기술이 미래사회의 불안 요소들을 헤쳐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융합기술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녹색기술은 ‘화석에너지 사용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융합기술’이다. 독일에서 개발한 ‘3리터 하우스’는 에너지 사용량이 기존 주택의 7분의 1 수준인 친환경 건축물로, 1제곱미터를 냉난방하는 데 연간 3리터의 화석연료만 사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273쪽). 이 3리터 하우스는 연료전지 핵심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연료전지는 수소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장치이므로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녹색기술과 정보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이용하면, 각 가정에서 연료전지로 발전을 하고, 분산전력망을 통해 쓰고 남은 전기를 이웃집에 바로 전달해서 낭비 없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274쪽).
미국 UCLA의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만 잡아내는 새로운 나노구조의 기공물질을 발견했다. 이산화탄소의 양을 자기 부피의 82.6배 이상 빨아들이는 이 나노기공물질을 이용하면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굴뚝과 자동차 배기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저렴하게 흡수시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 이 기공물질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압력을 가해 응축시켜 지하에 장기간 매설하면 그만이며, 다시 이산화탄소를 가공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다.(260쪽)
정보기술부터 생명공학기술과 나노기술, 우주기술과 녹색기술까지
이 책에 실린 글은 두 가지 각도에서 기술의 대융합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여섯 가지 핵심기술(IT, BT, NT, ST, GT, CT)이 어떻게 만나고 섞여서 어떠한 산업 및 연구 분야를 창출해 내는지 살펴본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핵심기술이 문화예술, 경제, 인문사회, 윤리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한 것이다(4쪽).
1부(서론)에는 기술융합의 개념과 함께 융합기술이 대두하게 된 배경을 개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융합기술 개발 전략 및 산업정책이 소개되어 있다.
2부(IT융합)는 정보기술 융합의 이모저모를 보여 준다. 방송과 통신, 유선과 무선, 인터넷 등의 IT기술은 각각의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장소와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디지털 혁명을 일으켰다. 이제 IT기술은 전통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기존 주력산업의 부가가치화를 유도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인 NT와 BT와의 융합으로 스스로의 발전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3부(BT융합)는 생명공학기술과 다른 핵심기술의 융합에 따라 새롭게 출현한 연구 분야를 집대성하였다. 생물의학, 생물정보학, 시스템생물학, 생체전자공학, 생체조직공학, 합성생물학 등 여섯 분야를 짚어 보았다.
최근까지 합성생물학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고찰하면 연구자들이 조만간 하나의 세포로 이뤄진 인공생명체를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도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전혀 새로운 종류의 미생물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개별 목표는 미생물의 완전한 합성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유전체를 합성하는 흐름이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유전체 이외의 세포 구성 성분을 제조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들의 연구 성과가 완벽하게 결합되면 결국 하나의 완전한 미생물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합성생물학은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167쪽)
4부(NT융합)에서는 나노기술 융합, 생체모방공학, 나노바이오기술을 일별했다. 21세기의 신기술은 나노기술과 접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기술은 나노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5부(ST융합)는 우주기술의 융합과 아울러 극한기술, 정보기술과의 융합을 다루고 있다. 우주기술은 우주라는 극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융합해야 하는 종합기술이다. 이렇게 탄생한 신기술들은 다시 실생활에 파급되어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 기지 건설에도 우주기술과 다양한 분야의 기술융합이 필요하다. 우선 태양과 우주로부터 쏟아지는 방사선을 피하고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수백 도에 달하는 극심한 온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건물을 지어야 한다. 우주인들이 숨 쉬고, 잠자고, 식사하고, 용변을 보고, 쉬거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생명 지원 시스템도 갖추어야 한다. 공기가 없는 달에서는 석유나 석탄을 태워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핵융합이나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사람 대신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해 줄 로봇도 필요하다. 건축과 토목 기술, 식품과 바이오 기술, 로봇기술, 지구와의 통신을 위한 통신기술 등 그야말로 거의 모든 분야의 기술들이 총망라되어야 하는 것이다.(216쪽)
6부(GT융합)에는 녹색성장과 기술융합, 녹색기술과 정보기술, 녹색성장과 에너지기술에 관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녹색기술을 이용해 환경위기에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7부(CT융합)에서는 문화기술 융합의 여러 측면을 두루 살펴보았다. 미디어아트를 비롯해서 음악, 미술, 디자인과 핵심기술이 각각 융합하여 창조하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8부(경제와 융합기술)는 융합기술이 창조경제, 금융공학, 기술경영, 비즈니스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고찰한 글을 모아 놓았다.
