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남북한 모든 새를 한 권에 담다
『한반도의 새』는 텃새, 철새, 나그네새, 길잃은새 등 유형은 달라도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야생조류를 정리한 도감이다. 이 책에 실은 새는 모두 18목 74과 540종으로 지금까지 출판된 한반도의 새를 대상으로 한 조류도감 중 가장 많은 새가 들어 있다. 2016년 10월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도에서 암컷 1개체가 발견된 푸른머리되새, 2009년 6월 서해 도서지역인 인천광역시 옹진군 소청도에서 관찰된 회색숲제비 등 미기록종도 20여 종 포함했다.
푸른머리되새. 미기록종이다. 2016년 10월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가 암컷 1개체를 발견했다.
긴꼬리올빼미. 백두산 일대에서 번식하는 북한지역 텃새로 북한에서는 백두산긴꼬리올빼미로 불린다.
『한반도의 새』의 또 다른 특징은 북한지역 조류의 생태정보를 포함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이전인 2007년 12월 평양을 방문해 북한학자들과 만나 남한과 북한에서 달리 불리는 새 이름을 통일하고 북한국립과학원 등에서 조사한 자료를 다수 입수했다. 이를 이 책에 반영해 제목 그대로 『한반도의 새』를 완성한 것이다. 실제로 책의 부록으로 북한에서 발행된 논문 두 편이 실려 있다.
잘못 붙여진 30여 종의 새 이름도 바로잡았다.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붙인 이름이나 생김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대표적인 예다. 이름을 잘못 붙이면 새의 형태와 특성을 파악하는 데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저자는 학계의 통념을 깨고 바르고 옳은 이름을 과감하게 제안한다. 머리만 붉은 게 아닌 ‘붉은머리오목눈이’는 흔히 부르는 ‘뱁새’로, 뺨이 희지도 몸이 검지도 않은 ‘흰뺨검둥오리’는 ‘터오리’로 고쳐 적었다. 일본식 이름인 ‘삼광조’는 ‘긴꼬리딱새’로 바꿨다. 이렇게 수십 종의 새 이름을 바꾼 것은 보통 용기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조홍섭, 『한겨레』 환경전문기자
풍부한 생태정보와 예술적 감각의 아름다운 세밀화
노랑발도요.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면 이름이 왜 노랑발도요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한반도의 새』는 조류의 생태정보를 최대한 자세하고 정확하게 제시하려 했다. 각 종의 생태정보는 저자가 직접 관찰하고 채집한 내용에 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러한 생태정보는 새별로 ‘형태’ ‘노랫소리’ ‘생활권’ ‘번식’ ‘먹이’ ‘현황’의 여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부리와 머리의 모양, 여름깃과 겨울깃의 차이 등 기본적인 새의 형태를 매우 자세히 설명했고 짝짓기 행태, 둥지의 재료와 크기, 알의 색과 크기, 산란수, 포육 및 육추의 방법과 기간 등에 관한 정보까지 풍부히 담아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연구자가 참고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짤막하고 딱딱한 ‘도감체’에서 벗어나 생태정보를 상세히 서술한 것도 『한반도의 새』의 특징이다. IUCN(국제자연보전연맹)과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의 보호지표를 참고해 개체수에 따른 위험등급도 밝혔다.
여기에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세밀화와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함께 수록해 실제 탐조활동 시 유익하게 참고할 수 있다. 특히 세밀화가 송순광이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린 세밀화는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종별로 수컷새, 암컷새, 아성조, 어린새의 표준 모습을 그리고 여름깃, 겨울깃, 변환깃의 모습과 나는 모양, 특징 있는 자세 등을 그렸다. 유사종과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은 화살표로 표시하여 탐조활동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아물쇠딱따구리. 남한지역과 북한지역을 오가는 한반도의 텃새다. 나무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든다. 수컷(왼쪽)과 암컷(오른쪽)의 깃털색이 다르다. 날 때 날개의 검은색 줄무늬가 두드러진다.
