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매일경제신문 기자들이 밀착 취재한 유리천장을 깬 여성 리더 15인이
전하는 ‘내 인생을 바꾼 특별한 결단’ 그리고
커리어에서, 사생활에서 잠재력을 일깨워줄 특별한 조언
‘어떤 직업,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 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한참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를 떼어놓고 회사에 다녀야 할까?’ ‘올라갈수록 점점 더 단단해지는 유리천장, 연줄로 얽힌 남자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경력 단절을 딛고 재취업할 수 있을까?’ 좁은 취업문, 유리천장, 임신과 출산, 가사와 육아, 경력 단절과 재취업의 어려움…. 여성들의 인생에는 단계마다 굵직한 난관과 고민거리들이 도사리고 있다. 똑같이 청운을 품은 남녀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더라도 여성은 인생의 단계마다 더 많은 장애물, 더 높은 벽을 맞닥뜨리게 된다. 2014년 대한민국 여성의 대학 진학률(74.6퍼센트)은 남성(67.6퍼센트)을 앞질렀지만, 여성의 고용률(49.5퍼센트)은 남성(71.4퍼센트)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힘들게 취업했지만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퇴사한 ‘경력 단절 여성’도 전체 기혼 여성의 5분의 1(2.07퍼센트, 197만 7천 명)에 달한다. 직장에 남는다 해도 유리천장의 벽은 여전히 높다. 국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은 2퍼센트에 불과하다. 여기에 내면의 장애물까지 가세한다. ‘나는 부족한 엄마, 부족한 아내인가…’ 등등 내면의 투쟁도 시작된다. 여성 상사는 ‘독하다’는 인식에 위축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과제다. 그러나 여성들이 인생과 커리어에서 직면하는 숱한 난관, 위기 혹은 기회의 갈림길에서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더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힘도 분명 필요하다. 이런 결정적 순간 여성의 인생과 커리어를 도약하게 할 통찰과 결단력은 무엇일까? 이런 물음에 현실적인 답을 찾기 위해 매일경제신문 기자들이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여성 리더 1호’와 자신의 업계에서 1인자로 등극한 파워 여성들을 밀착 취재했다.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사법고시 출신 최초 여성 변호사이자 최초 여성 정무수석인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고졸 순경으로 시작해 경찰청장 바로 다음의 최고위직인 치안정감(핵심 지방경찰청 청장)까지 오른 최초 여성인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현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여성 최초로 국내 금융사 CEO를 역임한 손병옥 프루덴셜생명 회장, 삼성증권 최초 여성 임원인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42년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오인경 상무, 1세대 여성 IT 벤처 기업가로 스물일곱에 창업해 20년간 기업을 건실하게 일궈온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 전국에 104개의 직영매장과 헤어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등등. 여성 리더 15인이 유리천장을 깨고 자기 분야의 1인자가 되기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은 무엇이었는지 그 생생한 체험담을 담았다. 그리고 온갖 리스크와 상황 변수 속에서도 더 넓게, 더 멀리 보고 값진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지혜,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단을 추진할 수 있었던 노하우는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이들의 인생을 바꾼 드라마틱한 결단의 이야기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커리어와 사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결정적 순간이 직장인으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다양한 상황과 입장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처럼 다양한 삶의 결을 가진 여성들이 마주치는 문제들을 다루며 여러 각도에서 ‘결단의 지혜와 통찰’을 제공한다. 커리어와 인생이 걸린 문제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단하고, 마음먹은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15인의 체험은 그 자체로 생생한 ‘결단 수업’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20~30대에게 꼭 필요한 커리어 및 리더십에 관한 조언에서부터 경력 단절로 인한 문제와 재취업, 창업을 하는 데 필요한 멘토링까지 여성들이 일과 사생활 모두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줄 만한 조언이 풍부하게 수록돼 있다.
‘엄마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 점점 지쳐가는 몸과 마음… 회사를 그만두는 게 답일까?’
가정일과 직장일을 모두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들의 분투,
그리고 고비를 지혜롭게 넘길 수 있었던 노하우와 진심어린 조언
현실에서도 그렇듯이, 이 책에 나오는 여성 리더 대부분이 겪은 난관이자 결단의 중대한 고비가 된 것은 아이들 양육 문제다. 법조계, 금융계, 경찰계 등 남성이 주류인 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깨며 승승장구한 여성 리더들마저 ‘일을 그만둘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 여성의 직장생활은 온 우주가 나서야 가능한 것”이라고 얘기하며, 두 딸을 키울 때 겪은 갈등과 위기를 털어놓았다. 식사, 개인사무 등을 제외한 하루 순수 근로시간만 10시간이 넘고, 저녁과 주말에도 집에서 산더미 같은 소송자료를 읽고, 주 6일 근무에 주말 출근이 일상이던 시절이다. “네 살과 한 살이던 두 딸을 처음 보는 낯선 아주머니한테 맡기고 직장으로 향할 땐 정말 많이 울었어요. 엄마로서 이래도 되는 건가…. 좋은 분을 찾기 위해 아주머니들을 수십 명 만나봤는데, 마음에 맞는 분을 찾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거기에 저 자신도 어릴 때 앓았던 신우염이 재발해서 아프기까지 하고…. 방법은 일을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했어요.”
지칠 대로 지친 조 전장관이 회사를 그만두려고 결심할 때 그녀를 다시 일어서게 만든 것은 바로 딸들의 미래였다.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저의 두 딸도 자라서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엄마의 인생을 따라 결정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나와 사법고시에 붙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를 해서 어렵게 취업을 했는데 3~4년 일하다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그만두면, 제 딸들도 역시 똑같이 열심히 공부를 해서 어렵게 취업을 하고 그만큼 일하다가 결국 그만둘 거라고…. 그렇다면 여성 교육은 왜 시키나…. 그런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거예요.”