과거 교역로를 따라 상품과 문화가 만나고 융합이 이루어졌다. 중국 운남성 차마고도에는 “열리고 하나 되어 더욱 커지네.”라는 노래가 전해져 온다. 그 옛날 상단이 마을에 접근하면 마을 악대가 마중을 나갔었다. 함께 어울린 연주는 거래를 마치고 마을을 빠져나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교역로를 따라 음악이 융합되고 또한 전파되었던 것이다. 융합기술은 기술의 개방, 교류, 공유를 통해 판이 커지는 현대판 차마고도라 하겠다.(364쪽)
9부(인문사회과학과 융합기술)에서는 기술사회학, 정보사회론, 인재 양성, 혁신정책 측면에서 융합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기술사회학은 기술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과학사회학에서 분리되어 나온 학문 분야로서 기술과 사회의 사회 작용을 다루고 있으며, 정보사회론에서는 대표적인 사회학자 다니엘 벨, 앨빈 토플러, 마누엘 카스텔의 정보사회 이론을 설명한다. ‘융합기술 시대의 인재 양성’에서는 융합 시대의 인재 요건인 지식근로자에 대해 살펴본다. 특히 젊은이들이 융합으로 가는 시대 변화에 맞춰 청년실업 사태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를 제안하고 있다.
10부(융합기술과 윤리)에는 기술융합 시대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윤리적 쟁점을 생명윤리, 나노기술 윤리, 녹색기술 윤리의 관점에서 성찰한 글이 실려 있다. 생명공학이 유전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인공적인 조직과 유전체를 만들어 내는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생명윤리는 무엇인지, 나노기술로 인해 야기될 개인정보 수집과 환경문제는 무엇인지, 환경문제를 공학기술로 해결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과연 윤리적으로 타당한지를 고찰하고 있다.
끝으로 부록 ‘2025년 미국을 먹여 살릴 6대 기술’은 기술의 대융합에 의해 실현되는 미래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 작가 소개
구인회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교수, 한국생명윤리학회장이다.
금동화
KIST 책임연구원이며, KIST 원장을 역임하였다.
김성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이다.
김창곤
LG텔레콤 고문, 건국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역임하였다.
김훈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이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다.
문근찬
한국사이버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다.
문병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이다.
박길성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박노성
시스코 부사장이다.
박성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이다.
박영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이다.
박영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다.
박정극
동국대학교 의생명공학과 교수이다.
박태현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이다.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이다.
송성수
부산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이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대표이사이다.
엄경희
한양대학교 디자인대학 교수이다.
원세연
생물정보연구소장, (주)바이오니아 바이오인포매틱스 본부장이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이다.
은종원
남서울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이다.
이귀로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첨단융복합 전문위원회 위원장이다.
이돈응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이다.
이민화
기업호민관, KAIST 초빙교수이다.
이상헌
가톨릭대학교 교양교육원 초빙교수이다.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 전무이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KAIST 겸임교수이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다.
임기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이다.
정수연
갤러리아 순수 대표, 화가, 정수연경영연구소장으로 있다.
조광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이다.
조 상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학부 교수이다.
조홍섭
한겨레 환경전문기자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이다.
최규홍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이다.
최영락
고려대학교 정보경영공학부 교수이다.
한 욱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이다.
