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개정판을 내며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를 꼽으라면 단연 플라톤일 것이다. 그가 민주주의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참된 지식이 아니라 공중의 의견에 기초를 둔 체제였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만인이 의견을 갖는 체제의 귀결은 억지 주장과 그에 휩쓸리는 여론 이상일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무엇이 정의로운 것이고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받은 사람이 체제를 이끌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이런 생각은 오늘날까지도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정 사안에 정통한 전문가가 이런저런 파당적 의견과 대중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체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만인이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자유로운 민주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지만, 다양한 의견과 주장 그 자체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플라톤의 도전은 여전히 의미를 갖는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사회에서조차 집단적 쏠림 현상이나 편향성의 집단적 강화 현상은 피할 수 없고, 이러한 사회현상은 국가권력과 같은 외재적 요인들의 개입이 없어도 나타나게 마련인 인간 사회의 본질적 특징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왜 무리를 짓는가? 왜 특정의 의견이나 태도에 집단적으로 동조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는 것일까? 그것이 갖는 장점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부작용은 무엇인가? 왜 차이와 이견, 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되는가? 이견과 다양성의 존재를 우리는 정당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양한 이견 위에 서있는 민주주의 체제를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역사적 사례들과 심리 실험의 결과를 통해 따져 보고 있는 이 책은 2009년 번역 출간된 이래로 꾸준히 애독되었다. 다만 출판사 입장에서 늘 아쉬웠던 것은, 지나치게 미국적인 사례나 예시 몇 가지가 국내 독자들의 독서를 방해하는 점이었다. 이에 미국 출판권자과 국내 번역자의 허락을 얻어 원문 가운데 꼭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삭제한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더불어 판형과 종이 선택에도 변화를 줌으로써 좀 더 독자 친화적인 책을 만들고자 했다. 이 개정판이, 이견과 갈등을 민주사회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하면 이견과 갈등 속에서도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데 부디 쓸모 있게 소용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왜 기획했나
한국 사회처럼 이견 내지 다른 생각에 대해 관용적이지 못한 사회도 없을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총화단결’이 최우선의 가치로 강요되었고, 그 결과 작은 조직 사회에서도 “모난 놈 정 맞는다”는 게 보이지 않는 규율처럼 이야기되었다. 아무래도 그 백미는 “말 많으면 빨갱이다”라는, 논리성으로만 따진다면 정말 얼토당토않은 주장으로 이견을 말하는 사람을 억압하는 경우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의견이 조직과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에너지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물론 어느 사회든 일정한 체제(시스템)의 원리로 조직되어 있다. 그 때문에 동질적인 견해나 생각에 대한 일상적 압박이 없는 사회나 조직은 존재하기 어렵다. 국가라는 공동체에서는 이를 충성이라고 말하고, 일반 조직에서는 조직 문화나 팀스피릿과 같은 단체정신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라고 해서 예외 아니다. 민주주의도 제아무리 이상적인 형태에 가까워진다 해도 통치 체제의 한 유형이라는 본질을 벗어나진 못한다. 자율적 결사체나 생태 공동체라고 해도 다르지 않고, 하다못해 작은 서클이나 계모임에도 조직과 체계의 원리가 작용한다.
그러한 체계의 힘과 조직의 논리가 있다 해서 모든 사회나 조직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견을 다루는 방법에 있어 사회나 조직마다 큰 차이가 있고, 이견을 다루는 데 있어 실패함으로써 누구도 바라지 않는 집합적 부작용과 불행한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견 없는 사회, 갈등 없는 조직을 만드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견과 갈등을 좋은 사회, 좋은 조직의 제도적 원리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이야말로 이 주제를 흥미와 깊이를 결합해 다루고 있는 책이자, 오늘의 한국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1. 상식과 통념의 옆구리를 찌르는 이견
모든 이견을 찬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견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 이견을 억압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낳는 이유는, 그런 행위가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공동체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강도질을 하는 것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견이 옳다면 그런 억압은 잘못을 드러내고 진리를 찾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설령 이견이 잘못된 정보라 하더라도, 그 이견을 억압하는 것은 틀린 의견과 옳은 의견을 대비시킴으로써 진리를 더 생생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대단히 소중한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넛지’의 핵심은 바로 이견이다. 사람들이, 조직이, 사회가 갖고 있는 편견과 통념에 대한 자극, 이견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2. 동조, 쏠림 현상, 집단 편향성
인간은 양이 아니지만, 양처럼 무리를 짓는 경향이 있다. 이런 동조 행위는 개인적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 대처하는 합리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이자, 문화가 전승되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조는 사회적 쏠림 현상을 낳고, 이런 쏠림 현상은 집단 편향성을 낳는다. 과장된 사회적 공포(비행기 사고, 환경오염, 자연재해, 신종플루 등의 전염병에 이르는)에서부터, 극단적인 견해의 대립 모두 대체로 이런 쏠림 현상과 집단 편향성이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이루어지는 토론은 그 의견을 더욱 강화해, 사람들이 더욱 극단적인 행동을 하도록 이끈다. ‘예스’만 외치는 사람들은 무임승차자들이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사회에 제공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의 행위로부터 이득을 얻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정보나 아이디어를 공동체에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득을 준다.
