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2016 탄핵 사태’ 이후 새로이 등장할
미래 대통령을 성공으로 이끄는 다섯 가지 열쇠!
21세기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의 꿈을 버리고
정치의 마에스트로가 되어야 한다!
현행 한국의 대통령제는 결코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니다. 다만 옛날 황제처럼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던 제왕적 대통령이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그러한 제왕적 대통령의 그림자마저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입법부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로써 ‘의회해산권’도 우리 대통령에게는 없다. 국회선진화법 이후로는 국회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 마음대로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생각하여 ‘제왕적 대통령’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 이후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언이라는 정치적 전환기 과정의 ‘탈제왕적 대통령’으로 구분하고 있다.
성공한 역사는 있어도 성공한 대통령은 없는 나라
지금 우리는 민주화시대의 대통령이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처럼 막강한 권력을 여전히 행사할 수 있다는 착각의 참혹한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 바로 2016년 가을,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 최순실 게이트이다. 주종관계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기초한 국정운영의 극단적 폐해를 최순실 게이트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비단 박근혜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역사는 공보다는 과가, 찬사보다는 비난과 비판이 많은 역사이다. 그나마 성공적이었다는 대통령으로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독재로 인해 반쪽의 찬사를 듣고 있고 민주정부 10년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역시 지역적 이념적으로 지지와 반대가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에게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나 워싱턴, 링컨 같은 성공한 대통령이 없는가?
20년을 대통령학 연구에 매진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대학에서 ‘대통령학’ 강의를 한 대통령학 연구자로서 전두환부터 박근혜까지 역대 대통령들을 직접 만나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저자는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대통령의 위기에 대해 ‘사람의 문제’, 즉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에 주목한다.
한국 대통령들의 잇따른 실패,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우리나라가 겪는 대통령의 위기와 실패의 원인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도모하기 힘든 ‘5년 단임제’ 제도 탓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87년 민주화항쟁 이후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권력의 독점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이로 인해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며,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가 힘들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효율적인 제도적 거버넌스를 무력화한 것은 대통령 자신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거버넌스의 구성요소는 제도뿐만이 아니라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이 중요한데, 그 사람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기존의 이런 주장들과 달리 저자는 대통령의 제왕적 명령자 역할과 효율적인 정책 집행만을 강조한 권위주의적 행정 리더십이 지닌 문제점에 주목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각에 기초해 한국 대통령들의 위기 원인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역대 대통령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저자는 대통령 위기의 첫 번째 원인을 ‘성공하려는 패러다임’에서 찾는다. 당선된 순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엄청난 야망을 갖게 되고, 이러한 욕망으로 인해 임기 내 달성이 불가능한 커다란 국정과제를 설정하는 데 이것이 바로 역설적으로 대통령을 실패로 이끄는 ‘성공하려는 패러다임’이라는 것이다.
자신 이전의 역사는 군부독재와 반민주로 얼룩진 ‘낡은 역사’이며 새로운 대한민국,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자 ‘세계화’라는 국정목표를 내세웠던 김영삼,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통해 경제를 살린 유능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4대강 개발로 수정해야 했던 이명박 등이 그러했다. 저자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고 싶어 하는 대통령들의 욕망이 작금의 ‘대통령의 위기’가 발화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둘째, 저자는 박정희의 정치적 그늘을 대통령 위기의 두 번째 원인으로 지목한다. 군인 출신으로 직접 박정희를 보좌했던 전두환 /노태우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박정희의 독재에 대항해 싸웠던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은 박정희의 정치적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통령이 되는 순간 모든 역대 대통령은 역사에 자신이 어떻게 자리매김 될지를 생각했는데, 그 생각의 잣대는 늘 박정희였다.
하나회 청산 등으로 박정희 지우기를 시도했던 김영삼이나 박정희 넘어서기를 했던 김대중, 박정희를 부정했던 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박정희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박정희 모델’에 편승해 직업인으로서 성공한 이명박은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된 후 박정희 모델에 충실하게 ‘경제대국(747플랜)’을 과제로 설정했지만 실패했다. 계몽군주형의 교조주의적 리더십이 국정운영에 효과적이었던 박정희 시절에 비해 정치와 사회 환경이 바뀌었는데, 이런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과거의 유산만을 그대로 따라한 국정운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는 박정희의 유산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기는커녕 과거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 신 권위주의로 회귀하다가 사상 두 번째로 탄핵을 받았고, 탄핵이 인용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을 내세웠지만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한국 대통령의 문제가 제도보다는 사람의 문제라는 점을 더욱 확실하게 각인했을 뿐이다.
