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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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보영 외
출판사항지상의책, 발행일:2019/03/28
형태사항p.251 A5판:21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9617865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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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읽는 SF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하기 싫은 공부를 대신 해 주는 복제 인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혹은 ‘시험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은 안 만들어지나?’ 같은 생각을 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들은 어른들은 똑같은 잔소리를 늘어놓았을 것이다. “쓸데없는 질문 하지 말고 공부나 해.” 그렇다고 어른들의 꾸중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상상을 접고 꼭 공부나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들이야말로 낡은 오늘과 이별하고 더 나은 미래로 향하는 길을 알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이 세계에서는 분명히 그렇다. 이 세계가 어디냐고? 바로 ‘SF의 세계’다.

한국 대표 SF 작가 김보영과 서울SF아카이브 대표 박상준이 쓴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는 10대들에게 보내는 SF 세계로의 초대장이다. 또 종종 ‘쓸데없다’고 치부되지만 사실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질문들로 입이 간지러운 청소년 독자들에게 건네는 색다른 제안이기도 하다. 실제 인터넷 설문 조사로 모집된 질문들에 답하며 토론한 것을 토대로 구성된 이 책은 SF가 다루는 거의 모든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SF가 현실 세계를 어떻게 그리는지, 미래의 모습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보여 줌으로써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답을 미래 사회에서 구할 가능성을 찾는다.

만약 SF의 상상력이 인류를 구할 유일한 답이라면?
낡은 오늘과 이별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려는 10대들을 위한 SF 안내서

 서울 근교의 한 문화 센터 강의실에서 ‘밤샘 고전 SF 단편 영화제’라는 이름의 작은 행사가 열리고 있다. 밤 열두 시가 넘어서까지 강의실을 지키고 있는 건 작가 지망생, SF 덕후, 공대생, 기자, 영화제 직원 다섯 사람뿐이다. 아니, 다섯 사람과 로봇 하나. 그런데 이 중 로봇은 자신이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하며 50년 뒤에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멸망을 막을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인공지능, 젠더, 진화, 미래 기술, 종말, 우주, 외계 생명, 시간 여행 등에 대해 온갖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 토론하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주제에 대해 토론하다 보면 로봇의 엉킨 데이터가 정돈되어 인류를 멸망으로부터 구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얘기다. 이에 다섯 사람은 ‘몸을 기계로 바꿀 수 있다면 성별에 의미가 있을까요?’, ‘블랙홀에 빠지면 어떻게 되나요?’, ‘SF 영화에서 외계인들은 왜 그렇게 지구를 침공하나요?’ 등 모두가 한 번쯤은 상상해 보았지만 ‘쓸데없는 질문’이라며 무시만 당했던 질문들에 답하며 지극히 ‘SF적인’ 토론을 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들은 멸망할 위기에 놓인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1부부터 4부까지, 나, 너, 우리,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SF는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설명하고 관련된 SF 작품과 과학 지식을 함께 소개한다. 1부 ‘나는 인간이다’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이 인간을, 또 인간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존재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한편 2부 ‘나와 다른 너’를 통해서는 독자들이 다른 성별, 다른 신체적 특성, 다른 능력을 지닌 타인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혐오’와 ‘차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3부 ‘우리는 영원하지 않다’에서는 SF가 종말과 사후 세계를 그리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리의 삶을 어떤 태도로 바라보고 만들어 가야 할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4부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는 우주와 외계 생명에 대해 다룬다. 독자들은 어쩌면 가장 SF다운 방식으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땅이 아닌 다른 세상을 상상함으로써 세계를 보는 시야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의 특징

