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천재 뇌과학자의 감탄을 자아내는 ‘잊기’ 해법!
‘기억 지우는 법’을 다룬 흔치 않은 인문서!
뇌에는 ‘감정을 부풀리는 뇌’(해마와 편도체)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다루는 뇌’(전두전야)가 각각 따로 있다. 둘 중 어느 한 쪽이 메인이 되어 인간의 사고활동이 이루어지는데, 해마와 편도체가 메인이 되면 전두전야는 서브가 되고, 전두전야가 메인이 되면 해마와 편도체는 서브가 된다. 즉, 감정이 부풀려지면 사실을 무시하게 되고, 사실을 앞세우면 감정은 얼마든지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둘은 그렇게 서로 주종관계에 있다. 한 쪽이 주가 되면 한 쪽은 반드시 종이 된다.
슬픔이나 공포, 혐오 등 감정적인 기억이 오래 남는 것은 감정을 부풀리는 해마와 편도체가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인데, 감정 뇌인 해마와 편도체를 진정시키려면 그것을 서브로 만들어야 한다. 즉 전두전야가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전두전야를 작동시키려면 과거에 싫은 사건이 벌어졌던 원인이나 배경, 향후 비슷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 등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인지해야 한다.
사실적인 배경지식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전두전야는 해마와 편도체 사이의 밀당에서 주도권을 갖게 된다. 전두전야가 작동하면 해마와 편도체는 자연스럽게 활동이 더뎌진다. 단순히 잊기 위한 노력만으론 감정적인 기억에서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
책은 전두전야를 작동시켜 과거에 겪었던 부정적인 기억에서 벗어나는 법을 다룬다. 3인칭 시점으로 기억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긍정적인 감정으로 대체하기, 뇌의 자기발화를 위한 활동 등 전두전야를 움직이게 만드는 기능뇌과학적 방법들을 자세하게 다룬다.
기능뇌과학을 기조로 하는 책이지만, 내용 전반에는 심리적 팁들이 산재해 있다. 과거의 선택은 옳았다는 믿음을 갖는 태도, 모든 인과(因果)관계는 미래에 있을 뿐이라는 인식, 에피커시와 자기책임감,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심리적 릴랙스 등이 흥미를 돋우는 심리적 팁들이다.
천재 뇌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로 불리는 저자의 ‘잊기’ 해법은 감탄을 자아낸다. 감정적인 기억일수록 질기고 집요하다. 현재 자신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수록 인간은 과거에 대한 원망과 후회, 자책의 감정을 강렬하고도 지속적으로 떠올려 스스로를 괴롭힌다. 온전한 자아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감정적인 기억의 시달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극히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어 ‘기억 지우는 법’을 다룬 흔치 않은 인문서이다.
왜 싫은 기억이 더 오래갈까
뇌는 사건보다 감정을 더 기억한다. 특히 분노나 슬픈 감정을 행복하거나 즐거운 감정보다 더 강하게 오랫동안 기억한다. 뇌가 감정적으로 싫은 사건을 더 기억하는 이유는 다시 되풀이할지도 모르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뇌의 이러한 기억 메커니즘은 인간이 종(種)을 보존하며 살아남기 위해 획득한 중요한 능력이다. 그런데 스스로 획득한 이 기억능력 때문에 인간은 오히려 큰 고뇌를 짊어지게 되었다. 싫은 기억은 인간을 과거에 옭아매면서 정신과 육체에 고통을 안긴다.
어떤 정보를 기억 속에 집어넣고 끄집어내는 것은 해마와 편도체다. 편도체는 해마를 조종하여 해마가 집어넣고 끄집어내는 기억을 증폭시키거나 약화시킨다. 편도체가 해마에게 ‘강력하게 끄집어내라’고 명령하면, 인간은 과거의 사건을 아주 강렬하게 떠올린다. 감정적으로 슬프고 괴롭고 무서운 기억일수록 두 번 다시 그런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해마와 편도체는 기억을 한껏 부풀려 끄집어낸다.
해마와 편도체가 증폭의 연계활동을 반복한 결과, 그 싫은 기억은 전두전야에 인식의 패턴을 만든다. 싫은 기억, 슬픈 기억의 인식패턴이 전두전야에 만들어짐으로써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거나 ‘생각할수록 치가 떨린다’는 등의 괴로웠던 사건에 사로잡히는 마음상태가 생성된다.
반복적으로 자신을 덮쳐오는 싫은 기억, 그것이 초래하는 자승자박, 자포자기하는 마음상태는 해마와 편도체 그리고 전두전야에 만들어진 이러한 ‘인식의 패턴’ 때문이다.