셋째, 전직 대통령을 죽이는 정치적 차별화이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정치적 정통성이 미약했던 박정희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했다. 이로부터 시작된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차별화는 그 이후 자신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정치적 이념이 다른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부정하는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무리한 차별화는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이어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초래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했다. ‘차떼기 헌금’으로 통하던 정치권과 재계 간의 불법 정치자금 관행을 정리한 노무현 정권의 업적을 이명박이 인정을 해주었다면, 박정희가 이승만이 해낸 공과들을 인정해주었더라면 우리의 정치적 대결구도는 지금보다 한결 완화되었을지도 모른다.
넷째, 비선 실세로 대표되는 인사의 문제이다. 박정희부터 시작하여 민주화 투쟁에 정치적 일생을 바쳤던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를 일으킨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공식적인 정부 조직 외 비선 실세들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대통령에 기댄 비선실세는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았으며 정권 말기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구속되는 불행이 거듭 계속되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최순실이 국정에 불법개입하고 농단한 사건은 이러한 인사가 망사(亡事)가 된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섯째,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역대 대통령들의 약한 입법 리더십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서 국회의 영향력이 커졌으며,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심축에서 ‘대통령과 국회 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중요해졌다. 따라서 박정희 시대와는 달리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력적인 관계 구축이 중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 정책의 입법화가 난관에 봉착한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역대 대통령들이 부응하지 못해 입법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대통령 실패의 큰 원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따라서 앞으로 미래의 대통령은 명령자가 아닌 조정자로서 국정운영을 이끌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정운영의 중심축이 이제 ‘대통령과 관료’에서 ‘대통령과 국회’로 옮겨갔음을 인식하고 대화와 타협 그리고 정치적 조정자로서의 커다란 역할을 해야 한다. 독재시대의 행정 명령자가 아닌 민주화 시대의 대화와 타협의 조율자, 조정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는 타협과 가능성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자리가 대통령비서실의 정무수석이다. 청와대(대통령)와 여의도(국회)의 의견을 조율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할 막중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주요 의원들과 만남도 거의 갖지 않고 대통령을 독대한 적도 없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미운털 박힌 사람들 쫓아내는 데 앞장선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그야말로 역대 최악의 정무수석이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 다섯 가지 열쇠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민주화되고 사회적으로 자유화된 국정운영의 새로운 환경 등 정치체제의 패러다임이 서서히 변하였다.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처럼 명령자로서 통제에 기초한 권력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미래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들의 국정운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사회는 자율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정책 주체들 간의 갈등은 격해지고 있는 이때 대통령은 명령자가 아니라 뛰어난 ‘정치적 조정자’가 되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나라를 조율하고 이끌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미래의 대통령은
첫째, 실패하지 않는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적 그늘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셋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차별화를 자제해야 한다.