“SF가 ‘쓸데없는 상상’이라고? 그 말, 후회하게 될걸.”
SF로 배우는 미래 철학과 사고 훈련

SF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인간처럼 생겼지만 사실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진 로봇? 지구에 착륙만 했다 하면 무시무시한 초능력과 레이저총으로 공격부터 하고 보는 외계인?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과거든 미래든 원하는 시간으로 보내주는 타임머신? 허무맹랑하게만 보이는 SF적 상상들은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관한 질문들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상상은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지,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등에 대해 질문하고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 책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는 SF에서는 미래가 현실에 대한 성찰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진보적인 문학인 SF는 현재의 과학 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한 사고 실험이다. 우리는 늘 미래에는 지금과 다른 세상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사고 실험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까지 SF를 통해 상상할 수 있다. 남자도 여자처럼 임신하는 세상을 그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를 되돌아보게 하거나(옥타비아 버틀러, 《블러드차일드》) 시각장애인만 사는 나라를 상상해 장애란 사회의 인식과 제도의 장애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주는(허버트 조지 웰스, 〈눈먼 자들의 나라〉) SF 작품들을 보면 그 사실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2019년의 우리는 과연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신기하기만 했던 스마트폰은 어느덧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고, 과학자들의 우려 속에서 시작된 시험관 아기 시술은 이제 많은 난임 부부들의 희망이다. 과학의 발전은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만든다. 그리고 변화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또 오늘과는 다를 내일을 미리 상상해야 한다. 과학이라고 하면 겁부터 먹는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게 변화된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세계관과 철학을 준비해야 하는 10대들에게 ‘내일을 상상하는 법’을 알려 주는 이 책은 친절하고 흥미로운 미래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이 어른들의 꾸중으로 의기소침해진 10대들에게 ‘쓸데없는 질문’이란 없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F는 ‘남자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될까요?’나 ‘로봇과 인간이 서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같은 질문들을 쓸데없다고 치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 사회를 더 날카롭게 분석하여 미래에 대한 철학이 담긴 대답을 내놓는다. 이 책은 바로 그 결과물인 SF 작품들을 소개하며 이러한 작품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또 그 이야기가 어떤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세세하게 설명한다. 그러니 SF를 전혀 모르는 10대도 괜찮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SF 보는 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SF는 단순히 취향일 수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효율성이라는 것은 마법과 같거나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활용해 상상하고 뒤집어 보는 재미 또한 제공한다. 그러한 유희를 즐기다 보면 다양하고 복잡했던 가치들에 대한 고정 관념들 역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관심이 생겨 이 책에서 언급된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류가 상상해 왔던 과학적 상상력의 커다란 맥락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지용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연구교수)

SF는 말했지, “내일은 오늘과는 다를 거야.”라고
 발전하는 과학 기술과 친밀하게 인사하는 법

 과학이 미래를 이끌어 갈 중요한 학문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과학을 통해 우리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체계적인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 과거에는 초월적인 존재의 의도라고 생각되었던 수많은 자연 현상들이 지금은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제대로 해석되고 있는 것을 보면 과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학’이라고 하면 덜컥 겁부터 먹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이들은 과학이 이해하기 어려운, 소수의 사람만이 즐기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복잡한 수식과 단순한 알파벳의 나열로만 보이는 주기율표를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렇다면 과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과학과 가까워질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과학이라는 학문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우리 삶에 적용해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질문에 이 책이 대답한다. “SF를 읽어 봐!”라고. SF는 과학적 상상력을 가지고 엮어 나간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체계적인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과학이라면 SF는 바로 그 과학을 가장 대중적인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다. 복잡한 수식과 화학 원소를 알지 못해도 SF를 즐길 수 있다. 블랙홀의 생성 원리를 알지 못해도 <인터스텔라>를 보고 감동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SF를 읽으며 알게 모르게 접하는 과학적 사실들은 철학적 사고 역시 더욱더 넓고 깊게 만들어 준다. SF 독자들은 과학의 발전으로 이루어질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사회적 변화로 생겨날 문제의식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는 또 ‘은하철도 999’가 실재하려면 어떤 원리로 구현되어야 하는지, 블랙홀이라는 천체에 가까이 가면 어떻게 되는지, 성별이 자유자재로 바뀌거나 다수의 성별을 가지고 있는 생물이 있는지 등 교과서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흥미로운 과학 지식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이러한 과학 지식들은 SF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해 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보는 시선 또한 키워 준다. 이 책을 읽으며 즐겁게, 지루하지 않게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워 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더 넓어진 식견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위기에 직면했다. 한편으로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급속도로 발전시키면서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펼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세라고 하는 여섯 번째 대멸종 위기를 스스로 불러일으키고 있다. 두 세계는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길항작용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양의 되먹임을 통해 인류 위기를 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SF 평론가 박상준과 한국 대표 SF 작가 김보영은 바로 SF 속에서 그 길을 찾고 있다. SF가 모든 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SF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답을 찾는 것은 오로지 우리 독자의 몫이다.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저자)

SF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쓸데없을수록’ 더 좋아요
 질문과 토론, 세계와 우주를 보는 시야를 확장하다