꼬마물떼새. 한반도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다. 왼쪽부터 여름깃을 한 성조, 겨울깃을 한 성조, 아성조다. 날 때 날개의 흰색 줄무늬가 두드러진다.
“『한반도의 새』에는 새의 다양한 이름과 특성, 서식지와 세밀한 그림으로 설명된 새의 모습, 생태를 엿볼 수 있는 사진과 노랫소리까지 담겨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기획해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세월의 연륜이 쌓인 도감입니다. 새를 공부하거나 사랑하는 이라면 책꽂이에 꽂아두고 언제나 펼쳐볼 수 있는 도감입니다.”
· 이유미, 국립수목원장
새와 함께 한40여 년
저자는 평생 새를 관찰하고 연구해온 한국 조류연구 1세대다. 지난 1970년대부터 40여 년간 조류연구와 환경운동에 헌신해왔다. 철새를 따라 한반도의 오지와 무인도뿐만 아니라 러시아 시베리아, 오호츠크해, 만주, 몽골고원, 일본 등지를 종횡무진 누볐다. 『한반도의 새』에는 그러한 조류연구의 결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단행한 온갖 개발로 황폐해진 자연은 이 땅의 동식물을 멸종시켰고 인간마저 살 수 없게 했다”는 저자의 걱정처럼 21세기 인류는 환경오염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한반도의 새』가 새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옆에 있는 자연환경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되새겨볼 기회가 되길 바라는 이유다.
“40여 년간 새와 함께 생활해온 무수한 나날, 힘겨웠던 추억을 반추하면서 후회는 없다. 나에게는 사생활까지 통제받아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그 시절 새 1쌍과 선인장 세 뿌리를 가꾸며 12년을 견뎠다. 새를 보면서 자유를 동경했고, 선인장 가시로 시린 시대의 아픔을 달랬다. 700제곱미터 크기의 비닐하우스가 새와 선인장으로 가득 찰 무렵, 해금통지서를 받았다. 1980년 4월 13일이었다.
해금과 동시에 대한조류협회를 만들었다. 경희대학교 원병오 교수를 찾아가 조언을 들었고 러시아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과 오호츠크해의 무인도를 함께 탐사했다. 경희대학교 윤무부 교수와는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 경상남도 을숙도와 주남저수지를, 허남주 식물학회 일행과는 몽골고원과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의 두루미 도래지를 찾았다.”
· 송순창
작가 소개
저 : 송순창
宋淳昌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했다. 독일어 강사를 하던 중 3선개헌반대운동에 참여했다가 요주의 인물로 지목돼 1969년부터 12년간 연금을 당했다. 모든 사회활동을 금지당한 뒤 새 관찰에 몰두하게 되었고 환경보호의 필요성에도 눈을 떴다. 이후 새 관찰과 연구, 환경운동에 평생을 헌신했다. 1979년 12월 대한조류보호회를 발족했고 이듬해 연금이 해제되자 대한조류협회로 개칭했다. 1989년 녹색당 위원장과 월간 『녹색의 대안』 편집인을 거쳤으며 1990년 독일, 프랑스, 스웨덴, 베네룩스 3국, 핀란드 등 유럽 7개국의 녹색당을 방문한 후 녹색연합을 창립했다. 2002년에는 푸른정치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한국조류학회 이사, 한국토종학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철새를 따라 한반도의 오지와 무인도뿐만 아니라 러시아 시베리아, 오호츠크해, 만주, 몽골고원, 일본 등지를 종횡무진 누볐고 북한을 방문하여 북한학자들과 교류한 바 있다. 이러한 40여 년에 걸친 조류연구의 결실을 이 책에 오롯이 담았다. 『서울신문』에 「북한의 새」, 『인천일보』에 「한국의 새」, 『강원일보』에 「송순창의 한국의 새」를 연재했고, 『조선일보』『동아일보』 등 여러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세밀화로 보는 한반도 조류도감』(2005), 『세계 애완조류 도감』(2015)이 있다.
그림 : 송순광
宋淳光
아름다운 자연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는 세밀화 작가다. 『세밀화로 보는 한반도 조류도감』 『세계 애완조류 도감』의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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