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나는 흠 많은 내 나라가 여전히 좋다.
그래서 이민을 떠나는 대신 이들의 행복 요소를
내 삶에 하나둘 적용해보기로 했다.”
부유하지만 불행한 독일에게
가장 행복한 300인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OECD 발표 ‘더 나은 삶’ 지수, 한국 3년 연속(2014-2016) 후진국 수준
국가 제도가 문제인가, 개인의 태도가 문제인가
‘행복한 나라 사람들’은 대체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UN이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84점을 받아 158개 조사 대상국 중 47위를 차지했다. 2013년(41위)보다 순위가 더 떨어졌다. 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3년 연속 후진국 수준인 20위권 후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들로는 우리가 늘 복지 천국이라 부르며 부러워하는 북유럽 선진국들이 보인다. 우리나라가 상위권이 들지 못하는 이유는 미흡한 국가 제도 때문일까?
우리나라보다 가난하고 국가 제도는 더 취약하지만 행복지수, 삶의 만족도 등이 훨씬 높은 나라들도 적지 않다. 이번에는 국민성이 문제인가 싶다.
마침,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한 독일인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다. 부유하고 강하기로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독일이, 행복에 관해서는 어떤 조사를 해도 왜 항상 밑바닥 순위일까?
독일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걸까?
행복해지고 싶어도 용기를 못 내는 걸까?
행복은 독일인의 인생관과 어울리지 않는 걸까?
‘행복’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민하며 여러 세미나를 찾아다녔다. 국제기구의 여러 통계결과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구 논문을 분석했다. 그러던 중, 직접 답을 찾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선다.
푸른숲이 출간한 《행복한 나라의 조건: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는 부유하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던 독일의 워커홀릭이 행복 조사에서 해마다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들의 비결을 찾아 나선 취재기이다. 저자는 9개월간 ‘가장 행복한 13개국(2012 기준)’에서 학자, 기업가, 언론인, 독일 교포, 평범한 시민 300여 명을 만나 ‘행복한 삶의 비결’을 듣는다.
책은 13개국 사람들의 삶을 직접 체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들만의 원칙과 소신, 문화, 가치관 등을 꼼꼼하게 전한다. 저자는 엄격하고 성실한 독일인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기준에 “어떻게 그럴 수가?”를 외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모르게 독일에서와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음을 체감한다.
저자는 단순히 13개국의 특징을 소개하거나 독일인들도 이들을 따라 하자고 제안하지 않는다. 대신 경제적 수준도, 사고방식도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가족과 이웃, 지역, 국가와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보여준다. 내 나라가 싫다고 이민을 떠나기 전에 이들의 기준을 참고해 국가에 요구할 부분, 개인이 변화할 부분,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부분 등을 구분해서 행복 요소를 하나둘 늘리자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3개국에도 생활고가, 이웃 갈등이, 부패한 정치인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13개국 사람들에게서 배운 점은 정신승리와 정부 비판, 노동과 휴식, 혼자만의 여유와 이웃과의 친교를 오가며 각자 처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었다.
《행복한 나라의 조건》은 책 상당수가 개인의 의지 또는 국가 정책 비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국가, 지역, 개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3개국’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OECD ‘삶의 질 보고서’, 그리고
100년간 이루어진 2만 4천 건의 행복 연구 및 9천 건의 논문
《행복한 나라의 조건》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13개국 선정 기준이다. 사실 행복 조사는 매우 다양하다. 조사마다 순위도 조금씩 바뀐다. OECD 조사에서는 덴마크가 1위였다가 UN 조사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가 1위에 오른다. 언제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기관이 언제 조사하든 매번 상위권에 드는 나라와, 그 대열에 끼지 못하는 나라 역시 정해져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독일은 후자였다. 따라서 저자는 특정 년도의 OECD 순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난 100년간 이루어진 전 세계 행복 연구를 정리한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까지 참고해 취재국을 정했다. 30년 넘게 ‘행복’을 연구해온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교 뤼트 페인호번(Ruut Veenhoven) 교수 팀이 이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해 지금까지 관리하는데, 현재까지 이 연구소가 평가한 학술 간행물만 9,000건에 달하고, 행복 관련 연구는 무려 2만 4,000여 건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저자가 선정한 13개국은 어느 국제기관의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늘 상위권에 올라 있다는 점에서 믿을 수 있다. 또한 국제기관의 조사 외에도 전 세계 여러 학자(경제학자, 심리학자, 인류학자 등)들의 행복 관련 연구를 모아 GDP만으로는 알 수 없는 나라별 문화, 국민성 등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더욱 신뢰할 수 있다.
행복의 비결에는 문화 차이가 없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과 아주 많이 달랐지만, 두 나라의 문화에는 교집합이 있었다. 바로 엄청난 자유 의식. 두 나라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는 비결은 거기에 있었다. _13쪽
뤼트는 30년 넘게 행복을 연구해온 행복 연구계의 ‘아버지’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행복은 다 똑같습니다.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본인만 알지요. 그러니까 세계 어디든 그냥 가서 물어보면 됩니다.”