 이 책은 인터넷 설문 조사를 통해 모집한 질문을 토대로 구성되었다. 일반 대중들에게서 SF와 관련된 질문들을 모두 수집해 주제별로 분류하고, SF 작가 김보영과 서울SF아카이브 대표 박상준, 편집자들이 실제로 만나 토론한 것을 재구성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엮었다. 그러니까 이 소설에는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던진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한국의 대표 SF 작가 김보영과 SF 전문 평론가 박상준은 ‘로봇과 인간이 서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 초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등의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한다. 로봇과 인간은 당연히 사랑할 수 있다고 대답하는 한편, 어쩌면 서번트 증후군도 초능력이 아니겠냐고 말하며 같은 주제를 다룬 SF 작품을 소개하고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중요한 것은 이 토론에서는 누구도 질문이 ‘틀렸다’거나 ‘쓸데없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주어진 질문에 자신의 가치관으로 빚은 상상을 꺼내놓을 뿐이다. 김보영은 이렇게 진행된 토론을 특유의 위트 있는 스토리로 구성해 독자들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는 10대들에게 ‘건강하고 즐겁게 토론하는 법’을 알려 준다. 토론이 ‘날 선 분위기 속에서 거창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일단 접어 두자.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토론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타인의 의견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꿈을 조작할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인간이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신생아가 눈이 하나로 태어난다면?’과 같은 재미있는 질문에 그저 각자의 생각을 펼쳐 놓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혹은 말장난 같은 생각이어도 괜찮다. SF 세계에선 오히려 그런 상상을 더 환영한다. 누군가는 ‘에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미 없어 보이는’ 이러한 토론이 현실의 문제를 바로잡고 더 나은,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도 있다. SF는 바로 그런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미래 로봇이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50년 뒤에 인류가 멸망할 거고 그걸 막으려면 인공지능, 젠더, 진화, 미래 기술, 종말, 우주, 외계 생명, 시간 여행 등에 대해 토론해야 해.” 혹시 모를 그날을 위해서 친구들과 더 많이, 더 즐겁게 토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이 책,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를 다 읽고 나면 저절로 머릿속 상상을 모두와 나누고 싶어질 테니까.

▷▷ 주요 내용

Q. 로봇에게 사람의 인격을 넣으면 그 로봇은 사람일까요, 아니면 그 인간을 흉내 내는 로봇일까요?
작가 이 질문은 이렇게 바꿔 볼 수 있겠네. 만약 우리가 타인의 몸에 인격을 넣는 게 가능해진다면 그 사람의 정체성의 중심은 몸인가, 아니면 정신인가?
상덕 아니면 이렇게 바꿔 보면 어때? 컴퓨터의 램이나 파워나 전선과 메인보드 같은 부품을 하나하나 바꾸다가 결국 전체를 다 바꾼다고 해 보자. 그건 어느 시점까지 이전의 컴퓨터와 같은 컴퓨터라고 볼 수 있을까?
 (……)
작가 사실 우리 몸의 하드웨어도 실제로는 계속 변하고 있어요. 뇌세포도 마찬가지고요. 갓난아기 때 내 몸에 있던 세포나 분자는 지금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요. 갓난아기 때의 내 인격도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죠. 그래도 나는 계속 나를 같은 사람으로 생각해요. 그건 어째서일까요?
직원 ‘기억’이 이어지니까요?
기자 그러면 기억이 인격의 중심일까요? 만약 기억이 중심이라면, 역시 로봇의 몸에 사람의 기억을 넣는다면 사람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 이건 아까 이야기했죠. 나는 설령 치매로 기억을 다 잃어도 여전히 같은 사람이라고요. 그럼 인격의 연속성은 어디에 있는 거죠?
작가 ‘주관’이죠. 주관은 누가 뭐래도 존재하지만 아직 과학이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영역이죠. 통계를 낼 수 없거든요. 그 어떤 천재나 초인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의 주관뿐이에요.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도 타인의 주관을 인식할 수 없어요. (본문 36~39페이지 중에서)

Q. 지구가 아닌 어딘가에는 제3의 성도 있을까요?
상덕 그거 바로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 이야기네요!

《어둠의 왼손》 어슐러 르 귄 Ursula Le Guin, 1969
사회적 성을 포함해 성 문제를 다룬 걸작이자 여성학의 고전이죠. 이 소설 속 행성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 변해요. 이런 세계에서는 성 역할이 고정될 방법이 없어요. 르 귄은 성 역할이 고정되지 않은 유토피아를 상상한 거죠.
처음에 주인공은 이런 외계인을 보고 혼란을 느껴요. 하지만 그 세계에서 한동안 지내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친구와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교류를 한 뒤에는, 자기 별에 돌아가서 성 역할이 나뉜 세계에 오히려 혼란을 느껴요. 이 소설의 멋진 점은 독자들도 책을 읽고 나면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거죠.

