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렇습니다. ‘의존하기’입니다. 자립이란, 스스로 단단하게 서기란 의존하기입니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좀 더 확실하게 의존하기. 그것이 자립의 바탕입니다. 어쩐지 상호 모순되는 것 같은 이 말은 놀랍지만 호기심을 부릅니다. 이 말이 어떻게 성립되는 걸까요?
이 책 『단단한 삶』의 저자 야스토미 아유무는 잘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리하고 찾다가 이 명제를 발견했습니다. 교토대학교를 나와 은행에도 다녔고 지금은 도쿄대학교의 교수를 하는, 누가 봐도 부러워할 경력을 가진 사람이 오랜 동안 힘겹게 탐색해 얻은 결론이 바로 이 ‘자립이란 의존하는 것이다’입니다.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말은 우리도 압니다. 그렇지만 의존을 권하지는 않지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당당하게 살라는 말을 더 많이 듣습니다. 그래야 어엿한 한 사람이라고.
저자는 이 말을 부정합니다. 힘들 때 ‘도와 달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그렇게 도움을 청할 사람이 많은 것이 바로 자립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지금의 자신이 있기 전까지 겪었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거짓 애정을 주는 부모와 자신을 종속하는 배우자. 동아시아에서 쉽지 않은, 가족과의 절연을 실행하고 자기가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살고자 노력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가 겪은 경험은 ‘자립은 의존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실례입니다.
그렇다면 그 ‘의존하는 자립’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저자의 설명은 자세합니다. 저자가 ‘의존하는 자립’을 위해 설정한 주제는 여덟 가지입니다. 자립, 친구, 사랑, 화폐, 자유, 꿈, 자기혐오, 마지막으로 성장이지요. 가장 중요한 핵심인 자립에서 시작해, 주변 관계를 살펴보고, 실천에서 실제적으로 중요할 돈 문제를 짚는데 나를 올바르게 봐 주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잘될 것 같은 기분을 냉정하게 바라볼 안목이 확연합니다. 정리한 현재에서 저자는 다시 앞을 봅니다. 그 앞에는 결국 우리가 자립을 통해 원하는 자유, 꿈이 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가장 깊은 골, 즉 자기혐오를 또렷하게 바라보도록 합니다. 자기혐오를 떨치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 절대 나아갈 수 없으니까요.
스스로 바라는 방향으로 자라는 성장을 위해
자립은 결국 성장을 바랍니다. 나 자신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주변의 좋은 인연에게 의존하면서 나아가는 길은 나의 성장이어야 하는 것이죠. 계속 꿈을 꾸고 바라는 행위는 소중하며,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그건 누가 뭐라고 해도 행복이 아니라고, 저자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 앞을 막는 건 무엇이든 떨쳐 내라고요.
집요할 정도로 ‘잘 사는 나의 삶’을 탐구하고 파고드는 저자의 노력을 눌러 담은 이 책은 현재 내가 선 자리가 너무나 불안하고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안내서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선 발밑이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일독을 권합니다.
작가 소개
저 : 야스토미 아유무
‘나’의 전문가. 우리가 가진 세련되고 정밀한 범주화 기술로 특정하기 힘들지만 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를 공부하는 학자다. 1963년에 태어나 교토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후, 스미토모 은행에서 근무했다. 교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 과정을 마친 뒤, 동 대학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나고야대학교 정보문화학부 조교수, 도쿄대학교 대학원 종합문화연구소 정보학 교환교수를 거쳐 현재 도쿄대학교 동양문화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위험한 논어』, 『사는 힘을 길러 주는 경제학』, 『경제학의 출항』, 『화폐의 복잡성』, 『지금을 사는 신란』, 『마이클 잭슨의 사상』,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 『만주국의 금융』, 『복잡성을 살다』 등이 있다.
역 : 박동섭
학문 간, 지역 간, 연령 간 경계를 가끔씩 쉬어 가며 이동하는 이동연구소 소장이자 독립 연구자.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비고츠키를 제대로 공부하여 소개하고자 애쓰고 있다. 우치다 타츠루의 임상철학과 김영민의 일리의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고 인간, 사회, 심리, 교육 그리고 배움에 대한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려 시도하고 있다. 『비고츠키 불협화음의 미학』, 『레프 비고츠키』, 『해럴드 가핑클』을 썼고, 『수학하는 신체』,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부터』, 『보이스 오브 마인드』, 『14세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스승은 있다』, 『기업적인 사회 테라피적인 사회』,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 등을 옮겼다.
목 차
한국어판 저자 서문
1. 자립에 관하여
2. 친구에 관하여
3. 사랑에 관하여
4. 화폐에 관하여
5. 자유에 관하여
6. 꿈의 실현에 관하여
7. 자기혐오에 관하여
8. 성장에 관하여
저자 후기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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