등교거부 아동이 학교만 싫은 것이 아니라 운동회도 싫고 소풍도 싫은 것은 전두전야에 ‘그것들은 모두 비슷한 것’이라는 패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억압적인 상사를 싫어하는 직장인이 회사의 출입구만 바라봐도 현기증을 일으키거나,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사람이 다시는 주식에 손대지 않겠다며 기겁하는 것도 모두 뇌에 새겨진 ‘인식의 패턴’ 때문이다.
싫은 기억을 지우려면
무엇보다 기억을 부풀려 떠올리는 해마를 둔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해마를 진정시려면 전두전야를 개입시켜야 한다.
해마와 편도체는 ‘감정을 부풀리는 뇌’이고, 전두전야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다루는 뇌’다. 뇌 속에서 ‘감정’과 ‘사실’은 어느 한 쪽이 메인이 된다. 감정이 우위에 서면 사실은 무뎌지며, 사실을 앞세우면 감정은 진정된다. 사실을 다루는 전두전야를 우위에 있게 하면 감정을 증폭하는 해마와 편도체는 차분히 가라앉는다.
즉, 감정적으로 슬프거나 무섭거나 혐오스러운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전두전야를 개입시키면 감정적인 기억은 훌륭하게 진정된다.
3인칭 시점으로 기억하기
불교의 수도승들은 자기 안의 번뇌를 마치 누군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한 발 떨어져 바라보려 연습한다. 슬픔, 괴로움, 분노, 기쁨, 즐거움 등 희로애락의 모든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3인칭 시점에 자신을 가져다 놓는다.
자신을 괴롭혔던 직장 상사와 동료, 배신하고 떠난 과거의 연인, 행복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괴로운 사건이나 사고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그것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바라보는 것이 3인칭 시점으로 기억하기다. 3인칭 시점에서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은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나와 분리시키는 일이다.
싫은 기억을 긍정의 감정으로 대체하기
싫은 사건이 떠오를 때마다 ‘기쁘고, 즐겁고, 기분 좋고, 상쾌하고, 자랑스러운’ 긍정적인 감정을 구체적으로 떠올려 싫은 기억을 대신한다.
가령 복권에 당첨되어 황홀했던 감정을, 자신에게 불리하고 견딜 수 없는 사건의 기억에 맞대는 것이다. 복권에 당첨된 적이 없다면 연인에게 고백해서 상대가 그것을 받아주었을 때의 감정이라든지, 성적이 올랐을 때의 기분 등도 효과적이다.
부조리하고 참기 힘든 사건의 기억이 떠오를 때 그것을 긍정의 감정과 기분으로 대체하면 해마는 기억을 불리하고 견디기 힘든 것으로 떠올리지 않게 되며, 마침내는 아무렇지도 않은 추억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뇌를 자기발화시키기
뇌의 발화란 뇌신경회로가 정(正)의 전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뇌가 발화하면 최고의 행복감에 휩싸인다.
고해성사를 마친 가톨릭 신도가 평온하고 행복한 것은 고해성사로 지복의 상태에 이르며 뇌가 한껏 발화했기 때문이다. 뇌의 발화는 세뇌와 마찬가지다. 전두전야에는 세뇌되면 발화하는 장소가 있는데, 기분이 좋아지면 그곳이 행복감에 휩싸인다.
일본인들이 매번 신사(神社)를 찾아 두 손을 모으는 것도 그곳에 가면 뇌가 발화하여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본인의 뇌는 문화적 세뇌로 정월에 신사를 찾아가는 것만으로 발화한다.
타인의 세뇌로 발화하면 타인에게 이용당할 리스크가 있지만, 스스로 자신의 뇌를 발화시킬 수 있다면 리스크의 부담도 사라진다.
어퍼메이션(affirmation) 원리도 마찬가지다. 어퍼메이션이란 자신을 향한 긍정적인 언어습관이다. 기능뇌과학의 조사에 따르면 어퍼메이션을 매일 반복한 사람의 전두전야 안와복측내측부에 발화 패턴이 만들어진 사실이 확인되었다. 발화 패턴이 만들어지면 뇌에 다량의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매우 강렬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어퍼메이션이 세뇌와 다른 점은 본인이 그것을 스스로 만들어 자신에게 말로 들려준다는 점이다.
책 속 여기저기의 심리적 팁들
과거에 최선을 선택한 결과가 현재다
현재는, 과거에 선택한 최선들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최상의 결과물이다.
‘그때 이렇게 했다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었을 텐데’라는 선택안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은 과거의 자신이 아닌 현재의 자신이다.
인간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변화하여 나중에 알게 된 ‘결과론’으로 후회한다. 결과론으로 말을 하면 반드시 함정에 걸린다. ‘그때의 선택이 정답이었다’고 생각하던 일이 몇 년 후에는 평가가 역전되어 ‘그것이 애초에 큰 실수였다’가 될지도 모르며, 거꾸로 ‘그때 다르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후회하던 일이 나중에는 ‘사실은 그게 정답이었네’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과(因果)관계는 미래에 있을 뿐이다
과거에 대한 평가는 미래가 결정한다. 현재의 상황이 옳은지 그른지는 당장 판단할 수가 없다. 미래가 되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더 좋은 미래를 실현하면 결국 자기인생에 승리하는 셈이다. 더 좋은 미래를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현재의 슬픔과 고통을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인과(因果)관계는 미래에만 존재한다. 과거의 인과관계로 현재나 미래가 결정되는 일은 없다.
