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고객평점
저자김찬호
출판사항문학과지성사, 발행일:2024/03/11
형태사항p.324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202555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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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모멸감: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우리가 일상의 여러 장면에서 겪는 모멸감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모욕을 주고받는가.
어떤 사람들이 타인을 쉽게 모욕하는가.
모멸감을 딛고 일어서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

모멸감을 넘어서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에 관한 탐색!

나는 이 책에서 한국인의 마음속에 얽혀 있는 응어리의 실체를 개인의 내면과 사회의 지평에서 두루 탐구하려 한다. ‘모멸감’이라는 감정을 프리즘 삼아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조명하면서 삶과 마음의 문법을 추적하려는 것이다. 「책머리에」에서
이 책은 「프롤로그」와 5장, 그리고 「맺음말」로 구성되는데, 그 흐름과 골격은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에서는 감정의 다면적인 본질을 짚으면서 그것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성되고 변형되는지를 살핀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한국인의 마음 풍경을 조명할 것이다. 모멸감이라는 키워드가 포착되는 맥락을 확인하고, 이 책을 관통하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요약할 것이다.

1장에서는 모멸감의 기본적인 속성을 해명한다. 우선 그 감정과 뿌리를 함께하는 수치심이 무엇인지 기존의 몇 가지 논의를 통해 밝히고, 그것이 인간다움의 핵심이 되는 까닭을 설명한다. 수치심은 타자에 대한 상상력을 촉진하는 사회통합적인 기능을 가지면서 동시에 자아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성도 지닌다. 이 장에서는 인간을 바닥으로 추락시키는 수치심의 촉발제로서 모욕을 다룬다. 아울러 치욕의 경험이 삶과 인간관계를 어떻게 왜곡하고 폭력화하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멸감이 예리하게 경험되는 양상을 노동 세계에 초점을 맞춰 들여다본다.

2장에서는 한국 사회의 정서적 지형을 조감하면서 모멸감이 만연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분석한다. 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어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주의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위신을 확인하려는 문화 역시 강한 관성으로 남아 있는데 반해, 개인을 감싸주고 인정해주는 공동체는 오히려 급격하게 붕괴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크고 작은 모멸감이 가중되고,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난다.

3장에서는 인간세계에 나타나는 모멸의 존재 방식을 일곱 개의 범주로 나눠 살펴본다. 인간이 타인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 맺고 소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격格을 나누고 가치를 매긴다. 물론 일의 세계나 공식적인 시스템에서 기능과 효율을 위해 그러한 서열을 세우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영역을 떠나서 사람 자체를 본질적으로 위계화하고, 거기에 사회적인 명예나 실존적인 가치까지 결부시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거기에서 모멸감이 얼마나 씁쓸하게 경험되는지를 문학작품이나 사건 그리고 나의 경험을 중심으로 짚어본다.

4장에서는 모욕을 주고받지 않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다른 인권 문제와 달리 모욕은 딱 꼬집어서 문제를 부각시키기 어려울 때가 많다. 따라서 나의 습관적인 언행이 상대방을 침해하거나 불쾌하게 하지 않는지를 헤아리는 감수성이 사회적인 기풍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차별과 모욕에 취약한 소수자들이 결속하여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안에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승인하고 환대하면서 자기다움을 회복할 수 있고, 비인간적인 문화와 제도를 함께 바꿔갈 수 있는 용기도 그렇게 모아진 힘을 바탕으로 우러나오게 된다.
5장에서는 모멸에 대한 내성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개인적 수준에서 생각한다. 사회나 제도 차원에서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모욕을 전혀 겪지 않고 살기는 어렵다. 그것을 상처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내면이 강해져야 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진정한 자존감의 문제로 귀결되고, 감정의 움직임에 주책없이 끌려다니지 않는 마음의 중심을 요구한다. 타인의 인정을 구걸하지 않는 자족, 더 나아가 상대방과의 상투적인 우열 비교의 통념에서 벗어나 더 높은 삶을 추구하는 소망이 인간을 존엄하게 한다. 이 장에서는 그러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몇 가지 경로를 탐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맺음말」에서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반추하면서 우리가 모멸감에 취약해진 까닭을 사회심리적인 차원에서 규명한다. 그리고 명예와 품위의 진정한 의미를 따져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족할 수 있는 사회적 풍토에 대해 논의한다.

모멸감 음악 관련(CD)

『모멸감』의 색다른 시도: 인문사회과학과 현악4중주의 만남!
책과 함께 음악 CD가 간다!

“『모멸감』을 읽으면서 각별한 느낌으로 머문 10군데의 대목을 골라 음표로 옮겼다. 독자 여러분들도 4개의 현으로 우리의 마음과 삶의 정황을 이토록 기발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면서 즐길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1] 곡 순서
1. 감정의 찌꺼기 | 2. 모욕의 응어리 | 3. 감정의 위장 | 4. 허풍당당 왈츠 | 5. 울지 못한 자들을 위한 노래 | 6. 연민의 메아리 | 7. 거머리 행진곡 | 8. 사라방드: 시를 좋아하시나요? | 9. 에고의 감옥 | 10. 마음의 발견

[2] 연주자
작곡가 유주환
제1바이올린 김진승
제2바이올린 이태정
비올라 이영림
첼로 이재은

[3] 곡 소개

{감정의 찌꺼기}
욕조의 배수구에 엉겨 붙어 있는 머리카락 뭉치들. 간혹 불씨처럼 숨어 있던 마음의 상처가 폭발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다른 오물들과 뒤섞여 흉측하게 걸려 있는 그 질긴 모습은 가슴속에서 악다구니를 쓰는 감정의 파편을 연상시킨다.

