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1. 보수 전성시대는 무능력한 민주당 때문,
그럼에도 민주당이 유일한 대안
이 책은 현실 정치권, 특히 ‘민주당’당명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하자.
에 18년간 몸담고, 그 안에서 민주당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지켜본 행위자이자 관찰자의 이야기다. 저자는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보수 전성시대’로 규정하고, 그 이유가 야당, 즉 무능력한 민주당에 있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 대한 대안이 민주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현실적이다. 진보정당은 차치하고, (국민의당과 같은) 중도 제3당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허구이며, 선거제도를 바꾸어 설사 비례대표제를 실시한다 해도 제3당이 민주당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하에, 현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질문, ‘한때 정권 교체를 이루고 10년간 집권했던 제1야당, 민주당은 왜 계속 패배하고 있는가’를 묻고 나름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정치 현장의 지식인’이 쓴, 민주당에 대한 보고서이라 할 수 있다.
2. 중도 필승론, 중도 제3당론은 허구적 프레임
흥미로운 지점은 민주당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거나, 최근 탈당파들의 중요 논리가 되었던 중도 필승론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저자는 ‘표가 중간 지대에 몰려 있으며, 중도가 선거를 결정한다’는 주장에 대해, 실제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보면 보수와 진보로 갈리기 마련이며 선거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 따라서 보수-중도-진보라는 프레임은 허상이라 말한다. 또한 중도 프레임은 늘 보수에 대한 충고가 아니라 야당과 진보에 대한 충고이며(“민주당이 정권을 잡아도 ‘나라가 어디로 가는 건 아니겠지’라는 믿음이 국민에게 있어야 민주당이 산다”, “민주당이 정말 ‘선거용 시한부 정당’ 신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국민 주류(主流)의 생각에 접근해야 한다”), 여당과의 차별성이 없어지면 야당 지지자들만 지지 정당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김대중도 한때는 ‘빨갱이’라는 딱지와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안 된다는) 비토론, 호남이 지역적 소수파라는 점 때문에 이런 중도 필승론에 시달렸으나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이를 토대로 외연을 확장하는 방식이었지, 현재 민주당처럼 자신의 지지층을 외면하고 중도로의 전환을 주장하지 않았던 것이다.
3. 친노-비노의 대립은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어 떠나게 하는 자학적 대립 구도
야당이 빠져 있는, 그래서 벗어나야 할 네 가지 늪을 ① 친노-비노의 대립, ② 여론조사 정치, 청중 민주주의, ③ 반정치 콤플렉스, ④ 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라 지적한다.
특히 민주당이 지지 기반을 잃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인 친노-비노 대립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 책에 따르면 친노 대 비노의 대립은 핵심 논리 자체가 서로 야당의 핵심 지지 기반에 상처를 주어서 떠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자학적 대립 구도이다. 비노 논리의 핵심은 “친노?좌파로는 안 된다. 문재인과 친노 세력은 패권주의 세력이다. 이들로는 필패다. 노무현을 넘어서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중도만이 답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2012년 대선에서 5년 전 정동영이 얻었던 것보다 850만 표가 많았으며, 그가 얻은 1,470만 표는 역대 민주당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였다.
친노의 논리는 “호남으로는 안 된다. 지역 구도를 넘어서야 한다. 호남은 기득권에 빠져 있다. 영남의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영남 후보가 필승 카드이다.”라는 것이다. 문제는 친노와 비노의 논리 자체가 중도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노는 “진보적 유권자들은 어차피 야당을 찍을 것이므로 거기에 매몰되면 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친노는 “호남은 어차피 야당을 찍을 것이므로 거기에 매몰되면 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적 유권자들과 호남 유권자들 모두가 상처를 받고 떠나고 있는데, 2015년 지지 정당 만족도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의 만족도가 82.8%였던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만족도가 63.7%, 호남의 만족도가 47.1%에 불과했다는 결과는 이를 잘 보여 준다. 이런 상황을 저자는 “지금 민주당은 지지자 정당이 아니라 무당파 정당”이라고 말한다.
