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쌍둥이의 눈물 -김현희 KAL858기 사건과 국제관계학-

고객평점
저자박강성주
출판사항한울아카데미, 발행일:2015/08/25
형태사항p.317 B5판:24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4605810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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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 KAL 858기 사건을 다루는 시선 속 젠더, 고통, 진실 문제

“대한항공 858기는 서울올림픽을 앞둔 해에 사라졌습니다. 비행기는 올림픽 대회를 방해하기 위해 북한이 파괴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잔해가 발견되지 않은 채 비행기는 다시 올라오지 않았고, 탑승객들과 승무원들도 다시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여성 공작원이 서울로 압송되었고 대한항공기를 폭파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녀는 굉장히 아름다웠고 이에 대한 언론 보도와 여론은 선정성과 스캔들의 양상을 띠었습니다. 비극은 일일 연속극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영국 런던대학교 동양학·아프리카학대학 스티븐 찬) _영어판 추천의 글 중에서

858기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영어권 독자들에게 사건의 전개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는 이 글은 어떻게 비극이 가십이 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저자는 젠더, 고통, 진실 세 가지 키워드로 사건을 분석하는데 첫째는 기본적으로 사건이 젠더화되었음을 지적하고 사건 자체와 그 이후 과정에서 김현희와 미모, 처녀 테러리스트, 결혼, 모성 등이 어떻게 결합되어 사용되는지 살핀다(6장). 고통에 대해서는 이 사건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측면과 이 고통의 젠더화된 특징을 살펴본다. 특히 실종자와 실종자 가족 그리고 김현희의 고통을 짚어본다(7장). 마지막으로 진실을 중심으로 사건을 분석한 내용은 사건의 공식 수사 결과가 절대적 진실로 자리 잡는 과정과 풀리지 않는 의문을 다루면서 진실의 경합성을 살펴본다(8장).

■ 소설쓰기와 공감적 국제관계학 탐정되기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현실적 문제, 검증이 불가능한 일방적 자백, 사실 확인을 막는 ‘국가보안법’, 구체적 물증이 발견되지 않은 사고 현장 등의 한계요소를 뛰어넘기 위해 저자는 ‘소설쓰기’ 방법론을 제안한다. 이는 정보의 한계 너머를 상상력으로 채우려는 시도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쓴 두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하나는 김현희와 실종자의 가족이 등장해 사건 전후의 이야기 풀어가고 있으며, 두 번째 소설에서는 저자 자신이라고 생각되는 연구자와 실종자의 영혼이 등장한다. 이 소설들은 사건을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상상하고 숙고할 여지를 남겨준다.


∥신간 출간의의(출판사 서평)

이 책은 루트리지에서 출판한 Fictional International Relations: Gender, Pain and Truth(2014)를 저자가 직접 번역한 것이다. 원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젠더, 고통, 진실을 통해 소설쓰기 방법론으로 국제관계학 연구를 제안하는 내용이다. 이 책은 김현희 사건을 국제관계학의 새로운 관점에서 정면으로 다루는 동시에 사건을 둘러싼 슬픈 정치학에 관한 이야기이며, 소재를 10년 동안 연구해왔던 지은이의 조심스러운 기록이기도 하다. 실종자 가족을 포함해 관련 인물 63명을 인터뷰하고 사건 정보를 보유한 5개국(한국, 영국, 미국, 호주, 스웨덴) 정부와 기관에 정보공개를 요청한 결과를 정리해 집필했다.
저자가 밝히는 이 책의 목표는 첫째, 국제관계학에서 정보의 부족과 불확실함을 다루는 방법으로서 소설 쓰기가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살펴보며, 둘째, 대한항공 858기 사건에서 젠더, 고통, 진실이 어떻게 작동하고 얽혀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교차성의 측면에서 여성주의 국제관계학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셋째, 대한항공 858기 사건을 공개적이고 철저하게 연구하는 것이 왜 어려웠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김현희 사건은 한국현대사의 가장 아픈 대목 중 하나이며, 지금까지도 재조사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재조사 문제와는 별개로, 당시 대통령선거에 사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다는 부분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해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자는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니며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와 그 구성 과정에 물음을 던진다. 대신 공감하는 탐정이 되어 증거와 증언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동시에 공감하고, 힘겨워하고,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어판 추천의 글

