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저는 기꺼이 ‘종북’ 하겠습니다.”
1. 마녀사냥 수난기
“이 책은 한국의 보수정권과 보수언론이 통일을 염원하는 한 해외동포를 어떻게 마녀사냥 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일은 어느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고 국내정치 수단은 더더구나 아니다.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 살고 있는 8,200만 한민족 모두의 비원이자 사명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쓴 추천사다. 이 책은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저자 신은미 씨의 남한 여행기이며, 동시에 정세현 전 장관의 말처럼 ‘마녀사냥’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의 부제인 ‘재미동포 아줌마 종북 마녀사냥 수난기’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수난기’로 끝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종북몰이를 이겨낸 평범한 재미동포 아줌마의 별난 모국 방문기이자, 종북 마녀사냥을 이기는데 도움을 줄 살아있는 체험기이며 교재라 할 수 있다.
2. 통일의 파랑새에서 종북마녀로
마녀가 처음부터 마녀는 아니었다. 2014년 11월 19일, 조계사에서 열린 통일토크콘서트에 참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은미 씨는 통일의 아이콘이었다. 2011년 첫 방북 이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기행문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2012년에 펴낸 첫 번째 북한 기행문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도 국내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고, 2013년 8월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통일부 유니TV에선 홍보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이처럼 통일의 파랑새 역할을 하던 신은미 씨에게 종북의 광풍이 몰아닥친 이유는 무엇일까? 신은미 씨는 강제출국 당할 때까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시 통일토크콘서트에 대해 청와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공개된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황선 & 신은미 토크콘서트 장소제공 관련 조치 요”(2014년 11월 22일), “조계사 - 황선 장소 제공 - 경위 조사 후 조치(자승)”(2014년 11월 25일)과 같은 지시를 내렸다. 신은미 씨는 “당시 검사도 ‘내 위에 총장 있고 그 위에 또 있습니다’라고 했다” “박근혜씨가 비서관 회의에서 통일토크콘서트를 ''종북콘서트''라고 규정하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했으니 당연 김기춘 실장은 민정수석에게 그렇게 지시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3. ‘기꺼이 종북하겠다’
2014년 11월 19일 조계사 통일토크콘서트 이후 종편방송은 기다렸다는 듯이 마녀사냥의 시동을 걸었다. 전쟁이라도 터진 것처럼 호들갑 떠는 종편이 문제 삼은 발언은 신은미 씨가 평소에 하던 말이었다. “대동강맥주 맛이 좋다”, “북녘에 흐르는 강물이 깨끗하다.” 그런데 방송이 나가자마자 저자의 친정어머니에게서 “나의 아름다운 딸이 어찌 악마로 변했느냐!”는 문자를 보내왔다. 친정어머니는 새벽기도에 가서 ‘빨갱이짓’ 하고 다니는 딸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도대체 방송에서 무어라 했기에 친정어머니마저 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했을까? 신은미 씨의 조계사 토크콘서트 이후 방송에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북콘서트’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며 찬양일색’이라는 자막과 함께 반복해서 비난방송을 내보냈다. 저자는 어머니에게 답장을 했다.
북한 동포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내가 본 그대로 알려주고,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 우리 민족이 하나 되는 것이야말로 하늘이 우리에게 바라고 소망하는 축복입니다. 대통령이 말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한 것도 종북인지요. 만약 이것이 ‘종북’이라면 저는 기꺼이 ‘종북’ 하겠습니다.
저자는 ‘가족마저도 서로 분열시키는 악한 무리들!’ 에 맞서 기꺼이 종북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말을 하고 통일을 이야기하면 종북이고, 통일의 대상인 북녘 우리 형제들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게 종북이라면, ‘종북’이야말로 이 시대를 ‘선함’으로 이끌어가는 ‘양심 있는 자들의 정의로운 행동’ 아닌가, 라고 말한다.