황경현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이며, 한국기계연구원장을 역임하였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1부. 서론
1장 기초과학과 응용기술
2장 기술융합과 미래사회
3장 국가융합기술 개발 전략
4장 기술융합과 산업정책
2부. IT융합 - 정보기술
1장 IT기술 융합
2장 IT와 전통산업 융합
3장 융합기술과 미래인터넷
4장 방송통신 기술융합
5장 유무선 통신기술 융합
3부. BT융합 - 생명공학기술
1장 바이오메디컬 융합기술
2장 생물정보학
3장 시스템생물학
4장 생체전자공학
5장 생체조직공학
6장 합성생물학
4부. NT융합 - 나노기술
1장 NT와 기술융합
2장 생체모방공학
3장 나노바이오 기술융합
5부. ST융합 - 우주기술
1장 ST와 기술융합
2장 ST와 극한기술
3장 ST와 IT 융합
6부. GT융합 - 녹색기술
1장 녹색성장과 기술융합
2장 녹색기술과 그린IT
3장 녹색성장과 에너지기술
7부. CT융합 - 문화예술과 기술의 융합
1장 테크놀로지 혁명의 예술(미디어아트)
2장 음악과 공학기술
3장 미술과 공학기술
4장 디자인과 융합기술
8부. 경제와 융합기술
1장 창조경제와 기술융합
2장 금융공학과 컴퓨터
3장 융합기술 시대의 기술경영
4장 융합기술과 비즈니스
9부. 인문사회과학과 융합기술
1장 기술과 사회의 상호 작용
2장 정보사회론
3장 융합기술 시대의 인재 양성
4장 융합기술과 혁신정책
10부. 융합기술과 윤리
1장 생명윤리
2장 나노기술의 윤리
3장 녹색기술과 윤리
부록 미국을 먹여 살릴 6대 기술
찾아보기_일반 용어
찾아보기_사람 이름
미래를 주도하는 기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39인의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융합기술의 흐름과 전망을 소개하고
융합시대의 미래를 통찰한 최초의 기술융합 개론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21세기는 ‘융합 기술’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혁신이론가인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현존기술과 연속선상에 있지 않은 융합기술이 정보기술시대 이후를 책임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기술의 융합은 산업혁명과 정보혁명 이후에 찾아올 거대한 흐름에 비견된다. 기술문명의 진보로 지금까지 인류가 겪어 온 변화들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융합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파급 역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앨빈 토플러는 “지식정보화 사회가 진전될수록 칸막이식 영역 구분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이를 앞서 실행하는 국가와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며, 국가 간 관계는 물론 정부 및 기업 조직과 교육 시스템도 여기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37쪽).
영역을 넘나드는 기술 간 융합은 21세기의 성장 동력이자 다종다양한 분야의 상상력, 창조성의 원동력으로서 지식과 기술, 산업의 지도를 바꾸어 가고 있다. 무선통신과 인터넷,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이 융합된 애플의 ‘아이폰’부터, 그래픽 기술과 모션 캡쳐 기술, 3D 기술이 총동원된 영화 〈아바타〉, 인간의 아날로그적 신체성이 디지털 게임과 결합한 ‘닌텐도 위(wii)’까지, 기술융합이 낳은 다채로운 문화현상이 융합 시대를 잘 말해 준다.
2001년, 미국이 ‘인간 활동의 향상을 위한 기술의 융합’이라는 과학재단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융합기술을 정의하고 종합적으로 융합기술 개발 체제를 구축한 이래, 선진국들은 앞을 다투어 융합기술의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8년 11월 ‘국가융합기술 발전 기본계획(2009~2013)’을 수립하여 융합기술 지원 정책을 범부처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기술계 곳곳에서 융합 포럼과 강좌가 개최되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개원하고, 융합기술 중심 대학인 울산과학기술대가 문을 여는 등, 융합기술 시대를 준비하려는 노력은 그야말로 다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26쪽).
이제 기술과 공학의 흐름은 경계 넘나들기와 융합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IT 강국으로 도약한 우리나라는, 융합기술의 선점을 통한 제2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기술의 통합과 융합은 학계는 물론 사회 전 분야의 관심사다. 그러나 논의와 요구는 무성한 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술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를 보여 주는 체계적인 작업은 부족했다.
이 책 〈기술의 대융합〉은 미래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융합 기술’을 정리한 최초의 개론서로서, 기술융합을 선도해 온 각 분야 최고 전문가 39인이 모여 융합기술의 실제와 가능성을 집대성하였다. ‘기술의 대융합’을 이루는 학문 간 연구 성과와 새로운 융합기술의 탄생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한 40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 범주는 미래 융합기술의 연구와 과제(1부 서론)부터 IT융합(2부), BT융합(3부), NT융합(4부), ST융합(5부), GT융합(6부), CT융합(7부), 경제와 융합기술(8부), 인문사회과학과 융합기술(9부)은 물론 융합기술과 윤리(10부)까지 아우르고 있다. 책의 뒤에는 “미국을 먹여 살릴 6대 기술”이라는 글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 직후에 읽은 보고서 〈2025년 세계적 추세(Global Trends 2025)〉의 내용을 소개한 것으로, 미래사회의 저변을 바꾸어 놓을 현상파괴적 융합기술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448쪽).