덴마크 경제학자이자 행복학자인 크리스티안 비외른스코우 역시 행복한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배울 점이 있을 거라고 했다. “행복한 나라 명단은 해마다 동일합니다. 그 말은 어떤 요인이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배울 수 있다는 뜻이지요.” _18쪽
선진국에 살아서 행복하다? 욕심이 없어서 행복하다?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에서 멕시코, 파나마, 콜롬비아까지
북유럽이든, 빈곤국이든 ‘행복의 이유’는 비슷하다
북유럽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말은 당연하게 들린다. 부유하고, 복지제도가 탄탄하고, 국민들 대다수가 교양이 넘치는데 그곳에서 누가 행복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빈곤국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점도 낯설지 않다.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가난하고 착한 사람들’은 성금 모금을 하는 방송에서 충분히 봤다. 그들은 천막에서 살며 하루 종일 중노동을 하지만 가족과 함께여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13개국을 취재하며 가장 놀랐던 점으로 정치적, 경제적 수준이 천차만별인 이들 나라의 ‘행복 비결’이 거의 똑같았다는 점을 꼽는다. 북유럽 선진국, 최장 내전국, 빈곤국 할 것 없이 300여 명이 전하는 인생관은 신기하리만치 똑같았고, 독일인의 인생관과는 너무도 달랐다. ‘행복’도 승진이나 임용처럼 ‘달성할 목표’로 여기는 독일인답게, 저자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놀라고, 따지고, 캐묻고, 혼란스러워한다. 그런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은 이유는 우리 역시 ‘행복해지기 위해 해야 할 ??가지’ 같은 자기계발식 행복 추구에 너무 익숙하기 때문은 아닐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나라가 그렇게 다양한데, 행복의 비결만큼은 대동소이했다. 더운 열대 나라도 황량한 북쪽 나라도 다르지 않았다. 수줍은 북구 사람들도 열정적인 남미 사람들도 별다른 비결을 내놓지 않았다. 행복의 원천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보편적이었다. _13쪽
시드니의 저명한 행복학자 로버트 커밍스 교수의 말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행복은 찰나의 행복감, 우연히 찾아든 일시적이고 강렬한 감정과는 전혀 다릅니다. 행복은 기본 정서예요. 좋은 기분이 인격의 일부가 되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기본 정서이지요.”
‘참 잘 살고 있다’는 깊고 충만한 감정을 오래오래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이 책에서 끝까지 파고든 질문도 바로 이것이다. 행복이란 일생 살아온 과정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부디 이 책이 삶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행복을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가? 그렇다면 구조적으로 삶 한쪽에 행복이 들어올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_15쪽
본문 소개
아이슬란드_ 가장 중요한 정치 현안은 ‘가족’이다.
아이슬란드는 2012년 기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행복한 나라이다. 연 평균 기온이 5.4도에 7월 평균 기온은 13.3도. 즐길 거리 하나 없는 환경에 살을 에는 추위. 2008년 국가 부도 사태를 경험했지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행복지수가 변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
아이슬란드는 국가 부도라는 혹독한 시련을 통해 행복하게 사는 데 돈은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웠다. 경제 수준이 예전처럼 높진 않지만, 꼭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슬란드 정부는 모든 국민을 살뜰히 보살피는 하나의 대가족 역할을 자처했다. 이 작은 나라가 〈세계 성차별 보고서〉에서 무려 다섯 번이나 1위를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그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가족’이 가장 중요한 정치 현안이다.
노르웨이_ 풍요롭고 겸손한 사람들의 땅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 부자이자 일곱 번째로 행복한 나라이다. 1969년 노르웨이 에서 세계 20대 유전 중 한 곳이 발견되어 벼락부자가 되었지만, 노르웨이 어디에서도 돈 자랑을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정부는 다음 세대를 위해 석유 기금을 모으기로 했고, 국민들은 ‘얀테 법칙’(내가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더 우수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여기지 않는다)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여기선 자동차를 시동을 켠 채 자주 세워놔요. 서로 믿으니까요. 누가 나보다 더 좋은 직장에 다녀도 알 수가 없어요. 자랑하지 않는 것도 얀테 법칙에 포함되거든요. 자랑은 정말 아주 나쁜 짓이에요. 아무도 그런 짓을 하지 않아요. 물론 속으로는 좋겠죠. 와우, 새 차를 샀어! 그래도 절대 남에게 뻐기지 않아요. 직함도 자랑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에게 박사니 의사니 하는 호칭을 붙여 부르는 것은 아주 난처하고 곤란한 짓이죠.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에요.”
코스타리카_ 자연을 파괴하고 행복할 수 없다
국민의 23퍼센트가 가난에 허덕인다. 수돗물은 이웃집끼리 같이 쓰고 전기는 자가 발전한다. 오두막은 불법이어서 언제라도 헐릴 수 있다. 아이들은 국가 지원금으로 밥만 겨우 먹인다.
남미의 스위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고, 가장 유망한 업종 역시 관광이다. 국민이 460만 명인데 연간 관광객 수가 250만 명이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27퍼센트를 자연보호 구역으로 설정했고, 관광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국토를 개발하지 않는다. “오래오래 행복하려면 자연을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신조이다.
덴마크_ 함께 즐겨야 행복하다
덴마크 사람들은 왜 그렇게 행복할까? 맥주가 비싸서? 추운 기후 때문에? 독일보다 25퍼센트 더 비싼 생활비 때문에? 연 수입이 5만 2,400유로 이상인 사람들이 지불하는 무시무시한 세율(59.6퍼센트) 때문에? 덴마크는 물가가 비싼 나라이다. 그런데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실직을 비롯한 온갖 문제를 대비해 국가로부터 각종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세금을 엄청나게 내지만 그 덕분에 이 시스템이 유지된다고 굳게 믿는다.
북유럽 복지로 대표되는 덴마크 복지제도의 목표는 간단히 말해 모든 인간이 잘사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그 누구도 못살지는 않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독일과 우리의 복지제도와는 차이가 있다. 덴마크 사람들 스스로가 “이런 제도가 공동체 의식의 표현”이라고 여긴다.
스웨덴_ 제약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닐스 홀게르손, 테트라 파크, H&M, 이케아,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와 삼점식 안전벨트를 발명한 나라. 스웨덴 사람들은 뛰어난 패션 감각과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남의 눈에 띄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강하고 독립적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지탱할 수 있으려면 국가가 훨씬 강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아주 튼튼하게 설계한 안전망이, 각종 추락을 막아준다고 믿는다. 자기과시형 인간은 스웨덴에서 살기가 고달프다.
