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우리가 고대 그리스로부터 받은 하나의 유산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함과 자유 그리고 아름다움과 진리가 허상이나 상상이 아닌 역사 속에 실재하고 있어 이를 믿고 따르는 이들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이를 이겨나갈 힘과 용기를 지닐 수 있게 된다는 믿음이다. 헥토르가 모든 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던 아킬레스와의 결투도, 그 후의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 아테네의 전사들이 엘레우시스와의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 하였지만 “신들은 그들의 죽음을 통해 인간에게는 삶보다 죽음이 더 좋은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헤로도토스가 전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자연의 공포와 운명의 두려움, 심지어 신들의 폭거와 죽음에 맞서 투쟁할 수 있는 인간의 힘과 용기는 바로 진선미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생겨났고 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어떠한 역경도 이길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이 희망이 있었기에 죽음은 끝이 아닌 아름다움과 참된 진리를 향한 새로운 시작이라고 플라톤은 소리쳤던 것이다. 모두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는 절망스러운 나날을 동굴 속에서 보내고 있을 때, 자신이 동굴 속에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동굴 밖 도도히 빛나고 있는 태양을 보시오!” 희망을 가진 자만이 절망에 무릎 꿇지 않으며 동굴 밖 진리의 빛을 볼 수 있다. 희망을 가질 때 우리는 인간을 복속시키려는 폭압으로부터 자유를 지키고 보호한다. 희망을 가질 때 우리는 도덕과 양심을 따르고 이에 도전하는 어떠한 불의에도 굴하지 않으며 아름다움과 진리를 수호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자유인인 이상 희망은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인간에게 이 희망을 줄 수는 없다. 주어진 희망을 받아들이는 이는 오직 노예일 뿐이다. 자유의 이념을 숭상하고 따르는 인간은 스스로 희망을 지키고 따라야 한다. 스스로 희망을 찾아 나선 이들은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세상으로 전진해 나간다. 학문學問이란 정신적 잉여 활동이 아니다. 절박함 속에서 희망을 찾아 나선 이들이 부여잡은 횃불을 우리는 학문이라고 부른다.
희망을 학문의 절대 조건이라 한다면, 학문은 희망의 구현이라 할 수 있다. 한 줄기 희망을 고대하며 고난의 바다로 뛰어든 이들이 역경과 고통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비록 휩쓸리더라도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꿋꿋이 나아갈 수 있도록 힘과 의지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학문의 이상이다. 낙원에서 학문이 필요치 않은 이유는 빛 가운데에서 빛을 찾아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학문을 하는 이유는 우리의 세계가 낙원이 아니기 때문이며 우리가 진선미 가운데 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낙원이 아닌 버려진 황무지에 선 인간은 학문을 통하여 자신이 거하는 비참한 세계의 진상을 보게 된다. 학문을 통하여 자신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고 그 가운데서 희망을 동경하게 된다. 혼돈과 무질서로 점철된 것으로만 보이던 세계는 학문을 통하여 법칙과 원칙들이 드러나게 되었고 그제서야 인간은 세계에 대한 용기와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역자들이 번역한 개발의 이해(Understanding Development)는 개발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개발학development study은 인류 역사 속에서 가장 혹독하고, 비참하며 가장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빈곤의 문제를 다루며 그 가운데서 희망을 찾는 학문이다. 따라서 개발학이라는 학문은 인간의 선함과 자유 그리고 아름다움과 진리를 가로막고 억누르는 마성魔性의 실체가 바로 빈곤이며 빈곤의 극복을 인간 진보의 척도로 본다. 빈곤에 대한 기술은 형용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빈곤은 배고픔이다. 콩고 민주공화국의 키치니 마을에서, 우간다의 치완다 마을에서, 탄자니아의 부와와니 마을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부게르 마을에서, 씨에라리온의 마라카 마을에서 카사바 몇 줄기를 놓고 마을 사람들이 벌여야 하는 싸움이 빈곤이다. 볼리비아에서, 콜롬비아에서, 페루에서 굶주린 배를 코카 잎으로 달래며 밭으로 나서는 마을 어른들의 등굽은 뒷모습이 빈곤이다. 마닐라와 프놈펜 그리고 자카르타에서 홍등가로 내몰린 여성들의 발걸음이 빈곤이다. 바로 이들의 빈곤으로부터 개발학은 시작한다. 이들로부터 희망을 찾는 학문이 개발학이다.
