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일본 상장사 중 연봉 상승률 TOP3 는?
한 기업의 성장세가 어느 정도인지, 직원 대우 수준은 어떤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연봉 상승률. 일본에서 최근 5년간 평균 연봉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기업은 어디일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기업들의 유가증권보고서를 분석하여,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약 1,000개 기업들의 5년 전 평균 연봉과 최근 결산보고서의 평균 연봉을 비교했다.
여기에서 271만 엔이라는 놀라운 연봉 상승폭을 자랑하며 3위에 오른 기업이 바로 이 책의 무대인 ‘미스미그룹 본사’다. 미스미는 전형적인 B2B 상사로, 박리다매 방식이 보편화된 업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 회사의 연봉 상승률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만질 수 있는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들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이익률에 한계가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미스미의 연봉만이 아니다. 340명에 불과했던 직원의 수가 약 12년 만에 무려 1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동안, 일본 내의 기업에 머무르던 미스미는 중국과 미국, 유럽을 포함한 13개국에 탄탄한 인프라와 판로를 구축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고 매출액은 500억 엔에서 4배인 2,000억 엔, 즉 2조 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CEO 한 명의 손에서 시작된, 12년간의 놀라운 기업 변신 스토리
이 모든 변화는 미스미라는 기업에 새로운 CEO, 사에구사 다다시가 오면서 시작되었다. 사에구사가 취임할 당시 미스미는 이미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견기업이었으며,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업체로서 주목할 만한 수익률과 성장세를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었다. 성장의 여지가 무한한 스타트업 기업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다. CEO 한 사람의 부임만으로, 나이 들고 규모 있는 기업이 날렵한 변신을 이룬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이야기일 것이다.
미스미에 첫발을 디딘 사에구사는 사내 곳곳에서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그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가 머지않아 좌초할지 모른다는 긴급 진단을 내렸다. 이후 12년간, 미스미에서는 거센 개혁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겉보기에 건실해 보이던 회사에 그는 왜 날카로운 개혁의 칼날을 휘둘렀을까? 그 결과 회사 전체가 변신하여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까지, 12년간 미스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낡은 조직은 어떻게 전략과 열정의 옷으로 갈아입었는가?
이 책은 2001년 9월, 미스미의 사외이사였던 사에구사 다다시가 회사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해달라는 ‘뜻밖의 제안’을 받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저자인 그는 일본 최초의 ‘턴어라운드 스페셜리스트’, 다시 말해 기업 회생 전문가로서 16년간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온 인물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일본 내에서 채용한 첫 번째 컨설턴트이기도 한 그는, 버블 붕괴의 후유증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일본의 수많은 기업들을 도왔다. 그가 거쳐 간 기업들은 여지없이 새로운 전략을 갖추고 가파른 성장의 길을 걸었다.
개혁 전문가인 그에게 미스미라는 종착역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지난 회사에서는 모두 2~3년 안에 사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단기 결전’을 치렀던 반면, 미스미에서는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개혁의 연쇄’를 끈기 있게 진행한 것이다.
제일 먼저 그는 취임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미스미의 8가지 약점’을 발표하여 임직원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CEO로 취임하는 순간 이미 미스미의 개혁 스토리를 구상해놓은 것이다. 이 책 『트랜스포머 CEO』에서는 이후 미스에서 놀라운 속도와 깊이로 단행된 개혁의 성과들을 각각의 장을 통해 상세히 소개한다.