“왜 우리가 행복한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아마 필요한 걸 전부 다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요? 비를 피할 지붕이 있고 밥이 있고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직장을 잃으면 나라에서 돈을 받고. 생존에 필요한 기본은 다 가졌으니까요. 아니 사실은 그보다 조금 더 가졌죠.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스위스_ 누구나 최대한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들은 국가가 저만치 멀리 있어요. 그리고 국민은 국가가 시키는 대로 하죠. 하지만 우리는 비록 아주 미미한 문제도 함께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가 우리를 무시하고 결정을 내렸다는 느낌을 받지 않아요. 그래서 행복하고요.”
누구나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세상. 스위스 사람들은 이를 엄청나게 중시한다. 스위스는 수백 년 전부터 알프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느슨한 연방이다. 종교나 언어나 직업이 같아서가 아니다. 그저 연방이 되고 싶다는 이유로 뭉친 국가이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처럼 강력한 정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국민들은 작은 문제라도 자신이 원하면 투표를 제안할 수 있다. 그래서 사안 하나를 결정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모든 문제를 두고 더 느리게, 더 많이 고민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아주 행복하다고 느낀다.
핀란드_ 조용하고 굳건한 진심으로 서로를 대한다
핀란드는 격동의 역사를 거쳤다. 하지만 한 번도 세상을 정복하려 먼저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 그들은 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스웨덴과 러시아(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과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핀란드 사람들은 이런 역사 때문에 자신들이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고 갈등을 싫어하며, 매사에 집요하고 노력해서 못할 일이 없다고 여기게 되었다고 믿는다.
핀란드 사람들은 좋아서 죽을 것 같고 행복해서 미칠 것 같아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말로건, 시공간적으로건 상대에게 쉽게 접근하지 않고 개인 공간과 자기만의 시간을 끔찍이 아낀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 정직하게, 진심으로 대한다. 체면 때문에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도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람들이 어느 나라보다 이웃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절감하는 이유이다.
캐나다_ 단순하게 살아야 행복하다
캐나다 사람들은 삶을 작은 요소들의 합으로 생각한다.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도 않고 너무 복잡하게 살지도 않는다.
캐나다는 무엇보다 조화로운 공존을 중시한다. 서로를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려 애쓴다. 캐나다로 이민 온 독일 사람들이 가장 만족하는 점이, 자기를 과시하고 자기의견을 관철시키려 애쓰는 사람들에게 온종일 둘러싸여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온갖 것을 토론 주제로 삼잖아요. 비판적이고 논쟁을 잘할수록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그런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갈등을 싫어해요. 아마 우리가 토론을 못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일 수도 있어요.”
오스트레일리아_ 현실적이되 복잡하지 않게, 유머를 곁들여
‘2012 OECD 더 나은 삶 지수’에 의하면 오스트레일리아는 독일 보다 연평균 400시간을 더 일한다. 하지만 일이 1순위는 아니다. 개인의 목표 달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가 바로 오스트레일리아이다. 그들의 목표에서 승진이나 더 많은 연봉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포츠를 즐기건, 요리를 배우건, 악기를 연주하건 현실적으로 생활하되 너무 복잡하지 않게,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들의 최대 목표이다.
그러다보니 국가에서 어떤 규정을 정해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면 지키지 않는다. 금지 팻말도, 규칙이니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도 없다. 누구든 아무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나라, 자신의 생체리듬에 맞게 일하고 쉴 수 있는 나라가 오스트레일리아이다.
파나마_ 정신승리도 필요하다
국민의 25퍼센트가 빈곤층이다. 아이들과 청년들은 폭력과 마약에 물들어 있다. 평균 기온이 32도이고 습도 또한 어마어마하다. 새벽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해야 한다. 그런데 파나마 국민들이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들의 행복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대부분의 파나마 사람들은 장기 비전이 없다. 손쉽고 빠른 결과를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성향이 행복을 누리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2년, 5년, 10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지 않고 코앞에 떨어진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근만 해도 행복해요. 다들
환한 미소로 인사하거든요. 독일에서는 다들 우거지상이 되어 땅만 쳐다보죠. 아이고, 벌써 월요일이야? 또 일하러 가야 해? 이곳은 삶의 질이 훨씬 높아요. 물론 물질적으로는 낮죠. 하지만 삶을 대하는 자세는 훨씬 좋습니다.”
효율성은 독일 대비 40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모든 일이 언젠가는 끝이 난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총에 맞고 칼에 찔리는 일이 비 내리듯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을상을 하느니 차라리 춤을 추며 정신승리를 거두겠다는 것이 파나마 사람들의 행복 비결이다.
룩셈부르크_ 다문화 국가 특유의 장점을 발휘하다
국토 면적이 2,586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한 룩셈부르크는 지구에서 가장 작은 국가 중 하나이고, 유럽연합에서는 두 번째로 작다. 하지만 이민국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아나 캐나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작은 나라에서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이 모여 살면 갈등이 일어날 여지가 많지만, 룩셈부르크는 다문화 국가 특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른 나라에서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어요. 그럼 여기가 정말 좋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되죠. 워낙 다채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니 자국 문화를 조금 더 유연하게 대할 수 있고 자기 의견을 지나치게 고집하지도 않아요.”
자기 방식과 기준을 너무 내세우지 않는 열린 마음이 있고, 항상 다른 문화를 접하기에 자신의 관점을 상대화할 수 있다. 정책은 다양해지고 사람들은 유연해진다. 길을 걸을 때마다 사방에서 다양한 언어로 인사를 건네는 나라. 갈등 요소를 다채로움으로 전환시키는 룩셈부르크의 행복 비결이다.