융합학문의 역사와 체계를 정리한 개론서 〈지식의 대융합〉(2008)을 집필한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이 기획하였으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이귀로 첨단융복합기술 전문위원장을 비롯하여 주요 대학에서 융합기술 연구를 이끌고 있는 학자들, 한욱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박영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등 국내 주요 연구원장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또한 예술인, 융합기술 선도기업의 CEO, 그리고 김훈기 전 동아사이언스 편집장, 조홍섭 한겨레 환경전문기자 등의 저널리스트들도 참여했다.
미래는 어떻게 만나고 뒤섞이는가. 융합기술의 핵심 영역이 망라된 〈기술의 대융합〉은 시대를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책이다. 경계를 뛰어넘어 기술의 영역을 넓혀 온 연구자들의 성과는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력과 사고력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대는 변화의 시대이다. 세상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칙은 세상은 바뀐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의 물결을 따라서 흐르는 강과 하나가 되어 변해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과학 및 산업 기술은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린 영역이며 성장 동력의 핵심이다. 우리는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정보화 시대를 살고 있으며, 더 이상 다른 나라를 모방하고 따라가는 과학기술로는 유의미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선진국 과학자들이 손대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서 세계 최고가 되어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 그것이 바로 시대기술이다.
그럼 근래의 시대기술은 무엇일까. 바로 융합기술이다. 현재 산업기술계에서 융복합의 바람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50쪽)
“이 책은 국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융합기술의 흐름과 성과를 정리하고, ‘기술의 대융합’이 선도할 미래 사회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예측해 보이고 있다. 바야흐로 과학과 기술, 기술과 기술, 나아가 기술과 인문학의 낡은 장벽이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가 탄생하는 융합시대이다.”
_ 윤종용(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삼성전자 상임고문)
“기술융합 분야의 전문가들이 망라되어 대융합의 실상과 가능성을 집대성하고 있는 이 책은, 21세기의 변화를 인도하는 길잡이로 압권이다.” _ 김광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근래 들어 나타나는 융합에로의 회귀 현상은 산업사회의 분업적 한계를 참지 못한 인간이 본연의 융합적인 모습을 되찾아 생산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의 발로이다. 인간은 원래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이나 역할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총체적인 존재였다. 이제 컨버전스 시대는 융합이라는 본원적 욕구를 일깨워 산업시대를 정점으로 무시되어 온 인간의 총체성을 되찾는 길목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_ 허병기(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새로운 가치 창조의 원동력,
기술발전의 한계를 뛰어넘을 돌파구,
21세기형 문제를 해결할 대안,
미래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융합기술을 한 권의 책으로 접근한다.
그동안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던 IT, 바이오, 나노, 문화, 환경, 인지과학이 학문과 시장의 경계를 넘어 융합되는 중이다. 21세기를 지배하는 핵심기술은 서로 융합하여 인류의 미래와 사회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의 학문과 기술이 분류와 환원을 통해 발전해 왔다면, 이제는 융합과 통섭을 통해 진보하게 되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기술의 융합은 우선 정보혁명을 이끌어 온 IT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일어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기능이 합쳐지고, 인터넷이 모든 전자기기에 연결되어 디지털 융합이 이루어진다. 그뿐 아니라 이종기술 분야끼리의 융합도 일어나기 시작해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분야는 이미 서로 영향을 주며 발전하고 있고, 최근 그 중요성이 급격히 부각되고 있는 우주기술(ST)과 녹색기술(GT) 등의 종합기술은 여러 분야의 기술융합이 필수적이라 오래전부터 분야 간 협력을 하고 있다. 또한 미디어아트처럼 예술과 공학이 융합된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는 연예·오락 분야도 첨단기술과의 협동 작업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기술융합은 이미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15쪽).
현시대가 융합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융합을 통해서 개별 기술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융합을 통해 개별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예로 생물학과 컴퓨터공학이 융합된 ‘생물정보학’을 들 수 있다(123쪽).