넷째, 공과 사를 구별하고 전문성과 충성심 그리고 대표성의 조화를 꾀해 인사의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다섯째, 국회를 중시하여 원만한 여야 관계의 형성에 노력하는 ‘입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 작가 소개
함성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텍사스대 존슨 정책대학원 석사
미국 카네기멜론대 하인쯔 정책대학원 박사
미국 레이건 대통령 공공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Ernst & Young〉 펠로
고려대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SBS 펠로
제18대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 간사위원
현 (사)한국대통령학연구소 소장
▣ 주요 목차
감사의 말 영광스러운 설렘을 기억하며 _ 6
프롤로그 성공한 역사는 있어도 성공한 대통령은 없다 _ 17
기대와 좌절의 반복 / 새로운 모색
1. 한국의 대통령 왜 성공하지 못하는가
청와대 터와 공간 배치가 문제 _ 37
제도가 문제다 _ 42
제왕적 대통령제 / 5년 단임 대통령제
사람이 문제다 _ 68
영웅 리더십 / 권위주의와 성공의 역설
대통령 리더십 위기의 본질 _ 72
2. 무엇이 문제인가
성공하려는 패러다임 _ 77
문민의 김영삼 대통령 / 통일의 김대중 대통령 / 참여의 노무현 대통령 / 실용의 이명박 대통령
/ 창조의 박근혜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적 그늘 _ 170
지역병 / 박정희 대통령의 큰 자리매김 / 전두환, 또 하나의 군인 출신 대통령 / 노태우, 또 다른 군인 출신 대통령 / 김영삼 대통령의 박정희 지우기 / 김대중 9788997454대통령의 박정희 넘어서기 / 노무현 대통령의 박정희 부정 / 이명박 대통령의 박정희 따라하기 / 신권위주의 박근혜 대통령
정치적 차별화: 전직 대통령 죽이기 _ 192
부정적 대통령 문화 / 역사 바로세우기 / IMF 외환위기 책임론 / 대북송금특검 / 박연차 게이트
/ 자원외교비리 수사
인사가 망사 _ 209
공조직 사조직의 혼란 / 전문성과 충성심의 부조화
약한 입법 리더십: 행정의 달인 _ 232
국회의 경시 / 국정운영 축의 변화 /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주의 / 이명박 대통령의 여의도와 거리두기 /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
3. 성공하는 대통령을 위한 5가지 조건
실패하지 않는 패러다임 _ 252
박정희 대통령 그늘 벗어나기 _ 259
정치적 차별화하지 않기 _ 263
대한민국이 성공한 프로젝트 /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의 잊혀진 업적들
인사가 만사 _ 280
비선 실세 방지 / 전문성과 충성심의 조화 / 준비된 당선인의 필요 / 국정운영팀의 중요성
새로운 리더십: 입법의 달인 _ 305
명령자가 아니라 조정자인 대통령 / 정치의 복원, 대통령부터 변해야 / 만남과 경청을 중시해야
/ 청와대 정무 기능의 강화
4. 정치의 마에스트로
시작은 대통령의 여유와 정치에서 _ 324
문제는 정치다, 바보야 _ 326
시대정신과 운 _ 327
에필로그
위대한 영웅 출현의 어려움 _ 332
집단지성의 중요성 / 편견에서 탈피하기 / 통치는 예술
‘2016 탄핵 사태’ 이후 새로이 등장할
미래 대통령을 성공으로 이끄는 다섯 가지 열쇠!
21세기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의 꿈을 버리고
정치의 마에스트로가 되어야 한다!
현행 한국의 대통령제는 결코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니다. 다만 옛날 황제처럼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던 제왕적 대통령이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그러한 제왕적 대통령의 그림자마저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입법부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로써 ‘의회해산권’도 우리 대통령에게는 없다. 국회선진화법 이후로는 국회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 마음대로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생각하여 ‘제왕적 대통령’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 이후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종언이라는 정치적 전환기 과정의 ‘탈제왕적 대통령’으로 구분하고 있다.
성공한 역사는 있어도 성공한 대통령은 없는 나라
지금 우리는 민주화시대의 대통령이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처럼 막강한 권력을 여전히 행사할 수 있다는 착각의 참혹한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 바로 2016년 가을,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 최순실 게이트이다. 주종관계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기초한 국정운영의 극단적 폐해를 최순실 게이트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비단 박근혜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역사는 공보다는 과가, 찬사보다는 비난과 비판이 많은 역사이다. 그나마 성공적이었다는 대통령으로 산업화를 이끈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독재로 인해 반쪽의 찬사를 듣고 있고 민주정부 10년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역시 지역적 이념적으로 지지와 반대가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에게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나 워싱턴, 링컨 같은 성공한 대통령이 없는가?
20년을 대통령학 연구에 매진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대학에서 ‘대통령학’ 강의를 한 대통령학 연구자로서 전두환부터 박근혜까지 역대 대통령들을 직접 만나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저자는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대통령의 위기에 대해 ‘사람의 문제’, 즉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에 주목한다.