멕시코_ 모레 할 수 있는 일을 내일 계획하지 않는다
2006년,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마약 전쟁을 선포한 이후 그동안 7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실종된 사람은 비공식적으로 5만에서 10만 명에 이른다. 지금도 군인 5만여 명과 3만 5,000명의 경찰이 마약 조직원과 무장 단체원 30만 여명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마약 생산국이자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한 곳이지만 가장 적은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 나라이기도 하다. 현실을 바꿀 수 없지만 두려워 벌벌 떨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마약 조직원에게 납치되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라고 여기는 멕시코 사람들 특유의 기질 덕분이다. 멕시코 사람들은 “오늘은 별일 없을 거야”를 입버릇처럼 말한다. 행복을 경제적인 것에서 찾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화창한 햇살을 즐기며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누린다.
“우리는 지금을 살아요. 독일에는 이런 말이 있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우린 이렇게 말해요. 모레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당기지 말자. 독일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 만사가 완벽해야 하고 정확해야 하고, 청결하고 질서정연해야 하죠. 그런 것에 큰 가치를 두니 힘들죠. 더 잘해야 하고 더 커야 하고 더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경쟁심과 압박감……. 멕시코 사람들은 훨씬 적은 것으로도 만족해요. 물론 멋진 결과물을 만들고 싶고 돈을 조금 더 많이 벌면 좋겠죠. 하지만 일과 성공을 제일로 치지는 않아요. 훨씬 여유 있게 생각하죠. 훨씬 단순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조금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콜롬비아_ 노래하고 웃으며 삶에 맞서다
콜롬비아는 50년 전부터 내전 상태이다. 세계 최장 기간이다. 무려 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상당수는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며 등장한 ‘콜롬비아 혁명군’에 희생당했다. 이들은 마약 거래에도 활발하게 개입한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이기도 하다. 콜롬비아 혁명군과 정부가 2012년 11월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나라로 손꼽힌다. 사람들은 밤에도 깊게 잠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 2위에 오른 나라가 콜롬비아이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친절하고 명랑하기로 유명하다. 오랜 사회 갈등, 심각한 불평등과 가난에도 국민들은 따뜻한 인간관계, 가족애, 좋은 날씨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독일 문학은 너무 무겁고 진지하다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일하고 잠자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니 즐기며 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항상 친절해야 해요. 화내면 안 돼요. 온종일 웃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아무리 문제가 쌓여 있어도 매일매일 감탄하세요. 이웃을 가슴으로 사랑하세요. 절대 화내거나 슬퍼하지 말고 매 순간을 즐겨야 해요. 인생은 아름다워요. 하루하루가 축복이에요.”
▣ 작가 소개
저자 : 마이케 반 덴 붐
Maike Van Den Boom
네덜란드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하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네덜란드에서 13년, 멕시코에서 2년간 살면서 자연스레 ‘행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문득 자신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2009년 독일로 돌아온 뒤 왜 독일 사람들은 멕시코보다 좋은 환경에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네덜란드처럼 부유하지만 왜 항상 부족하고 불행하다고 여기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때부터 최신 연구 논문, 언론 보도, 통계자료 등을 분석하며 어떻게 하면 독일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마침내 저자는 OECD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13개국’에서 답을 찾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선다. 코스타리카를 시작으로 9개월간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핀란드, 멕시코, 노르웨이, 캐나다, 파나마,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콜롬비아, 룩셈부르크를 여행하며 시민, 학자, 언론인 등 300여 명을 만났다. 저자는 이들이 밝히는 ‘행복한 삶의 조건’과, 네덜란드 뤼트 페인호번 교수 팀이 지난 1... 00년의 전 세계 행복 연구를 정리, 발표한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행복한 나라의 조건: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을 썼다. 책은 출간 직후 독일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독일 전역을 돌며 ‘행복한 사회’, ‘행복한 삶’에 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자 : 장혜경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바보들의 심리학》, 《앞으로 10년 나의 몸값을 결정짓는 변화 마인드 맵》, 《감정사용설명서 2》, 《사랑의 코드》, 《오디세이 3000》, 《피의 문화사》, 《사물의 심리 학》, 《식물탄생신화》,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 《방황의 기술》,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유 럽의 역사》, 《변신》, 《권력의 언어》, 《어떻게 일할 것인가》, 《우울증 사용설명서》,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등 다수의 문학서과 인문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여행을 시작하며 | 그들은 어떻게, 왜 행복할까
아이슬란드, 누구에게나 넉넉한 나라 1장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태어났어요
노르웨이, 풍요롭고 겸손한 사람들의 땅 2장 우리에겐 악수가 곧 계약서예요
코스타리카, 미래는 내일 생각한다 3장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어요
덴마크, 자기자랑을 금기시하는 사람들의 나라 4장 이유가 있는 규제만 따른다
스웨덴, 제약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5장 라곰,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스위스, 누구나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있다 6장 모든 구성원에게 유익한 해결책을 찾는다
핀란드, 국가를 철저히 신뢰하는 사람들 7장 자연과 하나가 된다
캐나다, 단순해서 더욱 행복한 나라 8장 그 정도면 됐어
오스트레일리아, 기대어 앉아 마음껏 즐기다 9장 앞날을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마세요
파나마, 걱정하는 대신 춤을 추는 사람들 10장 어쩔 수 없지, 뭐 어때, 괜찮아
멕시코, 천 가지 색을 가진 나라 11장 한 번은 인생에 질문을 던져본다
콜롬비아, 노래하고 웃으며 삶에 맞서다 12장 당신의 행복은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흠 많은 내 나라가 여전히 좋다.