3. 조직과 사회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동조와 쏠림 현상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을 때, 다른 사람의 행동과 판단은 중요한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수의 행동을 따르지 않거나 이견을 제시하는 것이 사회적 유대를 해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압력은 많은 경우에 개인과 조직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견은 이런 흐름에 대한 중요한 교정 수단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의 이견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언론의 자유는 사회적 영향이 개인의 행동과 신념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실수와 병리 현상을 막을 수 있는 핵심적인 보호 수단이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도록 조직?사회?국가를 디자인하고, 소수가 내는 이견을 경청하는 태도와 문화가 조직과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4. 이견의 중요성과 다양성을 사회적으로 조직하기
사회적 쏠림 현상, 어리석은 대중들 사이에서만 일어날까? ‘아니오’다. 흔히 사람들은 법관을 법의 ‘입’이라고 생각한다. 판사들은 법대로만 판결을 내린다고 믿는 것이다. 나아가, 판사들은 법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법률을 해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는 판사들의 의견도 편향성을 띨 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가진 의견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집단 편향성과 동조 현상이 법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에서 공정한 재판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나아가 극단적인 판결을 피하고, 법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과 판결이 내려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판사들 사이의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건강한 기업은 가장 논쟁적인 이사회를 가진 기업이다. 가장 실적이 좋은 투자클럽은 이견과 갈등을 허용하는 클럽이다. 가장 민주적인 국가는 이견을 허용하고, 다양한 견해와 이해를 가진 집단들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추구함으로써 사회적 병폐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다.
▣ 작가 소개
저 : 캐스 R. 선스타인
Cass R. Sunstein
국내에서는 『넛지』(Nudge)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책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처벌’이나 ‘규제’, ‘물질적 유인’ 없이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재기발랄한 에피소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시카고대학 로스쿨 교수이며, 저명한 칼 N. 루엘린(Karl N. Llewellyn)의 계승자이다. 학계에서 무리 지어 활동하지 않은 독특한 연구자였음에도, 미국 헌법학계나 법철학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업적을 남긴 학자로 인용되고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규제정보국 책임자로 활동했고, 하버드 대학 로스쿨 펠릭스 프랭크퍼터Felix Frankfurter 교수이자 공공정책과 행동경제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넛지』를 비롯해 『루머』,『최악의 시나리오』등 놀라운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했으며 ≪블룸버그 뷰Bloomberg View≫에 칼럼을 쓰고 있다.
자유로운 풍모와 오랜 독신 생활로도 유명했던 그가 또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캠프에 참여했고, 오바마 정부에서 규제개혁위원장을 맡았으며, 동시에 대선 캠프에서 만난 사만다 파워 하버드 대학 교수와 결혼한 뒤 또다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얼마 전 《뉴스위크》는 세계 10대 파워 커플 가운데 5위로 이 부부를 꼽았다.
지은 책으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문제(Democracy and the Problem of Free Speech)』, 『자유시장과 사회 정의(Free Markets and Social Justice)』,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Why Societies Need Dissent)』, 『리퍼블릭닷컴(Republic.com)』,『넛지』,『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루머』,『최악의 시나리오』 등이 있다.
역 : 송호창
사회 현실에 눈뜬 이후,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10년을 시민운동가로, 10년은 변호사로 살아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으로 경제 민주화를 위해 발로 뛰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사무차장으로 거리와 법정을 바쁘게 다녔다. 2010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 대학교에 방문연구원으로 머물렀다. 『같이 살자』는 이때의 경험과 배움을 풀어낸 책이다. 2011년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2012년 19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으로 당선, 정치인으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
요한가』(공역)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역자 : 박지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에서 수학했으며, 미국 스와스모어 칼리지(종교학, 경제학 전공)를 졸업했다. 현재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법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 주요 목차
개정판을 내며
서문
서론 : 동조와 이견
동조, 이견, 그리고 정보
두 개의 압력과 세 가지 현상
사회적 영향과 동조의 부작용
1장 다른 사람 따라 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쉬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이성과 실수
공직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동조 현상
동조를 증대 혹은 감소시키는 방법
소수의 영향력
충격적인 실험들
경찰과 자백
2장 법에 (불)복종하기
신호로서의 법
왜 그리고 언제
준법의 수준을 높이기
사문화
3장 무리지어 다니기
정보 쏠림 현상
쏠림 현상과 이견
4장 이웃은 어떤 생각을 할까?