개발학은 철학과 경제학 그리고 사회학의 사선에 놓여있다. 우리가 무엇을 희망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증명하고 논증한다는 점에서 철학적 사유를 공유하지만, 빈곤을 계량화된 현상으로 기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철학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한편 인간의 사회적, 경제적 행태를 통하여 세계를 인식하고 기술하려 하는 점에서는 경제학/사회학에 맞닿아 있지만 빈곤한 국가에서 빈곤한 이들이 겪는 예속의 삶의 해방에 주안점을 두고 이를 실현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철학에 맞닿아 있다.
이 책에서 저자인 라플리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오늘날까지의 개발학의 이론과 논쟁 그리고 현실 적용과 이에 따른 문제들을 연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개발학의 초기, 빈곤한 국가들에서는 국가가 중심이 되어 빈곤 극복이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 국가위주 개발 이론이 세를 얻게 되었는데, 이를 주장하는 이들은 축적된 자본과 기술이 부재하여 성숙하지 못한 빈곤국에서는 시장보다는 국가가 개발을 주도하여 빈곤을 극복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국가는 부 축적의 가장 중요한 주체가 되어야 했고 국가에서 빠져나가는 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수입대체산업을 국가가 직접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위주의 개발은 시장의 기능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인간의 경제 행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지 못한 채 진행되어 비효율성과 부패 그리고 저고용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1970년대 말 국가주도형 개발의 실패를 비판하는 신자유주의 이론이 영미권을 중심으로 주창되었는데, 이는 빈곤한 국가들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시장을 가로막는 국가의 월권에 있다고 분석하면서 작은 국가와 큰 시장을 옹호하였다. 이를 따르는 이들은 개인의 자유의 심미적 가치는 경제 개발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를 구현하지 못한 빈곤국들은 긴축재정, 민영화, 무역자유화, 정부축소 및 규제완화 등을 통한 시장의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창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시장에 대한 과신과 인간에 대한 심리적, 사회적 몰이해는 사회 균열과 안전성의 훼손을 가져왔고, 또한 탐욕스러운 부자 국가들과 다국적 기업들의 욕망을 제어할 수 없게 되어 이들과 경쟁할 수 없었던 가난한 이들을 낭떠러지로 밀어 넣게 되었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찾아온 정치적 변화는 개발학의 새로운 이론적 탐색 기회를 주고 있으며 국가와 시장 간의 중간지대를 찾기 위한 모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시장 주도형 개발을 믿어온 세계은행은 더 이상 시장주도를 맹신하지 않게 되었고 국가 주도형 개발을 주창해온 이들도 동아시아의 성공이 신화일 수 있다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더 나아가 2000년대 후 개발학은 환경 문제와 같은 전 인류적 문제들을 다루게 되며 개발학의 범위는 빈곤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들을 함께 다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책이 개발학의 모든 이론과 경향들을 상세히 다루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을 뽑자면 개발학의 다양한 이론들을 범주화하여 이론들 간의 차이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으며 또한 이론들과 현실 정치, 경제 사이의 간극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독자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임무는 역자들에게 주어져 있었으나 이를 얼마나 훌륭히 완수하였는가는 독자들의 판단을 따르겠다. 역자인 김창수, 김장생은 서로의 원고를 몇 차례씩 교정하며 최선을 다하였으나 여전히 오역과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책임 또한 역자들에게 있음을 밝힌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후원해준 한국연구재단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남미의 빈곤을 고민하며 희망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이 책이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Veritas vos liberabit!