그래서 이민을 떠나는 대신 이들의 행복 요소를
내 삶에 하나둘 적용해보기로 했다.”
부유하지만 불행한 독일에게
가장 행복한 300인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OECD 발표 ‘더 나은 삶’ 지수, 한국 3년 연속(2014-2016) 후진국 수준
국가 제도가 문제인가, 개인의 태도가 문제인가
‘행복한 나라 사람들’은 대체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UN이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84점을 받아 158개 조사 대상국 중 47위를 차지했다. 2013년(41위)보다 순위가 더 떨어졌다. OECD가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3년 연속 후진국 수준인 20위권 후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들로는 우리가 늘 복지 천국이라 부르며 부러워하는 북유럽 선진국들이 보인다. 우리나라가 상위권이 들지 못하는 이유는 미흡한 국가 제도 때문일까?
우리나라보다 가난하고 국가 제도는 더 취약하지만 행복지수, 삶의 만족도 등이 훨씬 높은 나라들도 적지 않다. 이번에는 국민성이 문제인가 싶다.
마침,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한 독일인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다. 부유하고 강하기로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독일이, 행복에 관해서는 어떤 조사를 해도 왜 항상 밑바닥 순위일까?
독일 사람들은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걸까?
행복해지고 싶어도 용기를 못 내는 걸까?
행복은 독일인의 인생관과 어울리지 않는 걸까?
‘행복’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민하며 여러 세미나를 찾아다녔다. 국제기구의 여러 통계결과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구 논문을 분석했다. 그러던 중, 직접 답을 찾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선다.
푸른숲이 출간한 《행복한 나라의 조건: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는 부유하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던 독일의 워커홀릭이 행복 조사에서 해마다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들의 비결을 찾아 나선 취재기이다. 저자는 9개월간 ‘가장 행복한 13개국(2012 기준)’에서 학자, 기업가, 언론인, 독일 교포, 평범한 시민 300여 명을 만나 ‘행복한 삶의 비결’을 듣는다.
책은 13개국 사람들의 삶을 직접 체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들만의 원칙과 소신, 문화, 가치관 등을 꼼꼼하게 전한다. 저자는 엄격하고 성실한 독일인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기준에 “어떻게 그럴 수가?”를 외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모르게 독일에서와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음을 체감한다.
저자는 단순히 13개국의 특징을 소개하거나 독일인들도 이들을 따라 하자고 제안하지 않는다. 대신 경제적 수준도, 사고방식도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가족과 이웃, 지역, 국가와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보여준다. 내 나라가 싫다고 이민을 떠나기 전에 이들의 기준을 참고해 국가에 요구할 부분, 개인이 변화할 부분,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부분 등을 구분해서 행복 요소를 하나둘 늘리자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3개국에도 생활고가, 이웃 갈등이, 부패한 정치인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13개국 사람들에게서 배운 점은 정신승리와 정부 비판, 노동과 휴식, 혼자만의 여유와 이웃과의 친교를 오가며 각자 처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었다.
《행복한 나라의 조건》은 책 상당수가 개인의 의지 또는 국가 정책 비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국가, 지역, 개인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3개국’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OECD ‘삶의 질 보고서’, 그리고
100년간 이루어진 2만 4천 건의 행복 연구 및 9천 건의 논문
《행복한 나라의 조건》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13개국 선정 기준이다. 사실 행복 조사는 매우 다양하다. 조사마다 순위도 조금씩 바뀐다. OECD 조사에서는 덴마크가 1위였다가 UN 조사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가 1위에 오른다. 언제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기관이 언제 조사하든 매번 상위권에 드는 나라와, 그 대열에 끼지 못하는 나라 역시 정해져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독일은 후자였다. 따라서 저자는 특정 년도의 OECD 순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난 100년간 이루어진 전 세계 행복 연구를 정리한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까지 참고해 취재국을 정했다. 30년 넘게 ‘행복’을 연구해온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교 뤼트 페인호번(Ruut Veenhoven) 교수 팀이 이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해 지금까지 관리하는데, 현재까지 이 연구소가 평가한 학술 간행물만 9,000건에 달하고, 행복 관련 연구는 무려 2만 4,000여 건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저자가 선정한 13개국은 어느 국제기관의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늘 상위권에 올라 있다는 점에서 믿을 수 있다. 또한 국제기관의 조사 외에도 전 세계 여러 학자(경제학자, 심리학자, 인류학자 등)들의 행복 관련 연구를 모아 GDP만으로는 알 수 없는 나라별 문화, 국민성 등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더욱 신뢰할 수 있다.
행복의 비결에는 문화 차이가 없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과 아주 많이 달랐지만, 두 나라의 문화에는 교집합이 있었다. 바로 엄청난 자유 의식. 두 나라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는 비결은 거기에 있었다. _13쪽
뤼트는 30년 넘게 행복을 연구해온 행복 연구계의 ‘아버지’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행복은 다 똑같습니다.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본인만 알지요. 그러니까 세계 어디든 그냥 가서 물어보면 됩니다.”