2003년 인간게놈프로젝트로 인간의 유전자 서열이 밝혀졌다. 지난 60년에 걸친 분자생물학의 발전이 이루어 낸 쾌거였다. 그러나 게놈지도는 ‘TGAGAAGGTGGCCAACCGAGC……’와 같이 네 개의 알파벳 A, C, G, T의 끝없는 나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람의 눈으로 보면 무의미한 암호의 나열에 불과하다. 유전자 서열 정보를 알아냈지만 이 각각의 나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대량의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생명현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인간게놈지도 완성 이후에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서 생명현상의 복잡하고 방대한 정보들을 컴퓨터로 분류하여 해석할 수 있게 하는 도구적 학문이 등장했고, 이것이 바로 ‘생물정보학’이다. 이전까지의 생물학은 ‘적성은 이공계이나 수학에는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던 전공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생물학계는 수학, 통계학, 전산학의 지식을 갖춘 ‘신생물학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생물정보학’의 원고를 집필한 필자(원세연)는 최근에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 검사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했다.
인터넷의 요소기술인 반도체와 컴퓨터의 발전을 지탱해 왔던 ‘무어의 법칙(마�크로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이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혀 수년 내로 더 이상 적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컴퓨터 기술의 발전이 정체되는 것은 아니다. 병렬 처리와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화 기술 등이 또다시 결합됨으로써 오는 2020년이면 개별 컴퓨터의 지능이 인간의 그것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나노기술이 융합되면서 반도체의 크기가 먼지 알갱이 정도로 축소되어 인체 내부나 작은 물체에도 이식해 넣을 수 있게 되는 이른바 ‘똑똑한 먼지(smart dust)’ 개념도 실용화될 것이다.(85쪽)
둘째, 융합기술이야말로 상상력과 창조성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제 ‘무엇을 창조하는가’는 ‘어떻게 융합하는가’와 동의어가 된다. 융합을 통한 기술개발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시간이 절약되고 훨씬 부가가치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 기존의 전통산업에 IT 기술을 융합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선박 건조회사인 현대중공업은 KT와 손을 잡고 휴대 인터넷 와이브로를 개통하여 세계 최초로 스마트 조선소를 조성했으며,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람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Oasis of the Seas)’에 텔레비전과 최첨단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 IT 솔루션을 공급하여 운항정보와 관광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람선 건조비는 15억 달러로 같은 크기의 유조선 건조비 1억 달러와 비교하면 부가가치가 매우 크다(76쪽).
셋째, 기술융합은 분야별로 전문화된 개별 기술만으로는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과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본격화된 시대적 흐름이다. 현대사회에 등장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21세기형 문제’들이다. 21세기형 문제란 20세기 학문적 틀에 구애받지 않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공학, 예술 등의 경계에 있거나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말한다(52쪽). 21세기형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20세기 환원주의적 접근을 통해 얻은 각 분야별 지식을 통합하고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 구도가 급변하고 에너지 자원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고령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오늘날, 융합기술이 미래사회의 불안 요소들을 헤쳐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융합기술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녹색기술은 ‘화석에너지 사용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융합기술’이다. 독일에서 개발한 ‘3리터 하우스’는 에너지 사용량이 기존 주택의 7분의 1 수준인 친환경 건축물로, 1제곱미터를 냉난방하는 데 연간 3리터의 화석연료만 사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273쪽). 이 3리터 하우스는 연료전지 핵심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연료전지는 수소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장치이므로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녹색기술과 정보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이용하면, 각 가정에서 연료전지로 발전을 하고, 분산전력망을 통해 쓰고 남은 전기를 이웃집에 바로 전달해서 낭비 없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274쪽).
미국 UCLA의 과학자들이 이산화탄소만 잡아내는 새로운 나노구조의 기공물질을 발견했다. 이산화탄소의 양을 자기 부피의 82.6배 이상 빨아들이는 이 나노기공물질을 이용하면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굴뚝과 자동차 배기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저렴하게 흡수시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 이 기공물질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압력을 가해 응축시켜 지하에 장기간 매설하면 그만이며, 다시 이산화탄소를 가공해 다양한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다.(260쪽)
정보기술부터 생명공학기술과 나노기술, 우주기술과 녹색기술까지
이 책에 실린 글은 두 가지 각도에서 기술의 대융합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여섯 가지 핵심기술(IT, BT, NT, ST, GT, CT)이 어떻게 만나고 섞여서 어떠한 산업 및 연구 분야를 창출해 내는지 살펴본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핵심기술이 문화예술, 경제, 인문사회, 윤리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한 것이다(4쪽).
