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 회고록 - 동독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을 증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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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요아힘 가우크
출판사항한울, 발행일:2018/03/26
형태사항p.373 B5판:24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4606463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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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자유와 민주화를 갈망한 독일의 넬슨 만델라

요아힘 가우크는 동독 출신 정치인으로, 동독 시절 조그마한 마을의 목사였다가 독일이 통일된 후 대통령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내각제 국가인 독일에서는 총리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긴 하지만, 총리를 견제하는 권한을 가진 대통령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런 대통령직에 동독 출신으로서 자유주의자이자 무당파라 할 수 있는 가우크가 모든 정당의 고른 지지를 받아 선출된 것은 눈여겨볼 일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북이 통일된 후 북한 출신의 정치가가 대통령 후보로 나와 남북한 모든 정당과 국민의 지지를 받고서 당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우크가 사람들로부터 고루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일생을 통해 보여준 행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억압 속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고수한 자유주의자

“갈망은 이처럼 우리 가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서독은 책받침에 끼워놓고 숭상하던 열일곱 살의 여성상과 같았다. 몇 십 년 아니 몇 백 년이 지나도 그녀의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은 그녀의 주름과 타락, 자유의 결핍과 제약을 전혀 보지 못했거나 단지 베일을 통해서만 보았다.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이상화했다.” _90쪽

요아힘 가우크는 독일 북동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로스토크 출신으로, 태어나던 당시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다. 열한 살이던 때 항해사였던 아버지가 나치의 간첩이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시베리아 수용소로 끌려간 일을 계기로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뜨게 되었다. 감시와 압박으로 유지되던 동독체제하에서는 자유와 독립이 보장된 유일한 공간이 교회였고, 투사나 선동가라기보다 자유주의자에 가까웠던 가우크는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사직을 선택했다. 당시만 해도 동독을 떠나 서독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가우크는 자녀 중 세 명의 아들이 서독으로 이주하는 상황에서도 동독을 떠나지 않고 고향에 머물면서 동독을 변혁하는 데 주력했으며 사회주의체제에서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는 의식 있는 목사였다. 그런 그를 저항의 전선으로 내몬 것은 1989년 들끓기 시작한 변화에 대한 열망이었다.


문서관리청의 책임자로서 진실 규명이 용서와 화해의 첫 걸음임을 증명하다

“철학자 데오도르 아도르노는 나치 청산 작업이 1959년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 크게 의존했음을 지적하면서 나치에 대한 망각을 “정신병리학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사회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이러한 현상은 동독의 과거 청산 작업에도 적용되었다. 거듭되는 논쟁이 잘못된 판단을 피하기 위해서는 과거 공산주의 독재와의 대결을 전면에 내세우자는 자유주의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했다. 동독 사회주의를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성격이 아닌 좌파적인 성격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었다.” _326쪽

이 책의 핵심은 무엇보다 문서관리청을 지휘하던 시기에 가우크가 보여준 활약이다. 동독의 억압 체제를 유지시킨 가장 강력한 수단은 소련의 내무성을 모델로 만든 국가안전부였는데, 이 조직은 국내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했으며, 체포 및 구금 등 무제한적 권력을 행사한 초법적 국가기관이었다. 1990년 독일이 통일된 후 가우크는 국가안전부의 비밀문서를 처리하는 기관인 문서관리청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10년 동안 이 일을 선두에서 지휘함으로써 통일 후 동독의 역사 청산 작업에 크게 공헌했다. 국가안전부는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해 민간인 비공식 협력자들을 대거 포섭해 일상생활 곳곳에서 활동하도록 했고 이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거대한 양의 비밀문서를 작성했다. 문서관리청의 중요한 정치적 과제는 이런 문서들로 인해 희생자의 운명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밝히는 것이었다. 그는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나간 과거를 ‘진지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그때의 잘못이 아니라 지금의 고백과 참회입니다.” 문서관리청의 책임자로 일하던 시절 가우크가 했던 이 말에서 과거 청산에 임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동독은 진지하게 사랑했고 서독은 애인처럼 사랑했다”

사람들은 베를린장벽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사람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 이 책에서 가우크는 동독의 암울한 분위기와 더불어 동독의 시민들이 얼마나 자유를 갈망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패전국가 독일의 국민으로서 가족과 이웃들이 겪었던 참혹한 대가, 동독 공산체제에 저항하던 이들이 국가안전부로부터 받았던 감시와 탄압, 공산주의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된 과정, 통일 후 동독 사람들이 그토록 꿈꾸던 자유를 소유하게 되었으나 그로 인해 겪은 혼란 등 가우크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이 겪은 많은 일들을 담담한 어조로 고백한다.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 고향은 진지하게 사랑했고 서독은 애인처럼 사랑했다.” 이 말에서 슬픔이 전해지는 이유는 분단된 국가의 아픔을 너무나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요아힘 가우크
요아힘 가우크는 1940년 독일 북동부에 위치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로스토크에서 태어났다. 해운회사의 선원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나치 간첩 혐의를 받아 시베리아 수용소로 끌려간 일을 계기로 민주화에 눈을 떴다. 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공산당에 가입하지 않았던 탓에 목표를 수정해 신학을 공부해서 목사가 되었다. 동독 체제에 반감을 가졌으나 동독을 떠나지 않고 동독에 머물면서 반체제·반정부 인사로 활동했다. 처음부터 동독의 체제와 거리를 둔 가우크는 국가안전부(슈타지)의 주요 감시대상이었음에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 “교화 불가능한 반공산주의자”라는 기록이 국가안전부 문건에 남아 있기도 하다.
1989년 동서독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이 통일되는 과정에서는 동독에서 처음 실시된 자유선거를 통해 인민의회 의원에 당선되었다. 이어서 동독 국가안전부의 문서들을 처리하는 문서관리청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10년 동안 국가안전부의 비밀문서와 반인권 사례를 조사하면서 동독의 역사 청산 작업에 크게 공헌했다. 2012년에는 제11대 독일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2017년까지 임기를 수행했다.

 

역 : 손규태

손규태는 한국신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 『하나님 나라와 공공성』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평화윤리』 등이 있다.  

 

목 차

1장. 내가 자란 곳: 어린 시절이 더 좋다
2장. 여름 속의 겨울: 아버지의 실종과 가족의 고통스러운 삶
3장. 가거나 남거나: 서독으로 탈출한 동독인들의 이야기
4장. 길을 찾다: 신학 공부와 첫 목회 활동
5장. 선교지를 개척하다: 동독에서 시작된 교회의 사회변혁운동
6장. 사회주의 내에서의 교회: 기독교와 사회주의 간의 대결과 대화
7장. 붉은 국가에서의 억압적 교육: 동독에서 교회의 평화운동이 시작되다
8장. 예를 들자면: 양 독일과 교회 사이의 정치범 교환 프로그램
9장. 가을 속의 봄: 동독의 민주화와 혁명의 시작
10장. 동독 인민의회의 자유선거 실시: 통일을 둘러싼 재야 세력의 상반된 이해
11장. 설계도 없는 건축: 동독 국가안전부에 대한 역사 청산 작업
12장. 소란스러운 날들: 진실과 화해위원회의 동독 역사 청산 작업
13장. 내가 생각하는 자유: 자유에 대한 단상
14장. 베를린의 5월: 통일 이전의 동독 생활에 대한 회상
15장. 3년 후: 독일연방공화국의 대통령 당선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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