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가난하지만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나라, 쿠바
최근 쿠바는 이색적 자연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증가하고 있는 한국인 여행자 수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고, 뮤직비디오와 TV프로그램의 배경으로 소개되면서 쿠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쿠바의 진짜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이 사는 곳’ 쿠바를 소개하고, 그 비결을 살펴본다.
분단 후 지금까지 ‘색깔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에게 쿠바는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혁명가 체 게바라의 나라인 쿠바는, 그러나 남아메리카의 작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나 <식코>에서 볼 수 있듯, 작은 불편을 여유롭게 감내하는 사람 중심의 복지국가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안 되지만 쿠바인들은 의료와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있고, 남녀평등 순위는 세계 2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의료 시스템을 필두로 국제 원조에도 앞장선다. 저자는 ‘복지의 전제조건이 성장’이라는 우리의 상식을 깨는 쿠바에 약 1년간 체류하면서,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떻게 복지국가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이 책에 꼼꼼하게 담아냈다.
그들은 어떻게 복지국가의 길을 걷고 있을까
저개발 국가인 쿠바가 보편적 사회보장 체계를 갖출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 등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쿠바의 사회안전망을 이 책은 4부에 걸쳐 조망한다.
먼저 1부에서는 쿠바가 이뤄낸 성과들을 살핀다. 서구 복지국가에서나 시행된다고 여겨지는 무상 교육, 기본 생활권, 무상 의료, 남녀평등, 노인복지, 사회안전망과 국제 구호 활동 등 쿠바의 진면목을 두루 살펴본다. 쿠바 정부는 GDP의 12.84퍼센트를 교육에 투자한다. 한국이 4.62퍼센트인 것을 보면 소위 말하는 ‘지독한 교육열’과 ‘진짜 교육’의 차이를 이 수치로도 느낄 수 있다. 다섯 살부터 의무교육이 시작되는 쿠바에서는 정규교육이 끝나더라도 그만큼 체계가 잘 갖춰진 평생교육의 장 또한 마련되어 있다. 놀라운 사실은 어린이집부터 직장인이 다니는 교육기관까지 모두 무료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런 교육 시스템은 국민의 기본 생활 보장과 무상 의료 등과 더불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2부에서는 쿠바의 현 상황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들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함이다. 쿠바 혁명 당시 쿠바인들은 비참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쿠바인들은 자발적 성금이나 기금을 내 쿠바 재건설에 힘을 보탰다. 일반 국민의 세금을 폐지해 국가에서 부담해왔다. 그러나 2016년 10월부터 국영 기업의 직원은 임금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그리고 의료 및 교육 인력을 해외에 파견해 얻은 수익과 관광업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인다. 일부 허가된 자영업자들 역시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납부한다. 쿠바에 체류하는 동안 ‘외국인’이라 겪은 ‘바가지’와 ‘불편’ 등을 저자는 이 장에서 드러낸다. 그러나 쿠바 정부의 재정 문제와 산업 구조, 주택 상황, 교통과 통신, 가구 경제를 두루 살펴는 동안, 그 불평은 “없어도 사는 데 별 지장 없네”라는 독백으로 변한다. 우리는 행복의 기준을 엉뚱한 데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3부에서는 가진 것이 부족해도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비결을 쿠바의 역사와 정치 사회제도, 주요 지도자와 인물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살핀다. 그 비결의 근원은 바로 쿠바 혁명의 역사에 있다. 모두가 공평하게 나누고, 교육을 통해 자유를 구가하려는 자세다. 미국이 쿠바를 압박하고 고립시켰지만 쿠바인들은 서로 더욱 결속하여 돌파구를 찾는다. 더불어 정치와 행정의 모든 절차에 국민 참여가 보장되어 노동자의 93.4퍼센트가 8만 5,301번의 회의를 통해 사회보장법을 만들기도 했다. 과거의 우리처럼 돈독한 이웃 문화 속에서 체 게바라 등 위대한 지도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결핍을 채우는 것은 결국 ‘사람’임을 보여준다.
마지막 4부는 공존과 다양성의 공간으로서의 쿠바를 들여다본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규제와 자유, 불편함과 여유 그리고 내국인과 외국인이 공존할 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살핀다. 결국 이러한 공존은 다양성이 표출되는 공간을 만든다. 이 공간에 ‘재미있게’ 등장하는 자본주의와 한국의 모습을 읽어본다.