4. ‘북한은 지상낙원’ 발언 허위보도가 야기한 테러
종편의 종북몰이는 테러 사건까지 야기했다. 한 청년이 2014년 12월 10일에 ‘익산 강연장’에서 폭발물테러까지 저지른 것이다. 이 날의 테러로 인터넷 방송사의 기자 한 명과 행사를 주최한 원광대 이재봉 교수가 화상을 당하기도 했다. 평화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인간 사이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테러이다. 일베 활동 경력이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강연장에서 테러하기 직전 저자에게 물었다. “북을 지상낙원이라 하셨다면서요?” 종편이 끝임 없이 세뇌시킨 말이었다. 정작 경찰은 “통일토크콘서트에서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는 발언은 없었다”라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래서 저자는 “어찌 보면 익산 사제폭발물 테러를 저지른 학생 역시 ‘종북몰이’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의견을 밝혔다. 테러 행위의 근원이 언론 허위보도였기에 테러를 한 학생도 피해자라는 것이다.
5.검경의 수사로 체감한 국가보안법
테러 사건에 충격을 받은 저자는 서둘러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공항에 가서 자신이 출국 정지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출국 정지와 함께 경찰의 소환이 이뤄졌다. 서울경찰청 담당 형사는 ‘질긴놈’이라는 아이디로 신은미 씨에게 메일을 보냈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O대 경위 OOO입니다. 귀하가 『TV조선』 등을 고소한 사건과 활빈단 등이 귀하를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조사가 필요하니 2014년 12월 12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O대 사무실로 출석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에 출두한 신은미 씨에게 수사관은 대동강맥주, 대동강물, 휴대폰 숫자 등의 발언에 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경찰도 강연 내용에 대해 집중 신문했다. 저자가 어이없었던 것은 사실 관계의 확인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생각과 의도를 갖고 그런 말을 했냐는 것이다. 저자는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고 나서 국가보안법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첫 경찰 조사를 통해 나는 이 법이야말로 천하의 몹쓸 법이라는 것을 재확인하게 됐다. 이 법이 존재하는 한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이 감옥에 가는 것은 물론 엉터리 보수단체의 준동과 종북몰이,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정권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아가 통일은 말 할 것도 없고….
6. 강제출국
경찰은 통일토크콘서트 발언과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그리고 『오마이뉴스』 연재 기사를 헤집어가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려 했다. 그러나 북을 고무·찬양한 혐의를 찾지 못한 경찰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들이밀었다. 궁색하게도 경찰은 “외국인이 무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통일토크콘서트 같은 정치활동을 했으니, 이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인 동시에 강제 추방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북콘서트 문화 행사가 정치 활동’으로 둔갑해버리는 순간이었다. 검찰은 기소를 유예하고 강제출국을 결정했다. 법원은 5년간 입국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출국금지 속에 30일간 네 차례에 걸쳐 50시간 이상 검·경의 조사를 받고, 5년간 입국금지와 함께 강제출국을 당하면서 저자는 그야말로 ‘헬조선’을 실감했다고 한다.
이 같은 결정 직후 미국의 국무성 대변인은 “신은미, 공식 이름 에이미 정, (우리는) 사건을 주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에 대해 우려한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신은미 씨는 2015년 1월 10일 “남북의 화합과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의 사랑하는 동포들, 그리고 어떠한 힘든 상황에서도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근면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내 모국의 동포들과 항상 함께할 것”이라며 출국성명을 발표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7. 누가 누구에게 유감을 표해야 하나?
강제출국 당한 지 만 2년이 다 됐다. 신은미 씨가 무슨 죄로 강제출국 당해야 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평범한 ‘재미동포 아줌마’의 인권을 철저히 짓밟은 것은 아닐까? 최근에 공개된 정보를 통해 이런 추정은 거의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2년 전 신은미 씨를 조사했던 검사는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신은미 씨가 거부하자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다’고 표명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재차 물었다. 저자는 이런 요구를 하는 검사에게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언론의 허위·왜곡 보도와 마녀사냥식 ‘종북몰이’로 엄청난 고통을 입었고, 사제 폭발물 테러로 생명까지 잃을 뻔한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라니…. 이 나라에 정의라는 게 있긴 한 걸까”라며 탄식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언론은 종북몰이의 피해자인 신은미 씨의 입국금지를 취소하고 마녀사냥에 대해 사과를 하거나 유감을 표해야 하는 것 아닐까?