4. 새누리당으로부터의 교훈:
새누리당은 야당 10년 동안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저자는 지금의 새누리당이 강해진 것은 야당 10년을 제대로 보냈기 때문이며, 야당이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1997년, 2000년, 2002년 세 번의 분당과 분열의 위기를 새누리당이 어떻게 극복했고, 그를 통해 지금처럼 보수의 중심으로 확고히 섰는지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10년간 두 가지를 만들어 냈다. 새누리당이라는, 보수 세력의 중심이 되는 강고한 정당, 그리고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두 명의 지도자.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야당이 정권 교체로 나아가기 위해 믿을 것은 정당을 강화하고, 정당 일체감을 갖는 유권자를 늘려 가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와가 후보에 대해 갖는 심리적 일체감, 달리 말해 지지의 강도를 저자는 ‘간절함’이라 표현한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 당시 50대 후반~70대들이 박근혜 후보에게 가졌던, 1997년 선거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김대중 후보에게 가졌던 적극적 지지 태도가 대표적이다. 지지자와 후보의 정서적 결합이 만들어 내는 지지자의 간절함이 선거에서 매우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에 대한 젊은 세대의 기억과 호남의 정서를 안고 가는 것이 민주당에게 중요하다는 지적은, 현장 경험자이기 때문에 용감하게 말할 수 있는 지점일 수 있겠다. 달리 보면, 지구당 폐지로 인한 당 조직의 변화, 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각종 제약 등으로 유권자와 후보자와의 거리가 어느 때보다 멀어진 지금, 결국 어떻게 그 거리를 좁혀 나갈 것인가, 정치인들이 어떻게 지지자들을 대변할 것인가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부제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저자는 야당이 중도의 함정에서 벗어나, 사회적 갈등을 회피하거나 넘어서지 말고, 갈등을 지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갈등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용기가 없다면 정당도 지도자도 미래가 없으며, 정당이 갈등을 지배해야 지지자들의 간절함과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유창오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나 주로 서울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몸담갔다가 그만 둔 뒤, 방송사 PD로 일했다. 우연한 기회에 정치권에 들어왔다가 의도치 않게 햇수로 18년째 정치권에서 일하고 있다.
18년 세월 동안 정책, 선거, 정무 등 정치권의 다양한 최전선을 두루 누볐다. 국방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에서 정책을 다뤘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 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후보연설팀장, 정동영 대통령 후보 캠프 텔레비젼 토론팀장 등 민주당의 주요 선거 캠프에서도 일했다.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직접 다루었고, 선거의 최선선에서 뛰었으며, 민주당 내 여러 계파의 사람들을 직접 겪었기에 정책의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 선거의 맥락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민주당 내 각 계파의 특성과 한계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금도 정치권에서 실무자로 일하면서 새시대전략연구소 소장으로 연구하고 글 쓰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남한 변혁사상 논쟁』, (1989년... , 좋은글), 『뉴미디어의 현황과 미래』(2000년, 씨앗가게), 『진보 세대가 지배한다』(2011년, 폴리테이아)가 있다.
▣ 주요 목차
차례
서문 9
제1부 야당, 갈등을 지배하라! 25
┃1┃“바보야, 문제는 야당이야!”: 절망의 중심에는 야당이 있다 27
박근혜 시대의 풍경 ①: 어떻게 보수 전성시대를 구가하는가? 28
박근혜 시대의 풍경 ②: 진보는 죽었고, 중도만이 희망인가? 32
박근혜 시대의 풍경 ③: ‘알 박기 정당’을 넘어 통합의 다당제로? 35
쏟아지는 해법 : 진시황의 불로장생 약, 수은 41
┃2┃야당의 중심은 텅 비어 있다 43
중도만이 야당의 살 길인가? 43
중도 프레임의 함정 : 경멸의 대상으로의 전락 46
박근혜의 선거 승리가 증명하는, 중도 프레임의 허구성 49