한국 대통령들의 잇따른 실패,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우리나라가 겪는 대통령의 위기와 실패의 원인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도모하기 힘든 ‘5년 단임제’ 제도 탓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87년 민주화항쟁 이후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권력의 독점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이로 인해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며,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가 힘들어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효율적인 제도적 거버넌스를 무력화한 것은 대통령 자신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거버넌스의 구성요소는 제도뿐만이 아니라 제도를 움직이는 사람이 중요한데, 그 사람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기존의 이런 주장들과 달리 저자는 대통령의 제왕적 명령자 역할과 효율적인 정책 집행만을 강조한 권위주의적 행정 리더십이 지닌 문제점에 주목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각에 기초해 한국 대통령들의 위기 원인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역대 대통령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저자는 대통령 위기의 첫 번째 원인을 ‘성공하려는 패러다임’에서 찾는다. 당선된 순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엄청난 야망을 갖게 되고, 이러한 욕망으로 인해 임기 내 달성이 불가능한 커다란 국정과제를 설정하는 데 이것이 바로 역설적으로 대통령을 실패로 이끄는 ‘성공하려는 패러다임’이라는 것이다.
자신 이전의 역사는 군부독재와 반민주로 얼룩진 ‘낡은 역사’이며 새로운 대한민국,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자 ‘세계화’라는 국정목표를 내세웠던 김영삼,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통해 경제를 살린 유능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4대강 개발로 수정해야 했던 이명박 등이 그러했다. 저자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고 싶어 하는 대통령들의 욕망이 작금의 ‘대통령의 위기’가 발화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둘째, 저자는 박정희의 정치적 그늘을 대통령 위기의 두 번째 원인으로 지목한다. 군인 출신으로 직접 박정희를 보좌했던 전두환 /노태우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박정희의 독재에 대항해 싸웠던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은 박정희의 정치적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통령이 되는 순간 모든 역대 대통령은 역사에 자신이 어떻게 자리매김 될지를 생각했는데, 그 생각의 잣대는 늘 박정희였다.
하나회 청산 등으로 박정희 지우기를 시도했던 김영삼이나 박정희 넘어서기를 했던 김대중, 박정희를 부정했던 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박정희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박정희 모델’에 편승해 직업인으로서 성공한 이명박은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된 후 박정희 모델에 충실하게 ‘경제대국(747플랜)’을 과제로 설정했지만 실패했다. 계몽군주형의 교조주의적 리더십이 국정운영에 효과적이었던 박정희 시절에 비해 정치와 사회 환경이 바뀌었는데, 이런 변화를 깨닫지 못하고 과거의 유산만을 그대로 따라한 국정운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는 박정희의 유산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기는커녕 과거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 신 권위주의로 회귀하다가 사상 두 번째로 탄핵을 받았고, 탄핵이 인용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을 내세웠지만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한국 대통령의 문제가 제도보다는 사람의 문제라는 점을 더욱 확실하게 각인했을 뿐이다.
셋째, 전직 대통령을 죽이는 정치적 차별화이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정치적 정통성이 미약했던 박정희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했다. 이로부터 시작된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차별화는 그 이후 자신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정치적 이념이 다른 전직 대통령의 업적을 부정하는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무리한 차별화는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이어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초래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했다. ‘차떼기 헌금’으로 통하던 정치권과 재계 간의 불법 정치자금 관행을 정리한 노무현 정권의 업적을 이명박이 인정을 해주었다면, 박정희가 이승만이 해낸 공과들을 인정해주었더라면 우리의 정치적 대결구도는 지금보다 한결 완화되었을지도 모른다.
넷째, 비선 실세로 대표되는 인사의 문제이다. 박정희부터 시작하여 민주화 투쟁에 정치적 일생을 바쳤던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최순실 게이트를 일으킨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공식적인 정부 조직 외 비선 실세들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대통령에 기댄 비선실세는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았으며 정권 말기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구속되는 불행이 거듭 계속되었다. 박근혜 정권에서 최순실이 국정에 불법개입하고 농단한 사건은 이러한 인사가 망사(亡事)가 된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섯째,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역대 대통령들의 약한 입법 리더십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서 국회의 영향력이 커졌으며,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심축에서 ‘대통령과 국회 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중요해졌다. 따라서 박정희 시대와는 달리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력적인 관계 구축이 중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 정책의 입법화가 난관에 봉착한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역대 대통령들이 부응하지 못해 입법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대통령 실패의 큰 원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따라서 앞으로 미래의 대통령은 명령자가 아닌 조정자로서 국정운영을 이끌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정운영의 중심축이 이제 ‘대통령과 관료’에서 ‘대통령과 국회’로 옮겨갔음을 인식하고 대화와 타협 그리고 정치적 조정자로서의 커다란 역할을 해야 한다. 독재시대의 행정 명령자가 아닌 민주화 시대의 대화와 타협의 조율자, 조정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는 타협과 가능성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자리가 대통령비서실의 정무수석이다. 청와대(대통령)와 여의도(국회)의 의견을 조율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할 막중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주요 의원들과 만남도 거의 갖지 않고 대통령을 독대한 적도 없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미운털 박힌 사람들 쫓아내는 데 앞장선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그야말로 역대 최악의 정무수석이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 다섯 가지 열쇠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민주화되고 사회적으로 자유화된 국정운영의 새로운 환경 등 정치체제의 패러다임이 서서히 변하였다.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처럼 명령자로서 통제에 기초한 권력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미래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들의 국정운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사회는 자율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정책 주체들 간의 갈등은 격해지고 있는 이때 대통령은 명령자가 아니라 뛰어난 ‘정치적 조정자’가 되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나라를 조율하고 이끌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미래의 대통령은
첫째, 실패하지 않는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적 그늘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셋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차별화를 자제해야 한다.
