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 곁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한 까치…
어느 날 문득, 나뭇가지를 물고 부산히 움직이는
까치 두 마리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늦깎이 까치 부부와 숲해설가의
짜릿하면서도 행복한 동행이 펼쳐진다!
어느 날 문득, 나뭇가지를 물고 바삐 움직이는 까치 두 마리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 시작이었다. 이웃의 다른 까치보다 둥지 트는 시기가 많이 늦었지만 부지런히 움직이는 까치 모습에 반하여 까치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면서 써 내려간 114일간의 관찰 기록이다.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먹이를 선물로 전하는 수컷의 구애 행동과 짝짓기 때의 위치를 살펴 결국 암수를 구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까치의 번식 생태를 꼼꼼하게 기록해 놓았다. 까치의 마음을 헤아리는 섬세함, 엄마 까치와 아빠 까치의 작은 움직임의 차이를 놓치지 않는 치밀함, 일반적인 까치 특성과 ‘늦깎이’ 까치의 생태를 비교하는 꼼꼼함, 새끼 까치들이 알에서 깨어나 비로소 세상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이 마치 한 편의 동화처럼 가슴 따뜻하게 펼쳐진다.
다가섬과 기다림으로
완성한 까치 이야기
개나리와 목련이 피면 우리는 시각적으로 봄이라는 것을 금세 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소리가 있다. 겨우내 얼음장 밑으로 졸졸 흐르던 산골짜기 개울의 짜랑짜랑한 물소리는 그곳에 가야 들을 수 있지만, 봄이 다가올 무렵이면 새의 지저귐이 요란해진다. 도심 곳곳에 자리한 자그마한 공원이나 앙상한 가로수들 사이로 다양한 소리로 울어대는 새 소리는 짝을 찾는 소리이자, 짝을 맺은 한 쌍의 새들이 둥지를 지으며 소통하는 소리이리라. 이후로 알을 낳아 품고 새끼들을 다 키울 때까지 어미 새들의 예민한 지저귐은 새끼들 독립이 마무리될 즈음인 여름에야 사그라든다.
이처럼 새의 소리, 곧 까치 소리에 이끌려 인연을 맺으면서 관찰 기록으로 남긴 이가 있다. 쉰 살 즈음 자연과 벗하고 싶어 숲해설가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2012년부터 판교환경생태학습원에 근무하면서 2013년부터 새에 관심을 갖게 된 오영조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그와 까치와의 인연은 호된 신고식을 치르면서 일찌감치 시작되었다. 2013년 5월 어느 날, 도심에 조성된 작은 숲을 산책하다가 어미 까치의 절박하면서도 필사적인 울음소리에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숲의 터줏대감 고양이가 떡하니 나무 아래 앉아 있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날은 까치 새끼들이 둥지를 떠나는 날이었고, 새끼 한 마리가 둥지를 떠나 첫 비행을 하다가 나뭇가지에 내려앉지 못하고 나무줄기 중턱에 간신히 매달려 파닥거리고 있었다. 그제야 어미 까치가 고양이를 끝까지 따라오면서 격렬하게 경계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런 까치와의 만남 이후로 그는 새를 보러 다닐 때나 여행할 때 새의 생태를 자세히 보는 습관이 생겼으며, 주변의 새들을 집중 관찰하고, 특히 까치의 생태는 흥미롭게 관찰하고 기록했다. 그 관찰 습관은 잠자는 감성을 깨웠고, 마침내 『늦깎이 까치 부부와의 만남』이라는 제목을 달고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동고비와 함께한 80일』, 『까막딱따구리 숲』, 『우리 새의 봄·여름·가을·겨울』 등을 펴내 ‘새 아빠’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김성호 작가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늦깎이 까치 부부와의 만남』! 김성호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 있는데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더라도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새도 그렇습니다. 누구나 까치는 압니다. 하지만 생김새와 까치 하면 떠오르는 두 가지 이야기 말고 더 말할 것이 있을까요? 이제라도 이야기할 것이 많아져서 다행이고 기쁩니다. 까치가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품고, 어린 새를 키워 독립시키기까지의 일정, 곧 까치의 번식 생태를 밝혀낸 것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꿋꿋이 걸으신 오영조 선생님의 애씀 덕분입니다.”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한 까치의
번식 생태를 오롯이 담아내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이야기를 아마 모르는 이는 없을 터. 텃새로 오랜 세월 우리와 이웃하며 살아온 까치는 동네 사람들의 얼굴을 거의 인식한다고 한다. 만약 낯선 이가 동네에 들어서면 경계의 소리를 높이니까 우리 조상들은 낯선 이가 곧 손님이라고 자연스럽게 터득했으리라. 이렇듯 까치는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고 좋은 소식을 가져다주는 전령사로 민화에도 등장하며, 서민들에게 위로가 되는 새로 그 존재감이 대단했다. 저자 또한 이러한 정서 속에서 자라왔으니 까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2020년 3월의 어느 날, 저자는 까치가 둥지를 짓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까치가 둥지 짓고 알을 낳아 품고, 깨어난 새끼들이 자라는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보리라 굳은 다짐을 한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근무지인 판교환경학습생태원에 도착하여 여느 까치들보다 늦게 둥지를 짓는 늦깎이 까치 부부에게로 향한다.
