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기술 위협에 대한 현 MS 회장의 인사이트
말이 일자리를 잃던 날,
인간도 일자리를 잃을 날이 올 것인가?
1922년 12월 20일 뉴욕 한 거리에 말발굽 소리가 울려퍼졌다. 205호 소방차의 소방관들은 부서장이 신호를 보내자, “이랴!” 하고 채찍을 내리쳤다.
소방차를 끄는 말들이 내달리기 시작했지만 정작 불이 난 곳은 없었다. 말들이 끄는 소방차는 브루클린 버로 홀(Brooklyn Borough Hall)을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에 고삐를 넘겨주기 위해서였다.
이 날이 이 말들의 마지막 근무였고, 뉴욕시에서 소방차를 끄는 모든 말들이 마지막으로 운행하는 날이었다.
50년 이상 묵묵히 일했던 소방차용 말들이 직장을 잃었다. 변화하는 기술과 그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300년 가까이 진행된 기술 변화는 계속해서 업무의 성질을 바꿔놓았고 전반적으로 생활 수준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불가피하게도 거기에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있었다.
오늘날 전 세계가 이와 비슷한 희망과 불안 섞인 눈초리로 인공지능을 바라보고 있다. 기계가 말들에게 끼쳤던 영향을 컴퓨터도 우리에게 끼치게 될까? 우리의 일자리는 어느 정도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일까?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브래드 스미스는 가는 곳마다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는 기술 발전의 속도가 인간을 앞서갈 때 기술 선도 기업과 사회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통찰을 이 책에 담았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이미 인류를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배경은 2054년, 범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워싱턴 D.C.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연기한 주인공은 살인범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그들을 체포하는 프리크라임(Precrime) 팀의 팀장이다. 톰 크루즈는 모든 사람과 사물이 추적되는 도시에서 자신의 팀원들을 피해 도망다니게 된다. 예지자들이 그가 살인을 저지를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사법기관에 대한 이러한 접근법은 15년이 지나도 얼토당토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왔던 기술 중 하나는 2054년보다는 훨씬 더 빨리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망을 치고 있던 톰 크루즈는 한 의류상점에 들어간다. 상점의 프로그램은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 한 명 한 명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고객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옷 이미지들을 즉각 키오스크에 보여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 어떤 웹사이트를 둘러본 후에 내 소셜 미디어 피드로 돌아왔을 때, 내가 조금 전에 보았던 것을 홍보하는 새 광고가 갑자기 나타난 적이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의류매장의 시스템은 톰 크루즈에 내장되어 있는 칩으로부터 정보를 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이미 스필버그의 상상력을 뛰어넘었다. 지금은 칩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고객이 지난주에, 또는 한 시간 전에 이곳을 방문했다면 안면인식 기술은 클라우드에 있는 데이터와 카메라를 활용한 AI 기반 컴퓨터 영상인식 기술을 동원해 매장으로 들어오는 고객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다.
기술 발전은
우리를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이제 컴퓨터는 대부분의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해왔던 일, 즉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윈도 노트북 컴퓨터의 잠금을 해제할 때 비밀번호보다는 안면인식 방법을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안면인식이라는 도구가 우리를 위협하는 무기로 돌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정부가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평화로운 집회에 참석한 모든 개인을 식별해서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후속조치를 취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심지어 민주사회에서조차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안면인식 기술도 늘 완벽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경찰이 안면인식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해 용의자를 식별할지도 모를 일이다.
안면인식 기술은 더 큰 정치, 사회적 이슈와 얽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안면인식이라는 형태의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가?’
브래드 스미스는 이 지점이야말로 IT 업계와 정부가 인공 지능에 관한 윤리적 문제와 인권 문제에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오늘날 기술 관련 이슈들은 20년 전보다 훨씬 더 넓고 깊다. 우리는 기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했다. 하루빨리 처리해야 할 시급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한 사회에서
기술 선도 기업의 역할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스필버그 감독은 기술이 어떻게 잘 이용될 수도 있고 남용 혹은 오용될 수도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관객들에게 묻는다.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범죄자를 제거할 수도 있겠지만 일이 잘못됐을 때는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게 될 것이다.
소설 《1984》에서 조지 오웰이 묘사해놓은 미래의 모습을 보면 시민들이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어두운 방에 몰래 모여 서로의 팔에 암호의 말을 두드린다. 그렇지 않으면 카메라와 마이크가 그들의 얼굴, 목소리, 말 한마디 한마디까지 모조리 포착해 기록하기 때문이다. 오웰은 거의 70년 전에 이미 그런 비전을 그려놓았다. 우리는 이제 기술이 이런 미래를 정말로 가능하게 만들까 봐 걱정하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의 해답은 사법기관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입법으로 정해두는 것이다. 당장 사람의 목숨이 위험한 것 같은 긴급 상황이나 감시를 위해 수색영장과 같은 법원의 명령을 받았을 때에만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다른 기술 규제 사례에서 통찰을 이끌어냈다. 규제에 대한 균형 있는 접근법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좀 더 건전한 역학관계를 창출해낸 시장은 많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20세기에 수십 년간 규제에 대한 저항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보면 모든 사람이 안전벨트를 매고, 모든 차량에 에어백을 설치하고, 모든 기업이 연비 효율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법률이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항공 안전이나 식품업계, 제약업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변화시킬 기술을 만들었다면
사람들이 적응하도록 도울 의무도 있다
인류가 따라가지 못한 기술 발전 속도는 이미 사회 곳곳에서 인류를 위협하고있다. 인터넷의 경우 오늘날 그 영향력이 전 세계 곳곳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각국 정부나 테러리스트, 범죄자들은 소셜 미디어 사이트를 불법적인 목적에 이용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가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상원위원인 마크 워너는 ‘딥페이크(deep fake)’, 즉 “거짓으로 누가 무언가를 발언하거나 행동한 것처럼 꾸미는 정교한 오디오 비디오 합성 툴”이 곧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셜 미디어 사이트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단속하도록 새로운 법적 책임을 지워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이렇듯 현대 사회에 발생하고 있는 사생활 침해, 사이버 범죄와 사이버 전쟁,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의 도덕적 문제, 불평등과 빅 테크놀로지의 관계,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 등은 그동안 가이드가 전혀 없었던 문제들이다.