아이를 키우며 직장일을 병행한 여성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들려주는 조언이 있다. ‘완벽함에 대한 허상을 버리고,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고,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라’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도움’을 구하는 것, 특히 아이들 양육에서 ‘헬퍼(helper)’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이 문제를 풀어나간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권선주 은행장은 중국 상하이로 발령 난 남편을 따라가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남아 무려 5년간(결국엔 7년 반)을 워킹맘 생활을 하기로 독한 결단을 내렸다. 주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녀가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10년간 아이들을 돌봐준 ‘가사도우미’ 아주머니 덕분이었다. 권 행장은 처음에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꽤 있어 고민이 컸다고 이야기한다. 경비 아저씨나 이웃 주민들이 아주머니의 태도에 대해 일러주며 쓴소리 하는 것을 듣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아주머니를 새로 구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그런 생각을 접었다. 권 행장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점인 ‘아이들을 잘 돌봐주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의 태도를 높이 사고, 다른 단점들은 과감히 눈감은 것이다. 그리고 동등한 조력자로서 대하고 존중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이 바로 가사도우미와 안정적으로 10년간 함께하고, 회사생활에 집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한번은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왔는데, 아주머니는 두 다리를 뻗고 TV를 보고 있고 제가 그 아주머니 다리 밑을 열심히 걸레질하고 있더래요. 남편은 이런 모습을 보고 불같이 화를 냈어요. ‘도대체 누가 집주인이고 누가 가사도우미냐. 하루 종일 은행에서 일하다 와서 지친 사람이 걸레질까지 하는데, 정작 가사도우미는 앉아서 TV를 보고 있다니.’ 생각해보면 그런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외출할 때면 이웃에서 ‘시어머니시군요’라며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만큼 제가 깍듯이 대했던 모양이에요.”
아이들이 다 커서 아주머니가 일을 그만둘 때 권 행장은 아주머니에게 마치 기업에서 정규직 직원들에게 하듯이 월급의 일정 부분을 그동안 일한 연수에 곱해 계산해서 10년간의 퇴직금까지 지급했다. 마음 깊은 곳의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힘든 직장일, 버는 것에 비해 턱없이 많은 보육비, 결국 누구를 위한 일일까?’ 이런 고민은 보건복지부 여성 공무원도 다를 바 없이 겪는 일이다. 국내 최초 여성 장관비서관을 역임하기도 한 이스란 보건복지부 과장은 행정부 공무원인 남편마저 야근이 잦고, 어머니도 돌봐주실 형편이 아니어서 육아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새벽부터 밤까지 아주머니 세 명에게 육아를 부탁하기도 했는데, 아주머니들에게 보육비를 주고 난 후 월급통장을 보면 10만 원만 남기도 했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가 하는 마음에 직장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 이때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아이 키우느라 고생하는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지금은 힘들지만 버텨보라”는 이야기였다.
직장 여성들이 일하느라 아이들과 갖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교육에 크게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 것도 고심거리 중 하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성 리더들이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 엄마의 일하는 모습, 공부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엄마의 일과 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결국 엄마를 이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금형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는 경찰계에서 ‘여성 최초’ 타이틀을 거듭 경신하고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으로 똘똘 뭉쳐 있는 프로였지만, 그런 그녀가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고민할 정도로 크게 흔들린 것은 자녀 문제 때문이었다. 중학생이 된 큰딸이 비행청소년들과 어울린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것이다.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고심하던 이금형 교수는 그때부터 밤늦게 학원에서 나오는 딸을 자동차로 데려다주며 딸과 대화하고 아이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도 제대로 못 돌봐주는데 내가 경찰을 그만둘까?” 당시 딸의 성숙한 답변이 그녀의 마음을 다잡게 만들어주었다. “엄마, 걱정하지 마. 경찰 일 계속 해. 내가 열심히 공부할게요.”
이 교수는 고된 경찰 업무 중에도 30대에 방통대에 입학해 법학을 공부하고, 동국대에서 경찰행정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녹음기로 강의를 들으며 주경야독했다. 주말 근무가 있지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사무실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 책을 읽게 하고 엄마의 일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그 덕분일까.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해 방송통신위원회 서기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첫째 딸, 코넬대에서 암 연구에 매진 중인 둘째 딸, 의학도의 길을 걷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는 셋째 딸까지 이 교수의 세 딸은 엄마의 모습을 빼닮아 있다.
여성 리더 15인의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에 대한 조언이 한층 가슴에 와닿는 것은 좌충우돌하며 기쁨과 슬픔을 모두 겪어온 진솔한 경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좁은 취업 관문부터,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 유리천장, 경력 단절…
커리어에서 겪는 무수한 난관을 그녀들은 어떤 결단으로 헤쳐 나갔을까?