▣ 주요 목차
역자 서문
1장. 개발의 진행
2장. 전후 기간의 개발이론
3장. 국가 주도 개발의 실제
4장. 실패에 대한 신자유주의 답변
5장. 신고전주의 개혁의 실제
6장. 구조조정 시기의 개발 이론
7장. 개발 국가론의 종말
8장. 개발의 종말 혹은 새로운 시작
9장. 결론
이 책에 대하여
추천문헌
찾아보기
우리가 고대 그리스로부터 받은 하나의 유산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함과 자유 그리고 아름다움과 진리가 허상이나 상상이 아닌 역사 속에 실재하고 있어 이를 믿고 따르는 이들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이를 이겨나갈 힘과 용기를 지닐 수 있게 된다는 믿음이다. 헥토르가 모든 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던 아킬레스와의 결투도, 그 후의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 아테네의 전사들이 엘레우시스와의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 하였지만 “신들은 그들의 죽음을 통해 인간에게는 삶보다 죽음이 더 좋은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헤로도토스가 전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자연의 공포와 운명의 두려움, 심지어 신들의 폭거와 죽음에 맞서 투쟁할 수 있는 인간의 힘과 용기는 바로 진선미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생겨났고 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어떠한 역경도 이길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이 희망이 있었기에 죽음은 끝이 아닌 아름다움과 참된 진리를 향한 새로운 시작이라고 플라톤은 소리쳤던 것이다. 모두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는 절망스러운 나날을 동굴 속에서 보내고 있을 때, 자신이 동굴 속에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동굴 밖 도도히 빛나고 있는 태양을 보시오!” 희망을 가진 자만이 절망에 무릎 꿇지 않으며 동굴 밖 진리의 빛을 볼 수 있다. 희망을 가질 때 우리는 인간을 복속시키려는 폭압으로부터 자유를 지키고 보호한다. 희망을 가질 때 우리는 도덕과 양심을 따르고 이에 도전하는 어떠한 불의에도 굴하지 않으며 아름다움과 진리를 수호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자유인인 이상 희망은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인간에게 이 희망을 줄 수는 없다. 주어진 희망을 받아들이는 이는 오직 노예일 뿐이다. 자유의 이념을 숭상하고 따르는 인간은 스스로 희망을 지키고 따라야 한다. 스스로 희망을 찾아 나선 이들은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세상으로 전진해 나간다. 학문學問이란 정신적 잉여 활동이 아니다. 절박함 속에서 희망을 찾아 나선 이들이 부여잡은 횃불을 우리는 학문이라고 부른다.
희망을 학문의 절대 조건이라 한다면, 학문은 희망의 구현이라 할 수 있다. 한 줄기 희망을 고대하며 고난의 바다로 뛰어든 이들이 역경과 고통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비록 휩쓸리더라도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꿋꿋이 나아갈 수 있도록 힘과 의지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학문의 이상이다. 낙원에서 학문이 필요치 않은 이유는 빛 가운데에서 빛을 찾아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학문을 하는 이유는 우리의 세계가 낙원이 아니기 때문이며 우리가 진선미 가운데 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낙원이 아닌 버려진 황무지에 선 인간은 학문을 통하여 자신이 거하는 비참한 세계의 진상을 보게 된다. 학문을 통하여 자신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고 그 가운데서 희망을 동경하게 된다. 혼돈과 무질서로 점철된 것으로만 보이던 세계는 학문을 통하여 법칙과 원칙들이 드러나게 되었고 그제서야 인간은 세계에 대한 용기와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역자들이 번역한 개발의 이해(Understanding Development)는 개발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개발학development study은 인류 역사 속에서 가장 혹독하고, 비참하며 가장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빈곤의 문제를 다루며 그 가운데서 희망을 찾는 학문이다. 따라서 개발학이라는 학문은 인간의 선함과 자유 그리고 아름다움과 진리를 가로막고 억누르는 마성魔性의 실체가 바로 빈곤이며 빈곤의 극복을 인간 진보의 척도로 본다. 빈곤에 대한 기술은 형용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빈곤은 배고픔이다. 콩고 민주공화국의 키치니 마을에서, 우간다의 치완다 마을에서, 탄자니아의 부와와니 마을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부게르 마을에서, 씨에라리온의 마라카 마을에서 카사바 몇 줄기를 놓고 마을 사람들이 벌여야 하는 싸움이 빈곤이다. 볼리비아에서, 콜롬비아에서, 페루에서 굶주린 배를 코카 잎으로 달래며 밭으로 나서는 마을 어른들의 등굽은 뒷모습이 빈곤이다. 마닐라와 프놈펜 그리고 자카르타에서 홍등가로 내몰린 여성들의 발걸음이 빈곤이다. 바로 이들의 빈곤으로부터 개발학은 시작한다. 이들로부터 희망을 찾는 학문이 개발학이다.