지금 야당의 문제는 지지 기반의 붕괴다 51
지금 민주당은 지지자 정당이 아니라 무당파 정당이다 53
김춘수 시인의 ‘꽃’ 55
┃3┃야당, 갈등을 지배하라! 59
‘갈등은 민주주의의 엔진’ 59
립셋과 로칸의 시각 vs. 사르토리의 시각 61
갈등의 대체 또는 치환, 정치 전략의 핵심 중의 핵심 62
한국 정치에서 갈등 구조의 변화: 갈등을 동원하는 정당만이 살아남는다 66
지지자의 경제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답하는 정치 69
야당 부활의 길: 갈등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라 72
제2부 야당 부활의 조건, 벗어나야 할 4가지 늪 75
┃4┃친노.비노의 대립 77
“나는 우리 시대가 끝났음을 알고 있었다” 77
문재인 필패론, 친노 필패론, 진영 논리 필패론 78
한상진의 친노 비판의 숨겨진 이유 : 호남 82
‘김대중 중도, 노무현 진보’는 사실이 아니다, 진실은 ‘김대중 진보, 노무현 중도’ 84
비노의 기반은 호남이 가지고 있는 친노에 대한 서운함이다 89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2040세대가 민주 진영의 다수파 94
김대중의 한, 박정희의 한, 노무현의 한 97
2040세대의 힘, 노무현 향수가 2017년 정권 교체의 힘 100
┃5┃여론조사 정치, 청중 민주주의
여론조사 정치, 청중 민주주의의 위험성 103
여론조사 방식의 변화에 의해 좌절된 안철수 신당 창당 105
반기문 지지율 40%, 그것도 여론조사 방식 때문 107
여론조사와 프레임 이론의 ‘한 방’에 빠진 야당 109
지지자의 간절함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 2012년 대선 112
┃6┃반정치 콤플렉스 115
스파이더 크랩인가? 기생 따개비인가? 115
부자의 무기, 반정치 vs 민주주의의 무기, 정치 117
정치 혁신이 민주주의 후퇴를 낳았다! 120
한국 진보의 반정치주의, ‘반정치 콤플렉스’ 123
반정치,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무기 125
‘반정치 콤플렉스’와 영화 [플라이] 127
┃7┃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 129
반정치 콤플렉스의 첫 번째 기원, 억압적 국가 129
한국 진보의 근본 문제: 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 132
국가와 권력의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 버려야 134
국가주의와 반정치주의의 원조, 박정희 137
한국 보수의 두 가지 원동력: 국가주의와 신자유주의 142
미국 공화당도 신자유주의와 집단주의가 결합된 정당 144
한국 야당의 치명적 약점: 공동체에 대한 천착의 부족 148
제3부 야당은 어떻게 패배의 늪에 빠졌나? 153
┃8┃탈김대중과 지구당 폐지 155
노무현 대통령의 지구당 폐지 반대 155
‘탈김대중’과 지구당 폐지 156
민주당 내 쇄신 운동과 김대중과의 차별화 161
김대중 정부, 정당정부에 가까웠던 정부 164
왜 정당정치가 민주주의의 원칙인가? 166
┃9┃열린우리당의 실패와 당정 분리 169
창당 주역들의 열린우리당 탈당과 2007년 대선 패배 169
노무현 정부의 실패인가? 열린우리당의 실패인가? 173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 178
열린우리당은 왜 실패했나? 181
당정 분리가 만들어 낸 열린우리당의 무기력 184
┃10┃노무현 정부와 탈권위주의 189
권력 기관에 의해 서거로 내몰린 노무현 189
노무현 정부의 키워드, ‘공정한 법치’와 ‘탈권위주의’ 192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방기와 그 후과 196
국정원에 의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한 역적이 된 노무현 200
┃11┃야당 해체가 만든 2012년 대선 패배 203
야당은 왜 패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는가? 203
‘문재인 필패론’, ‘안철수 필승론’의 허구성 206
박근혜에게 배울 용기 있어야 대선을 제대로 평가 207
지난 대선의 승부처는 미흡한 단일화였다 211
야당 해체가 만든 2012년 대선 패배 213
제4부 야당의 귀환, 정치의 귀환 217
┃12┃김대중 모델의 귀환, 야당의 귀환 219
20년 전 김대중은 어떻게 정권 교체를 이루었는가? 219
‘어게인 2002, 노무현 모델’이 불가능한 이유 226
낯선 선거에서 중도표의 향기가 난다? 229
새누리당은 야당 10년 동안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231
┃13┃마키아벨리에게 진보 집권을 묻다 237
지금 야당은 경멸의 대상이다 237
군주가 경멸을 피하는 방법, 비르투 : 자신의 군대 240
2012년 대선에서 나타난 유권자 구도 243
민주당은 왜 ‘호남당’을 넘지 못했을까? 246
새로운 세대와 낡은 진보(?)의 결합 250
마키아벨리에게 진보 집권을 묻다 251
참고문헌 254
1. 보수 전성시대는 무능력한 민주당 때문,
그럼에도 민주당이 유일한 대안
이 책은 현실 정치권, 특히 ‘민주당’당명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하자.