좁은 취업문, 입사 후 경쟁, 같은 조건의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공정한 처우, 경력 단절과 재취업의 고민, 유리천장 문제 등등 직장생활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갈등은 여전히 크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여전히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여성 1호 리더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은 한마디로 ‘개척기이자 분투기’다. 이들이 내린 결단 중에서 한결같은 공통점은 바로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제대로 갖추겠다’는 결심이다. 당연한 듯 보여도 결코 쉽지 않은 결심이다. 임신, 출산, 육아, 가사의 부담을 짊어진 채 상대적으로 그런 부담이 적은 남성들과 똑같이 경쟁하되, 수십 년간 남성 중심으로 짜여진 틀에서 경쟁하고, 소위 ‘연줄’도 없고 조언해줄 여성 선배나 멘토도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기르는 데는 남성 동료들보다 120퍼센트, 200퍼센트 더한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버텨내겠다’는 의지는 결단의 전제조건이기도 했다.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중국 상하이에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 중국에 가지 않고 아이들과 한국에 남아 7여 년을 워킹맘 생활을 하며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은 결단을 인생 최고의 결단으로 꼽았다. 남편의 상황에 맞춰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는 게 당연하게 생각되던 시절인 1991년, 당시 아직 수교도 맺지 않은 먼 나라였던 중국에 남편을 보내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기로 한 소위 ‘독한 결정’에는 그동안의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싶다는 바람과 ‘당장의 5년보다 앞으로의 10년, 20년이 더 중요하며 앞으로는 여성도 계속 직업을 가지고 발전할 것이다’라는 더 넓은 안목의 생각이 뒤섞여 있었다. 그 시절 그녀가 관행대로 남편을 따라 중국행을 선택했다면, 최초 여성 은행장 탄생은 아마도 더 먼 훗날의 일이 됐을 것이다.
박정림 KB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은 3남 1녀의 막내딸로 자라고, 대학 때도 여학생은 단 세 명밖에 없는 경제학과에서 남학생들과 잘 어울려 생활한 까닭에 남성이 주류인 직장에서도 스스럼없이 잘 지냈지만, 결국 ‘아무리 친해도 여성으로서 다가가기 힘든 100퍼센트 남성들만의 세계가 있으며, 점점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연줄 없는 여성 직장인의 한계를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려고 결심했다. “라인을 타서 빨리 나갈 때도 있겠지만 줄을 잘못 섰다가 역풍을 맞을 위험도 있죠. 라인이 없으면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라인이 없는 만큼 두루두루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지요. 특히 밥 먹을 때 안 빠지도록 노력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성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굳게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결심으로 그녀는 누구든 설득할 수 있는 친화력을 갖추게 되었고, ‘글로벌 재무 관련 전문 자격증 공부’에 도전해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와 미국 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모두 따고 실력과 지식을 겸비한 여성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개인 시간, 가족과의 시간까지 희생해야 하는 대가를 치르고 힘들게 얻은 결실이기도 하다.
금융업계 최초로 여성 CEO를 역임한 손병옥 프루덴셜생명 회장은 30대 후반 미국으로 발령 난 남편을 따라 미국행을 결정하면서 경력이 끊긴 소위 ‘경단녀’였다. 젊은 시절 똑 부러지게 일하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던 예전 직장 상사가 그녀를 스카우트하면서 손 회장은 마흔넷의 나이에 재취업을 했다. 그러나 경력 단절 여성을 ‘인사부장’이라는 요직에 앉혔다는 주위의 싸늘한 시선과 냉랭한 평가가 늘 그녀 뒤를 따라다녔다. 이때 손 회장은 자신은 물론, 보험업계의 수많은 여성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경력 단절 여성은 일을 못한다는 편견에 맞서야겠다’고 결심했다. 똑 부러지게 일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그녀는 새벽 5시에 출근해 업무에 매진하고 저녁에는 영어로 자기계발을 하는 철두철미한 노력으로 하나하나 성과를 이루가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경력 단절 여성’이라는 편견과 맞서 싸우려 한 결심이 결국 금융업계의 거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보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의 소신 있는 결단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녀는 1993년 자신의 집을 판 돈과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자금 총 2억 원으로 직원 10여 명과 함께 영국 연수 길에 오르기로 결정한다. 과거 판잣집에서 살면서 늘 꿈꿔왔고 힘들게 마련한 유일한 ‘내 집’이었다. 만 17세 때 미용기술을 배워 20년 가까이 모은 재산을 그렇게 한방에 거의 다 써버린 것이다. 이렇듯 ‘함께 성장하겠다’는 결심은 104개 직영 매장을 둔 준오헤어 대표를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자신에게 맞는 적성과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음들, 모든 것이 다 세팅되고 결정되어 있지 않으면, 취업도 인생도 불투명해질 것 같아 고민이 깊은 20대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야기도 있다. 잘나가는 여성 리더들은 일찍 자신의 길을 찾고 도전해 승승장구하며 빠르게 리더로 거듭났을 것 같지만, 적성에 맞는 일,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하고 이곳저곳 부딪혀가는 과정에서 자기 길을 발견하는 경우도 꽤 있다. 삼성증권 첫 여성 임원인 이재경 상무는 외국계 호텔 비서로 시작해 몇몇 직장을 거쳐 스물아홉에 은행텔러로 일하게 된다.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사수’에게 일을 배워가며 노력했지만, 이재경 상무는 은행텔러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급한 성격에 실수가 잦았고 당황하면 더 큰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결국 ‘문제 직원’으로 낙인찍힌다. 위기를 겪던 이재경 상무는 직장상사의 권유로 영업을 담당하게 되면서부터 진가를 발하게 된다. 소통에 능하고 추진력이 강한 성격이 영업에 들어맞았던 것이다. 이렇게 적성과 노력이 결합되면서 그녀는 ‘펀드 영업’의 대가가 됐다. 적성을 찾은 이후에는 금융지식과 영업이 더 잘 결합되어 있는 전문적인 일에 도전하고픈 마음에 은행을 떠나 더 치열한 ‘증권업계’로 이직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자기가 원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 소신 있게 그 길을 걸으려는 의지는 여성들이 사회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금형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김행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공공 부문’의 역할에서 자신의 소임과 꿈을 찾았던 것이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힘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의 적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가늠하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하는 결단도 여성 리더들이 ‘전문성’을 살리는 단초가 되었다. 삼성 계열 e러닝업체인 크레듀의 창업멤버이자, 포스코 최초 여성 임원인 오인경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대학에서 교육심리를 전공하던 그녀는 1980년대 초 컴퓨터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교육을 기반으로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공학 분야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교육공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육공학박사가 드물던 시절에 그녀는 당시 관행을 깨고 학계에 남는 대신 기업행을 선택하며 또 한 번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데, 이는 결국 포스코의 첫 여성 임원이 되는 초석이 되었다. 오인경 상무는 “취직이 잘되거나 돈을 잘 벌 수 있거나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남들이 선호하는 전공 분야에 지원했다면, 높은 경쟁률을 뚫느라 고생만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적성과 미래 가능성을 적절히 가늠해 새로운 길을 가보려는 결단’의 힘에 대해 조언을 풀어놓는다.