 (……)
공순 제3의 성을 찾기 위해 지구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어요. ‘테트라하이메나’라는 단세포 생물은 성이 일곱 가지나 된다고 하죠. 이 생물은 스물한 가지 조합으로 번식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식물이나 작은 생물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암수한몸은 일반적이다시피 해요.
어류와 양서류에도 흔하죠. 성별을 바꿀 수 있는 물고기만 400종이 넘는 것 아세요? 〈니모를 찾아서〉의 니모도 그중 하나죠. (본문 85~86페이지 중에서)

Q. 어느 날 지구상의 모든 신생아가 눈이 하나로 태어나기 시작한다면?
공순 대부분의 생물이 눈이 두 개인 건 이유가 있다고. 우리가 3차원 세상을 살고 있으니까. 두 개의 눈은 말하자면 생물학적인 홀로그램 장치야. 이건 간단히 알 수 있는데, 손을 들고 한쪽 눈을 가리고 보면 왼쪽 상과 오른쪽 상이 달라. 이 두 개의 상을 합쳐서 2D인 망막에 3D상을 만드는 거지.
작가 아하, 그럼 만약 태어나는 아이들의 눈이 하나가 되었다는 건 3차원 세계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이겠네. 그건 세상이 2차원이 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설국 열차에 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러면 뒤나 옆을 볼 필요도 없고, 먼 거리를 볼 필요도 없을 테니까.
상덕 소설〈눈먼 자들의 나라〉는 주인공이 시각장애인만 사는 나라에 가는 이야기야. 주인공은 거기서 왕으로 군림할 거라고 기대했지만 도리어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아. 그래서 나중에 원래 세계로 돌아온 뒤에 눈 하나를 없애 버리고 말아. 사실 인간은 어떻게든 환경에 적응하며 사니까 눈이 하나가 되어도 어떻게든 적응하고 살지 않을까?
작가 그 말을 들으니 노라 엘렌 그로스의 《마서즈 비니어드 섬 사람들은 수화로 말한다》가 생각나네. 이 책에 나오는 섬에서는 유전적 요인으로 인구의 반 정도가 농아로 태어나. 이 섬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수화를 제2의 언어로 배우지. 심지어 말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도 수화를 사용해. 이 사람들의 재미있는 점은 친구들 중 누가 농아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야. 그게 장애가 아니니까. 이 책은 장애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해. 장애는 언제나 사회적인 장애라는 거야. 중요한 건 사회가 그 장애를 보완하는 제도를 갖고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라는 거지. (본문 144~145페이지 중에서)

Q.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면 원인이 뭘까요? 지구 온난화? 핵전쟁? 인구 감소?
기자 온난화 아닐까요?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지구가 물에 잠기는 거죠. 인간의 욕망의 대가로요.
공순 꼭 인간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인간이 문제인 건 사실이지만, 지구의 기온은 그냥 놔둬도 계속 변하니까요. 역사의 어느 때에 지구는 공룡이 사는 따뜻한 우림이었고, 어느 때에는 매머드가 살던 얼음 행성이었죠. 지구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오가고 있어요.
기자 아, 그런가요?
공순 중세 시대는 이산화탄소량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는데도 지구가 지금보다 더 더웠다고 하죠. 중세가 기후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중세 온난기
4세기에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웠다는 연구가 있어요. 유럽에서는 작물이 풍작이었고 특히 포도가 잘 익었다고 하죠. 먹을 것이 많고 풍요로우니 사람들이 신을 찬미하게 되고, 남아도는 노동력으로 성과 교회를 대량으로 지으면서 중세가 시작되었다는 거예요. 반면 미 대륙은 가뭄으로 흉작이 이어졌고, 그게 잉카 문명 멸망의 원인이라고도 해요.
그러다 14세기쯤에는 다시 지구가 추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기근이 이어지고 흑사병이 돌면서, 사람들이 이제 신을 믿지 않게 되며 중세는 몰락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공순 지금은 그때 추워졌던 지구가 다시 점점 더워지고 있는 중일 수도 있어요. (본문 152~154페이지 중에서)

