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의 인문학-전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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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양진 외
출판사항모시는사람들, 발행일:2020/10/31
형태사항p.191 46판:19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629002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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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
‘화병’은 세계적으로도 ‘문화결합증후군’의 일종으로 ‘한국인 특유의 질병’으로서 보고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보고가 타당성이 있다면, 한국의 심층적인 문화전통에서도 ‘화병’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대 이래의 한국의 문학작품에서 그 흔적을 찾아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가설에서 출발하여 이 책의 저자들은 한국 전통 문학작품에 반영된 ‘화병의 사례와 기록’들을 찾아 소개하고, 그 문화적 의미를 논구하였다.


2.
한국 문학을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삼국시대 초기부터 화병은 심화(心火)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삼국유사에 실린 ‘지귀(志鬼)설화’가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다. 이 설화는 본래 인도에서부터 발생하여 신라에 전래된 것이지만, 신라문화 전통 속에서 재해석되고 전유되어 선덕여왕, 혜공선사 등의 역사적 인물과 영묘사라는 실제 공간적 배경을 갖춘 역사적 설화로서 기록되어 있다. 그 골격은 오늘날 ‘상사병(相思病)’이라고 불리는, 이루지 못하는 짝사랑이 원인이 되는 심병(心病)에 관한 기록으로, 그 심병이 어떻게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으로 확장되며, 또 신라 사회는 그 심병의 사회적 파장을 어떻게 다스려 나갔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선덕여왕은 화병의 당사자가 아니라 원인제공자이거나, 치유자로서 등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3.
한국사회, 화병의 전통적 맥락에서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그것이 주로 ‘왕실의 병’으로서 기록되었다는 점이다. 왕실을 배경으로 하는 화병(火病)은 구체적인 사례로서, 또 개인적이거나 단절적인 사건으로 마감되지 않고 여러 대에 걸쳐, 계기적인 스토리를 이루며 전승되고 심화,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랜 치세 기간을 보유하는 왕 중의 한 사람이면서, ‘임진왜란’을 겪으며 ‘왕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하고 그 패배감과 열등감에 평생을 시달렸던 선조는 ‘화병’에 관한 기록을 남긴 최초의 임금이다. 화병은 왕에서 왕으로 계승되기도 하지만, 주변인물(왕비나 왕자 등)로까지 확장되는 ‘가족력(家族歷)’의 질병으로 계속되면서 역대 국왕들은 대체로 이러한 화병에 시달리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화병은 시대를 달리하면서, 민간으로까지 이전된다.


4.
‘화병’이 한국인 특유의 질병이 되는 까닭은 한국인의 삶 전체를 배경으로 해서 형성되는 질병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때 전통시대 ‘화병’의 보편화에 기본 토대가 되는 것은 한국 특유의 대가족제도와 문화이다. 가족제도를 배경으로 하는 화병에 대해서는 고전소설에 적지 않은 사례들이 남아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고전소설에서 가족 내의 갈등으로 인한 ‘화병의 희생자’가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유효공선행록>과 <완월회맹연>이라는 두 작품을 통해 ‘가부장제’ ‘효’ ‘삼종지도’ 등을 핵심 키워드로 하는 한국의 전통적 가족제도 속에서 ‘화병’이 어떤 식으로 한국인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매김하게 되는지를 엿볼 수 있다.


5.
이렇게 ‘왕실의 병’에서 ‘민간의 병’으로 이전하고 ‘양반 가족의 병’에서 ‘한국인 보편의 질병’으로 자리매김해 온 ‘화병’은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이행하면서 ‘부모 - 자식’ 사이 ‘남성(남편) - 여성(아내)’ 사이의 갈등을 통해서 더욱 더 한국인 전체에 미치는 ‘보편성’을 획득하게 된다. “자식이 웬수”, “남편(男便)은 ‘남’ 편”이라는 두 종류의 ‘금언(金言)’은 그 이면에 깃들어 있는 ‘부모의 화병’, ‘아내(여성)의 화병’으로 구체화되고 유형화된 ‘한국인의 화병’의 보편성을 보여준다.


