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세대, 성별,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나 불안하다
각자에게 불안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우선 저자는 연인과의 사랑 같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한다(2장 ‘깨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갈망’). 인간은 본원적으로 고독하나 과거에 비해 홀로 존재하는 것에 미숙한 현대인들은 더욱 타인과의 유대 관계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런 유대 관계는 우리를 불안에 빠뜨릴 수밖에 없다. 타인은 언제든 나를 떠날 수 있으며, 타인과 함께함으로써 나의 자유가 타인에게 종속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어 책에서는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소모되고 우울증에 빠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묘사하기도 한다(7장 ‘나약한 자아’).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스스로 무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함으로써 공허함을 느낀다.
그렇듯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불안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는 산업화시대에 급증한, 가난하거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회적 성취를 이룬 이들이 어떤 불안을 갖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3장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불안’). 또 주로 단순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회적 약자 계층이 느끼는 불안과(6장 ‘사회적 약자들은 일상이 투쟁이다’), 점점 분화되고 해체되어 가는 중산층의 불안을 단순 명료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5장 ‘추락을 염려하는 중산층’). 이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지점은, 중산층의 불안일 것이다. 한 사회의 허리이자 건강성의 지표인 중산층이 흔들린다는 것은 곧, 그 사회에 심각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9월, 시사 일간지 《한겨레21》에서는 “굿바이 중산층”이라는 표제를 내세워 중산층의 붕괴를 심층 취재한 기사를 실은 바 있다. 해당 기사에서는 한국 사회의 중산층이 점점 사라지는 반면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 현실과,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잃을까봐 불안해하는 중산층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었다. 그 기사에 등장하는 한국 중산층의 모습과 《불안의 사회학》에서 다루고 있는 독일 중산층의 실상이 다르지 않으며, 사회적 지위를 잃을 것에 불안을 느껴 자녀 교육에 집착하는 독일 중산층 부모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일종의 기시감마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회적 조건들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가?
불안의 원인을 알아야 불안과 마주할 수 있다!
이미 ‘불안’을 소재로 한 책들이 시중에 적지 않게 나와 있다. 다만 그 책들이 편안한 에세이의 성격을 띠거나 주로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측면에서 불안에 접근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한 탁월한 사회학자가 사회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여러 학문적 논의를 어렵지 않게 끌어들여 불안을 만들고 증폭시키는 사회구조적 요인을 잘 드러내준다는 차별성을 지닌다.
앞서 언급했듯 저자는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가져가는 현재의 구조를 들여다보고(4장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갈 때’), 인간이 만들어놓고도 통제하지 못해 스스로를 옥죄는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과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를 거론한다(8장 ‘아무도 제어하지 않는다’). 나아가 공적 영역에서 우리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대중의 불안을 다루고 때로 이용하는 모습과,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늘어난 이민자들 및 내전을 피해 자신의 나라를 탈출한 망명자들이 단일 민족국가라는 폐쇄적인 공동체와 만나면서 생산되는 불안의 양상을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이민자들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은 지금의 한국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국내에도 제3세계로부터 외국인 이민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경제 규모에 따라 해당 국가 출신의 사람들에게 순위를 매기고 여전히 혈통적 민족주의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한국에서 그들은 영원한 이방인이며 잠재적 범죄자이자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 정도로 간주된다. 게다가 2015년 11월 13일의 파리 테러 사건에서처럼 IS(이슬람 국가)의 위협이 고조된 지금과 같은 때에 이민자들은, 한국에서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테러를 일으킬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방인에 대한 불안’은 그와 같은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처럼 이 책은 기본적으로 독일 사회를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분석의 내용은 한국 사회에 적용시킬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보편성을 띠고 있다. 물론 사회복지국가의 경험을 지니고 있으며 지금도 사회안전망이 제법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는 독일과 그렇지 못한 한국을 곧이곧대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동안 독일이 우리가 본받아야할 모델처럼 이상화되어 소개된 측면이 컸음을 감안하면,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독일 사회를 보다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쩌면 독일도 우리와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되면서 위안을 받고, 또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음을 깨닫고는 불안해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갖게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책에서 저자는 불안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음을 말할 뿐, 불안을 다스리는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불안을 안기는 대상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불안의 원인들을 파악하는 것 자체로 자신들이 가진 불안이 일정 부분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불안과 의연하게 마주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하인츠 부데
독일의 탁월한 사회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튀빙겐대학교와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철학, 심리학을 공부했다. 1992년부터 함부르크 사회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2000년부터는 카셀대학교에서 교수로 임용되어 거시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빈곤과 배제, 베를린 공화국, 교회의 역할, 그리고 교육 문제 등과 관련해서 그가 내린 진단이 독일 시민과 언론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외된 자들: 정의 사회에 대한 꿈의 종말Die Ausgeschlossenen: Das Ende vom Traum einer gerechten Gesellschaft》《광신적 교육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요인들Bildungspanik: Was unsere Gesellschaft spaltet》 등이 있다.
역자 : 이미옥
경북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독문학 석사 학위를, 경북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문, 경제경영,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출판 기획과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망각》《자본의 승리인가 위기인가》《사소한 질문에 과학으로 답하다》《미쳐야 사는 남자》《히든 챔피언》《공감의 심리학》《성장의 광기》《불안한 세상에서 유쾌하게 살아남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누구나 불안하다
2장 깨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갈망
3장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불안
4장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갈 때
5장 추락을 염려하는 중산층
6장 사회적 약자들은 일상이 투쟁이다
7장 나약한 자아
8장 아무도 제어하지 않는다
9장 불안의 정치
10장 이방인에 대한 불안
11장 불안을 다스린다는 것
감사의 말
주註
세대, 성별,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나 불안하다
각자에게 불안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우선 저자는 연인과의 사랑 같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한다(2장 ‘깨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갈망’). 인간은 본원적으로 고독하나 과거에 비해 홀로 존재하는 것에 미숙한 현대인들은 더욱 타인과의 유대 관계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런 유대 관계는 우리를 불안에 빠뜨릴 수밖에 없다. 타인은 언제든 나를 떠날 수 있으며, 타인과 함께함으로써 나의 자유가 타인에게 종속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어 책에서는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소모되고 우울증에 빠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묘사하기도 한다(7장 ‘나약한 자아’).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스스로 무언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함으로써 공허함을 느낀다.