{모욕의 응어리}
“정말 미안한데…… 자네 실력은 있는 거 알아. 그런데 평소에 좀 고분고분했어야지. 너무 뻣뻣하고 고집이 세단 말이야. 하지만 자네 아직 젊잖아. 다음 기회가 또 있을 테고, 그때는 내가 힘써 볼게.” 수치심인지 오기인지 열정인지, 온갖 것이 마구 섞여 있는 분노의 감정. ‘그래요. 선배님 고맙습니다. 저를 그렇게 아껴주셔서……’

{감정의 위장}
어느 마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이다. 점원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중년 여성 고객이 노발대발한다. 경멸과 혐오로 가득 찬 얼굴, 그 입에서 온갖 독설이 연거푸 쏟아져 나온다. 점원은 그저 무표정과 침묵으로 그 수모를 담담하게 견디고 있을 뿐이다.

{허풍당당 왈츠}
어머나! 가방 참 예쁘네요? 아, 이거요? 요즘 잘나가는 명품인데 잘 모르시나 봐요? 아, 새로 뜨는 브랜드군요. 신랑이 출장 다녀오는 길에 사다준 거예요. 아 그래요? 얼마짜리래요? 모르겠어요. 난 그런 거 안 물어봐요. 요즘 고민이 많아요. 큰딸이 사귀는 남친이 성격은 좋은데 연봉이 별로라서요. 겨우 4천밖에 못 받는 남자, 솔직히 우리 딸 수준에는 안 맞지 않아요?

{울지 못한 자들을 위한 노래}
어이없는 처지에 던져지는 사람들이 있다. 〔……〕 그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슬픔은, 그 누군가가 공감하고 위로해준다면 오히려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눈물을 닦아줄 사람이 없다면, 서러움과 외로움이 깊어진다. 그런 이들에게 이 곡이 한 장이 손수건이 될 수 있기를.

{연민의 메아리}
전철에 앉아서 맞은편에 있는 장애인을 무심코 바라본다. 참 안되었다.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다. 타인의 곤경에 잠시 머무는 듯했던 마음은 곧이어 엉뚱한 쪽으로 움직인다. 저 사람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문득 입장을 바꿔서 느껴본다. 동정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의 불편함, 자신이 대상화되고 있다는 모멸감에 대해 상상해본다.

{거머리 행진곡}
온갖 비방과 험담으로 도배되어 있는 게시판의 댓글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욕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악플의 전사들은 과연 누구일까? 그들의 비겁한 충동은 거머리처럼 돌아다니며 불특정 다수의 집단 히스테리로 발작한다. 가끔 내게도 침투해 들어오는 그 바이러스에 뜨악해지기도 한다.

{사라방드: 시를 좋아하시나요?}
“시를 좋아하시나요?” 『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리스 씨가 노숙인 여성에게 던졌던 질문은 그 자체로 한 송이 장미다. 먹고사는 문제를 뛰어넘어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영혼의 향기로 존재를 채워준다. 어설픈 위로보다 순수한 물음표 하나가 훨씬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 환대의 시공간에 사라방드 선율 한 자락을 띄운다.

{에고의 감옥}
중년의 나이에 갑자기 별세하신 선생님. 그 유골을 파주의 겨울바람에 뿌리고 돌아오는 길에 깨달았다. 단단한 마음의 벽을 치고 살고 있었음을.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려고 쌓은 성d 안에 어느덧 갇혀버렸음을. 한 가지 희미한 깨달음이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줄 듯하다. 죽음이 일깨워주는 무??존재의 근원이고 타인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된다는 것을.

{마음의 발견}
감정이 비틀리고 뒤엉킨다. 말뜻이 꼬이면서 오해가 생긴다. 내면을 가다듬고 관계를 정돈하고 싶을 때, 떠올리는 광경 하나가 있다. 아낙네가 김쌈을 하는 모습이다. 포개놓은 목화 한 단, 잘 말려 돌린 씨앗에서 부드럽게 뽑아진다. 도마 위에 올린 목화가 시나브로 다발이 되고, 물레에 걸린 고치솜은 실로 뽑힌다. 아, 무명에 저리도 많은 손길이 깃드는구나. 한 올 한 올 정성으로 뽑아낸 실고운 옷감을 짜내듯 나의 마음을 빚어낼 수 있다면. 가슴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끈이 그렇게 단아할 수 있다면,

▣ 작가 소개

저 :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1962년 대전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학으로 시야를 넓히면서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동체의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기독학생운동에도 참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석사 논문으로는 이러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 고(故) 제정구 의원이 도시 빈민들과 함께 경기도 시흥에 일궈낸 공동체 복음자리 마을을 현지 조사하여 1986년에 ''철거민 정착 공동체의 형성과 유지에 관한 연구'' 라는 논문을 썼다. 그 후 일본 오사카 대학의 객원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부센터장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문화사회학, 남성학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YMCA'' ''녹색소비자연대'' 등의 사회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사회를 보는 논리』, 『여백의 질서』『일본 대중 문화론』이 있고, 번역서로 『작은 인간』,『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 『경계에서 말한다』, 『학교와 계급재생산』등이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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