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드는 기술
지구와의 공존을 통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열망하게 하는 기술이 있다.
배터리, 자율주행, 웨어러블 로봇, 3D 프린팅, 레이저, 나노 로봇, 생물 모방 기술
인류의 역사는 일보 후퇴와 이보 전진이 어우러진 소용돌이의 역사다. 지난 백 년간 공학 기술은 과학과 심리학, 철학까지 흡수하며 역사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우리는 기술이 인류의 꿈과 욕망을 먹고 자라 정련되고 융합하며 진화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깨달았다. 이대로 자원을 개발하고 인구를 불리고 땅을 갈아엎어 거대한 도시를 짓고 인간만을 위한 낙원을 만들려 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말이다.
이러한 각성을 토대로 이 책은 21세기의 첨단 기술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 자연과의 공존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첨단 기술을 다룬 수많은 책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하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2019년 12월 한 시골마을에서 시작된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몇 달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 수천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백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는 누구나 공공장소에 나설 때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서 원격수업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모임과 행사는 사라졌다.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게임 플랫폼이나 유튜브를 통해 콘서트와 팬미팅을 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로 신작 영화를 본다. 매장에는 인간 직원 대신 무인결제기(키오스크)가 들어섰고 택배 배달 물량은 늘었으며 극장과 전시장은 텅 비었다.
세상은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시대로 바뀌었다. 전 세계인이 일 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교육, 생활, 문화, 경제, 사회, 국제 관계까지 격변하는 과정을 동시에 겪은 것은 처음이었다. 사람들은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지 궁금해했고 바이러스의 정체와 방역 과정,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관한 정보를 탐독했다. 제대로 알아야 이해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의 시대가 곧 도래해 우리의 삶이 확 바뀔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실상은 사람들에게 크게 와 닿지 않는 말잔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정보통신 기술과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이처럼 빠르게 언택트 방식으로 전환하지 못했으리라는 것이다. 인류 문명이 제아무리 번성한다 한들 인간 또한 자연선택이 지배하는 생태계의 환경압에 취약한 존재다. 다만 인간에게는 놀라운 공학 기술을 창조할 수 있는 뛰어난 지적 능력이 있으며 그로부터 비롯된 성취가 과거, 현재, 미래의 연속선상에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도록 이끌었다. 우리에게는 스스로를 성찰하고 바꿔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이 바꿔놓을 미래에 대해 공부하고 지구와 공존하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책을 읽고 다큐멘터리를 보고 전문가의 강연을 듣는다.
이 책이 주목하는 일곱 가지 첨단 공학 기술은
인간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좋은 과정을 거쳐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이 좋은 결과를 낳도록 보살필 줄 아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공존의 뉴노멀을 실현시키는 첨단 공학 기술은 무엇인가?
우리는 화석연료 사용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다 효율 높은 에너지원을 찾아내려 노력해왔다. 땅을 개간하고 콘크리트를 끼얹어 거대한 도시를 만들고 인구를 불렸다. 사람들이 살기에는 더없이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그사이 지구는 이상 신호를 보내왔다. 벌목과 개간으로 숲은 사라지고 플라스틱과 각종 쓰레기로 바다는 오염되었다. 자동차와 난방 기구, 공장에서 쏟아낸 미세먼지는 대기의 질을 떨어뜨렸고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온도를 높였다. 온난화는 극지의 얼음을 녹이고 사막화를 가속했으며 지엽적인 폭우를 쏟아부었다.
숲을 파괴하고 야생동물들의 터전에까지 난입한 인간의 욕망이 인류 사회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선진국 대도시에서 더 큰 피해를 낳았다. 인구밀도가 높은 거대 도시가 바이러스나 기후 변화의 역습에 훨씬 취약하다는 사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환경과 자원을 무작정 섭취하고 약탈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으로 빌려 쓰고 가능한 한 원상태를 보존해야 한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을 추구함에 있어서 자연과의 공존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21세기를 이끌 새로운 철학, 공존의 뉴노멀이다.
21세기에 주목받고 있는 첨단 공학 기술에는 인류의 꿈과 공존의 뉴노멀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그 열망을 실현시켜줄 배터리, 자율주행, 웨어러블 로봇, 3D 프린팅, 레이저, 나노 로봇, 생물 모방 기술에 주목한다.
먼저 배터리 기술은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공해를 줄이며 특히 에너지 재생 기술과 융합해 놀라운 시너지를 일으킨다. 리튬-이온 배터리, 해수전지, 수소 연료전지는 태양열, 수력, 풍력, 조력, 지열 등 깨끗하게 만든 재생 에너지를 깨끗하게 저장해두었다가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문명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획기적으로 경감해줄 수 있으며 운전자를 차에 탄 여행자로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동시에 교통 사고율, 교통 체증을 줄이며 배터리 기술과 결합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약화되고 나면 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이는 모빌리티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힘든 사람, 아픈 사람, 평범한 일상을 절실하게 소망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작업 능률을 올리는 보조 장치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그러나 신체를 강화시켜 인간 정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장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3D 프린팅은 최소한의 재료로 맞춤 생산을 가능하게 해준다.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디지털 기반의 완전 자동화 스마트 공장을 보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기를 대신할 수 있는 배양육을 출력하는 푸드 프린팅은 육류 소비문화에 변혁을 가져올 것이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물품을 제작하는 4D 프린팅은 우주 진출의 새로운 교두보가 될 것이다.