긴밀한 정서적 유대, 집단 정체성, 그리고 질식된 이견
다원적 무지와 자기 검열
폭로자, 이견 제시자, 그리고 청개구리
보상
얼마만큼의 다른 목소리?
경제적 인간을 넘어서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가?
5장 언론의 자유
어떤 입장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공적 광장
동조, 이견, 그리고 공적 공간
언론 자유의 미래
안데르센의 비현실적 낙관론
6장 집단 편향성의 법칙
집단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배심원과 판사
분노와 테러 행위
숨겨진 정보와 침묵
집단 편향성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몇 가지 설명
수사적 우위
감정
극단주의
집단의 과제 수행 능력, 다양성, 그리고 갈등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첨언
집단 사고와 집단 편향성
7장 헌법 제정자들의 가장 큰 공헌
이견, 전쟁, 그리고 재난
헌법 제정 논쟁과 공화주의적 제도 구성
헌법의 구성
결사 및 사생활
고립된 논의와 억압된 목소리
집단 대표제에 대한 짧은 언급
심의적 여론 조사
8장 판사들 사이에서도 동조 현상이 일어나는가?
증거 : 일반론
몇 가지 조사 결과
이견을 제기하는 판사들의 역할
정치적 신념의 증폭과 완충
두 가지 예외와 하나의 반론
판사들의 극단화를 막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비유를 통한 설명
상원의 역할
헌법과 여론
9장 고등교육에서의 적극적 시정 조치
다양성과 루이스 파웰 연방대법원 판사
적극적 시정 조치를 둘러싼 법적 논쟁
집단 영향력이 파웰 대법원 판사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유
인종 중립성이란?
다양한 인종의 공존과 인종에 대한 고정 관념
인종을 넘어서
결론 : 왜 이견인가?
개정판을 내며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를 꼽으라면 단연 플라톤일 것이다. 그가 민주주의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참된 지식이 아니라 공중의 의견에 기초를 둔 체제였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만인이 의견을 갖는 체제의 귀결은 억지 주장과 그에 휩쓸리는 여론 이상일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무엇이 정의로운 것이고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받은 사람이 체제를 이끌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이런 생각은 오늘날까지도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정 사안에 정통한 전문가가 이런저런 파당적 의견과 대중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체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만인이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자유로운 민주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지만, 다양한 의견과 주장 그 자체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플라톤의 도전은 여전히 의미를 갖는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사회에서조차 집단적 쏠림 현상이나 편향성의 집단적 강화 현상은 피할 수 없고, 이러한 사회현상은 국가권력과 같은 외재적 요인들의 개입이 없어도 나타나게 마련인 인간 사회의 본질적 특징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왜 무리를 짓는가? 왜 특정의 의견이나 태도에 집단적으로 동조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는 것일까? 그것이 갖는 장점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부작용은 무엇인가? 왜 차이와 이견, 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되는가? 이견과 다양성의 존재를 우리는 정당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양한 이견 위에 서있는 민주주의 체제를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역사적 사례들과 심리 실험의 결과를 통해 따져 보고 있는 이 책은 2009년 번역 출간된 이래로 꾸준히 애독되었다. 다만 출판사 입장에서 늘 아쉬웠던 것은, 지나치게 미국적인 사례나 예시 몇 가지가 국내 독자들의 독서를 방해하는 점이었다. 이에 미국 출판권자과 국내 번역자의 허락을 얻어 원문 가운데 꼭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삭제한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더불어 판형과 종이 선택에도 변화를 줌으로써 좀 더 독자 친화적인 책을 만들고자 했다. 이 개정판이, 이견과 갈등을 민주사회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하면 이견과 갈등 속에서도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데 부디 쓸모 있게 소용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을 왜 기획했나
한국 사회처럼 이견 내지 다른 생각에 대해 관용적이지 못한 사회도 없을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총화단결’이 최우선의 가치로 강요되었고, 그 결과 작은 조직 사회에서도 “모난 놈 정 맞는다”는 게 보이지 않는 규율처럼 이야기되었다. 아무래도 그 백미는 “말 많으면 빨갱이다”라는, 논리성으로만 따진다면 정말 얼토당토않은 주장으로 이견을 말하는 사람을 억압하는 경우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의견이 조직과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에너지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물론 어느 사회든 일정한 체제(시스템)의 원리로 조직되어 있다. 그 때문에 동질적인 견해나 생각에 대한 일상적 압박이 없는 사회나 조직은 존재하기 어렵다. 국가라는 공동체에서는 이를 충성이라고 말하고, 일반 조직에서는 조직 문화나 팀스피릿과 같은 단체정신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라고 해서 예외 아니다. 민주주의도 제아무리 이상적인 형태에 가까워진다 해도 통치 체제의 한 유형이라는 본질을 벗어나진 못한다. 자율적 결사체나 생태 공동체라고 해도 다르지 않고, 하다못해 작은 서클이나 계모임에도 조직과 체계의 원리가 작용한다.