개발학은 철학과 경제학 그리고 사회학의 사선에 놓여있다. 우리가 무엇을 희망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증명하고 논증한다는 점에서 철학적 사유를 공유하지만, 빈곤을 계량화된 현상으로 기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철학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한편 인간의 사회적, 경제적 행태를 통하여 세계를 인식하고 기술하려 하는 점에서는 경제학/사회학에 맞닿아 있지만 빈곤한 국가에서 빈곤한 이들이 겪는 예속의 삶의 해방에 주안점을 두고 이를 실현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철학에 맞닿아 있다.
이 책에서 저자인 라플리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오늘날까지의 개발학의 이론과 논쟁 그리고 현실 적용과 이에 따른 문제들을 연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개발학의 초기, 빈곤한 국가들에서는 국가가 중심이 되어 빈곤 극복이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 국가위주 개발 이론이 세를 얻게 되었는데, 이를 주장하는 이들은 축적된 자본과 기술이 부재하여 성숙하지 못한 빈곤국에서는 시장보다는 국가가 개발을 주도하여 빈곤을 극복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국가는 부 축적의 가장 중요한 주체가 되어야 했고 국가에서 빠져나가는 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수입대체산업을 국가가 직접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위주의 개발은 시장의 기능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인간의 경제 행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지 못한 채 진행되어 비효율성과 부패 그리고 저고용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1970년대 말 국가주도형 개발의 실패를 비판하는 신자유주의 이론이 영미권을 중심으로 주창되었는데, 이는 빈곤한 국가들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시장을 가로막는 국가의 월권에 있다고 분석하면서 작은 국가와 큰 시장을 옹호하였다. 이를 따르는 이들은 개인의 자유의 심미적 가치는 경제 개발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를 구현하지 못한 빈곤국들은 긴축재정, 민영화, 무역자유화, 정부축소 및 규제완화 등을 통한 시장의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창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시장에 대한 과신과 인간에 대한 심리적, 사회적 몰이해는 사회 균열과 안전성의 훼손을 가져왔고, 또한 탐욕스러운 부자 국가들과 다국적 기업들의 욕망을 제어할 수 없게 되어 이들과 경쟁할 수 없었던 가난한 이들을 낭떠러지로 밀어 넣게 되었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찾아온 정치적 변화는 개발학의 새로운 이론적 탐색 기회를 주고 있으며 국가와 시장 간의 중간지대를 찾기 위한 모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시장 주도형 개발을 믿어온 세계은행은 더 이상 시장주도를 맹신하지 않게 되었고 국가 주도형 개발을 주창해온 이들도 동아시아의 성공이 신화일 수 있다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더 나아가 2000년대 후 개발학은 환경 문제와 같은 전 인류적 문제들을 다루게 되며 개발학의 범위는 빈곤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들을 함께 다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책이 개발학의 모든 이론과 경향들을 상세히 다루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을 뽑자면 개발학의 다양한 이론들을 범주화하여 이론들 간의 차이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으며 또한 이론들과 현실 정치, 경제 사이의 간극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독자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임무는 역자들에게 주어져 있었으나 이를 얼마나 훌륭히 완수하였는가는 독자들의 판단을 따르겠다. 역자인 김창수, 김장생은 서로의 원고를 몇 차례씩 교정하며 최선을 다하였으나 여전히 오역과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책임 또한 역자들에게 있음을 밝힌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후원해준 한국연구재단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남미의 빈곤을 고민하며 희망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이 책이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Veritas vos liberabit!
▣ 주요 목차
역자 서문
1장. 개발의 진행
2장. 전후 기간의 개발이론
3장. 국가 주도 개발의 실제
4장. 실패에 대한 신자유주의 답변
5장. 신고전주의 개혁의 실제
6장. 구조조정 시기의 개발 이론
7장. 개발 국가론의 종말
8장. 개발의 종말 혹은 새로운 시작
9장. 결론
이 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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