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언어학의 아버지, 철학자, 인지과학자, 사회비평가, 정치운동가, 아나키스트, 진보 저술가….
촘스키를 따라 다니는 수많은 수식어들이 있습니다. 촘스키는 90세의 연세에도 여전히 활기차게 활동 중입니다. 최근 선생의 모습을 보면 헤밍웨이의 ‘바다의 노인’이 겹칩니다. 고난의 항해 끝에 뭍으로 돌아온 노인. 이제는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그만 쉴 수도 있을 터인데 선생의 정열은 식지 않네요. 여전히 세계 곳곳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소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촘스키를 종종 아나키스트라 규정합니다. 다면체적 최고 지성이라 불리는 촘스키를 이렇게 한 단어로 정리해낼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는 아나키스트의 면모가 드러납니다. 권력의 주인인 민중들의 삶에 유해한 권력과 시스템은 끌어내려 마땅하다고 단언합니다. 그것이 자본주의이든 공산주의이든 무엇을 표방하든 상관없이 그리고 몇 번이고 상관없이 유해한 것을 유익한 것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곧 민주주의의 과정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민주주의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합된 민중들의 조직적 역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사상의 요체는 아나키즘이라기보다는 휴머니즘인 것 같습니다. 명징하다 못해 날카롭게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보면 그 발언들의 목적지는 힘없는 존재들에 대한 연민에 닿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에서는 다섯 번에 걸친 대멸종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 마지막 것은 6500만 년 전 소행성과의 충돌로 일어났고요. 인류가 환경에 과도하게 영향을 끼침으로써 처해진 작금의 지구는 인류세에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인데, 촘스키는 다가오는 대멸종의 원인이 될 소행성은 바로 인간이라고 말합니다. 환경재앙과 핵(무기)이 바로 그것이죠. 모두 탐욕스럽고 폭력적인 인간의 소행입니다.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대안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둠스데이 클락을 자꾸만 12시로 향하게 하는 지금 인류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워만 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 문제 역시 참 민주주의의 역량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촘스키는 말합니다. 몇몇 뛰어난 과학자나 선지자의 힘이 아니라 다시금 조직된 민중들의 역량이 요구되는 지점입니다.
2016 미국 대선은 전 세계인들에게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에 전 세계가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역사상 전례 없는 슈퍼파워 미국. 그 권력의 꼭대기에 예측 불가능한 성격의 소유자가 앉게 되었으니 세계와 인류의 운명은 또 어떤 격랑 속으로 빨려들 것인지.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이자 세계적으로 명성이 드높은 경제학자이신 장하성 교수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하셨습니다.
“…(경제적) 세계화의 문제로부터 국제정치적 이슈와 인간본질에 대한 언어학적 토대에 이르기까지… 만일 당신이 이전에 촘스키를 읽어본 적이 없다면 이 책은 당신의 시야를 새로이 열어줄 것이다. 기존 독자들이라면 아직 떠야 할 눈이 남아 있음을 깨닫게 할 것이다. 이 책은 격동하는 오늘날 암울한 시대를 비춰 주는 등대, 혹은 GPS와 같다.”
또한, 이 책에 대해 그 밖에도 많은 찬사도 이어졌습니다.
“촘스키와 하루쯤 대화를 꿈꿔온 우리들에게 반갑게 다가온 책이다. 살아있는 위대한 세계지성과의 대담집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미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특히 ‘트럼프 시대’의 험악한 도전에 직면하여 세상을 헤쳐 나갈 항해도를 찾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Michael Klare, Professor of Peace & World Security Studies, Hampshire College and Defense Correspondent, 『The Nation』 기고문에서
“노선지자의 밝은 눈은 여전히 미국과 세계의 과거와 현재를 투시하고 있다. 인간 본성을 꿰뚫는 통찰력과 트럼프 시대에 관한 충고를 담은 책이다. 암울한 시대에 직면한 여러분의 마음속에 촘스키는 분명 등대와도 같은 희망을 전해줄 것이다.”?Sarah Jaffe, 『Necessary Trouble: Americans in Revolt』 저자
촘스키의 폭넓은 식견, 깊은 통찰력, 명쾌한 의사전달 능력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회·경제적 정의실현에 끊임없이 참여하고 있는 그의 열정은 경탄스럽기만 하다. 암울한 트럼프 시대에 비상식량과도 같은 책이다.?Robert Pollin, Distinguished Professor of Economics and Co-Director, Political Economy Research Institute, University of Massachusetts-Amherst
고난의 시대에 처한 인류의 필독서다. 트럼프 시대의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 인류세에 접어든 지구의 환경 위기 등 오늘날의 주요 이슈를 촘스키의 백과사전 같은 지식을 통해 조명한다.?Deepa Kumar, 『Islamophobia and the Politics of Empire』 저자
촘스키는 1928년생입니다. 꼬마였을 때, 히틀러의 광장 연설을 TV를 통해 보았다고 합니다. 삼척동자가 독일어나 자막을 이해할 턱은 없었겠지만, 그 무시무시한 분위기는 아직도 생생하다고 합니다. 한 국가의 수장은 국민들이 뽑습니다. 히틀러도 국민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슈퍼파워 미국의 국민들은 트럼프를 택했습니다. 미국의 선택이 앞으로 인류 공영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지. 암울한 터널로 인류의 역사가 진입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 때, 촘스키의 희망 섞인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습니다.