그러한 체계의 힘과 조직의 논리가 있다 해서 모든 사회나 조직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견을 다루는 방법에 있어 사회나 조직마다 큰 차이가 있고, 이견을 다루는 데 있어 실패함으로써 누구도 바라지 않는 집합적 부작용과 불행한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견 없는 사회, 갈등 없는 조직을 만드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견과 갈등을 좋은 사회, 좋은 조직의 제도적 원리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이야말로 이 주제를 흥미와 깊이를 결합해 다루고 있는 책이자, 오늘의 한국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1. 상식과 통념의 옆구리를 찌르는 이견
모든 이견을 찬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견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 이견을 억압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낳는 이유는, 그런 행위가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공동체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강도질을 하는 것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견이 옳다면 그런 억압은 잘못을 드러내고 진리를 찾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설령 이견이 잘못된 정보라 하더라도, 그 이견을 억압하는 것은 틀린 의견과 옳은 의견을 대비시킴으로써 진리를 더 생생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대단히 소중한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넛지’의 핵심은 바로 이견이다. 사람들이, 조직이, 사회가 갖고 있는 편견과 통념에 대한 자극, 이견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2. 동조, 쏠림 현상, 집단 편향성
인간은 양이 아니지만, 양처럼 무리를 짓는 경향이 있다. 이런 동조 행위는 개인적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 대처하는 합리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이자, 문화가 전승되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조는 사회적 쏠림 현상을 낳고, 이런 쏠림 현상은 집단 편향성을 낳는다. 과장된 사회적 공포(비행기 사고, 환경오염, 자연재해, 신종플루 등의 전염병에 이르는)에서부터, 극단적인 견해의 대립 모두 대체로 이런 쏠림 현상과 집단 편향성이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이루어지는 토론은 그 의견을 더욱 강화해, 사람들이 더욱 극단적인 행동을 하도록 이끈다. ‘예스’만 외치는 사람들은 무임승차자들이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사회에 제공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의 행위로부터 이득을 얻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정보나 아이디어를 공동체에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득을 준다.
3. 조직과 사회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동조와 쏠림 현상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을 때, 다른 사람의 행동과 판단은 중요한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수의 행동을 따르지 않거나 이견을 제시하는 것이 사회적 유대를 해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압력은 많은 경우에 개인과 조직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견은 이런 흐름에 대한 중요한 교정 수단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의 이견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언론의 자유는 사회적 영향이 개인의 행동과 신념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실수와 병리 현상을 막을 수 있는 핵심적인 보호 수단이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도록 조직?사회?국가를 디자인하고, 소수가 내는 이견을 경청하는 태도와 문화가 조직과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4. 이견의 중요성과 다양성을 사회적으로 조직하기
사회적 쏠림 현상, 어리석은 대중들 사이에서만 일어날까? ‘아니오’다. 흔히 사람들은 법관을 법의 ‘입’이라고 생각한다. 판사들은 법대로만 판결을 내린다고 믿는 것이다. 나아가, 판사들은 법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법률을 해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 결과는 판사들의 의견도 편향성을 띨 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가진 의견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집단 편향성과 동조 현상이 법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에서 공정한 재판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나아가 극단적인 판결을 피하고, 법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과 판결이 내려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판사들 사이의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건강한 기업은 가장 논쟁적인 이사회를 가진 기업이다. 가장 실적이 좋은 투자클럽은 이견과 갈등을 허용하는 클럽이다. 가장 민주적인 국가는 이견을 허용하고, 다양한 견해와 이해를 가진 집단들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추구함으로써 사회적 병폐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다.