이밖에도 18년차 전업주부로 활동하다가 마흔넷의 나이에 남편의 명예퇴직을 계기로 맨땅에서 헤딩하듯 창업해 ‘끈질기게 버티고 도전하는 승부수’로 회사를 키워온 이민재 엠슨 회장(현 여성경제인연합회장)은 전업주부로서 가정을 섬세하게 돌본 경험, 엄마로서의 ‘끈기’가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조언하며, 여성들의 숨은 잠재력과 도전의식을 일깨워준다. 임원자리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스물일곱에 가진 돈을 모두 털어 마련한 4평짜리 사무실에서 IT서비스 사업을 시작해 20년의 역사를 지닌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의 결단 이야기도 고무적이다. 여성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현실적 조언은 물론, 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 안정지향적인 선택, 리스크 없는 선택만을 쫓기 쉬운 오늘날 젊음에게 ‘도전’의 가치, 결단한 바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의 힘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새로운 가능성을 지평을 넓혀주고 있다.
추천의 글
‘유쾌한 반란’이 필요하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 자기 자신의 틀을 깨는 반란, 그리고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사회에 대한 반란이다. 유쾌한 반란을 봉기하는 여성이 곳곳에 있는 사회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그런 장(場)의 도래가 멀지 않다는 것을 믿게 하는 열다섯 증거가 여기 있다.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 전(前) 국무조정실장
우리 사회가 보다 따뜻하고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리더십을 지닌 여성들의 특별한 사회활동이 중요하다. 결단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15명의 여성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도전의식을 전해줄 것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30년 넘게 삼성그룹 인사 부문에서 일하고 지금은 정부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여성을 중용했고, 많은 여성들에게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여성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책이 또 하나의 희망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줄 것으로 믿는다. -이근면 인사혁신차장
최근 금융권에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지며 대한민국 금융산업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 고비 때마다 직장을 떠나며 경험과 능력을 사장시키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 이는 개인과 회사의 손해일 뿐 아니라, 국가적인 손실이다. 결단을 통해 인생을 바꾼 15인의 여성 스토리에 박수를 보낸다. 젊은이들에겐 진정한 멘토의 이야기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작가 소개
저 : 김선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MBA를 마쳤다. 국민투자신탁에서 일하다가 1996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중소기업부, 사회부, 경제부, 증권부, 금융부, 정치부 기자를 거쳤다. 지난 2013년 2월부터 매일경제신문의 청와대 출입기자를 맡아 대통령이 정치, 경제, 외교 등의 분야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리는 이야기와 국정 전반에 대한 취재를 맡고 있다. ‘2012 씨티 대한민국 언론인상’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현재 《럭스멘》에서 〈김선걸 기자의 Blue House Diary〉를 연재하고 있다. 공저 도서로는 《위대한 결단의 순간》 외에 《스마트 코리아》 《돈 버는 주식투자》 《노무현 시대 사람들》 등이 있다.
저 : 강계만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화증권 법인영업부 선물옵션팀에서 2년간 일한 후 2003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했다. 증권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사회부, 경제부, 산업부, 정치부, 금융부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미국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 방문연구원으로 연수 중이다. 경제금융 분야 씨티언론인상을 세 차례(2006년, 2009년, 2012년) 수상했으며, 해외 펀드 분석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165회)을 받았다. 2013년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언론상 대상을 수상했다. 3대가 병역을 모두 수행한 공로로 ‘2011 병역명문가 대통령상(대상)’을 받았다. 공저 도서로 《위대한 결단의 순간》 《대한민국 1% 재테크》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결단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완성하는 것
-권선주 기업은행장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찾아 도전하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힘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현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결단의 명제,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경력 단절 여성, 편견과 유리천장을 뚫고 도약하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보험 회장
결단의 기준, ‘성장하고 진화할 수 있는가’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익숙함과 관성을 깨기 위한 결단
-박정림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마흔넷 전업주부, 맨땅에서 창업을 결심하다
-이민재 엠슨 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안전지대 너머 ‘치열한 삶’을 선택한 결단
-삼성증권 이재경 상무
인생의 좌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
정말 하고 싶은 일, 남들이 가지 않을 길을 찾아서
-오인경 포스코경영연구원 행복한일터만들기 TF팀장(상무)
결단은 결국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
-권지혜 삼홍테크 대표
‘더 큰 세계에서 배우고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열망
-이스란 보건복지부 과장
가장 안정된 순간 떠날 수 있는 용기
-김연경 서호주관광청 이사
탈북자에서 보험왕, 박사에 이르기까지 ‘도전과 결단’의 여정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탈북 여성 1호 박사
매일경제신문 기자들이 밀착 취재한 유리천장을 깬 여성 리더 15인이
전하는 ‘내 인생을 바꾼 특별한 결단’ 그리고
커리어에서, 사생활에서 잠재력을 일깨워줄 특별한 조언