에 18년간 몸담고, 그 안에서 민주당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지켜본 행위자이자 관찰자의 이야기다. 저자는 대통령과 여당을 견제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보수 전성시대’로 규정하고, 그 이유가 야당, 즉 무능력한 민주당에 있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 대한 대안이 민주당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현실적이다. 진보정당은 차치하고, (국민의당과 같은) 중도 제3당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허구이며, 선거제도를 바꾸어 설사 비례대표제를 실시한다 해도 제3당이 민주당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하에, 현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질문, ‘한때 정권 교체를 이루고 10년간 집권했던 제1야당, 민주당은 왜 계속 패배하고 있는가’를 묻고 나름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정치 현장의 지식인’이 쓴, 민주당에 대한 보고서이라 할 수 있다.
2. 중도 필승론, 중도 제3당론은 허구적 프레임
흥미로운 지점은 민주당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거나, 최근 탈당파들의 중요 논리가 되었던 중도 필승론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저자는 ‘표가 중간 지대에 몰려 있으며, 중도가 선거를 결정한다’는 주장에 대해, 실제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보면 보수와 진보로 갈리기 마련이며 선거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 따라서 보수-중도-진보라는 프레임은 허상이라 말한다. 또한 중도 프레임은 늘 보수에 대한 충고가 아니라 야당과 진보에 대한 충고이며(“민주당이 정권을 잡아도 ‘나라가 어디로 가는 건 아니겠지’라는 믿음이 국민에게 있어야 민주당이 산다”, “민주당이 정말 ‘선거용 시한부 정당’ 신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국민 주류(主流)의 생각에 접근해야 한다”), 여당과의 차별성이 없어지면 야당 지지자들만 지지 정당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김대중도 한때는 ‘빨갱이’라는 딱지와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안 된다는) 비토론, 호남이 지역적 소수파라는 점 때문에 이런 중도 필승론에 시달렸으나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이를 토대로 외연을 확장하는 방식이었지, 현재 민주당처럼 자신의 지지층을 외면하고 중도로의 전환을 주장하지 않았던 것이다.
3. 친노-비노의 대립은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어 떠나게 하는 자학적 대립 구도
야당이 빠져 있는, 그래서 벗어나야 할 네 가지 늪을 ① 친노-비노의 대립, ② 여론조사 정치, 청중 민주주의, ③ 반정치 콤플렉스, ④ 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라 지적한다.
특히 민주당이 지지 기반을 잃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인 친노-비노 대립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 책에 따르면 친노 대 비노의 대립은 핵심 논리 자체가 서로 야당의 핵심 지지 기반에 상처를 주어서 떠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자학적 대립 구도이다. 비노 논리의 핵심은 “친노?좌파로는 안 된다. 문재인과 친노 세력은 패권주의 세력이다. 이들로는 필패다. 노무현을 넘어서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중도만이 답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2012년 대선에서 5년 전 정동영이 얻었던 것보다 850만 표가 많았으며, 그가 얻은 1,470만 표는 역대 민주당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였다.
친노의 논리는 “호남으로는 안 된다. 지역 구도를 넘어서야 한다. 호남은 기득권에 빠져 있다. 영남의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영남 후보가 필승 카드이다.”라는 것이다. 문제는 친노와 비노의 논리 자체가 중도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노는 “진보적 유권자들은 어차피 야당을 찍을 것이므로 거기에 매몰되면 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친노는 “호남은 어차피 야당을 찍을 것이므로 거기에 매몰되면 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적 유권자들과 호남 유권자들 모두가 상처를 받고 떠나고 있는데, 2015년 지지 정당 만족도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의 만족도가 82.8%였던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만족도가 63.7%, 호남의 만족도가 47.1%에 불과했다는 결과는 이를 잘 보여 준다. 이런 상황을 저자는 “지금 민주당은 지지자 정당이 아니라 무당파 정당”이라고 말한다.