▣ 작가 소개
저 : 캐스 R. 선스타인
Cass R. Sunstein
국내에서는 『넛지』(Nudge)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책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처벌’이나 ‘규제’, ‘물질적 유인’ 없이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재기발랄한 에피소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시카고대학 로스쿨 교수이며, 저명한 칼 N. 루엘린(Karl N. Llewellyn)의 계승자이다. 학계에서 무리 지어 활동하지 않은 독특한 연구자였음에도, 미국 헌법학계나 법철학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업적을 남긴 학자로 인용되고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오바마 행정부에서 규제정보국 책임자로 활동했고, 하버드 대학 로스쿨 펠릭스 프랭크퍼터Felix Frankfurter 교수이자 공공정책과 행동경제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넛지』를 비롯해 『루머』,『최악의 시나리오』등 놀라운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했으며 ≪블룸버그 뷰Bloomberg View≫에 칼럼을 쓰고 있다.
자유로운 풍모와 오랜 독신 생활로도 유명했던 그가 또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캠프에 참여했고, 오바마 정부에서 규제개혁위원장을 맡았으며, 동시에 대선 캠프에서 만난 사만다 파워 하버드 대학 교수와 결혼한 뒤 또다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얼마 전 《뉴스위크》는 세계 10대 파워 커플 가운데 5위로 이 부부를 꼽았다.
지은 책으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문제(Democracy and the Problem of Free Speech)』, 『자유시장과 사회 정의(Free Markets and Social Justice)』,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Why Societies Need Dissent)』, 『리퍼블릭닷컴(Republic.com)』,『넛지』,『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루머』,『최악의 시나리오』 등이 있다.
역 : 송호창
사회 현실에 눈뜬 이후,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10년을 시민운동가로, 10년은 변호사로 살아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으로 경제 민주화를 위해 발로 뛰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사무차장으로 거리와 법정을 바쁘게 다녔다. 2010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 대학교에 방문연구원으로 머물렀다. 『같이 살자』는 이때의 경험과 배움을 풀어낸 책이다. 2011년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2012년 19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으로 당선, 정치인으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
요한가』(공역)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역자 : 박지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에서 수학했으며, 미국 스와스모어 칼리지(종교학, 경제학 전공)를 졸업했다. 현재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법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 주요 목차
개정판을 내며
서문
서론 : 동조와 이견
동조, 이견, 그리고 정보
두 개의 압력과 세 가지 현상
사회적 영향과 동조의 부작용
1장 다른 사람 따라 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쉬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이성과 실수
공직자들에게서 발견되는 동조 현상
동조를 증대 혹은 감소시키는 방법
소수의 영향력
충격적인 실험들
경찰과 자백
2장 법에 (불)복종하기
신호로서의 법
왜 그리고 언제
준법의 수준을 높이기
사문화
3장 무리지어 다니기
정보 쏠림 현상
쏠림 현상과 이견
4장 이웃은 어떤 생각을 할까?
긴밀한 정서적 유대, 집단 정체성, 그리고 질식된 이견
다원적 무지와 자기 검열
폭로자, 이견 제시자, 그리고 청개구리
보상
얼마만큼의 다른 목소리?
경제적 인간을 넘어서
무엇을 떠올릴 수 있는가?
5장 언론의 자유
어떤 입장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공적 광장
동조, 이견, 그리고 공적 공간
언론 자유의 미래
안데르센의 비현실적 낙관론
6장 집단 편향성의 법칙
집단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배심원과 판사
분노와 테러 행위
숨겨진 정보와 침묵
집단 편향성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몇 가지 설명
수사적 우위
감정
극단주의
집단의 과제 수행 능력, 다양성, 그리고 갈등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첨언
집단 사고와 집단 편향성
7장 헌법 제정자들의 가장 큰 공헌
이견, 전쟁, 그리고 재난
헌법 제정 논쟁과 공화주의적 제도 구성
헌법의 구성
결사 및 사생활
고립된 논의와 억압된 목소리
집단 대표제에 대한 짧은 언급
심의적 여론 조사
8장 판사들 사이에서도 동조 현상이 일어나는가?
증거 : 일반론
몇 가지 조사 결과
이견을 제기하는 판사들의 역할
정치적 신념의 증폭과 완충
두 가지 예외와 하나의 반론
판사들의 극단화를 막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비유를 통한 설명
상원의 역할
헌법과 여론
9장 고등교육에서의 적극적 시정 조치
다양성과 루이스 파웰 연방대법원 판사
적극적 시정 조치를 둘러싼 법적 논쟁
집단 영향력이 파웰 대법원 판사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유
인종 중립성이란?
다양한 인종의 공존과 인종에 대한 고정 관념
인종을 넘어서
결론 : 왜 이견인가?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