· 사업 조직에 전략을 불어넣다: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미스미 사업부들은 CEO 사에구사의 지도에 따라 고유의 전략 툴을 개발한다.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수치를 통해 가시화함으로써 명확한 기준으로 전략 상품을 선정하고, 승패의 영역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매출 총이익률 40퍼센트의 고수익 상품으로 판단했던 제품이 실제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72퍼센트’로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세계적인 ‘사업 혁신의 메가트렌드’는 ‘기획하고, 제조하여, 판매한다’라는 종합적인 사이클을 얼마나 빠르게 돌리느냐의 싸움이 되고 있다고 사에구사는 강조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스미에서 일관되게 ‘시간의 전략’을 추구함으로써 마침내 모든 부문에서 ‘기획하고, 제조하여, 판매한다’라는 사이클을 고품질로 빠르게 돌리기 위한 개혁이 진화의 꽃을 피웠다. 그 결과, 매출액 150억 엔에 머물렀던 사업부가 1,000억 엔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 글로벌 전략으로 승부를 걸다: 해외 진출에 무관심하여 해외사업 조직도, 전략도 전무하던 미스미를 사에구사는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기업으로 키워내고자 마음먹었다. 그는 사업부의 적자액을 연간 1억 엔까지로 제한한다는 기존의 사내 규제가 ‘작게작게 병’을 유발하는 요인이라 판단하고 이 ‘안전밸브’를 해제한다. 이어서 과감한 투자와 철저한 인프라 구축으로 고유한 사업 모델의 강점을 해외 거점에 올바르게 이식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결국 해외 매출액 비중이 전체의 50퍼센트에 육박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
· 생산의 주도권을 확보하다: 사에구사는 사장으로 취임한 지 2년 4개월 만에 제조사와 경영 통합을 단행했다. ‘그룹 내에서 제조 기능을 보유하지 않으면 향후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혁신이었다. 동시에 각 협력사를 일명 ‘미스미 마을’이라는 생산파크에 결집한 뒤 생산 개혁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미스미는 생산을 전부 협력회사에 의존하던 문외한의 위치에서 벗어나 생산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더불어 생산 리드 타임이 큰 폭으로 단축되었으며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 또한 거둘 수 있었다.
가장 놀라운 결실은 일본 내 납기 기준을 하루 앞당겨 ‘표준 2일째 출하’를 실현한 것이다. 그 ‘하루’에는 10년간의 창의적인 고민과 셀 수 없는 도전이 담겨 있다. 현재 미스미는, 가짓수가 1조의 800억 배에 이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고정밀도 부품을 고객이 설령 한 개만 주문하더라도, 접수하고 생산해 2일째에 어김없이 출하한다.
· 영업 접점을 개혁하다: 전국 13개 지역에 흩어져 있던 미스미의 고객센터는 고객의 목소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고질적인 증상에 시달렸다. 사에구사는 이를 타파하고자, 도쿄에 신설 센터를 세워 모든 기능을 한곳으로 집약한다는 구상을 추진했다. 그렇게 되면 파견업체 직원들이 무더기로 퇴사해 수주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고 내부에서는 일제히 우려를 표했지만, 수차례의 실패를 무릅쓴 집요한 개혁 끝에 고객센터 집약 프로젝트는 성공을 거둔다. 이러한 오퍼레이션 개혁을 통해 미스미의 고객센터는 한때 600명이 동원되었던 일을 145명이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오퍼레이터 한 사람의 업무 생산량은 2.2배로 향상되었으며, 고객의 영업 클레임이 57퍼센트 감소하여 고객서비스의 질도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특별한 경영 귀재에게서 보편적 전략을 배운다
『트랜스포머 CEO』는 혼자 힘으로 거대한 조직의 중심에 뛰어들어, 완전히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집단으로 변신시킨 뛰어난 경영자의 이야기다. 신속하고도 정교하게 퍼즐을 맞춰가며 회사를 진두지휘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독자들은 카를로스 곤이나 잭 웰치 같은 경영 귀재들의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하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어떤 판단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어떻게 ‘날 선 행동력’으로 이어지는지를 이 책은 생생히 펼쳐 보여준다.
동시에 이 책은 미래의 경영 리더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지금의 자리에서 자신을 어떻게 단련해야 하는가를 시사한다. 저자가 말하는 ‘프로 경영자’란 단순히 조직의 맨 위에 선 사람이 아니다. 조직의 말단까지 전략이 스며들게 하고, 전 직원의 마음과 행동을 하나로 묶어 조직의 전진을 꾀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리더의 역할은 개선과 개혁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프로의 영역에 들어서기 위해서 어떻게 자신만의 키차트를 개발하고, 그것을 뿌리삼아 가지를 쳐나갈 수 있는가를 이 책은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처음에는 사장에게 빌린 것이어도 좋고 베낀 것이어도 좋으니 많은 프레임워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그것을 실천할 때는 스스로 전략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조립해나가는 습성을 키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한 천재의 이야기인 동시에 현재, 혹은 미래의 경영 리더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모든 성공적인 개혁안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미스미라는 실제 기업의 개혁 스토리인 동시에, 잘 짜인 소설처럼 흡인력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갖추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여러 달 동안 죽을힘을 다해 노력한 부하 직원에게 “자네는 회사를 박살낼 셈인가!” 하고 호통을 치는가 하면,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팀원들의 방에 말없이 들어와 손수 발표 자료를 만들어주고 ‘종이 연극’을 시연기도 한다. 비밀리에 인수합병을 결정하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강인한 모습 한편으로는, 고객센터 여직원들의 헌신에 감동하여 눈물을 삼키기도 한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조직을 진두지휘하는 CEO의 모습,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고 이를 조직 전체의 능력으로 집대성하는 능력을 보면서 독자들은 카타르시스와 함께 자신만의 큰 비전을 향해 나아갈 밑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성공하는 개혁안은 논리적으로도 옳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에 호소하는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12년간의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삶의 자세를 모색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힌트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사에구사 다다시
Tadashi Saegusa,さえぐさ ただし,三枝 匡
매출 1조 5천억 ㈜미스미 그룹 현직 CEO. 1967년 히토쓰바시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미쓰이 석유화학을 거쳐 일본인 최초로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다. 1975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MBA를 취득, 서른세 살 나이에 스미토모화학 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부임하여 재임 4년 만에 종업원 120명 회사를 3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키는 성과를 보인다. 37세인 1980년에는 오츠카전자의 기업회생 작업에 손을 대 파산 직전의 회사를 3년 만에 완전히 복구시킨다.