그렇듯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불안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는 산업화시대에 급증한, 가난하거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회적 성취를 이룬 이들이 어떤 불안을 갖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3장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불안’). 또 주로 단순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회적 약자 계층이 느끼는 불안과(6장 ‘사회적 약자들은 일상이 투쟁이다’), 점점 분화되고 해체되어 가는 중산층의 불안을 단순 명료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5장 ‘추락을 염려하는 중산층’). 이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지점은, 중산층의 불안일 것이다. 한 사회의 허리이자 건강성의 지표인 중산층이 흔들린다는 것은 곧, 그 사회에 심각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9월, 시사 일간지 《한겨레21》에서는 “굿바이 중산층”이라는 표제를 내세워 중산층의 붕괴를 심층 취재한 기사를 실은 바 있다. 해당 기사에서는 한국 사회의 중산층이 점점 사라지는 반면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 현실과,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잃을까봐 불안해하는 중산층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었다. 그 기사에 등장하는 한국 중산층의 모습과 《불안의 사회학》에서 다루고 있는 독일 중산층의 실상이 다르지 않으며, 사회적 지위를 잃을 것에 불안을 느껴 자녀 교육에 집착하는 독일 중산층 부모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일종의 기시감마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회적 조건들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가?
불안의 원인을 알아야 불안과 마주할 수 있다!
이미 ‘불안’을 소재로 한 책들이 시중에 적지 않게 나와 있다. 다만 그 책들이 편안한 에세이의 성격을 띠거나 주로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측면에서 불안에 접근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한 탁월한 사회학자가 사회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여러 학문적 논의를 어렵지 않게 끌어들여 불안을 만들고 증폭시키는 사회구조적 요인을 잘 드러내준다는 차별성을 지닌다.
앞서 언급했듯 저자는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가져가는 현재의 구조를 들여다보고(4장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갈 때’), 인간이 만들어놓고도 통제하지 못해 스스로를 옥죄는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과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를 거론한다(8장 ‘아무도 제어하지 않는다’). 나아가 공적 영역에서 우리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대중의 불안을 다루고 때로 이용하는 모습과,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늘어난 이민자들 및 내전을 피해 자신의 나라를 탈출한 망명자들이 단일 민족국가라는 폐쇄적인 공동체와 만나면서 생산되는 불안의 양상을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이민자들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은 지금의 한국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국내에도 제3세계로부터 외국인 이민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경제 규모에 따라 해당 국가 출신의 사람들에게 순위를 매기고 여전히 혈통적 민족주의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한국에서 그들은 영원한 이방인이며 잠재적 범죄자이자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 정도로 간주된다. 게다가 2015년 11월 13일의 파리 테러 사건에서처럼 IS(이슬람 국가)의 위협이 고조된 지금과 같은 때에 이민자들은, 한국에서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테러를 일으킬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방인에 대한 불안’은 그와 같은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처럼 이 책은 기본적으로 독일 사회를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분석의 내용은 한국 사회에 적용시킬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보편성을 띠고 있다. 물론 사회복지국가의 경험을 지니고 있으며 지금도 사회안전망이 제법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는 독일과 그렇지 못한 한국을 곧이곧대로 연결시킬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동안 독일이 우리가 본받아야할 모델처럼 이상화되어 소개된 측면이 컸음을 감안하면,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독일 사회를 보다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쩌면 독일도 우리와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되면서 위안을 받고, 또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음을 깨닫고는 불안해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갖게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책에서 저자는 불안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음을 말할 뿐, 불안을 다스리는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불안을 안기는 대상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불안의 원인들을 파악하는 것 자체로 자신들이 가진 불안이 일정 부분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불안과 의연하게 마주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하인츠 부데
독일의 탁월한 사회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튀빙겐대학교와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철학, 심리학을 공부했다. 1992년부터 함부르크 사회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2000년부터는 카셀대학교에서 교수로 임용되어 거시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빈곤과 배제, 베를린 공화국, 교회의 역할, 그리고 교육 문제 등과 관련해서 그가 내린 진단이 독일 시민과 언론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외된 자들: 정의 사회에 대한 꿈의 종말Die Ausgeschlossenen: Das Ende vom Traum einer gerechten Gesellschaft》《광신적 교육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요인들Bildungspanik: Was unsere Gesellschaft spaltet》 등이 있다.
역자 : 이미옥
경북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독문학 석사 학위를, 경북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문, 경제경영,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출판 기획과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망각》《자본의 승리인가 위기인가》《사소한 질문에 과학으로 답하다》《미쳐야 사는 남자》《히든 챔피언》《공감의 심리학》《성장의 광기》《불안한 세상에서 유쾌하게 살아남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누구나 불안하다
2장 깨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갈망
3장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불안
4장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갈 때
5장 추락을 염려하는 중산층
6장 사회적 약자들은 일상이 투쟁이다
7장 나약한 자아
8장 아무도 제어하지 않는다
9장 불안의 정치
10장 이방인에 대한 불안
11장 불안을 다스린다는 것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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