8. 종북 마녀사냥 극복하려면
한국 사회는 지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리고 그 누구도 장차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없는 탄핵정국, 격변기를 맞이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교 등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린 과거의 악습을 제거하자는 것이 국민들의 희망사항이다. 그 주요 과제의 하나는 분단으로 생긴 폐단을 없애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은 종북몰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종북몰이를 방지하는 첫걸음은 종북몰이에 희생당한 사람을 복권시키는 일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인물 중에 신은미 씨는 상징적인 인물이며, 이 책은 종북몰이를 극복하는 데 유용한 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종북 마녀사냥에 대해 ‘그래 난 종북이다’라고 당당하게 맞서라고 말한다.
“종북으로 모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종북이 뭐냐”고 물어보고 싶다. 내가 본 북한과 북녘동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모국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 협력 나아가 통일을, 그것도 평범한 민간인이 원하고 이야기하면 ‘종북’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종북’이야말로 멋진 별명 아닌가. “그래, 난 통일을 염원하고 북녘동포를 사랑하는 ‘종북’이다.
그리고 다가올 통일 시대에 대권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렇게 주문한다. 정면돌파 하지 않고서는 ‘종북몰이’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이왕이면 대권을 노리는 분들께서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이 종북이야? 그래, 그럼 나는 종북이다”라고 당당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 까요. 그래야 통일 시대의 대통령 자격이 있는 것이겠죠.
이 책에는 2년 전의 종북 마녀사냥 사건의 내막과 최근 저자의 활동을 소개하는 인터뷰가 함께 실려 있다. NK 투데이 문경환 기자와의 서면 질의응답으로 구성된 이 인터뷰에서 강제출국 이후의 저자의 생각과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저자는 작년 여름 관측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었다는 북한 함경북도의 주민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였다. 현재 3만5천 달러가 넘는 성금이 모아졌으며, 미국 정부로부터 ‘북한 수재민들에게 쌀을 구입해 전달해도 좋다’ 는 라이선스가 떨어져 방북을 준비 중이라 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신은미
1961년 서울 출생.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민간 외교사절단인 어린이 예술단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세계 40여 개 국 공연.
선화예술중고등학교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성악과 졸업.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 석사, 음악 박사.
1986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음.
2011년 10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모두 여덟 차례에 걸
쳐 약 백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 .
2016년 여름에 발생한 북한 수재를 돕는 모금운동을 했
고, 식량을 구입하여 2016년 12월 방북 예정.
▣ 주요 목차
서문- 조국을 사랑한 죄, 입국금지 5년
제1부 ‘종북마녀’가 된 재미동포 아줌마
제1장 내 생애 가장 슬픈 여행
제2장 나의 딸이 어찌 악마로 변했느냐!
제3장 조국을 떠나기로 결심하다
제4장 남북 지도자 만나서 하고 싶은 말
제5장 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탈북자들
제6장 익산서 터진 ‘사제 폭발물 테러’
제2부 국가보안법 수사와 강제출국
제7장 경찰 조사 그리고 국가보안법
제8장 경찰의 어이없는 질문들
제9장 테러리스트 감싸는 나라
제10장 한국, 자유민주주의국가 맞나?
제11장 강제출국 그리고 귀가
제12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여행
제3부 재미동포 아줌마, 일본에 가다
제13장 민단, 조총련 모두에게 하고싶은 강연
제14장 일본에 있는 ‘우리학교’
제15장 요코하마와 교토의 조선학교
제16장 오사카, 고베 그리고 평양으로
제4부 통일토크콘서트 테러 사건을 말하다
너무 솔직해서 탈일까? - 이만열
화이부동의 지혜가 필요 - 문정인
‘통일하려면 서로 친북하고 친남해야’ - 오인동
검찰이 테러에 너그러운 이유 - 곽성준
내게 폭발물 던진 고3, 그래도 용서하고자 ? 이재봉
제5부 인터뷰·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 문경환
식량 40톤 싣고 북 수해 현장 갑니다
후기- 북한 붕괴 전제한 정책 버려야
“저는 기꺼이 ‘종북’ 하겠습니다.”