이후 60억 엔 규모의 벤처캐피털 회사의 사장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41세에 독립, 이때부터 전문적으로 부진한 사업의 재건만을 담당하는 ‘기업회생전문가(턴어라운드 전문가-turnaround specialist)’로 활동해 일본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최고의 기업회생전문가로 인정받는다.
2002년부터 ㈜미스미 그룹의 CEO로 재직하고 있으며, 당시 매출 6000억 규모를 1조 5천 억 규모로 성장시켰다.
30년 간 경영 현장에서 뛰며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 형식의 경영전략서를 집필하였는데, 『CEO 켄지』를 포함한 이 시리즈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50만부를 돌파하였고, 저자는 일본 최고의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일본 독자들에게는『The goal』 이상의 책으로 꼽히고 있다.
히토쓰바시대학교의 객원교수,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 및 감사직을 겸임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V자 회복의 경영』, 『전략 프로페셔널』 등이 있다.
역 : 김정환
건국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외국어전문학교 일한 통·번역과를 수료했다. 21세기가 시작되던 해에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책 한 권에 흥미를 느끼고 번역의 세계를 발을 들여,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경력이 쌓일수록 번역의 오묘함과 어려움을 느끼면서 항상 다음 책에서는 더 나은 번역,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번역을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공대 출신의 번역가로서 공대의 특징인 논리성을 살리면서 번역에 필요한 문과의 감성을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야구를 좋아해 한때 imbcsports.com에서 일본 야구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하버드의 생각수업』, 『내뱉고 후회하는 말버릇 바꾸기』, 『차트의 기술』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회사변신 1단계: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한다
사업 모델을 그리다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1 - 경영 프레임워크란?
의문부호가 붙은 사업들
개혁 시나리오의 ‘1페이지’를 제시하다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2 - ‘수수께끼 풀이’가 경영자의 성패를 결정한다
회사변신 2단계: 사업 조직에 ‘전략’을 불어넣는다
전략의 입구에서 길을 잃다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3 - 전략론의 고전, PPM을 현장에서 되살리다
‘이기는 싸움’을 위한 무기를 개발하라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4 - 전략에서 원가 계산이 중요한 이유
회사변신 3단계: 전략의 오판을 낳는 시스템을 바로잡는다
미스미의 원가 전략 도구 ‘ABC 내비게이터’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5 - 세계적인 사업 혁신의 메가트랜드
회사변신 4단계: ‘글로벌 전략’으로 승부를 건다
글로벌화의 발목을 잡는 족쇄를 부수다
맨 땅에 쌓아올린 중국 진출 기지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6 - 미스미의 비즈니스 플랜 시스템
회사변신 5단계: 생산의 주도권을 확보한다
애증의 파트너와 손을 잡다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7 - 조직의 위기의식이란
회사변신 6단계: 저항의 벽을 부숴 새로운 돌파구를 연다
끈질긴 저항의 벽을 차례로 부수다
10년의 노력으로 고객의 하루를 절약하다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8 - 열정적인 사업 집단의 구조
회사변신 7단계: ‘시간과의 싸움’으로 영업 접점을 개혁한다
두 번의 개혁 실패, 망가진 조직
‘즐거운 전문가’들의 힘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9 - 조직 활성의 순환 동태론
회사변신 8단계: 살아 움직이는 조직을 설계한다
아마추어를 프로로 키우는 조직
사에구사 다다시의 경영 노트 10 - 개인의 성장과 조직 왜소화의 역학
에필로그 인재는 ‘전략’과 ‘열정’으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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