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를 알면 유전자가 보인다

생물학 연구 발전의 토대이자 단서인 초파리 연구에 대해 알아본다!

음식이 상해갈 때면 어김없이 어딘가에서 나타나 주변을 윙윙 날아다니는 초파리들을 우리는 흔히 보곤 한다. 이렇게 하릴없이 맴돌고 있는 초파리가 생물학 및 유전학의 엄청난 발전을 일궈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른다. 그 작고 보잘것없는 생물인 초파리 연구를 통해서 실로 무수히 많은 새로운 사실들이, 그것도 “최초로” 밝혀진 것들이 많다. 이 연구 결과들은 과거에도 생물학과 유전학에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지금도 인간 질병 연구 등 최첨단에 있는 여러 연구 분야의 단서이자 토대가 되어준다. 유전자 연구에서 초파리의 역할은 가히 독보적이었다. 저자는 이 점에 착안하여 초파리 연구가 가진 가치를 알려주고 초파리를 통해서 인류가 이룩하게 된 놀라운 발견들과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소개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작고 사소하지만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초파리 연구의 세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초파리 연구가 어떻게 생물학 및 유전학 연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을까? 우선 초파리 연구는 다른 실험동물에 비해서 많은 이점들을 가지고 있다. 초파리는 알을 수천 개씩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고, 먹이 등 관리 비용이 다른 실험동물보다 적게 든다. 또한 초파리는 일생 주기가 짧아서 연구하기에 좋다. 그리고 초파리에 생긴 돌연변이 특성은 눈에 잘 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초파리는 우리 인간들과 유사한 점이 많으면서도, 훨씬 단순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들의 결합은 매우 중요한 생물학적 발견을 가능하게 했고 새롭고도 다양한 연구방향들을 제시해주었다.
이 책은 초파리 연구를 통해서 유전자의 기능과 역할을 알아내고 이것이 인간에 관한 연구에서 어떻게 응용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초파리는 생물학의 기본적이면서도 아무도 몰랐던 비밀을 풀리게 해주었다. 초파리 연구자인 저자는 “파리 인간(fly man)”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성취해온 눈부신 성과들을 소개하고, 초파리 연구의 미래를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제1장 지도 편에서는 초파리 실험으로 풀린 유전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전학자 토머스 모건 헌트는 정상 초파리와 초파리 돌연변이를 교배시킴으로써, 유전의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그후 헌트의 제자들은 초파리 실험을 계속 하면서 유전학 연구의 토대를 쌓아나갔다. 제2장 변화 편에서는 돌연변이 초파리를 만들어내는 방법과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유전적 접근법”에 대해 알아본다. 제3장 의사소통 편은 세포들의 의사소통에 관해서 설명한다. 세포가 자기 위치로 가서 자기 기능을 어떻게 켜고 끄는지, 이런 신호전달은 어떤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다룬다. 제4장 크기 편에서는 각 기관이나 조직의 크기에 관련된 역할을 하는 유전자에 대해 알아본다. 제5장 방향 편에서는 세포들의 방향성을 띠도록 하는 PCP 현상에 주목한다. 제6장 차이 편에서는 조직 전체의 형성을 지시하는 주조절 유전자에 대해 설명한다. 제7장 방어 편에서는 바이러스와 같은 공격자들을 초파리가 어떻게 방어하는지를 언급하며, 이런 저항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들을 소개한다. 제8장 행동 편은 뇌의 신경 활동에 관한 부분으로, 초파리를 통해서 드러난 감각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시도한다. 제9장 협력 편은 초파리 연구를 토대로 밝혀진 인간 의료 연구의 전반을 살펴본다. 마지막 장인 제10장 연속성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세대 간의 연속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는 초파리 연구를 영역별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이 연구 결과들이 인간 연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 초파리 연구가 다양한 연구 분야에 어떤 통찰력을 제공했는지를 이야기하며, 이 놀라움이 가득한 초파리 연구의 가치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저자는 초파리 연구의 역사와 가치를 흥미진진하고 읽기 쉽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초파리를 통해서 살펴본 유전자 연구 및 생물학의 발전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독서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저 : 스테퍼니 엘리자베스 모어
Stephanie Elizabeth Mohr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유전학을 가르치고 있다.

역 : 이한음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실험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소설 『해부의 목적』으로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자로 인정받고 있다. 케빈 켈리, 리처드 도킨스, 에드워드 윌슨, 리처트 포티, 제임스 왓슨 등 저명한 과학자의 대표작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과학의 현재적 흐름을 발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과학 전문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학소설집 『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DNA, 더블댄스에 빠지다』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제2의 기계 시대』, 『복제양 돌리』, 『인간 본성에 대하여』,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 『핀치의 부리』,『DNA : 생명의 비밀』, 『살아있는 지구의 역사』 등이 있다. 『만들어진 신』으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