덴마크 경제학자이자 행복학자인 크리스티안 비외른스코우 역시 행복한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배울 점이 있을 거라고 했다. “행복한 나라 명단은 해마다 동일합니다. 그 말은 어떤 요인이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배울 수 있다는 뜻이지요.” _18쪽
선진국에 살아서 행복하다? 욕심이 없어서 행복하다?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에서 멕시코, 파나마, 콜롬비아까지
북유럽이든, 빈곤국이든 ‘행복의 이유’는 비슷하다
북유럽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말은 당연하게 들린다. 부유하고, 복지제도가 탄탄하고, 국민들 대다수가 교양이 넘치는데 그곳에서 누가 행복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빈곤국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점도 낯설지 않다.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가난하고 착한 사람들’은 성금 모금을 하는 방송에서 충분히 봤다. 그들은 천막에서 살며 하루 종일 중노동을 하지만 가족과 함께여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13개국을 취재하며 가장 놀랐던 점으로 정치적, 경제적 수준이 천차만별인 이들 나라의 ‘행복 비결’이 거의 똑같았다는 점을 꼽는다. 북유럽 선진국, 최장 내전국, 빈곤국 할 것 없이 300여 명이 전하는 인생관은 신기하리만치 똑같았고, 독일인의 인생관과는 너무도 달랐다. ‘행복’도 승진이나 임용처럼 ‘달성할 목표’로 여기는 독일인답게, 저자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놀라고, 따지고, 캐묻고, 혼란스러워한다. 그런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은 이유는 우리 역시 ‘행복해지기 위해 해야 할 ??가지’ 같은 자기계발식 행복 추구에 너무 익숙하기 때문은 아닐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나라가 그렇게 다양한데, 행복의 비결만큼은 대동소이했다. 더운 열대 나라도 황량한 북쪽 나라도 다르지 않았다. 수줍은 북구 사람들도 열정적인 남미 사람들도 별다른 비결을 내놓지 않았다. 행복의 원천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보편적이었다. _13쪽
시드니의 저명한 행복학자 로버트 커밍스 교수의 말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행복은 찰나의 행복감, 우연히 찾아든 일시적이고 강렬한 감정과는 전혀 다릅니다. 행복은 기본 정서예요. 좋은 기분이 인격의 일부가 되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기본 정서이지요.”
‘참 잘 살고 있다’는 깊고 충만한 감정을 오래오래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이 책에서 끝까지 파고든 질문도 바로 이것이다. 행복이란 일생 살아온 과정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부디 이 책이 삶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행복을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가? 그렇다면 구조적으로 삶 한쪽에 행복이 들어올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_15쪽
본문 소개
아이슬란드_ 가장 중요한 정치 현안은 ‘가족’이다.
아이슬란드는 2012년 기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행복한 나라이다. 연 평균 기온이 5.4도에 7월 평균 기온은 13.3도. 즐길 거리 하나 없는 환경에 살을 에는 추위. 2008년 국가 부도 사태를 경험했지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행복지수가 변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
아이슬란드는 국가 부도라는 혹독한 시련을 통해 행복하게 사는 데 돈은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웠다. 경제 수준이 예전처럼 높진 않지만, 꼭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슬란드 정부는 모든 국민을 살뜰히 보살피는 하나의 대가족 역할을 자처했다. 이 작은 나라가 〈세계 성차별 보고서〉에서 무려 다섯 번이나 1위를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그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가족’이 가장 중요한 정치 현안이다.
노르웨이_ 풍요롭고 겸손한 사람들의 땅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 부자이자 일곱 번째로 행복한 나라이다. 1969년 노르웨이 에서 세계 20대 유전 중 한 곳이 발견되어 벼락부자가 되었지만, 노르웨이 어디에서도 돈 자랑을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정부는 다음 세대를 위해 석유 기금을 모으기로 했고, 국민들은 ‘얀테 법칙’(내가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더 우수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여기지 않는다)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여기선 자동차를 시동을 켠 채 자주 세워놔요. 서로 믿으니까요. 누가 나보다 더 좋은 직장에 다녀도 알 수가 없어요. 자랑하지 않는 것도 얀테 법칙에 포함되거든요. 자랑은 정말 아주 나쁜 짓이에요. 아무도 그런 짓을 하지 않아요. 물론 속으로는 좋겠죠. 와우, 새 차를 샀어! 그래도 절대 남에게 뻐기지 않아요. 직함도 자랑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에게 박사니 의사니 하는 호칭을 붙여 부르는 것은 아주 난처하고 곤란한 짓이죠.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에요.”
코스타리카_ 자연을 파괴하고 행복할 수 없다
국민의 23퍼센트가 가난에 허덕인다. 수돗물은 이웃집끼리 같이 쓰고 전기는 자가 발전한다. 오두막은 불법이어서 언제라도 헐릴 수 있다. 아이들은 국가 지원금으로 밥만 겨우 먹인다.
남미의 스위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고, 가장 유망한 업종 역시 관광이다. 국민이 460만 명인데 연간 관광객 수가 250만 명이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27퍼센트를 자연보호 구역으로 설정했고, 관광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국토를 개발하지 않는다. “오래오래 행복하려면 자연을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신조이다.
덴마크_ 함께 즐겨야 행복하다
덴마크 사람들은 왜 그렇게 행복할까? 맥주가 비싸서? 추운 기후 때문에? 독일보다 25퍼센트 더 비싼 생활비 때문에? 연 수입이 5만 2,400유로 이상인 사람들이 지불하는 무시무시한 세율(59.6퍼센트) 때문에? 덴마크는 물가가 비싼 나라이다. 그런데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실직을 비롯한 온갖 문제를 대비해 국가로부터 각종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세금을 엄청나게 내지만 그 덕분에 이 시스템이 유지된다고 굳게 믿는다.
북유럽 복지로 대표되는 덴마크 복지제도의 목표는 간단히 말해 모든 인간이 잘사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그 누구도 못살지는 않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독일과 우리의 복지제도와는 차이가 있다. 덴마크 사람들 스스로가 “이런 제도가 공동체 의식의 표현”이라고 여긴다.
스웨덴_ 제약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닐스 홀게르손, 테트라 파크, H&M, 이케아,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와 삼점식 안전벨트를 발명한 나라. 스웨덴 사람들은 뛰어난 패션 감각과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남의 눈에 띄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강하고 독립적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지탱할 수 있으려면 국가가 훨씬 강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아주 튼튼하게 설계한 안전망이, 각종 추락을 막아준다고 믿는다. 자기과시형 인간은 스웨덴에서 살기가 고달프다.