1부(서론)에는 기술융합의 개념과 함께 융합기술이 대두하게 된 배경을 개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융합기술 개발 전략 및 산업정책이 소개되어 있다.
2부(IT융합)는 정보기술 융합의 이모저모를 보여 준다. 방송과 통신, 유선과 무선, 인터넷 등의 IT기술은 각각의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장소와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디지털 혁명을 일으켰다. 이제 IT기술은 전통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기존 주력산업의 부가가치화를 유도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인 NT와 BT와의 융합으로 스스로의 발전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3부(BT융합)는 생명공학기술과 다른 핵심기술의 융합에 따라 새롭게 출현한 연구 분야를 집대성하였다. 생물의학, 생물정보학, 시스템생물학, 생체전자공학, 생체조직공학, 합성생물학 등 여섯 분야를 짚어 보았다.
최근까지 합성생물학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고찰하면 연구자들이 조만간 하나의 세포로 이뤄진 인공생명체를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도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전혀 새로운 종류의 미생물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개별 목표는 미생물의 완전한 합성 그 자체가 아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유전체를 합성하는 흐름이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유전체 이외의 세포 구성 성분을 제조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들의 연구 성과가 완벽하게 결합되면 결국 하나의 완전한 미생물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합성생물학은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167쪽)
4부(NT융합)에서는 나노기술 융합, 생체모방공학, 나노바이오기술을 일별했다. 21세기의 신기술은 나노기술과 접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기술은 나노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5부(ST융합)는 우주기술의 융합과 아울러 극한기술, 정보기술과의 융합을 다루고 있다. 우주기술은 우주라는 극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융합해야 하는 종합기술이다. 이렇게 탄생한 신기술들은 다시 실생활에 파급되어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 기지 건설에도 우주기술과 다양한 분야의 기술융합이 필요하다. 우선 태양과 우주로부터 쏟아지는 방사선을 피하고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수백 도에 달하는 극심한 온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건물을 지어야 한다. 우주인들이 숨 쉬고, 잠자고, 식사하고, 용변을 보고, 쉬거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생명 지원 시스템도 갖추어야 한다. 공기가 없는 달에서는 석유나 석탄을 태워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핵융합이나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사람 대신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해 줄 로봇도 필요하다. 건축과 토목 기술, 식품과 바이오 기술, 로봇기술, 지구와의 통신을 위한 통신기술 등 그야말로 거의 모든 분야의 기술들이 총망라되어야 하는 것이다.(216쪽)
6부(GT융합)에는 녹색성장과 기술융합, 녹색기술과 정보기술, 녹색성장과 에너지기술에 관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녹색기술을 이용해 환경위기에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7부(CT융합)에서는 문화기술 융합의 여러 측면을 두루 살펴보았다. 미디어아트를 비롯해서 음악, 미술, 디자인과 핵심기술이 각각 융합하여 창조하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8부(경제와 융합기술)는 융합기술이 창조경제, 금융공학, 기술경영, 비즈니스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고찰한 글을 모아 놓았다.
과거 교역로를 따라 상품과 문화가 만나고 융합이 이루어졌다. 중국 운남성 차마고도에는 “열리고 하나 되어 더욱 커지네.”라는 노래가 전해져 온다. 그 옛날 상단이 마을에 접근하면 마을 악대가 마중을 나갔었다. 함께 어울린 연주는 거래를 마치고 마을을 빠져나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교역로를 따라 음악이 융합되고 또한 전파되었던 것이다. 융합기술은 기술의 개방, 교류, 공유를 통해 판이 커지는 현대판 차마고도라 하겠다.(364쪽)
9부(인문사회과학과 융합기술)에서는 기술사회학, 정보사회론, 인재 양성, 혁신정책 측면에서 융합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기술사회학은 기술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과학사회학에서 분리되어 나온 학문 분야로서 기술과 사회의 사회 작용을 다루고 있으며, 정보사회론에서는 대표적인 사회학자 다니엘 벨, 앨빈 토플러, 마누엘 카스텔의 정보사회 이론을 설명한다. ‘융합기술 시대의 인재 양성’에서는 융합 시대의 인재 요건인 지식근로자에 대해 살펴본다. 특히 젊은이들이 융합으로 가는 시대 변화에 맞춰 청년실업 사태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를 제안하고 있다.