박강성주의 도발적인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하기(스토리텔링)의 정치학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얼핏 보기에 1987년 대한항공 858기의 실종 이야기는 후기 냉전의 폭력과 반역죄에 관한 비극적이지만,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얘기인 듯합니다. 하지만 박강성주의 손에서, 대한항공기와 115명의 탑승객들 및 승무원들의 운명은, 우리 각자가 국제정치를 어떻게 이해하려 하는가와 그 정치에서 유동적인 우리들의 위치에 대한 깊은, 게다가 불편한 물음들을 던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우리는 국제정치에 대해 어떤 이야기들을 자신과 서로에게 하고 있습니까? 다른 이가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 가운데 (예를 들면 일본의 식민 지배, 아랍의 봄, 소치 겨울 올림픽) 우리가 기억할 뿐 아니라 다른 이에게 해주고 있는 이야기는 어떤 것입니까? 이야기들. 어떤 이야기들은 놀랍도록 분명한 반면, 어떤 이야기들은 윤색으로 가득합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여행하는 듯하고, 어떤 이야기들은 복잡한 홀림길과 에움길을 돈 뒤에야 마지막 결론에 도달합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충격적으로 끝맺어지고, 어떤 이야기들은 좌절감을 줄 정도로 애매하게 끝납니다. 박강성주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이야기들이 꼭 허구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 방식들은 원인부터 결과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보증할 수 있는 증거의 기록인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이야기들에서 얻게 되는 교훈이 언제나 분명한 것도 아닙니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습니다. 이야기들은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들을 추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 인간은 연속성의 존재인 듯합니다. 만약 잘 얘기되면, 어떤 이야기는 우리 마음속에 계속 남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러고 나서, 그 다음에는…….” 그러므로 사실들은 (또는 사실이라고 알려진 것들은) 만약 매력적인 이야기에 실려 전해진다면 우리 대부분에게 기억되기 쉬운데, 왜냐하면 그 사실들이 맥락적인 중요성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좋은 이야기꾼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각자는 친구들이나 친척들 가운데 특히 재주 있는 이야기꾼을 한 명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정부, 정치권 그리고 언론은 언제나 좋은 이야기꾼들을 모집하고 훈련시키려 합니다.
이야기가 예를 들어, 인구 조사 보고서나 통계 도표보다 더 힘이 있기 때문에 특정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거나 잘못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많은 사회들에서 인종주의가 그처럼 공고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 바로 이런 방식을 통해서입니다. 군사주의가 겉보기에 평화로운 사회에 살아서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차별주의의 가부장적 제도가 수십 년의 반차별 입법 속에 건재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종주의를 없애고, 군사주의를 사라지게 하고, 가부장제를 철폐하는 일은 잘못된 이야기에 밝은 빛을 비추고 새로운, 더 진실한 이야기를 우리 스스로에게 할 것을 요구합니다.
박강성주는 한반도 냉전 역사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추적하며 탐정이 됨으로써, 우리 각자에게, 그의 독자들에게, 우리 대부분이 ‘끝난’ 것으로 상상했던 사건을 열기 위해 서사적 역량을 확장시키자고 제안합니다. 이 말은 이 책을 읽는 것에는 에너지가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이 책은 수동적으로 읽을 수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가능한 것을 다시 생각해야 했을 뿐 아니라,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젠더화된 특성들 전체에 대해 다시 상상해야만 했습니다.
이야기들은 흔히 남성성과 여성성이 갖는 다양한 형태에 대한 생각들에 의존하곤 합니다. 남성성 또는 여성성의 각 형태는 이야기의 얼개를 앞으로 전개시킬 수 있고, 그 결과를 명확하게 하거나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습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이야기꾼에 의해 어떻게 다루어지느냐는 이야기의 의미를 뚜렷하게 하거나 흐릿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야기는 젠더화되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이를 치열한 선거전이나 섹스 추문에서 확인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말하고 반복하는 국제정치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젠더화되었음을, 다시 말해, 그 이야기들도 무엇이 적절한 그리고 부적절한 남성다움을 구성하는가, 무엇이 훌륭한 그리고 수상쩍은 여성다움을 구성하는가에 대한 (확실한 또는 애매한) 생각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성화된 배신자들, 슬퍼하는 어머니들 그리고 남성적인 보호자로서의 정보기관원들에 대해 특정한 생각들을 하도록 유도됩니다.
그러니,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정신적인’ 윗몸 일으키기를 몇 번 하고, 냉전, 국가 안보 그리고 오늘날의 국제정치에 대해 스스로에게 해왔던 이야기들을 다시 생각할 준비를 하십시오.
신시아 인로(미국 클라크대학교)