작가 소개
저 : 노암 촘스키
Avram Noam Chomsky
미국의 언어학자, 철학자, 인지과학자이자 수십 권의 책을 쓴 저자. 1928년 12월 7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유대계 러시아 이민자 가정의 2세로 태어난 노암 촘스키는 역사 언어학자이자 저명한 히브리어 학자였던 아버지 윌리엄 촘스키의 영향으로 언어학에 입문하게 되었다. 촘스키는 로 촘스키는 존 듀이의 교육 이념을 따르는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오크 레인 컨트리 데이 초등학교에서 창조적인 사고를 키웠지만, 대학 진학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경쟁적인 필라델피아 센트럴 고등학교에서는 의욕을 상실하고 불행함을 경험해야 했다.
이후에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진학했다.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언어학과 수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 대학교 특별연구회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박사학위 논문의 기초 연구를 수행했다. 펜실베니아 대학 시절 언어학 교수인 젤리그 해리스의 영향으로 언어학을 공부하게 된 촘스키는 생성문법 이론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는데, 그의 저술들은 1960년대 이후 학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 시작했으며, 왕성한 저술활동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강의 활동을 했다.
그는 1955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변형분석」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를 시작하였고 1960년에는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었다. '변형생성문법'이라는 새로운 언어학 이론으로 학계에 혁명을 일으켰으며 그의 수많은 논문들은 주요 연구 대상이 되었다. 1976년에는 MIT 석좌 교수가 되었으며 그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는 오늘날 단순히 한명의 언어학자일 뿐만 아니라 숱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발언하며 세계 여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촘스키의 삶은 언어학자와 실천적 정치평론가라는 두 개의 기둥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언어학자로서의 그는 구조주의적 언어학을 비판하고 변형생성문법이라는 새로운 언어분석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언어를 인간이 보편적으로 타고난 능력의 결과로 간주하였으며, 자신의 언어관이 17세기 합리주의자들의 사상과 관련을 맺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언어학에서의 그의 주요 저작으로는 『Aspects of the Theory of Syntax』『Reflections on Language』『Lectures on Government and Binding』『Barriers』 등이 있으며 이들을 통해 명시성과 엄밀성에 기초한 과학적 언어분석을 맛볼 수 있다.
한편 그는 미국의 베트남전쟁을 강력하게 비판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문제에서의 강대국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횡포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고발함으로써 '세계의 양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비판은 미국의 대외정책이 주류 언론과 지식인의 유착에 의해 전개되고 있음에 특히 주목하고 있으며 그 본질을 폭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비판은 이제 신자유주의에 토대를 둔 오늘의 세계질서에 대한 비판으로 연장되고 있다. 관련서로『507년, 정복은 계속된다』『숙명의 트라이앵글』『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등이 있다.
1956년(29세) MIT 대학 부교수, 1959년(32세) 정교수, 1964년(37세) 석좌교수가 되었으며, 1974년(47세)에는 '인스티튜트 프로페서'(하나의 독립된 학문기관에 상응하는 존재)가 된 그는 지금까지 1천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70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어릴 때부터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그는 언어학도로만 머물지 않고 1960년대부터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1966년『뉴욕 타임스』에 기고한「지식인의 책무」를 통해 "지식인은 정부의 거짓말을 세상에 알려야 하며, 정부의 명분과 동기 이면에 감추어진 의도를 파악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기고문은 그를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각인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자칭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로서,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촘스키는 80세가 넘은 지금도 진실을 향한 지적 성찰은 나이를 먹을 줄 모른다. 촘스키는, 지배권력의 선전에 세뇌되어 왜곡된 진실을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적인 자기 방어법을 제공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제시한다. 타락과 탐욕으로 범벅된 세계 지배권력의 심장을 정면으로 겨누는 촘스키의 투쟁은 종종 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진실을 도둑맞고 사는 약자'들의 열렬하고도 광범위한 지지를 획득해가고 있다.
저 : C. J. 폴리크로니우
C. J. Ploychroniou
미국의 저널리스트로 진보 매체인 『트루스아웃(Truthout)』의 주축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사상계의 떠오르는 별’로 칭송 받고 있다.
역 : 임래영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및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국제정치 분야의 전문 번역 작가로 활동 중이다.
역 : 황선영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 불어불문학을 전공했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유럽지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통번역을 해왔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시장을 이긴 16인의 승부사에게 배우는 진입과 청산 전략』, 『싱크 스마트 워크 스마트』, 『팅커벨』, 『통찰력으로 승부하라』,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등이 있다.
목 차
제1부
미국 사회의 붕괴, 전환기의 세계
아비규환: “테러와의 전쟁”
혼돈의 제국
지배를 위한 투쟁: ISIS, NATO와 러시아
통합이냐 와해냐: 유럽의 위기
부르키니 금지, 신무신론, 국가 숭배: 정치와 종교
기로에 선 문명: 전쟁과 평화
“영구적 평화”를 향한 비전
제2부
트럼프 시대의 세계
흔들리는 정체성: 미국의 정당정치, 민주주의
괴물의 출현: 미국 대선 복기
백악관 주인 트럼프
내정간섭의 역사
오바마의 유산
메디케어 스캔들
시장 주도 페다고지
신자유주의 신화
가진 자의 사회주의, 못 가진 자의 자본주의
인류세와 종말의 시계
제3부
아나키즘과 공산주의
미국에서 사회주의?
절망에 대해 낙관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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