인과관계가 미래에만 있다는 사고는 높은 곳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것은 시간을 뛰어넘고 공간을 뛰어넘고 선악을 초월하여 자신의 현재를 긍정하는 일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로 미래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에피커시, 자기책임감, 자부심
최선의 선택이 방해받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에피커시 때문이다. 에피커시(efficacy)는 자기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의미한다. 에피커시가 낮은 사람 주변에는 에피커시를 떨어뜨리는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 당사자는 자기도 모르게 에피커시를 떨어뜨리도록 습관화된다. ‘그것은 무리야’라든지, ‘그런 꿈같은 이야기만 하면 어떻게 해’라는 식의 말을 자주 듣는다. 사려 깊지 못한 부모나 교사, 경쟁심에 불타는 직장동료, 질투심 많은 친구는 나의 에피커시를 떨어뜨리는 사람들이다. 성장기에 그런 사람들에 둘러싸여 성장하면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고착화할 위험이 높다. 에피커시가 한껏 내려가 ‘나는 무얼 해도 안 된다’는 위축된 마음의 상태는 행복하지 않은 감정을 지속시킨다.
자기능력에 대한 낮은 평가를 멈추면 우울증도 완화된다. 우울증을 의학적으로 말하면 뇌내 호르몬 세로토닌의 결핍상태다. 세로토닌은 신경전달물질로서 부족하면 우울증상이 나타난다. 의사들은 우울증을 치료할 때 뇌내 세로토닌 양을 늘리는 약을 처방하는데, ‘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에피커시를 높이면 도파민과 더불어 세로토닌이 다량으로 분비되기 시작한다. 뇌내 세로토닌 농도가 올라가면 우울증상은 크게 개선되기 시작한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우울증 환자가 없는 것은 이러한 의학적 이유 때문이다.
심리적 릴랙스
긴장하면 인간은 대뇌변연계 우위상태가 된다. 대뇌변연계가 우위에 있을 때 전두전야는 활동을 멈춘다. 전두전야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지적 능력이 상승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적 능력은 릴랙스되어 있을 때만 상승한다.
컴퓨터게임이나 텔레비전 시청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일으키거나 빛의 자극은 깊은 수면을 방해한다. 수면물질 멜라토닌은 15~16시간 주기로 분비된다. 빛을 받으면 멜라토닌이 사라져 잠은 자동적으로 달아난다. 매일 얕은 잠밖에 이루지 못하면 뇌는 지속적으로 긴장하며 릴랙스가 불가능해지고, 그것이 일상화하면 지적 능력은 계속 하락한다.
릴랙스는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멍하니 산이나 바다를 바라보는 것, 악기 연주나 화초 가꾸기 같은 느긋하게 몰입할 수 있는 취미가 이상적이다. 전두전야는 충분히 느긋한 취미를 가질 때 충분히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도마베치 히데토
천재로 인정받는 뇌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
기능뇌과학과 계산언어학, 분석철학, 인지심리학을 전공했다. 미국 메사추세츠대학과 일본 상지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학 대학원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했다. 예일대학 인지과학연구소와 인공지능연구소에서 연구했으며,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전(全)미국 4번째이자 일본인 최초의 계산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카네기멜론대학 CyLab 겸임 펠로우를 지냈으며, 하버드대학 의학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NMR센터 일본대표 연구자로서 뇌기능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도쿠시마 대학 조교수, 저스트시스템 기초연구소 소장, 일본 통상산업성 정보처리진흥심의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코칭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루 타이스(Lou Tice)의 고문 멤버로서 인지과학의 성과를 담은 능력개발 프로그램 ‘PX2’, ‘TPIE’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30여 권의 책을 썼으며, 국내에 출간된 저서로는 『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 『세뇌의 법칙』, 『머릿속 정리의 기술』 등이 있다.
옮긴이 : 문정신
일본 아시카가칼리지, 경기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출판 및 일본어 통번역에 종사하고 있다. 일본 TBS방송국 통역으로 일했으며, 북스넛출판사 대표를 지냈다. 옮긴 책으로는 《마지못해 혼자입니다》,《일류가 되는 사람 이류에 머무는 사람》이 있다.
목 차
머리말
01. 지나간 일들이 불편할 때
02. 왜 싫은 기억만 떠오를까
03.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04. 타인이 내 자아에 개입한다
05. 비참함 경험을 트라우마로 만들지 않는 법
06. 우울증상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07. 싫은 기억을 소멸시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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