4. 새누리당으로부터의 교훈:
새누리당은 야당 10년 동안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저자는 지금의 새누리당이 강해진 것은 야당 10년을 제대로 보냈기 때문이며, 야당이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1997년, 2000년, 2002년 세 번의 분당과 분열의 위기를 새누리당이 어떻게 극복했고, 그를 통해 지금처럼 보수의 중심으로 확고히 섰는지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10년간 두 가지를 만들어 냈다. 새누리당이라는, 보수 세력의 중심이 되는 강고한 정당, 그리고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두 명의 지도자.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야당이 정권 교체로 나아가기 위해 믿을 것은 정당을 강화하고, 정당 일체감을 갖는 유권자를 늘려 가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와가 후보에 대해 갖는 심리적 일체감, 달리 말해 지지의 강도를 저자는 ‘간절함’이라 표현한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 당시 50대 후반~70대들이 박근혜 후보에게 가졌던, 1997년 선거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김대중 후보에게 가졌던 적극적 지지 태도가 대표적이다. 지지자와 후보의 정서적 결합이 만들어 내는 지지자의 간절함이 선거에서 매우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에 대한 젊은 세대의 기억과 호남의 정서를 안고 가는 것이 민주당에게 중요하다는 지적은, 현장 경험자이기 때문에 용감하게 말할 수 있는 지점일 수 있겠다. 달리 보면, 지구당 폐지로 인한 당 조직의 변화, 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각종 제약 등으로 유권자와 후보자와의 거리가 어느 때보다 멀어진 지금, 결국 어떻게 그 거리를 좁혀 나갈 것인가, 정치인들이 어떻게 지지자들을 대변할 것인가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부제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저자는 야당이 중도의 함정에서 벗어나, 사회적 갈등을 회피하거나 넘어서지 말고, 갈등을 지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갈등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용기가 없다면 정당도 지도자도 미래가 없으며, 정당이 갈등을 지배해야 지지자들의 간절함과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유창오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나 주로 서울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몸담갔다가 그만 둔 뒤, 방송사 PD로 일했다. 우연한 기회에 정치권에 들어왔다가 의도치 않게 햇수로 18년째 정치권에서 일하고 있다.
18년 세월 동안 정책, 선거, 정무 등 정치권의 다양한 최전선을 두루 누볐다. 국방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에서 정책을 다뤘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 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후보연설팀장, 정동영 대통령 후보 캠프 텔레비젼 토론팀장 등 민주당의 주요 선거 캠프에서도 일했다.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직접 다루었고, 선거의 최선선에서 뛰었으며, 민주당 내 여러 계파의 사람들을 직접 겪었기에 정책의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 선거의 맥락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민주당 내 각 계파의 특성과 한계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금도 정치권에서 실무자로 일하면서 새시대전략연구소 소장으로 연구하고 글 쓰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남한 변혁사상 논쟁』, (1989년... , 좋은글), 『뉴미디어의 현황과 미래』(2000년, 씨앗가게), 『진보 세대가 지배한다』(2011년, 폴리테이아)가 있다.
▣ 주요 목차
차례
서문 9
제1부 야당, 갈등을 지배하라! 25
┃1┃“바보야, 문제는 야당이야!”: 절망의 중심에는 야당이 있다 27
박근혜 시대의 풍경 ①: 어떻게 보수 전성시대를 구가하는가? 28
박근혜 시대의 풍경 ②: 진보는 죽었고, 중도만이 희망인가? 32
박근혜 시대의 풍경 ③: ‘알 박기 정당’을 넘어 통합의 다당제로? 35
쏟아지는 해법 : 진시황의 불로장생 약, 수은 41
┃2┃야당의 중심은 텅 비어 있다 43
중도만이 야당의 살 길인가? 43
중도 프레임의 함정 : 경멸의 대상으로의 전락 46
박근혜의 선거 승리가 증명하는, 중도 프레임의 허구성 49