∥영어판 추천의 글

이 책은 서사와 행위의 복잡한 그물망을 이해하기 위한 단계로 학문적 방법을 상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놀라운 연구물입니다.
대한항공 858기는 서울올림픽을 앞둔 해에 사라졌습니다. 비행기는 올림픽 대회를 방해하기 위해 북한이 파괴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잔해가 발견되지 않은 채 비행기는 다시 올라오지 않았고, 탑승객들과 승무원들도 다시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여성 공작원이 서울로 압송되었고 대한항공기를 폭파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녀는 굉장히 아름다웠고 이에 대한 언론 보도와 여론은 선정성과 스캔들의 양상을 띠었습니다. 비극은 일일 연속극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고백을 했을 뿐만 아니라 참회도 했습니다. 참회도 했을 뿐만 아니라 수사관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도 했습니다. 그녀는 사면을 받은 뒤 자신에 대한 책을 몇 권 썼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녀를 둘러싼 일일 연속극을 심화시키고 확장시켰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진실하게 말하고 쓰는가와 관련해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박강성주가 여기에서 한 작업은 사건에 대한 이용 가능한 증거를 꼼꼼하게 엮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 것인지를 제시하기 위해, 그리고 사건의 인간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을 말하기 위해 증거와 의혹이 공존하는 소설적 국제관계학을 썼습니다. 그는 소설가처럼 쓰면서 일어난 일을 재현해내고 있는데, 이는 감동적이면서도 더 이상 일일 연속극으로 전락하지 않습니다.
박강성주는 그의 작업을 젠더와 고통 그리고 이들과 진실의 관계에 대한 개념적 조사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진실일 수 있는 것에 대해 공감하려는 상상 외에는, 어떤 ‘진짜’ 답도 존재하지 않았을 냉전 정치 사건에 대한 아주 드물고 감동적인, 그리고 제가 느끼기에, 굉장히 중대한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스티븐 찬(영국 런던대학교 동양학·아프리카학대학)

▣ 작가 소개

저자 : 박강성주
현재 네덜란드 레이덴대학교 교수. 통일부가 주최한 대학생 통일논문 공모전에 입상했으나 논문 수정 요구를 거부해 취소되었다. 그 뒤로 고통과 기억, 진실의 정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김현희 사건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을 내며 9
한국어판 추천의 글 _신시아 인로 20
영어판 추천의 글 _스티븐 찬 24

01_ 이상하게 미안한 이야기
02_ 너무나 뜨거운 냉전과 대한항공 858기 사건
03_ 정보와 상상력: 소설 쓰기 국제관계학
04_ 언니 미안해
05_ 교차적 정치학: 여성주의 국제관계학
06_ 젠더의 정치학
07_ 고통의 정치학
08_ 진실의 정치학
09_ 공감하는 탐정, 공감하는 연구
10_ 10년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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