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이야기 - 인간과 동물이 맺는 새로운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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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서준 외
출판사항EBS북스, 발행일:2021/06/25
형태사항p.327 국판:23
매장위치농축산식품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75890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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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야생동물이 어떻게 가축이 되었을까?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인 야생동물의 가축화,
EBS 다큐프라임 <가축>에서 못다 한 이야기


인간과 가축이 공존하게 된 과정, 그 여정을 따라가 보는 <가축 이야기>
우리의 삶 어디든 있는 존재, 가축에게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에 대하여


가축은 공기와 같은 존재다. 인간은 그들을 입고 먹는다. 가축은 인간의 몸을 보호하던 의복을 넘어 욕망을 표현하는 패션으로, 허기를 채우는 고기라는 제품으로 존재한다. 식탁 위에서도 항상 마주하지만, 맛으로 평가할 뿐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우리는 잘 모른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EBS 다큐프라임 <가축>을 제작하며 가축이 인간과 공존을 하게 된 이유와 과정에 대하여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야생에서 최고의 맹수로 꼽히는 늑대가
어떻게 개가 되었을까?
가장 먼저 가축이 된 동물은 개다. 그리고 개의 조상은 늑대다. 가축의 기원에 대해 몇 가지 밝혀진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인류 최초의 가축은 늑대를 길들인 개라는 것이다. 개의 조상은 늑대지만 인간은 늑대를 기를 수 없다. 늑대를 기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고기가 필요하다. 사람도 먹기 힘든 고기를 먹여가며 늑대를 기르려는 수고는 하지 않았을 것이고 유별난 야생성 또한 늑대를 기르기 힘든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인간이 늑대를 기를 수 있는 기간은 고작 1년 남짓, 늑대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 동물 중 하나다. 새끼 늑대를 기르는 알타이의 카자흐 유목민은 늑대는 개와 전혀 다른 동물이라고 단언한다. 인간은 늑대가 주변을 경계하고 사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차 가까이 두었을 것이고, 그런 늑대의 자손들은 점차 사람에게 순종적으로 변하며 개가 되었다는 것을 추측할 뿐이다. 늑대가 인간을 선택했다는 이야기에 힘이 쏠리고 있다. 늑대는 기를 수 없고, 길들일 수 없지만 늑대의 후손인 개는 인간의 가장 친숙한 동반자가 되었다.


가축이 된 개는 인간의 사냥을 도왔다. 이스라엘 남부의 네게브사막에서 발견된 약 5,000년 전 암각화에는 인간과 개가 협동해 사냥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개가 야생 염소인 아이벡스를 꼼짝 못하게 포위하고 인간이 활을 쏘고 있는 장면이다. 우리나라의 멧돼지 사냥도 이와 비슷하다. 개가 멧돼지를 쫓아 포위하면 사냥꾼은 총을 겨눈다. 이때 개는 멧돼지의 반격을 받아 부상을 당하기도 하지만 개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렇듯 개는 목숨을 걸고 인간을 돕지만 인간이 개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일은 절대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키르기스에서 촬영하던 중 늑대 무리가 개를 물어 죽인 일이 일어났다. 개가 죽은 처참한 현장에는 혈투가 벌어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얼마 후에는 반대로 개가 늑대를 물어 죽인 일도 일어났다. 개의 조상은 늑대로 지금도 교배를 한다면 새끼를 낳을 수 있지만 개와 늑대는 인간을 사이에 두고 철천지원수가 되고 말았다. 저자는 늑대와 개의 관계를 악연이라 설명한다.


파푸아 다니족은 개를 무척 아낀다. 늘 옆에 앉히고 털을 골라주며 내 몫의 밥을 나눠주기도 한다. 먹을거리, 특히 단백질이 부족한 곳이지만 다니족은 개를 먹지 않는다. 개를 먹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개가 죽으면 나무에 버린다. 몽골 유목민은 개를 인간으로 환생하기 바로 전 단계의 존재라고 여긴다. 개를 먹어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다.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잘라 머리에 베게 하고 몸에 우유를 뿌린 후 묻는다. 사람으로 환생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먹이를 찾느라 야단법석인 개들, 하나같이 비쩍 말라 있는 도시의 개들. 이렇듯 개를 대하는 세계 각국 다양한 민족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야생동물은 가축이 되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다. 주둥이의 길이가 짧아지고 안면각이 줄어들며 털의 색깔이 다양해진다. 또한 가축화되면서 뇌의 크기도 줄어든다. 돼지는 멧돼지에 비해 30퍼센트가량 뇌의 크기가 줄어 있다. 인간과 함께 살며 먹이를 사냥할 필요가 없고 포식자로부터 공격받을 일이 없으니 후각이나 청각이 불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거대한 뿔도 점차 작아지며 성격도 온순해진다. 가축화는 온순해지는 과정으로 여기에 예외는 없다.
가축이 되며 변화하는 야생동물들의 특성들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인간과 가축의 관계에 대해 특별한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가축을 따라 이동하는 유목민의 삶을 만나다
중앙아시의 알프스로 불리는 키르기스스탄의 톈산은 6월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톈산으로 향하는 도로는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가축의 행렬 때문이다. 키르기스 유목민은 겨울철은 산 아래에서, 이듬해 봄이면 다시 산을 오른다. 5월 말에서 6월 초가 되면 가축을 끌고 자일로라는 여름 목초지로 이동해 이동식 천막집인 유르트를 치고 여름을 보낸다. 이곳에서 가축을 살찌우고 겨울이 되면 마을로 돌아가 식량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러시사의 툰드라 지역에 흩어져 사는 네네츠족은 순록과 함께 살아가는데 여름에는 북쪽으로, 겨울에는 남쪽으로 이동하는 생활을 한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순록을 따라 살아간다. 시베리아 타이가의 남방 한계선으로 울창한 산림지대에서 사는 순록 유목민 차탄족 또한 순록 없이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없다. 이렇게 세계의 오지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유목민들이 어떻게 가축과 함께 살아가는지, 가축을 어떤 존재로 여기는지, 인간이 가축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돌아볼 시간을 갖게 한다.