10부(융합기술과 윤리)에는 기술융합 시대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윤리적 쟁점을 생명윤리, 나노기술 윤리, 녹색기술 윤리의 관점에서 성찰한 글이 실려 있다. 생명공학이 유전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인공적인 조직과 유전체를 만들어 내는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생명윤리는 무엇인지, 나노기술로 인해 야기될 개인정보 수집과 환경문제는 무엇인지, 환경문제를 공학기술로 해결하려는 여러 시도들이 과연 윤리적으로 타당한지를 고찰하고 있다.
끝으로 부록 ‘2025년 미국을 먹여 살릴 6대 기술’은 기술의 대융합에 의해 실현되는 미래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 작가 소개
구인회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교수, 한국생명윤리학회장이다.
금동화
KIST 책임연구원이며, KIST 원장을 역임하였다.
김성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이다.
김창곤
LG텔레콤 고문, 건국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역임하였다.
김훈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이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다.
문근찬
한국사이버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다.
문병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이다.
박길성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박노성
시스코 부사장이다.
박성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이다.
박영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이다.
박영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다.
박정극
동국대학교 의생명공학과 교수이다.
박태현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이다.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이다.
송성수
부산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이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대표이사이다.
엄경희
한양대학교 디자인대학 교수이다.
원세연
생물정보연구소장, (주)바이오니아 바이오인포매틱스 본부장이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이다.
은종원
남서울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이다.
이귀로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첨단융복합 전문위원회 위원장이다.
이돈응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이다.
이민화
기업호민관, KAIST 초빙교수이다.
이상헌
가톨릭대학교 교양교육원 초빙교수이다.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 전무이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KAIST 겸임교수이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다.
임기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이다.
정수연
갤러리아 순수 대표, 화가, 정수연경영연구소장으로 있다.
조광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이다.
조 상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학부 교수이다.
조홍섭
한겨레 환경전문기자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이다.
최규홍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이다.
최영락
고려대학교 정보경영공학부 교수이다.
한 욱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이다.
황경현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이며, 한국기계연구원장을 역임하였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1부. 서론
1장 기초과학과 응용기술
2장 기술융합과 미래사회
3장 국가융합기술 개발 전략
4장 기술융합과 산업정책
2부. IT융합 - 정보기술
1장 IT기술 융합
2장 IT와 전통산업 융합
3장 융합기술과 미래인터넷
4장 방송통신 기술융합
5장 유무선 통신기술 융합
3부. BT융합 - 생명공학기술
1장 바이오메디컬 융합기술
2장 생물정보학
3장 시스템생물학
4장 생체전자공학
5장 생체조직공학
6장 합성생물학
4부. NT융합 - 나노기술
1장 NT와 기술융합
2장 생체모방공학
3장 나노바이오 기술융합
5부. ST융합 - 우주기술
1장 ST와 기술융합
2장 ST와 극한기술
3장 ST와 IT 융합
6부. GT융합 - 녹색기술
1장 녹색성장과 기술융합
2장 녹색기술과 그린IT
3장 녹색성장과 에너지기술
7부. CT융합 - 문화예술과 기술의 융합
1장 테크놀로지 혁명의 예술(미디어아트)
2장 음악과 공학기술
3장 미술과 공학기술
4장 디자인과 융합기술
8부. 경제와 융합기술
1장 창조경제와 기술융합
2장 금융공학과 컴퓨터
3장 융합기술 시대의 기술경영
4장 융합기술과 비즈니스
9부. 인문사회과학과 융합기술
1장 기술과 사회의 상호 작용
2장 정보사회론
3장 융합기술 시대의 인재 양성
4장 융합기술과 혁신정책
10부. 융합기술과 윤리
1장 생명윤리
2장 나노기술의 윤리
3장 녹색기술과 윤리
부록 미국을 먹여 살릴 6대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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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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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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