지금 야당의 문제는 지지 기반의 붕괴다 51
지금 민주당은 지지자 정당이 아니라 무당파 정당이다 53
김춘수 시인의 ‘꽃’ 55
┃3┃야당, 갈등을 지배하라! 59
‘갈등은 민주주의의 엔진’ 59
립셋과 로칸의 시각 vs. 사르토리의 시각 61
갈등의 대체 또는 치환, 정치 전략의 핵심 중의 핵심 62
한국 정치에서 갈등 구조의 변화: 갈등을 동원하는 정당만이 살아남는다 66
지지자의 경제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답하는 정치 69
야당 부활의 길: 갈등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라 72
제2부 야당 부활의 조건, 벗어나야 할 4가지 늪 75
┃4┃친노.비노의 대립 77
“나는 우리 시대가 끝났음을 알고 있었다” 77
문재인 필패론, 친노 필패론, 진영 논리 필패론 78
한상진의 친노 비판의 숨겨진 이유 : 호남 82
‘김대중 중도, 노무현 진보’는 사실이 아니다, 진실은 ‘김대중 진보, 노무현 중도’ 84
비노의 기반은 호남이 가지고 있는 친노에 대한 서운함이다 89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2040세대가 민주 진영의 다수파 94
김대중의 한, 박정희의 한, 노무현의 한 97
2040세대의 힘, 노무현 향수가 2017년 정권 교체의 힘 100
┃5┃여론조사 정치, 청중 민주주의
여론조사 정치, 청중 민주주의의 위험성 103
여론조사 방식의 변화에 의해 좌절된 안철수 신당 창당 105
반기문 지지율 40%, 그것도 여론조사 방식 때문 107
여론조사와 프레임 이론의 ‘한 방’에 빠진 야당 109
지지자의 간절함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 2012년 대선 112
┃6┃반정치 콤플렉스 115
스파이더 크랩인가? 기생 따개비인가? 115
부자의 무기, 반정치 vs 민주주의의 무기, 정치 117
정치 혁신이 민주주의 후퇴를 낳았다! 120
한국 진보의 반정치주의, ‘반정치 콤플렉스’ 123
반정치,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무기 125
‘반정치 콤플렉스’와 영화 [플라이] 127
┃7┃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 129
반정치 콤플렉스의 첫 번째 기원, 억압적 국가 129
한국 진보의 근본 문제: 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 132
국가와 권력의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 버려야 134
국가주의와 반정치주의의 원조, 박정희 137
한국 보수의 두 가지 원동력: 국가주의와 신자유주의 142
미국 공화당도 신자유주의와 집단주의가 결합된 정당 144
한국 야당의 치명적 약점: 공동체에 대한 천착의 부족 148
제3부 야당은 어떻게 패배의 늪에 빠졌나? 153
┃8┃탈김대중과 지구당 폐지 155
노무현 대통령의 지구당 폐지 반대 155
‘탈김대중’과 지구당 폐지 156
민주당 내 쇄신 운동과 김대중과의 차별화 161
김대중 정부, 정당정부에 가까웠던 정부 164
왜 정당정치가 민주주의의 원칙인가? 166
┃9┃열린우리당의 실패와 당정 분리 169
창당 주역들의 열린우리당 탈당과 2007년 대선 패배 169
노무현 정부의 실패인가? 열린우리당의 실패인가? 173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 178
열린우리당은 왜 실패했나? 181
당정 분리가 만들어 낸 열린우리당의 무기력 184
┃10┃노무현 정부와 탈권위주의 189
권력 기관에 의해 서거로 내몰린 노무현 189
노무현 정부의 키워드, ‘공정한 법치’와 ‘탈권위주의’ 192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방기와 그 후과 196
국정원에 의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한 역적이 된 노무현 200
┃11┃야당 해체가 만든 2012년 대선 패배 203
야당은 왜 패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는가? 203
‘문재인 필패론’, ‘안철수 필승론’의 허구성 206
박근혜에게 배울 용기 있어야 대선을 제대로 평가 207
지난 대선의 승부처는 미흡한 단일화였다 211
야당 해체가 만든 2012년 대선 패배 213
제4부 야당의 귀환, 정치의 귀환 217
┃12┃김대중 모델의 귀환, 야당의 귀환 219
20년 전 김대중은 어떻게 정권 교체를 이루었는가? 219
‘어게인 2002, 노무현 모델’이 불가능한 이유 226
낯선 선거에서 중도표의 향기가 난다? 229
새누리당은 야당 10년 동안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231
┃13┃마키아벨리에게 진보 집권을 묻다 237
지금 야당은 경멸의 대상이다 237
군주가 경멸을 피하는 방법, 비르투 : 자신의 군대 240
2012년 대선에서 나타난 유권자 구도 243
민주당은 왜 ‘호남당’을 넘지 못했을까? 246
새로운 세대와 낡은 진보(?)의 결합 250
마키아벨리에게 진보 집권을 묻다 251
참고문헌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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