‘어떤 직업,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 내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한참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를 떼어놓고 회사에 다녀야 할까?’ ‘올라갈수록 점점 더 단단해지는 유리천장, 연줄로 얽힌 남자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경력 단절을 딛고 재취업할 수 있을까?’ 좁은 취업문, 유리천장, 임신과 출산, 가사와 육아, 경력 단절과 재취업의 어려움…. 여성들의 인생에는 단계마다 굵직한 난관과 고민거리들이 도사리고 있다. 똑같이 청운을 품은 남녀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더라도 여성은 인생의 단계마다 더 많은 장애물, 더 높은 벽을 맞닥뜨리게 된다. 2014년 대한민국 여성의 대학 진학률(74.6퍼센트)은 남성(67.6퍼센트)을 앞질렀지만, 여성의 고용률(49.5퍼센트)은 남성(71.4퍼센트)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힘들게 취업했지만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퇴사한 ‘경력 단절 여성’도 전체 기혼 여성의 5분의 1(2.07퍼센트, 197만 7천 명)에 달한다. 직장에 남는다 해도 유리천장의 벽은 여전히 높다. 국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은 2퍼센트에 불과하다. 여기에 내면의 장애물까지 가세한다. ‘나는 부족한 엄마, 부족한 아내인가…’ 등등 내면의 투쟁도 시작된다. 여성 상사는 ‘독하다’는 인식에 위축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과제다. 그러나 여성들이 인생과 커리어에서 직면하는 숱한 난관, 위기 혹은 기회의 갈림길에서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더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힘도 분명 필요하다. 이런 결정적 순간 여성의 인생과 커리어를 도약하게 할 통찰과 결단력은 무엇일까? 이런 물음에 현실적인 답을 찾기 위해 매일경제신문 기자들이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여성 리더 1호’와 자신의 업계에서 1인자로 등극한 파워 여성들을 밀착 취재했다.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사법고시 출신 최초 여성 변호사이자 최초 여성 정무수석인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고졸 순경으로 시작해 경찰청장 바로 다음의 최고위직인 치안정감(핵심 지방경찰청 청장)까지 오른 최초 여성인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현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여성 최초로 국내 금융사 CEO를 역임한 손병옥 프루덴셜생명 회장, 삼성증권 최초 여성 임원인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42년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오인경 상무, 1세대 여성 IT 벤처 기업가로 스물일곱에 창업해 20년간 기업을 건실하게 일궈온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 전국에 104개의 직영매장과 헤어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등등. 여성 리더 15인이 유리천장을 깨고 자기 분야의 1인자가 되기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은 무엇이었는지 그 생생한 체험담을 담았다. 그리고 온갖 리스크와 상황 변수 속에서도 더 넓게, 더 멀리 보고 값진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지혜,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단을 추진할 수 있었던 노하우는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이들의 인생을 바꾼 드라마틱한 결단의 이야기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커리어와 사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결정적 순간이 직장인으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다양한 상황과 입장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처럼 다양한 삶의 결을 가진 여성들이 마주치는 문제들을 다루며 여러 각도에서 ‘결단의 지혜와 통찰’을 제공한다. 커리어와 인생이 걸린 문제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단하고, 마음먹은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15인의 체험은 그 자체로 생생한 ‘결단 수업’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20~30대에게 꼭 필요한 커리어 및 리더십에 관한 조언에서부터 경력 단절로 인한 문제와 재취업, 창업을 하는 데 필요한 멘토링까지 여성들이 일과 사생활 모두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줄 만한 조언이 풍부하게 수록돼 있다.
‘엄마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 점점 지쳐가는 몸과 마음… 회사를 그만두는 게 답일까?’
가정일과 직장일을 모두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들의 분투,
그리고 고비를 지혜롭게 넘길 수 있었던 노하우와 진심어린 조언
현실에서도 그렇듯이, 이 책에 나오는 여성 리더 대부분이 겪은 난관이자 결단의 중대한 고비가 된 것은 아이들 양육 문제다. 법조계, 금융계, 경찰계 등 남성이 주류인 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깨며 승승장구한 여성 리더들마저 ‘일을 그만둘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 여성의 직장생활은 온 우주가 나서야 가능한 것”이라고 얘기하며, 두 딸을 키울 때 겪은 갈등과 위기를 털어놓았다. 식사, 개인사무 등을 제외한 하루 순수 근로시간만 10시간이 넘고, 저녁과 주말에도 집에서 산더미 같은 소송자료를 읽고, 주 6일 근무에 주말 출근이 일상이던 시절이다. “네 살과 한 살이던 두 딸을 처음 보는 낯선 아주머니한테 맡기고 직장으로 향할 땐 정말 많이 울었어요. 엄마로서 이래도 되는 건가…. 좋은 분을 찾기 위해 아주머니들을 수십 명 만나봤는데, 마음에 맞는 분을 찾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거기에 저 자신도 어릴 때 앓았던 신우염이 재발해서 아프기까지 하고…. 방법은 일을 그만두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했어요.”
지칠 대로 지친 조 전장관이 회사를 그만두려고 결심할 때 그녀를 다시 일어서게 만든 것은 바로 딸들의 미래였다.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저의 두 딸도 자라서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엄마의 인생을 따라 결정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나와 사법고시에 붙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를 해서 어렵게 취업을 했는데 3~4년 일하다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그만두면, 제 딸들도 역시 똑같이 열심히 공부를 해서 어렵게 취업을 하고 그만큼 일하다가 결국 그만둘 거라고…. 그렇다면 여성 교육은 왜 시키나…. 그런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거예요.”