이 책의 저자 브래드 스미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던진다. 오늘날 우리는 기본적이지만 너무나 중요한 원칙 하나를 인식하게 됐다. 어떤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면, 그렇게 변화된 세상에 사람들이 적응하도록 도와줄 책임도 그 기술을 만든 기업에게 있다는 원칙이다.
MS나 구글, 페이스북처럼 강력한 제품과 서비스로 ‘제국’ 같은 힘을 갖게 되는 회사나 기술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더 큰 책임을 져야 하고, 정부는 혁신의 속도를 따라잡음으로써 기술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중대한 변곡점에서, 기술 선도 기업이 사회를 위협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기술 위협 문제에 대한 가장 명확한 가이드”
- 빌 게이츠가 작성한 서문
브래드의 생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익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정책이 기술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이해했다. 브래드는 계속 구경꾼으로만 남는 것은 우리 회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를 위해서도 잘못하는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 서로 협력했을 때 모두에게 훨씬 큰 이익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인공지능, 안면인식, 사이버보안과 관련된 사안 등이 바로 그런 예다.
이 책에서 설명하듯이 정부가 더 많은 규제를 가지고 개입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더 좋을 경우도 있다.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정부에 더 많은 규제를 요청하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컬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IT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기타 여러 나라들의 지도자들과 더 많이 교류해야 한다고 브래드는 생각하고 있다.
브래드의 비전이 지금보다 더 중요했던 때는 없다. 전 세계 정부들이 수많은 IT 기업들을, 산업계 전체를 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의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는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IT 기업은 어떤 책임을 갖는가? 각국의 정부, 그리고 더 큰 커뮤니티 차원에서 이들 이슈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이 20년 전과 꼭 같지는 않지만, 그 당시 브래드가 보여주었던 통찰은 현재의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지금도 나는 브래드의 지혜와 판단력에 의지하고 있다. 그의 경험과 정보력을 생각하면 IT 업계가 현재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함께 고민할 때 브래드보다 더 나은 가이드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이 다루는 이슈들은 날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책은 새로운 기술이 야기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분명한 관점을 제시하고 IT 기업과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줄 것이다. 오늘날 IT 업계에서 논의가 가장 시급한 문제들에 관해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브래드 스미스
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사티아 나델라 CEO, 그리고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CLO(최고 법률 책임가)도 겸임하고 있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 대학 로스쿨, 제네바 국제대학원에서 국제법과 경제학을 전공한 변호사로, 특히 지적재산권, 특허, 국제법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특허 관련 변호사로 마이크로소프트 업무를 담당하며 혁혁한 성과를 올리면서 MS의 공식적인 파트너가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상품들을 세계 각국의 정부와 사회 기관망에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은이 : 캐럴 앤 브라운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커뮤니케이션 및 대외 관계 선임 이사다. 브라운과 스미스는 Today in Technology 블로그 시리즈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다양한 글쓰기, 비디오 제작 등을 함께했다.
옮긴이 : 이지연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 후 삼성전자 기획팀, 마케팅팀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인간 본성의 법칙》 《위험한 과학책》 《제로 투 원》 《룬샷》 《토킹 투 크레이지》 《만들어진 진실》《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아웃퍼포머》 《기하급수 시대가 온다》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파괴적 혁신》《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빈곤을 착취하다》 《시작의 기술》 《다크 사이드》 《포제션》 외 다수가 있다.
목 차
빌 게이츠 서문_ 기술 혁신이 불러울 문제에 대한 가장 명확한 가이드
들어가며 클라우드 : 세상이 담긴 서류 캐비닛
1장 감시 : 3시간짜리 도화선
2장 기술과 공공 안전 : 거짓말쟁이가 되느니 패배자가 되겠다
3장 프라이버시 : 기본적 인권
4장 사이버보안 : 세상을 향한 경고
5장 민주주의 지키기 : 지켜낼 수 있어야 공화국이다
6장 소셜 미디어 : 우리를 갈라놓는 자유
7장 디지털 외교 : 기술의 지정학
8장 소비자 프라이버시 : 언젠간 입장이 바뀔 것이다
9장 지역별 광대역 통신 : 21세기의 전기
10장 인재 격차 : 기술의 인간적 측면
11장 AI와 윤리 : 컴퓨터가 뭘 할 수 있는지보다 뭘 해야 하는지 물어라
12장 AI와 안면 인식 : 얼굴이 휴대폰만큼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가?
13장 AI와 노동력 : 말이 일자리를 잃던 날
14장 미국과 중국 : IT 업계의 신냉전
15장 데이터의 미래 : 오픈 데이터 혁명의 필요성
결론 우리보다 커져버린 기술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감사의 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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