Q. 지구에서 우주까지 가는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공순 우주 엘리베이터의 발상은 성서에 등장하는 바벨탑의 발상과 기본적으로는 같아요. 우주로 날아가는 대신 우주까지 이어진 높은 구조물을 만들어서 걸어 올라가는 거죠.
기자 실용성이 있는 건가요?
공순 있는 정도가 아니죠. 우주로 나가는 데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지점은 대기권 탈출이에요. 일단 지구만 벗어나면 우주 공간에는 마찰력도 중력도 없기 때문에 추진하는 데에 거의 에너지가 들지 않아요. 그런데 그 과정에 드는 돈이 제로가 된다면? 철도나 고속도로가 건설된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변화가 인류에게 일어날 거예요.
기자 이를테면요?
공순 지금 지방에서 서울로 기차를 타고 가는 것과 비슷한 기분으로 우주로 갈 수 있다는 거예요. 우주가 지금처럼 먼 SF의 세계가 아니라, 지구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활권이 되는 거죠. (본문 190~192페이지 중에서)

Q. SF 영화에서 외계인들은 왜 그렇게 지구를 침공하나요?
작가 상덕이 말했다시피 그것도 하나의 은유지요.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악마의 역할을 SF에서는 외계인이 대신하는 거예요.
상덕 적이 인류가 아닌 존재라는 점에서 도덕과 윤리의 문제를 날려 버릴 수 있으니까요. 무자비하게 퇴치해도 문제가 안 되게 말이죠. 단순한 스토리를 만들기 좋은 소재죠.
직원 좀비처럼 말이죠?
상덕 웰스의 《우주 전쟁》은 처음으로 지구 바깥의 적을 상상한 작품이에요. 《우주 전쟁》이 라디오 드라마로 방송되었을 때, 시민들이 정말 외계인이 침략했다고 믿고 대피 소동을 벌인 에피소드는 유명해요.
 (……)
작가 웰스는 외계의 침공뿐 아니라, 공중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공중전 전쟁이나 대량 살상 무기, 원자 폭탄을 상상했죠. 웰스는 그런 것이 생겨날 수 있는 미래를 경고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웰스의 상상력은 앞에서 말했듯이 오히려 전쟁을 주도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말았어요.
직원 아아, 슬픈 일이네요.
상덕 냉전 시대에 미국에서 만든 B급 SF 영화의 외계인들은 공산주의 진영의 위협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스타워즈〉의 제국군 복장도 그런 느낌이잖아요?
하지만 냉전이 끝나 가면서 〈스타맨〉처럼 따뜻하고 온화한 외계인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본문 212~213페이지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보영
한국 SF 팬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 대표 SF 작가. 2004년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에서 《촉각의 경험》으로 중편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멀리 가는 이야기》, 《진화신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천국보다 성스러운》 등이 있다.

 

지은이 : 박상준
한양대학교 지구해양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비교문학과를 수료했다. 장르문학 전문잡지 《판타스틱》의 초대 편집장, SF 전문출판 ‘오멜라스’의 대표를 지냈으며, 현재는 서울SF아카이브 대표다.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공저), 《라마와의 랑데부》(옮김), 《화씨 451》(옮김) 등 30여 권의 책을 냈다.

 

감수 : 이지용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의 연구교수다. <한국대체역사 소설의 서사양상 연구>(2010)로 석사학위를, <한국 SF의 스토리텔링>(2015)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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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글
프롤로그
Chapter 0. 워밍업 - 어떤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보인다면 인격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할까?

1부 나는 인간이다

Chapter 1. 나는 너를 기억해, 인간이니까 - 기억은 인간의 전유물일까?
Chapter 2. 대체 어디까지가 인간인 건데? - 인간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있다면

2부 나와 다른 너

Chapter 3. 자기가 믿는 성별이 진짜 성별이다 - 젠더에 대한 SF적 상상
 그리고 남은 이야기
Chapter 4. 지금껏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을 계속 상상해야 하는 이유 - 미래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철학
 그리고 남은 이야기
Chapter 5. 모든 사람이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다면 - 인류는 어떤 방식으로 진화하게 될까?
그리고 남은 이야기

3부 우리는 영원하지 않다

Chapter 6. 우리는 멸종할까, 변화할까? - 인류의 종말과 미래에 대하여
 그리고 남은 이야기
Chapter 7. 인간은 죽으면 어디로 가나요 -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

4부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Chapter 8. 행성을 넘고 은하를 건너 - 인류는 우주로 진출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남은 이야기
Chapter 9. 만나서 반갑습니다, 외계인 씨 - 지금 당장 우주의 다른 생명체와 만날 수 있다면
Chapter 10. 과거의 나에게 로또 번호를 알려 주고 싶어 - SF는 시간 여행을 어떻게 그릴까
 그리고 남은 이야기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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