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과학사라니. 어려운 과학에 따분한 역사까지 얹으면 끔찍하게 지루하지 않을까?
저자는 오랜 세월 과학사 강의를 하면서, 과학사가 과학의 테두리 안에서만 논의되어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과학사 역시 인류 역사의 일부분이며, 예술, 문화, 철학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렇게 『인류 문명과 함께 보는 과학의 역사』가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은 인류 문명이 우주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문명의 바다 속에서 과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시대별로 조명하였다. 인류 문명의 변화가 과학이라는 학문에 영향을 주기도 했고, 과학의 발전이 인류 문명의 운명을 바꾸기도 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인류 문명 속에서 과학이 걸어온 발자취와 앞으로 걸어갈 길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의 말
신을 만나기 위해 숫자를 연구하다
술을 통해 신을 만나려고 했던 디오니소스교 신도들의 풍습을 이어받아, 피타고라스학파는 숫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신의 세계에 다가가려고 했다. 그들은 세상을 이루는 근본적인 물질이자, 근본 원리인 ‘아르케’를 자연수로 보았다. 신들의 힘인 ‘아르케’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자연수를 연구하던 그들은, 완전수, 비례와 평균, 피타고라스의 정리 등을 발견해 수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현대의 종교와 과학은 서로 대척점에 서 있지만, 고대에는 오히려 종교적 열망이 과학의 발전을 가져온 것이다.
유럽의 천문학은 아랍인이 발전시켰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지구중심설은 행성의 운동을 정확하게 설명했으며, 이를 통해 태양과 달, 여러 행성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준 중요한 이론이었다. 그러나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그리스 문화가 배척당하기 시작했고 지구중심설도 함께 사라졌다. 유럽에서 자취를 감춘 지구중심설이 다시 등장한 곳은 다름 아닌 아랍이었다. 아바스 왕조의 칼리프 ‘알 마문’의 학자들이 학술서 번역을 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프톨레마이오스의 지구중심설이 『알마게스트』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다. 아랍인들은 이 책이 하늘의 비밀을 탐구하는 위대한 책이라고 여겼다. 『알마게스트』는 지속적으로 번역되다가 10세기 이후 다시 유럽으로 흘러들어가, 16세기까지 유럽 천문학의 체계를 닦는 소중한 기반이 되었다.
흑사병이 미적분법을 밝혀내다
뉴턴은 1665년에 케임브리지 대학의 학사학위를 받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치려고 했으나, 그해 여름 영국에 흑사병이 돌기 시작했다. 뉴턴은 대학이 문을 닫은 2년 동안 고향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런데 뉴턴은 그곳에서 휴양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곳에서 미적분법과 만유인력의 기본 아이디어를 모두 정리했으며, 훗날 뉴턴역학이라고 불리는 역학의 핵심 이론에 대한 구상을 마쳤다. 흑사병을 피해 고향으로 내려가 있던 기간이 그에게는 집중과 사색의 시간이 되었고, 라이프니츠보다 먼저 미적분법의 아이디어를 정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양사의 재앙이었던 흑사병이, 과학사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인류와 함께 발전해 온 과학의 역사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
과학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많은 역사적 사건 속에서 함께 발전해 왔다. 또한 문화, 예술, 철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인류 문명은 이제 기술혁신과 세계화로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던 학문이 한데 뒤엉켜 거대한 지식이 되어 가고 있다. 미래 사회에 가장 필요한 지식인 과학. 앞으로 더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해 갈 우리 사회와 과학의 발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걸어온 역사를 알아야 한다.
역사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쉬는 생물이다. 우리는 이 책이 보여 주는 과학의 역사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길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후 미국 켄터키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연대학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물리학』, 『양자역학으로 이해하는 원자의 세계』, 『세상을 바꾼 과학 이야기』, 『과학자의 철학노트』 등 많은 책을 썼고, 『우주의 기원 빅뱅』, 『힉스 입자 그리고 그 너머』, 『우주의 시작과 끝 :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호킹까지』, 『BIG QUESTIONS 118 원소』 등을 번역했다.
중학교 『과학』(금성출판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물리Ⅰ』(YBM) 교과서를 비롯해서 『전기와 자기』, 『힘, 운동량, 에너지의 삼각관계』, 『쿤 이 들려주는 과학 혁명의 구조 이야기』, 『왜 땅으로 떨어질까』 등 수많은 어린이·청소년 과학책의 필자이기도 하다.
목 차
머리말 5
제1장 우주, 지구, 생명체, 그리고 인류의 기원 11
제2장 인류 문명과 과학의 시작 31
1. 인류 문명의 태동 33
2.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 40
3.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과학과 기술 63
제3장 로마 시대와 중세의 과학과 철학 81
1. 로마 시대의 과학기술과 철학 83
2. 아랍제국의 과학기술 96
3. 근대 과학의 기초를 닦다 102
제4장 과학혁명의 기반이 마련된 16세기 111
1. 유럽을 휩쓴 종교개혁 113
2. 코페르니쿠스의 조용한 혁명 118
3. 새로운 의학의 발전 125
4. 전기학과 자기학의 시작 133
제5장 과학혁명을 완성한 17세기 139
1. 30년 전쟁과 영국의 혁명 141
2. 프란시스 베이컨의 귀납법 146
3. 브라헤와 케플러의 행성운동법칙 150
4. 갈릴레이와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 158
5. 데카르트의 정신과 물질 이원론 167
6. 뉴턴의 중력법칙과 운동법칙 173
7. 생물학의 발전 181
8. 광학의 발전 189
9. 로크의 경험론 196
제6장 근대 과학의 기초를 닦은 18세기 201
1, 계몽주의 운동 203
2. 새로운 기체의 발견과 화학혁신 207
3. 전기와 빛에 대한 이해 217
4. 발생학과 분류학의 발전 229
5. 망원경의 발전과 천왕성 발견 241
6. 열기관의 발전 246
7. 버클리와 흄의 경험론과 칸트의 비판철학 253
제7장 근대 과학이 크게 발전한 19세기 261
1. 산업혁명 263
2. 원자로 이루어진 세상 267
3. 세포생물학과 진화론 277
4. 전자기학의 발전 286
5. 광학의 발전 296
6. 열역학의 발전 304
7. 넓어지는 우주 315
8. 엑스선, 방사선, 그리고 전자의 발견 323
9. 독일의 관념철학 334
제8장 현대 과학 시대를 연 20세기 341
1. 인류 문명의 전환점 343
2. 시간과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상대성이론 348
3. 원자의 세계로 안내하는 양자역학 358
4. 원자핵과 소립자의 세계 373
5. 우주에 대한 이해의 발전 383
6. 유전공학의 발전 403
7. 지구에 대한 새로운 이해 416
8. 전자공학이 이룩한 현대 사회 423
9. 과학을 철학의 중심으로 옮겨 놓은 과학철학 434
후기: 우주 시대의 인류 문명 451
찾아보기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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