레이저는 인간이 만들어 낸 세상에 없던 빛이다. 레이저는 대기오염을 측정하거나 암세포를 추적해 제거하는 수준을 넘어 5단계 자율주행의 꿈을 이루어줄 도구이자 환상적인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만능 연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레이저를 이용하는 이러한 기술들이 벌써 거의 성취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나노 로봇은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 암세포를 제거하는 한편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어치우기도 한다. 인간이 부여한 임무에 충실하게 복무하는 나노 스케일의 최정예 부대 건설은 아직 이론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만, 과학자들은 오히려 그 점에 더 열광하고 의욕을 불태운다. 우리가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그리고 있는 나노 기술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더욱 다이내믹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러한 여섯 가지 공학 기술과 다방면으로 결합하고 응용될 수 있는 것이 생물 모방 기술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선택을 겪으며 찬란한 다양성을 이룩한 생명체들은 종의 존망을 걸고 생존의 아이디어를 축적해왔다. 우리는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연과의 공존이 뉴노멀이 된 이 시대에 생물 모방 기술은 우리의 따뜻한 상상을 한층 효율적으로 구현시킬 수 있다.
모든 기술에는 한계가 있다. 한계를 무시하고 기술을 남용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악용하는 것만큼이나 나쁘다. 우리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좋은 과정을 거쳐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이 좋은 결과를 낳도록 보살펴야 한다. 아무리 효율적인 엔진을 만든다 해도 기존 엔진에 비해 환경을 더 많이 파괴하고 공해를 증가시킨다면 냉정하게 외면해야 한다. 다소 불편하고 성능이 떨어져도 지구 환경에 더 도움이 되는 기술이 주목받고. 모두가 그런 기술을 소비하고 싶어 한다면 기술은 더 나은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줄 것이다.
유쾌한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첨단 공학 이야기
스파이더맨에서 워해머, 파인만과 칙센트미하이를 넘나드는
SF 마니아, 키덜트, 여행하는 심리학자 김명철 박사의 재치 있는 위트와 따뜻한 통찰
심리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첨단 기술의 미래는 놀랍도록 유쾌하고 흥미롭다. 저자는 생명체에게 가장 가혹하다는 소금사막을 리튬 산지로 활용하는 인간의 모습을 경이로우면서도 두려운 대상으로 바라본다. 인공위성에서 레이저를 쏘아 지상의 미사일을 격추하겠다는 황당무계한 계획으로 국민을 선동한 정치 캠페인을 비판하고, 웨어러블 로봇의 발전이 근로자에게 장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할 수도 있음을 우려한다. 반면에 나만의 피규어를 갖고 싶다는 열망에 생소하기 그지없는 3D 프린터에 도전하는 키덜트에게는 격려를 아끼지 않고,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돕기 위해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이들의 선량한 의지를 북돋는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와 영화, 드라마, 책, 게임 등의 콘텐츠를 넘나들며 21세기에 주목할 공학 기술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기술이 바꿔놓을 미래상, 연구자들이 갖추어야 할 윤리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이런 기술들을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통찰을 펼쳐 보인다. 친절한 설명과 재치 있는 글솜씨에 웃음 지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가 물어야 할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것은 인간이 지구와 공존하는 데 적합한 기술인가?”
작가 소개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식과 사회와 인간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인류 문명의 창조적 진화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쓴 책으로 『여행의 심리학』, 『과학과 기술은 어떻게 발전해왔을까?』, 『다를수록 좋다』, 공동 번역한 책으로 『성격심리학』과 『정서심리학』이 있다.
목 차
공존의 기술
CHAPTER 1. 배터리
-우주의 절대 법칙
-안티 엔트로피 항쟁의 최전선
-높은 곳에 있는 물
-압축하고 회전하는 힘
-뜨거운 물과 녹인 소금
-자동차와 스마트폰으로 들어간 배터리
-초전도체
-수소와 암모니아
-전기 에너지의 미래
CHAPTER 2. 자율주행
-여행길은 고되다
-몸뿐 아니라 마음도 고되다
-자동차가 등장하다
-모바일 전성시대
-자율주행이 만드는 새로운 균형점
-“차에 핸들을 다시겠어요?”
-자율주행차에 대한 저항감
CHAPTER 3. 웨어러블 로봇
-인간은 약하다
-인간은 무엇으로 진화하는가
-외골격 진화의 역사
-웨어러블 로봇의 꿈
-걸음을 돌려주다
-천리행군의 외골격
-철의 노동자
-잘 만들었으니 잘 발전시키자
CHAPTER 4. 3D 프린팅
-스파이더맨 슈트를 만드는 기술
-장난꾸러기 공학자의 발명품
-집에서 만들어 먹다
-마음껏 만들며 놀다
-메이드 인 스페이스
-허전한 곳을 채우다
-변화를 출력하다
-모두를 위한 3D 프린터
CHAPTER 5. 레이저
-무조건 레이저
-문명과 야만과 레이저
-우리 곁의 레이저
-레이저의 기개
-태양보다 뜨거운
-단색이기에 가능한 일
-환상적인 결맞음
CHAPTER 6. 나노 로봇
-아주 작은 과학의 탄생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술
-알코올 없는 화장품
-신속 정확 배달
-엔트로피와 싸우는 초소형 지원부대
-바이러스를 걸러내다
-닥터, 로봇
-1나노미터를 향해
-우주로 가는 나노 기술
CHAPTER 7. 생물 모방 기술
-자연이 가르쳐준 것들
-거미에게서 배우다
-바람과 물을 가르다
-영롱하고 찬란하게
-찰싹 달라붙다
-미끄러뜨리다
-똑똑하게 짓다
-모두의 생물 모방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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