“왜 우리가 행복한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아마 필요한 걸 전부 다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요? 비를 피할 지붕이 있고 밥이 있고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직장을 잃으면 나라에서 돈을 받고. 생존에 필요한 기본은 다 가졌으니까요. 아니 사실은 그보다 조금 더 가졌죠.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스위스_ 누구나 최대한 원하는 방식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들은 국가가 저만치 멀리 있어요. 그리고 국민은 국가가 시키는 대로 하죠. 하지만 우리는 비록 아주 미미한 문제도 함께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가 우리를 무시하고 결정을 내렸다는 느낌을 받지 않아요. 그래서 행복하고요.”
누구나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세상. 스위스 사람들은 이를 엄청나게 중시한다. 스위스는 수백 년 전부터 알프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느슨한 연방이다. 종교나 언어나 직업이 같아서가 아니다. 그저 연방이 되고 싶다는 이유로 뭉친 국가이다. 다른 북유럽 국가들처럼 강력한 정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국민들은 작은 문제라도 자신이 원하면 투표를 제안할 수 있다. 그래서 사안 하나를 결정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스위스 사람들은 모든 문제를 두고 더 느리게, 더 많이 고민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아주 행복하다고 느낀다.
핀란드_ 조용하고 굳건한 진심으로 서로를 대한다
핀란드는 격동의 역사를 거쳤다. 하지만 한 번도 세상을 정복하려 먼저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 그들은 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스웨덴과 러시아(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과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핀란드 사람들은 이런 역사 때문에 자신들이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고 갈등을 싫어하며, 매사에 집요하고 노력해서 못할 일이 없다고 여기게 되었다고 믿는다.
핀란드 사람들은 좋아서 죽을 것 같고 행복해서 미칠 것 같아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말로건, 시공간적으로건 상대에게 쉽게 접근하지 않고 개인 공간과 자기만의 시간을 끔찍이 아낀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 정직하게, 진심으로 대한다. 체면 때문에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도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람들이 어느 나라보다 이웃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절감하는 이유이다.
캐나다_ 단순하게 살아야 행복하다
캐나다 사람들은 삶을 작은 요소들의 합으로 생각한다.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도 않고 너무 복잡하게 살지도 않는다.
캐나다는 무엇보다 조화로운 공존을 중시한다. 서로를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려 애쓴다. 캐나다로 이민 온 독일 사람들이 가장 만족하는 점이, 자기를 과시하고 자기의견을 관철시키려 애쓰는 사람들에게 온종일 둘러싸여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온갖 것을 토론 주제로 삼잖아요. 비판적이고 논쟁을 잘할수록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그런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갈등을 싫어해요. 아마 우리가 토론을 못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일 수도 있어요.”
오스트레일리아_ 현실적이되 복잡하지 않게, 유머를 곁들여
‘2012 OECD 더 나은 삶 지수’에 의하면 오스트레일리아는 독일 보다 연평균 400시간을 더 일한다. 하지만 일이 1순위는 아니다. 개인의 목표 달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가 바로 오스트레일리아이다. 그들의 목표에서 승진이나 더 많은 연봉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포츠를 즐기건, 요리를 배우건, 악기를 연주하건 현실적으로 생활하되 너무 복잡하지 않게,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들의 최대 목표이다.
그러다보니 국가에서 어떤 규정을 정해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면 지키지 않는다. 금지 팻말도, 규칙이니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우기는 사람도 없다. 누구든 아무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나라, 자신의 생체리듬에 맞게 일하고 쉴 수 있는 나라가 오스트레일리아이다.
파나마_ 정신승리도 필요하다
국민의 25퍼센트가 빈곤층이다. 아이들과 청년들은 폭력과 마약에 물들어 있다. 평균 기온이 32도이고 습도 또한 어마어마하다. 새벽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해야 한다. 그런데 파나마 국민들이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들의 행복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대부분의 파나마 사람들은 장기 비전이 없다. 손쉽고 빠른 결과를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성향이 행복을 누리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2년, 5년, 10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지 않고 코앞에 떨어진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근만 해도 행복해요. 다들
환한 미소로 인사하거든요. 독일에서는 다들 우거지상이 되어 땅만 쳐다보죠. 아이고, 벌써 월요일이야? 또 일하러 가야 해? 이곳은 삶의 질이 훨씬 높아요. 물론 물질적으로는 낮죠. 하지만 삶을 대하는 자세는 훨씬 좋습니다.”
효율성은 독일 대비 40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모든 일이 언젠가는 끝이 난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총에 맞고 칼에 찔리는 일이 비 내리듯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을상을 하느니 차라리 춤을 추며 정신승리를 거두겠다는 것이 파나마 사람들의 행복 비결이다.
룩셈부르크_ 다문화 국가 특유의 장점을 발휘하다
국토 면적이 2,586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한 룩셈부르크는 지구에서 가장 작은 국가 중 하나이고, 유럽연합에서는 두 번째로 작다. 하지만 이민국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아나 캐나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작은 나라에서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이 모여 살면 갈등이 일어날 여지가 많지만, 룩셈부르크는 다문화 국가 특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른 나라에서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어요. 그럼 여기가 정말 좋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되죠. 워낙 다채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니 자국 문화를 조금 더 유연하게 대할 수 있고 자기 의견을 지나치게 고집하지도 않아요.”
자기 방식과 기준을 너무 내세우지 않는 열린 마음이 있고, 항상 다른 문화를 접하기에 자신의 관점을 상대화할 수 있다. 정책은 다양해지고 사람들은 유연해진다. 길을 걸을 때마다 사방에서 다양한 언어로 인사를 건네는 나라. 갈등 요소를 다채로움으로 전환시키는 룩셈부르크의 행복 비결이다.