넷째, 공과 사를 구별하고 전문성과 충성심 그리고 대표성의 조화를 꾀해 인사의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다섯째, 국회를 중시하여 원만한 여야 관계의 형성에 노력하는 ‘입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 작가 소개
함성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텍사스대 존슨 정책대학원 석사
미국 카네기멜론대 하인쯔 정책대학원 박사
미국 레이건 대통령 공공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Ernst & Young〉 펠로
고려대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SBS 펠로
제18대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 간사위원
현 (사)한국대통령학연구소 소장
▣ 주요 목차
감사의 말 영광스러운 설렘을 기억하며 _ 6
프롤로그 성공한 역사는 있어도 성공한 대통령은 없다 _ 17
기대와 좌절의 반복 / 새로운 모색
1. 한국의 대통령 왜 성공하지 못하는가
청와대 터와 공간 배치가 문제 _ 37
제도가 문제다 _ 42
제왕적 대통령제 / 5년 단임 대통령제
사람이 문제다 _ 68
영웅 리더십 / 권위주의와 성공의 역설
대통령 리더십 위기의 본질 _ 72
2. 무엇이 문제인가
성공하려는 패러다임 _ 77
문민의 김영삼 대통령 / 통일의 김대중 대통령 / 참여의 노무현 대통령 / 실용의 이명박 대통령
/ 창조의 박근혜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적 그늘 _ 170
지역병 / 박정희 대통령의 큰 자리매김 / 전두환, 또 하나의 군인 출신 대통령 / 노태우, 또 다른 군인 출신 대통령 / 김영삼 대통령의 박정희 지우기 / 김대중 9788997454대통령의 박정희 넘어서기 / 노무현 대통령의 박정희 부정 / 이명박 대통령의 박정희 따라하기 / 신권위주의 박근혜 대통령
정치적 차별화: 전직 대통령 죽이기 _ 192
부정적 대통령 문화 / 역사 바로세우기 / IMF 외환위기 책임론 / 대북송금특검 / 박연차 게이트
/ 자원외교비리 수사
인사가 망사 _ 209
공조직 사조직의 혼란 / 전문성과 충성심의 부조화
약한 입법 리더십: 행정의 달인 _ 232
국회의 경시 / 국정운영 축의 변화 /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주의 / 이명박 대통령의 여의도와 거리두기 /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
3. 성공하는 대통령을 위한 5가지 조건
실패하지 않는 패러다임 _ 252
박정희 대통령 그늘 벗어나기 _ 259
정치적 차별화하지 않기 _ 263
대한민국이 성공한 프로젝트 /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의 잊혀진 업적들
인사가 만사 _ 280
비선 실세 방지 / 전문성과 충성심의 조화 / 준비된 당선인의 필요 / 국정운영팀의 중요성
새로운 리더십: 입법의 달인 _ 305
명령자가 아니라 조정자인 대통령 / 정치의 복원, 대통령부터 변해야 / 만남과 경청을 중시해야
/ 청와대 정무 기능의 강화
4. 정치의 마에스트로
시작은 대통령의 여유와 정치에서 _ 324
문제는 정치다, 바보야 _ 326
시대정신과 운 _ 327
에필로그
위대한 영웅 출현의 어려움 _ 332
집단지성의 중요성 / 편견에서 탈피하기 / 통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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