아이를 키우며 직장일을 병행한 여성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들려주는 조언이 있다. ‘완벽함에 대한 허상을 버리고,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고,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라’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도움’을 구하는 것, 특히 아이들 양육에서 ‘헬퍼(helper)’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이 문제를 풀어나간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권선주 은행장은 중국 상하이로 발령 난 남편을 따라가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남아 무려 5년간(결국엔 7년 반)을 워킹맘 생활을 하기로 독한 결단을 내렸다. 주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녀가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10년간 아이들을 돌봐준 ‘가사도우미’ 아주머니 덕분이었다. 권 행장은 처음에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꽤 있어 고민이 컸다고 이야기한다. 경비 아저씨나 이웃 주민들이 아주머니의 태도에 대해 일러주며 쓴소리 하는 것을 듣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아주머니를 새로 구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그런 생각을 접었다. 권 행장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점인 ‘아이들을 잘 돌봐주는’ 가사도우미 아주머니의 태도를 높이 사고, 다른 단점들은 과감히 눈감은 것이다. 그리고 동등한 조력자로서 대하고 존중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이 바로 가사도우미와 안정적으로 10년간 함께하고, 회사생활에 집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한번은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왔는데, 아주머니는 두 다리를 뻗고 TV를 보고 있고 제가 그 아주머니 다리 밑을 열심히 걸레질하고 있더래요. 남편은 이런 모습을 보고 불같이 화를 냈어요. ‘도대체 누가 집주인이고 누가 가사도우미냐. 하루 종일 은행에서 일하다 와서 지친 사람이 걸레질까지 하는데, 정작 가사도우미는 앉아서 TV를 보고 있다니.’ 생각해보면 그런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외출할 때면 이웃에서 ‘시어머니시군요’라며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만큼 제가 깍듯이 대했던 모양이에요.”
아이들이 다 커서 아주머니가 일을 그만둘 때 권 행장은 아주머니에게 마치 기업에서 정규직 직원들에게 하듯이 월급의 일정 부분을 그동안 일한 연수에 곱해 계산해서 10년간의 퇴직금까지 지급했다. 마음 깊은 곳의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힘든 직장일, 버는 것에 비해 턱없이 많은 보육비, 결국 누구를 위한 일일까?’ 이런 고민은 보건복지부 여성 공무원도 다를 바 없이 겪는 일이다. 국내 최초 여성 장관비서관을 역임하기도 한 이스란 보건복지부 과장은 행정부 공무원인 남편마저 야근이 잦고, 어머니도 돌봐주실 형편이 아니어서 육아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새벽부터 밤까지 아주머니 세 명에게 육아를 부탁하기도 했는데, 아주머니들에게 보육비를 주고 난 후 월급통장을 보면 10만 원만 남기도 했다’고 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가 하는 마음에 직장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 이때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아이 키우느라 고생하는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지금은 힘들지만 버텨보라”는 이야기였다.
직장 여성들이 일하느라 아이들과 갖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교육에 크게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 것도 고심거리 중 하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성 리더들이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 엄마의 일하는 모습, 공부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엄마의 일과 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결국 엄마를 이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금형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는 경찰계에서 ‘여성 최초’ 타이틀을 거듭 경신하고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으로 똘똘 뭉쳐 있는 프로였지만, 그런 그녀가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고민할 정도로 크게 흔들린 것은 자녀 문제 때문이었다. 중학생이 된 큰딸이 비행청소년들과 어울린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것이다.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고심하던 이금형 교수는 그때부터 밤늦게 학원에서 나오는 딸을 자동차로 데려다주며 딸과 대화하고 아이의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도 제대로 못 돌봐주는데 내가 경찰을 그만둘까?” 당시 딸의 성숙한 답변이 그녀의 마음을 다잡게 만들어주었다. “엄마, 걱정하지 마. 경찰 일 계속 해. 내가 열심히 공부할게요.”
이 교수는 고된 경찰 업무 중에도 30대에 방통대에 입학해 법학을 공부하고, 동국대에서 경찰행정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녹음기로 강의를 들으며 주경야독했다. 주말 근무가 있지만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사무실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 책을 읽게 하고 엄마의 일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그 덕분일까.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해 방송통신위원회 서기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첫째 딸, 코넬대에서 암 연구에 매진 중인 둘째 딸, 의학도의 길을 걷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는 셋째 딸까지 이 교수의 세 딸은 엄마의 모습을 빼닮아 있다.
여성 리더 15인의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에 대한 조언이 한층 가슴에 와닿는 것은 좌충우돌하며 기쁨과 슬픔을 모두 겪어온 진솔한 경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좁은 취업 관문부터,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 유리천장, 경력 단절…
커리어에서 겪는 무수한 난관을 그녀들은 어떤 결단으로 헤쳐 나갔을까?