멕시코_ 모레 할 수 있는 일을 내일 계획하지 않는다
2006년,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마약 전쟁을 선포한 이후 그동안 7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실종된 사람은 비공식적으로 5만에서 10만 명에 이른다. 지금도 군인 5만여 명과 3만 5,000명의 경찰이 마약 조직원과 무장 단체원 30만 여명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마약 생산국이자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한 곳이지만 가장 적은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 나라이기도 하다. 현실을 바꿀 수 없지만 두려워 벌벌 떨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마약 조직원에게 납치되는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라고 여기는 멕시코 사람들 특유의 기질 덕분이다. 멕시코 사람들은 “오늘은 별일 없을 거야”를 입버릇처럼 말한다. 행복을 경제적인 것에서 찾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화창한 햇살을 즐기며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누린다.
“우리는 지금을 살아요. 독일에는 이런 말이 있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우린 이렇게 말해요. 모레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당기지 말자. 독일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 만사가 완벽해야 하고 정확해야 하고, 청결하고 질서정연해야 하죠. 그런 것에 큰 가치를 두니 힘들죠. 더 잘해야 하고 더 커야 하고 더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경쟁심과 압박감……. 멕시코 사람들은 훨씬 적은 것으로도 만족해요. 물론 멋진 결과물을 만들고 싶고 돈을 조금 더 많이 벌면 좋겠죠. 하지만 일과 성공을 제일로 치지는 않아요. 훨씬 여유 있게 생각하죠. 훨씬 단순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조금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콜롬비아_ 노래하고 웃으며 삶에 맞서다
콜롬비아는 50년 전부터 내전 상태이다. 세계 최장 기간이다. 무려 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상당수는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며 등장한 ‘콜롬비아 혁명군’에 희생당했다. 이들은 마약 거래에도 활발하게 개입한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이기도 하다. 콜롬비아 혁명군과 정부가 2012년 11월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나라로 손꼽힌다. 사람들은 밤에도 깊게 잠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 2위에 오른 나라가 콜롬비아이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친절하고 명랑하기로 유명하다. 오랜 사회 갈등, 심각한 불평등과 가난에도 국민들은 따뜻한 인간관계, 가족애, 좋은 날씨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독일 문학은 너무 무겁고 진지하다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일하고 잠자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니 즐기며 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항상 친절해야 해요. 화내면 안 돼요. 온종일 웃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아무리 문제가 쌓여 있어도 매일매일 감탄하세요. 이웃을 가슴으로 사랑하세요. 절대 화내거나 슬퍼하지 말고 매 순간을 즐겨야 해요. 인생은 아름다워요. 하루하루가 축복이에요.”
▣ 작가 소개
저자 : 마이케 반 덴 붐
Maike Van Den Boom
네덜란드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미술치료를 공부하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네덜란드에서 13년, 멕시코에서 2년간 살면서 자연스레 ‘행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문득 자신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2009년 독일로 돌아온 뒤 왜 독일 사람들은 멕시코보다 좋은 환경에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네덜란드처럼 부유하지만 왜 항상 부족하고 불행하다고 여기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때부터 최신 연구 논문, 언론 보도, 통계자료 등을 분석하며 어떻게 하면 독일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마침내 저자는 OECD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13개국’에서 답을 찾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선다. 코스타리카를 시작으로 9개월간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핀란드, 멕시코, 노르웨이, 캐나다, 파나마,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콜롬비아, 룩셈부르크를 여행하며 시민, 학자, 언론인 등 300여 명을 만났다. 저자는 이들이 밝히는 ‘행복한 삶의 조건’과, 네덜란드 뤼트 페인호번 교수 팀이 지난 1... 00년의 전 세계 행복 연구를 정리, 발표한 〈세계 행복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행복한 나라의 조건: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을 썼다. 책은 출간 직후 독일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은 독일 전역을 돌며 ‘행복한 사회’, ‘행복한 삶’에 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자 : 장혜경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바보들의 심리학》, 《앞으로 10년 나의 몸값을 결정짓는 변화 마인드 맵》, 《감정사용설명서 2》, 《사랑의 코드》, 《오디세이 3000》, 《피의 문화사》, 《사물의 심리 학》, 《식물탄생신화》,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 《방황의 기술》,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유 럽의 역사》, 《변신》, 《권력의 언어》, 《어떻게 일할 것인가》, 《우울증 사용설명서》,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등 다수의 문학서과 인문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여행을 시작하며 | 그들은 어떻게, 왜 행복할까
아이슬란드, 누구에게나 넉넉한 나라 1장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태어났어요
노르웨이, 풍요롭고 겸손한 사람들의 땅 2장 우리에겐 악수가 곧 계약서예요
코스타리카, 미래는 내일 생각한다 3장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어요
덴마크, 자기자랑을 금기시하는 사람들의 나라 4장 이유가 있는 규제만 따른다
스웨덴, 제약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5장 라곰,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스위스, 누구나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있다 6장 모든 구성원에게 유익한 해결책을 찾는다
핀란드, 국가를 철저히 신뢰하는 사람들 7장 자연과 하나가 된다
캐나다, 단순해서 더욱 행복한 나라 8장 그 정도면 됐어
오스트레일리아, 기대어 앉아 마음껏 즐기다 9장 앞날을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마세요
파나마, 걱정하는 대신 춤을 추는 사람들 10장 어쩔 수 없지, 뭐 어때, 괜찮아
멕시코, 천 가지 색을 가진 나라 11장 한 번은 인생에 질문을 던져본다
콜롬비아, 노래하고 웃으며 삶에 맞서다 12장 당신의 행복은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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