1. 마녀사냥 수난기
“이 책은 한국의 보수정권과 보수언론이 통일을 염원하는 한 해외동포를 어떻게 마녀사냥 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일은 어느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고 국내정치 수단은 더더구나 아니다.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 살고 있는 8,200만 한민족 모두의 비원이자 사명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쓴 추천사다. 이 책은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저자 신은미 씨의 남한 여행기이며, 동시에 정세현 전 장관의 말처럼 ‘마녀사냥’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의 부제인 ‘재미동포 아줌마 종북 마녀사냥 수난기’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수난기’로 끝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종북몰이를 이겨낸 평범한 재미동포 아줌마의 별난 모국 방문기이자, 종북 마녀사냥을 이기는데 도움을 줄 살아있는 체험기이며 교재라 할 수 있다.
2. 통일의 파랑새에서 종북마녀로
마녀가 처음부터 마녀는 아니었다. 2014년 11월 19일, 조계사에서 열린 통일토크콘서트에 참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은미 씨는 통일의 아이콘이었다. 2011년 첫 방북 이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기행문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2012년에 펴낸 첫 번째 북한 기행문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도 국내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고, 2013년 8월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통일부 유니TV에선 홍보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이처럼 통일의 파랑새 역할을 하던 신은미 씨에게 종북의 광풍이 몰아닥친 이유는 무엇일까? 신은미 씨는 강제출국 당할 때까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시 통일토크콘서트에 대해 청와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공개된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황선 & 신은미 토크콘서트 장소제공 관련 조치 요”(2014년 11월 22일), “조계사 - 황선 장소 제공 - 경위 조사 후 조치(자승)”(2014년 11월 25일)과 같은 지시를 내렸다. 신은미 씨는 “당시 검사도 ‘내 위에 총장 있고 그 위에 또 있습니다’라고 했다” “박근혜씨가 비서관 회의에서 통일토크콘서트를 ''종북콘서트''라고 규정하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했으니 당연 김기춘 실장은 민정수석에게 그렇게 지시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3. ‘기꺼이 종북하겠다’
2014년 11월 19일 조계사 통일토크콘서트 이후 종편방송은 기다렸다는 듯이 마녀사냥의 시동을 걸었다. 전쟁이라도 터진 것처럼 호들갑 떠는 종편이 문제 삼은 발언은 신은미 씨가 평소에 하던 말이었다. “대동강맥주 맛이 좋다”, “북녘에 흐르는 강물이 깨끗하다.” 그런데 방송이 나가자마자 저자의 친정어머니에게서 “나의 아름다운 딸이 어찌 악마로 변했느냐!”는 문자를 보내왔다. 친정어머니는 새벽기도에 가서 ‘빨갱이짓’ 하고 다니는 딸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도대체 방송에서 무어라 했기에 친정어머니마저 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했을까? 신은미 씨의 조계사 토크콘서트 이후 방송에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북콘서트’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며 찬양일색’이라는 자막과 함께 반복해서 비난방송을 내보냈다. 저자는 어머니에게 답장을 했다.
북한 동포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내가 본 그대로 알려주고,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 우리 민족이 하나 되는 것이야말로 하늘이 우리에게 바라고 소망하는 축복입니다. 대통령이 말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한 것도 종북인지요. 만약 이것이 ‘종북’이라면 저는 기꺼이 ‘종북’ 하겠습니다.
저자는 ‘가족마저도 서로 분열시키는 악한 무리들!’ 에 맞서 기꺼이 종북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말을 하고 통일을 이야기하면 종북이고, 통일의 대상인 북녘 우리 형제들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게 종북이라면, ‘종북’이야말로 이 시대를 ‘선함’으로 이끌어가는 ‘양심 있는 자들의 정의로운 행동’ 아닌가, 라고 말한다.