좁은 취업문, 입사 후 경쟁, 같은 조건의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공정한 처우, 경력 단절과 재취업의 고민, 유리천장 문제 등등 직장생활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갈등은 여전히 크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여전히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여성 1호 리더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은 한마디로 ‘개척기이자 분투기’다. 이들이 내린 결단 중에서 한결같은 공통점은 바로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제대로 갖추겠다’는 결심이다. 당연한 듯 보여도 결코 쉽지 않은 결심이다. 임신, 출산, 육아, 가사의 부담을 짊어진 채 상대적으로 그런 부담이 적은 남성들과 똑같이 경쟁하되, 수십 년간 남성 중심으로 짜여진 틀에서 경쟁하고, 소위 ‘연줄’도 없고 조언해줄 여성 선배나 멘토도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기르는 데는 남성 동료들보다 120퍼센트, 200퍼센트 더한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버텨내겠다’는 의지는 결단의 전제조건이기도 했다.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중국 상하이에 발령이 난 남편을 따라 중국에 가지 않고 아이들과 한국에 남아 7여 년을 워킹맘 생활을 하며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은 결단을 인생 최고의 결단으로 꼽았다. 남편의 상황에 맞춰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는 게 당연하게 생각되던 시절인 1991년, 당시 아직 수교도 맺지 않은 먼 나라였던 중국에 남편을 보내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기로 한 소위 ‘독한 결정’에는 그동안의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싶다는 바람과 ‘당장의 5년보다 앞으로의 10년, 20년이 더 중요하며 앞으로는 여성도 계속 직업을 가지고 발전할 것이다’라는 더 넓은 안목의 생각이 뒤섞여 있었다. 그 시절 그녀가 관행대로 남편을 따라 중국행을 선택했다면, 최초 여성 은행장 탄생은 아마도 더 먼 훗날의 일이 됐을 것이다.
박정림 KB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은 3남 1녀의 막내딸로 자라고, 대학 때도 여학생은 단 세 명밖에 없는 경제학과에서 남학생들과 잘 어울려 생활한 까닭에 남성이 주류인 직장에서도 스스럼없이 잘 지냈지만, 결국 ‘아무리 친해도 여성으로서 다가가기 힘든 100퍼센트 남성들만의 세계가 있으며, 점점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연줄 없는 여성 직장인의 한계를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려고 결심했다. “라인을 타서 빨리 나갈 때도 있겠지만 줄을 잘못 섰다가 역풍을 맞을 위험도 있죠. 라인이 없으면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라인이 없는 만큼 두루두루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지요. 특히 밥 먹을 때 안 빠지도록 노력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성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굳게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결심으로 그녀는 누구든 설득할 수 있는 친화력을 갖추게 되었고, ‘글로벌 재무 관련 전문 자격증 공부’에 도전해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와 미국 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모두 따고 실력과 지식을 겸비한 여성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개인 시간, 가족과의 시간까지 희생해야 하는 대가를 치르고 힘들게 얻은 결실이기도 하다.
금융업계 최초로 여성 CEO를 역임한 손병옥 프루덴셜생명 회장은 30대 후반 미국으로 발령 난 남편을 따라 미국행을 결정하면서 경력이 끊긴 소위 ‘경단녀’였다. 젊은 시절 똑 부러지게 일하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던 예전 직장 상사가 그녀를 스카우트하면서 손 회장은 마흔넷의 나이에 재취업을 했다. 그러나 경력 단절 여성을 ‘인사부장’이라는 요직에 앉혔다는 주위의 싸늘한 시선과 냉랭한 평가가 늘 그녀 뒤를 따라다녔다. 이때 손 회장은 자신은 물론, 보험업계의 수많은 여성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경력 단절 여성은 일을 못한다는 편견에 맞서야겠다’고 결심했다. 똑 부러지게 일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그녀는 새벽 5시에 출근해 업무에 매진하고 저녁에는 영어로 자기계발을 하는 철두철미한 노력으로 하나하나 성과를 이루가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경력 단절 여성’이라는 편견과 맞서 싸우려 한 결심이 결국 금융업계의 거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보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의 소신 있는 결단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녀는 1993년 자신의 집을 판 돈과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자금 총 2억 원으로 직원 10여 명과 함께 영국 연수 길에 오르기로 결정한다. 과거 판잣집에서 살면서 늘 꿈꿔왔고 힘들게 마련한 유일한 ‘내 집’이었다. 만 17세 때 미용기술을 배워 20년 가까이 모은 재산을 그렇게 한방에 거의 다 써버린 것이다. 이렇듯 ‘함께 성장하겠다’는 결심은 104개 직영 매장을 둔 준오헤어 대표를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자신에게 맞는 적성과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음들, 모든 것이 다 세팅되고 결정되어 있지 않으면, 취업도 인생도 불투명해질 것 같아 고민이 깊은 20대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야기도 있다. 잘나가는 여성 리더들은 일찍 자신의 길을 찾고 도전해 승승장구하며 빠르게 리더로 거듭났을 것 같지만, 적성에 맞는 일,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하고 이곳저곳 부딪혀가는 과정에서 자기 길을 발견하는 경우도 꽤 있다. 삼성증권 첫 여성 임원인 이재경 상무는 외국계 호텔 비서로 시작해 몇몇 직장을 거쳐 스물아홉에 은행텔러로 일하게 된다.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사수’에게 일을 배워가며 노력했지만, 이재경 상무는 은행텔러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급한 성격에 실수가 잦았고 당황하면 더 큰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결국 ‘문제 직원’으로 낙인찍힌다. 위기를 겪던 이재경 상무는 직장상사의 권유로 영업을 담당하게 되면서부터 진가를 발하게 된다. 소통에 능하고 추진력이 강한 성격이 영업에 들어맞았던 것이다. 이렇게 적성과 노력이 결합되면서 그녀는 ‘펀드 영업’의 대가가 됐다. 적성을 찾은 이후에는 금융지식과 영업이 더 잘 결합되어 있는 전문적인 일에 도전하고픈 마음에 은행을 떠나 더 치열한 ‘증권업계’로 이직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자기가 원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 소신 있게 그 길을 걸으려는 의지는 여성들이 사회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금형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김행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공공 부문’의 역할에서 자신의 소임과 꿈을 찾았던 것이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힘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의 적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가늠하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하는 결단도 여성 리더들이 ‘전문성’을 살리는 단초가 되었다. 삼성 계열 e러닝업체인 크레듀의 창업멤버이자, 포스코 최초 여성 임원인 오인경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대학에서 교육심리를 전공하던 그녀는 1980년대 초 컴퓨터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교육을 기반으로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공학 분야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교육공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육공학박사가 드물던 시절에 그녀는 당시 관행을 깨고 학계에 남는 대신 기업행을 선택하며 또 한 번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데, 이는 결국 포스코의 첫 여성 임원이 되는 초석이 되었다. 오인경 상무는 “취직이 잘되거나 돈을 잘 벌 수 있거나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남들이 선호하는 전공 분야에 지원했다면, 높은 경쟁률을 뚫느라 고생만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적성과 미래 가능성을 적절히 가늠해 새로운 길을 가보려는 결단’의 힘에 대해 조언을 풀어놓는다.