만들어지고 진화하는 가축,
결코 끝나지 않을 인간과 가축의 동행
『가축 이야기』는 인간과 친밀한 가축의 이야기를 담은 ‘동행’으로 문을 연다. 이스라엘 훌라계곡의 한 집터에서 발견된 여성의 유골, 그녀의 왼손은 개를 보듬고 있다. 1만 3,00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사람과 개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개를 기르던 사람이 죽어 개가 순장을 당한 것으로 여겨지는 장면이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함께하는 그야말로 ‘동행’이다.
2장 ‘사치스러운 음식, 젖과 고기’에서는 인간이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도축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가축이 고통 없이 숨을 거둘 수 있도록 단번에 도축하는 기술, 그리고 도축 후 얻은 고기를 남김없이 먹는 사람들, 저자는 이를 가축에 대한 예의라고 설명한다. 가축이 젖을 짤 때도 먼저 새끼에게 젖을 물린 후 사람이 이용할 젖을 짜는 것 또한 이런 맥락이라고 이야기한다. 3장 ‘일하는 가축’에서는 농사를 돕는 소, 예전에 이집트에서 남북으로 300킬로미터를 오가며 짐을 날랐다는 당나귀, 120킬로그램의 소금판을 등에 지고 하루에 40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에티오피아의 낙타 이야기를 소개한다. 4장 ‘유목민 이야기’는 가축이 생활하기 좋은 곳을 찾아가는 척더 아저씨의 이사 여정을 통해 유목민들에게 가축이란 어떤 존재인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며, 마지막으로 ‘남은 이야기’는 외부세계와 격리된 곳에서 만난 동물, 사람들, 다양한 경험들을 담았다. 잘 알지 못하고 아무나 가기 힘든 곳, 1년에 절반 이상을 외지를 찾아다니며 신비로운 풍경과 그 속에서 가축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는 두 명의 프로듀서를 통해 인류에게 가축이란 어떤 존재인지, 가축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가축〉
야생동물의 가축화는 인간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과정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이 서로 협력한 결과하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인간은 가축으로부터 먹거리와 의류, 노동력을 얻었고 가축은 인간으로부터 맹수로부터의 보호와 안정적인 먹이 등의 다양한 이익을 었다는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가축>은 인간과 가축 사이의 관계를 상호의존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인간과 가축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인지, 인간이 가축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작가 소개

서준
충남 논산 출생으로 생물학과 생화학을 공부하고, EBS PD로 입사했다. PD 생활 대부분을 국내외에서 자연과 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보냈다. 현재 EBS 편성기획센터 협력제작부 PD로 재직 중이다. 주요 작품으로 <아시아 대평원> <신과 다윈의 시대> <히말라야> <비밀의 땅 파미르> <중앙아시아, 살아남은 야생의 기록> <가축> <범의 땅> <공존의 그늘> 등의 다큐멘터리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하나뿐인 지구> 등의 교양 프로그램이 있다. 2018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한국방송대상 생활정보 부문’을 비롯해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5회 수상했으며, ‘엠네스티 언론상’, ‘2018 휴스턴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특별상’, ‘children earth vision award’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아시아대평원』이 있다.

 

김규섭
1974년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새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자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군 복무 후 동아방송대학교 영상제작과에서 다큐멘터리 이론을 공부했으며, EBS에서 조연출을 거쳐 현재 독립PD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EBS 다큐프라임 <곤충, 밀리미터의 세계> <생존> <가축> <비밀의 왕국> <곤충, 전략의 귀재들>, EBS <이것이 야생이다>, KBS 환경스페셜 <삵, 산골마을로 내려오다> 등이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2회 수상했으며, 한국PD연합회 ‘이달의 PD상’, 한국독립PD협회 ‘이달의 독립 PD상’ 2회 수상, ‘한국독립PD상’ 등을 수상했다.

목 차

책을 펴내며 | 우리의 삶 어디든 있는 존재, 가축_서준
 인간과 동행하는 가축에 대한 예의_김규섭

PART 01 동행
 최초의 가축
 늑대, 개 그리고 인간
 특별한 가축, 개
 가축이 된다는 것
 개여우 혹은 여우개
 고산의 가축
 툰드라의 순록 유목민, 네네츠
 숲속의 순록 유목민, 차탄족
 양과 염소

PART 02 사치스러운 음식, 젖과 고기
 동물의 살, 고기
 도축
 파푸아에서 돼지의 운명
 소와 물소의 엇갈린 운명
 고귀한 음식, 젖
 척더 아저씨의 겨울 준비
 잉카의 가축, 기니피그

PART 03 일하는 가축
 농사를 돕는 식구, 소
 습지에 강한 물소
 당나귀는 열심히 일하는 남자 같아요
 낙타 이야기
 너무나 기르고 싶은, 그러나 기를 수 없는
 말을 타고 톈산을 오르다
 다나킬사막의 소금 카라반
 가장 불쌍한 가축

PART 04 유목민 이야기
 좀 심심해도 괜찮아요
 늑대와 유목민, 그리고 겨울
 세계의 지붕, 유령을 닮은 눈표범
 척더 아저씨의 가을 이사
 차강사르와 오츠
 안데스의 목동
 똥 이야기

PART 05 남은 이야기
 중앙아시아의 수원지, 파미르
 말라 버린 바다, 아랄해
 티그로바야발카에서
 강원도의 기억
 오지의 묘약
 파미르에 가면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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