4. ‘북한은 지상낙원’ 발언 허위보도가 야기한 테러
종편의 종북몰이는 테러 사건까지 야기했다. 한 청년이 2014년 12월 10일에 ‘익산 강연장’에서 폭발물테러까지 저지른 것이다. 이 날의 테러로 인터넷 방송사의 기자 한 명과 행사를 주최한 원광대 이재봉 교수가 화상을 당하기도 했다. 평화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인간 사이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테러이다. 일베 활동 경력이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강연장에서 테러하기 직전 저자에게 물었다. “북을 지상낙원이라 하셨다면서요?” 종편이 끝임 없이 세뇌시킨 말이었다. 정작 경찰은 “통일토크콘서트에서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는 발언은 없었다”라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래서 저자는 “어찌 보면 익산 사제폭발물 테러를 저지른 학생 역시 ‘종북몰이’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의견을 밝혔다. 테러 행위의 근원이 언론 허위보도였기에 테러를 한 학생도 피해자라는 것이다.
5.검경의 수사로 체감한 국가보안법
테러 사건에 충격을 받은 저자는 서둘러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공항에 가서 자신이 출국 정지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출국 정지와 함께 경찰의 소환이 이뤄졌다. 서울경찰청 담당 형사는 ‘질긴놈’이라는 아이디로 신은미 씨에게 메일을 보냈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O대 경위 OOO입니다. 귀하가 『TV조선』 등을 고소한 사건과 활빈단 등이 귀하를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조사가 필요하니 2014년 12월 12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O대 사무실로 출석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에 출두한 신은미 씨에게 수사관은 대동강맥주, 대동강물, 휴대폰 숫자 등의 발언에 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경찰도 강연 내용에 대해 집중 신문했다. 저자가 어이없었던 것은 사실 관계의 확인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생각과 의도를 갖고 그런 말을 했냐는 것이다. 저자는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고 나서 국가보안법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첫 경찰 조사를 통해 나는 이 법이야말로 천하의 몹쓸 법이라는 것을 재확인하게 됐다. 이 법이 존재하는 한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이 감옥에 가는 것은 물론 엉터리 보수단체의 준동과 종북몰이,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정권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아가 통일은 말 할 것도 없고….
6. 강제출국
경찰은 통일토크콘서트 발언과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그리고 『오마이뉴스』 연재 기사를 헤집어가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려 했다. 그러나 북을 고무·찬양한 혐의를 찾지 못한 경찰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를 들이밀었다. 궁색하게도 경찰은 “외국인이 무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통일토크콘서트 같은 정치활동을 했으니, 이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인 동시에 강제 추방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북콘서트 문화 행사가 정치 활동’으로 둔갑해버리는 순간이었다. 검찰은 기소를 유예하고 강제출국을 결정했다. 법원은 5년간 입국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출국금지 속에 30일간 네 차례에 걸쳐 50시간 이상 검·경의 조사를 받고, 5년간 입국금지와 함께 강제출국을 당하면서 저자는 그야말로 ‘헬조선’을 실감했다고 한다.
이 같은 결정 직후 미국의 국무성 대변인은 “신은미, 공식 이름 에이미 정, (우리는) 사건을 주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에 대해 우려한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신은미 씨는 2015년 1월 10일 “남북의 화합과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의 사랑하는 동포들, 그리고 어떠한 힘든 상황에서도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근면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내 모국의 동포들과 항상 함께할 것”이라며 출국성명을 발표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7. 누가 누구에게 유감을 표해야 하나?
강제출국 당한 지 만 2년이 다 됐다. 신은미 씨가 무슨 죄로 강제출국 당해야 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평범한 ‘재미동포 아줌마’의 인권을 철저히 짓밟은 것은 아닐까? 최근에 공개된 정보를 통해 이런 추정은 거의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2년 전 신은미 씨를 조사했던 검사는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신은미 씨가 거부하자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다’고 표명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재차 물었다. 저자는 이런 요구를 하는 검사에게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언론의 허위·왜곡 보도와 마녀사냥식 ‘종북몰이’로 엄청난 고통을 입었고, 사제 폭발물 테러로 생명까지 잃을 뻔한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라니…. 이 나라에 정의라는 게 있긴 한 걸까”라며 탄식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언론은 종북몰이의 피해자인 신은미 씨의 입국금지를 취소하고 마녀사냥에 대해 사과를 하거나 유감을 표해야 하는 것 아닐까?