이밖에도 18년차 전업주부로 활동하다가 마흔넷의 나이에 남편의 명예퇴직을 계기로 맨땅에서 헤딩하듯 창업해 ‘끈질기게 버티고 도전하는 승부수’로 회사를 키워온 이민재 엠슨 회장(현 여성경제인연합회장)은 전업주부로서 가정을 섬세하게 돌본 경험, 엄마로서의 ‘끈기’가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조언하며, 여성들의 숨은 잠재력과 도전의식을 일깨워준다. 임원자리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스물일곱에 가진 돈을 모두 털어 마련한 4평짜리 사무실에서 IT서비스 사업을 시작해 20년의 역사를 지닌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의 결단 이야기도 고무적이다. 여성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현실적 조언은 물론, 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 안정지향적인 선택, 리스크 없는 선택만을 쫓기 쉬운 오늘날 젊음에게 ‘도전’의 가치, 결단한 바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의 힘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새로운 가능성을 지평을 넓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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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반란’이 필요하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 자기 자신의 틀을 깨는 반란, 그리고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사회에 대한 반란이다. 유쾌한 반란을 봉기하는 여성이 곳곳에 있는 사회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그런 장(場)의 도래가 멀지 않다는 것을 믿게 하는 열다섯 증거가 여기 있다.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 전(前) 국무조정실장
우리 사회가 보다 따뜻하고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리더십을 지닌 여성들의 특별한 사회활동이 중요하다. 결단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15명의 여성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도전의식을 전해줄 것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30년 넘게 삼성그룹 인사 부문에서 일하고 지금은 정부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여성을 중용했고, 많은 여성들에게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여성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책이 또 하나의 희망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줄 것으로 믿는다. -이근면 인사혁신차장
최근 금융권에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지며 대한민국 금융산업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 고비 때마다 직장을 떠나며 경험과 능력을 사장시키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 이는 개인과 회사의 손해일 뿐 아니라, 국가적인 손실이다. 결단을 통해 인생을 바꾼 15인의 여성 스토리에 박수를 보낸다. 젊은이들에겐 진정한 멘토의 이야기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작가 소개
저 : 김선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MBA를 마쳤다. 국민투자신탁에서 일하다가 1996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중소기업부, 사회부, 경제부, 증권부, 금융부, 정치부 기자를 거쳤다. 지난 2013년 2월부터 매일경제신문의 청와대 출입기자를 맡아 대통령이 정치, 경제, 외교 등의 분야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리는 이야기와 국정 전반에 대한 취재를 맡고 있다. ‘2012 씨티 대한민국 언론인상’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현재 《럭스멘》에서 〈김선걸 기자의 Blue House Diary〉를 연재하고 있다. 공저 도서로는 《위대한 결단의 순간》 외에 《스마트 코리아》 《돈 버는 주식투자》 《노무현 시대 사람들》 등이 있다.
저 : 강계만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화증권 법인영업부 선물옵션팀에서 2년간 일한 후 2003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했다. 증권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사회부, 경제부, 산업부, 정치부, 금융부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미국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 방문연구원으로 연수 중이다. 경제금융 분야 씨티언론인상을 세 차례(2006년, 2009년, 2012년) 수상했으며, 해외 펀드 분석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165회)을 받았다. 2013년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언론상 대상을 수상했다. 3대가 병역을 모두 수행한 공로로 ‘2011 병역명문가 대통령상(대상)’을 받았다. 공저 도서로 《위대한 결단의 순간》 《대한민국 1% 재테크》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결단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완성하는 것
-권선주 기업은행장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찾아 도전하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힘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현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결단의 명제,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경력 단절 여성, 편견과 유리천장을 뚫고 도약하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보험 회장
결단의 기준, ‘성장하고 진화할 수 있는가’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익숙함과 관성을 깨기 위한 결단
-박정림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마흔넷 전업주부, 맨땅에서 창업을 결심하다
-이민재 엠슨 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안전지대 너머 ‘치열한 삶’을 선택한 결단
-삼성증권 이재경 상무
인생의 좌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회장
정말 하고 싶은 일, 남들이 가지 않을 길을 찾아서
-오인경 포스코경영연구원 행복한일터만들기 TF팀장(상무)
결단은 결국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
-권지혜 삼홍테크 대표
‘더 큰 세계에서 배우고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는 열망
-이스란 보건복지부 과장
가장 안정된 순간 떠날 수 있는 용기
-김연경 서호주관광청 이사
탈북자에서 보험왕, 박사에 이르기까지 ‘도전과 결단’의 여정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 탈북 여성 1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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