6.
이 책의 말미에는 ‘화병 관련 어휘/표현 모음’을 실었다. ‘화병’이 한국인에게 흔한 질병인 만큼 한국인의 언어 습관 속에 화병과 관련된 어휘와 표현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가슴 쓰림’에서부터 ‘홧김에 서방질한다’에 이르기까지 화병 관련 어휘와 표현들은 순수 의학용어에서부터 일상용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다층적이다. 이러한 ‘언어’를 통해, 우리는 ‘화병을 매개로 한’ 우리 자신의 이해와 한국사회의 이해에 좀더 심층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7.
이 책은 <통합의료인문학문고> ‘근대편’에 이은 시리즈 제2권이다. <통합의료인문학문고>는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 기획하고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에서 펴내는 문고로, 대중들이 의료인문학을 쉽게 이해하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한 책들을 발간한다.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연구와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문학 지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작가 소개

김양진
경희대 국문과 교수, 『인문학연구』 편집위원장, 경희대학교 문과대학 부학장.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1996~2009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연구교수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편찬과 한국어 어휘 연구 진행. 2010~2011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만주학센터 책임연구원. 2012년~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뉴욕주립대(SUNY) 방문학자(2018.1~2019.1)를 거쳤다.
『고대 도서관의 역사』(공역), 『국어사전학개론』(공저), 『동요 노랫말 수수께끼』를 위시해서 최근의 『언어학으로 풀어 본 문자의 세계』(공역), 『만주족의 신화 이야기』(공역)까지 십여 권의 저서와 「한국어의 형태와 형태소」, 「‘象形’과 ‘訓民正音’」, 「한민족어와 만주어의 형태론적 동형성」, 「시어와 문법」 등 90여 편의 논문이 있다.

 

염원희
경희대학교 HK+ 통합의료인문학 HK연구교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2009년부터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강의하였으며, 2011년부터 원광대, 단국대 연구교수 및 중앙대 포닥으로 재직하였고, 고전문학과 민속문화를 연구하였다. 신화에서 현대 도시전설까지 한국인의 이야기 문화를 관통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경희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생의례로 보는 근대 한국인의 삶』(공저), 『세시풍속의 지속과 변용』(공저),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공저) 등의 저서와 「사회적 참사 소재 도시전설의 유형과 의미: <삼풍백화점 괴담>을 중심으로」, 「질병과신화: 질병문학으로서의 손님굿 무가」, 「동아시아 해양신앙의 여신과 제의의 치유적 성격」 등 20여 편의 논문이 있다.

 

목 차

머리말
1. 총론: 화병을 ‘이야기’ 하다
2. 심화(心火) ―짝사랑이라는 이름의 화병
 화병(火病), 선덕여왕을 사랑한 지귀 이야기
 기원전 인도에서 유래한 설화, 구모두와 술파가
 화병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 연민
3. 기록으로 남은 화병 ―화병에 걸린 왕들
 화병이란
 최초의 화병의 주인공 선조
 여러 왕들에게 이어졌던 화병의 기질
 정조의 화병과 등창
4. 유전인가 직업병인가 ―임금님들의 화병
 선조, 우리 역사 최초의 화병(火病) 환자
 화병의 유전, 선조에서 광해군으로
 조선조 왕가(王家)의 화병, 왕의 숙명인가 유전인가
5. 대가족 제도의 희생양 ―고전소설 주인공의 화병
 국문장편소설의 세계
 가부장제의 논리, 장자의 의무
 악녀에게도 ‘억울함’은 있다
6. 자식이 웬수 ―부모들의 훈장, 화병
 왕에게까지 보고되는 죄악, 불효
 며느리의 등쌀에 시부모가 잇단 사망
 국정의 현안으로 떠오른 불효죄 처리
7. 아내의 도리 ―뒤틀린 부부관계와 화병
 들어가는 말
 삼종지도(三從之道)의 신화
 며느리의 위치, 아내의 도리
 부부관계의 뒤틀림과 화의 분출
 부록: 화병 관련 어휘/표현 모음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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