8. 종북 마녀사냥 극복하려면
한국 사회는 지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리고 그 누구도 장차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없는 탄핵정국, 격변기를 맞이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교 등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린 과거의 악습을 제거하자는 것이 국민들의 희망사항이다. 그 주요 과제의 하나는 분단으로 생긴 폐단을 없애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은 종북몰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종북몰이를 방지하는 첫걸음은 종북몰이에 희생당한 사람을 복권시키는 일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인물 중에 신은미 씨는 상징적인 인물이며, 이 책은 종북몰이를 극복하는 데 유용한 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종북 마녀사냥에 대해 ‘그래 난 종북이다’라고 당당하게 맞서라고 말한다.
“종북으로 모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종북이 뭐냐”고 물어보고 싶다. 내가 본 북한과 북녘동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모국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 협력 나아가 통일을, 그것도 평범한 민간인이 원하고 이야기하면 ‘종북’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종북’이야말로 멋진 별명 아닌가. “그래, 난 통일을 염원하고 북녘동포를 사랑하는 ‘종북’이다.
그리고 다가올 통일 시대에 대권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렇게 주문한다. 정면돌파 하지 않고서는 ‘종북몰이’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이왕이면 대권을 노리는 분들께서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이 종북이야? 그래, 그럼 나는 종북이다”라고 당당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 까요. 그래야 통일 시대의 대통령 자격이 있는 것이겠죠.
이 책에는 2년 전의 종북 마녀사냥 사건의 내막과 최근 저자의 활동을 소개하는 인터뷰가 함께 실려 있다. NK 투데이 문경환 기자와의 서면 질의응답으로 구성된 이 인터뷰에서 강제출국 이후의 저자의 생각과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저자는 작년 여름 관측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었다는 북한 함경북도의 주민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였다. 현재 3만5천 달러가 넘는 성금이 모아졌으며, 미국 정부로부터 ‘북한 수재민들에게 쌀을 구입해 전달해도 좋다’ 는 라이선스가 떨어져 방북을 준비 중이라 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신은미
1961년 서울 출생.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민간 외교사절단인 어린이 예술단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세계 40여 개 국 공연.
선화예술중고등학교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성악과 졸업.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 석사, 음악 박사.
1986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음.
2011년 10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모두 여덟 차례에 걸
쳐 약 백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 .
2016년 여름에 발생한 북한 수재를 돕는 모금운동을 했
고, 식량을 구입하여 2016년 12월 방북 예정.
▣ 주요 목차
서문- 조국을 사랑한 죄, 입국금지 5년
제1부 ‘종북마녀’가 된 재미동포 아줌마
제1장 내 생애 가장 슬픈 여행
제2장 나의 딸이 어찌 악마로 변했느냐!
제3장 조국을 떠나기로 결심하다
제4장 남북 지도자 만나서 하고 싶은 말
제5장 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탈북자들
제6장 익산서 터진 ‘사제 폭발물 테러’
제2부 국가보안법 수사와 강제출국
제7장 경찰 조사 그리고 국가보안법
제8장 경찰의 어이없는 질문들
제9장 테러리스트 감싸는 나라
제10장 한국, 자유민주주의국가 맞나?
제11장 강제출국 그리고 귀가
제12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여행
제3부 재미동포 아줌마, 일본에 가다
제13장 민단, 조총련 모두에게 하고싶은 강연
제14장 일본에 있는 ‘우리학교’
제15장 요코하마와 교토의 조선학교
제16장 오사카, 고베 그리고 평양으로
제4부 통일토크콘서트 테러 사건을 말하다
너무 솔직해서 탈일까? - 이만열
화이부동의 지혜가 필요 - 문정인
‘통일하려면 서로 친북하고 친남해야’ - 오인동
검찰이 테러에 너그러운 이유 - 곽성준
내게 폭발물 던진 고3, 그래도 용서하고자 ? 이재봉
제5부 인터뷰·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 문경환
식량 40톤 싣고 북 수해 현장 갑니다
후기- 북한 붕괴 전제한 정책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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