겉으로 보기에 암수 구별이 어려운 까치의 암수를 저자만의 구별점을 찾아내면서 비로소 제대로 관찰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우리와 가까이 있으나 잘 알지 못한 까치의 육아 장면들을 본격적으로 기록했다. 직장인으로 3개월 넘게 관찰자로 살아가려면 감내해야 일이 너무 많았지만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가면서 모두 쏟아부어 마침내 『늦깎이 까치 부부와의 만남』이라는 책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
판교환경생태학습원 옥상 정원 남단 난간에 카메라를 삼각대에 올려놓고 메타세쿼이아 가지에 걸쳐 있는 까치 집을 탐색하여 얻은 자료는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둥지를 견고한 성처럼 짓고 워낙 경계가 심한 까치들이라 비록 둥지 속은 들여다보지는 못했지만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림으로 곁들였을 뿐만 아니라, 까치 집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과 알에서 깨어난 세 마리 까치들이 어떻게 세상을 마주하는지, 새끼들을 키워내면서 꽁지깃이 해지고 고단한 부모 까치들의 모습은 물론, 까치 삼 형제가 먹이 활동 등 독립에 필요한 훈련과 어떻게 무리와 어울리는지 감동의 장면들이 곳곳에 펼쳐진다.
이런 저자의 수고로움을 그가 근무하는 판교환경학습생태원 하동근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탐조할 때의 그녀가 풍기는 분위기는 진지함-그녀의 삶 전체가 진지함으로 똘똘 뭉쳐 있다-을 넘어서는 듯하다. 차라리 종교의식에서나 볼 수 있는 경건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 모른다. 따라서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이 기록의 배후에는 삶의 진지함과 영혼의 경건함이 녹아들어 있다.(중략)
자연에 대한 작가의 감성과 태도가 두드러지게 돋보인다. 까치의 집이 ‘스카이 캐슬’로 보이거나, 집짓기가 늦어져 마음이 바쁜 까치에게 ‘늦깎이’로 이름 짓기, 아빠 까치의 조기 교육이나 엄마 까치의 조바심 공감하기, 거기에 까치의 사랑 노래를 달달하게 맛보는 그녀의 감성에서 인간과 까치 사이에 어떠한 거리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그녀의 글에는 이성적 글쓰기 논리의 강박감 같은 것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이 책은 늦깎이 까치 부부와 새끼 삼 형제를 바라보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마치 한 편의 동화를 읽는 것 같은 감동을 안겨준다. 어쩌면 이 책은 아주 아득한 옛날, 인간의 삶에 깊이 파고들어 적응에 완벽하게 성공한 생명체였지만, 현대에 들어서면서 도시화에 따른 서식지 파괴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인간과 활동 영역이 부딪치는 유해조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버린 까치에 대한 연민의 기록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자연에 깃들인 생명체에 관심을 갖는 것은 곧 인간을 향한 배려라는 점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작가 소개
1962년 괴산군 연풍면에서 태어나 자연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충주여중, 충주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쉰 즈음 자연과 벗하고 싶어 숲해설가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2년부터 판교환경생태학습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새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오래도록 관찰한 첫 작품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앞으로도 우리 주변의 새들을 계속 관찰하여 숨겨진 새들의 생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목 차
감사의 글/ 추천의 글 1, 2/ 들어가는 글
관찰 장소에 대하여
튼튼한 기초 공사는 수컷이 앞장서서
까치들의 공동 구역, 만남의 장소
까치도 사랑 노래는 달달하다
오작교를 건너다
둥지를 품은 나무
나뭇가지의 달인
까치발을 들다
지붕을 얹고, 입구를 완성하다
드디어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다
흙 범벅이 된 깃털
봄비의 선물, 쉼
포근한 알자리는 암컷이 나서서
알을 낳다
그리고 품다
누가 호랑나비 애벌레를 먹었을까?
나의 보금자리는 신호등 구멍이야!
드디어 새끼가 깨어나다
아빠 까치는 묵언수행 중
암컷은 언제까지 둥지 안에서 밤을 보낼까?
새끼 까치들의 폭풍 성장기
시련, 공포의 방역 살포
새끼 까치, 세상과 처음 마주하다
아빠 까치의 조기교육
새끼들의 첫 비행
엄마 아빠 까치, 조바심의 시간
까치는 새끼에게 먹이를 어떻게 먹일까?
어린 까치들의 일상
처음으로 땅을 밟다
딱새 가족이 둥지를 떠나다
어린 까치들이 스스로 먹이를 찾다
남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다
뱁새 가족도 둥지를 떠나다
큰부리까마귀 가족이 나타나 동네가 시끄럽다
아빠 까치, 참새 아파트를 공격하다
홀로서기 할 시기가 다가오다
개미 목욕하는 어린 까치
독립한 동네 청소년 까치들
독립을 위한 호된 신고식
마무리하는 글/ 덧붙이는 글/
부록 1/ 까치와 우리 민족 그리고 현실
부록 2/ 모양이 다양한 까치 둥지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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