쿠바가 묻는다, 한국은 행복합니까?
그동안 국내에 나온 쿠바 관한 출판물은 쿠바혁명과 외교관계 등을 다룬 것이거나 여행서가 대부분이었다. 간혹 ‘저성장 고복지’를 표방하고 출간된 책이 있지만, 외국인의 시선으로 써진 책이거나 ‘환경’이나 ‘자연’ 등의 관점으로 맥락을 분석할 뿐이었다. 이 책은 ‘저성장 고복지’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되 한국인 저자가 직접 쿠바에서 체류하면서 겪은 바를 사회학적 관점으로 톺아본다. 여기에 쿠바인들과 교류하고 인터뷰한 내용과, 그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사진까지 다양하게 수록해 쿠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쿠바는 레게가 흐르는 낭만이 가득한 여행지가 아니다. 피 흘린 혁명의 역사를 외압에 굴복하지 않는 국민의 힘으로 이어가고 있는 위대한 실천의 공간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었다지만 행복지수에서는 순위 밖으로 밀려 있는 우리에게, 쿠바는 우리가 가지고 있었지만 잃어버린 것들을 재발견하게 하는 공간이자 큰 가르침을 주는 깨달음의 공간이다. 혁명 이후 쿠바인들이 조국을 재건하려고 분투하고 있을 때, 쿠바를 방문한 프랑스 작가 보부아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난생처음 폭력(혁명)을 통해 얻은 행복을 목격했다.”
작가 소개
어릴 적 섬진강 근처 작은 마을에서 자연에 묻혀 놀기에 바빠 받아쓰기와 구구단 외우기를 등한시했지만 운 좋게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책 읽는 것을 삶의 낙으로 여기고 있는지라 교재나 연구논문이 아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첫 결실이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이다. 두뇌를 쓰는 활동, 몸을 쓰는 활동, 마음을 쓰는 활동이 조화로운 삶을 지향한다. 삶의 불균형이 너무 심해질 때는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작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함을 느낀다. 현재 예수대학교 교수로 사회복지학을 가르친다.
목 차
들어가는 글
1 콩 한 쪽으로 이룬 여덟 가지 기적
무료로 언제든 배울 수 있고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나라
또 다른 혁명, 쿠바의 교육 개혁ㆍ다섯 살이면 학교에 가는 아이들ㆍ정규교육만큼 잘 마련된 평생교육ㆍ지금은 시들해진 교육방송ㆍ교육비 제로ㆍ공부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ㆍ사는 지역이 배움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ㆍ배운 것으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ㆍ배움은 교도소에서도 이어진다
[경쟁하지 않고 함께 배운다]
국민의 기본 생활이 보장되는 나라
쿠바 정부가 국민에게 주는 현금 급여ㆍ현금 이외에 정부가 주는 현물 급여ㆍ‘냈다’는 시늉만 하는 공공요금ㆍ쿠바 정부의 주요 지출 항목은 교육과 보건
누구나 무상으로 치료받는 나라
소수가 아닌 만인을 위한 의료 체계ㆍ거미줄 안전망, 쿠바의 의료 체계ㆍ쿠바인의 건강에 대한 접근성은 모두 같다
[지역의 건강 문제는 의사와 주민이 함께 해결한다]
아이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
귀찮을 정도로 의사를 자주 만나야 하는 쿠바 임신부ㆍ쿠바의 마더 박스ㆍ생후 6개월은 엄마가 양육하도록ㆍ임산과 출산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다
남녀평등 29위의 나라
성별에 따른 임금 차이는 없다ㆍ쿠바 남성보다 똑똑한 쿠바 여성ㆍ남아가 더 많이 태어나지만 더 오래 사는 여성ㆍ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여성 친화적인 국가ㆍ여자라서 행복한 쿠바나
[성교육의 다른 이름은 ‘사랑’입니다]
늙는 것이 두렵지 않은 나라
장수의 나라 쿠바ㆍ빠른 고령화, 부족한 노인복지시설ㆍ쿠바인의 장수 비결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
어떤 자연재해에도 인명 피해는 최소ㆍ쿠바인이 모기와 싸우는 방법ㆍ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
[귀신 잡는 한국 해병대, 모기 잡는 쿠바 오페라리오]
국제주의 국가 쿠바
의료 전문가 해외 파견ㆍ전 세계 학생을 위한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ㆍ기적의 안과 수술ㆍ끝나지 않은 고통, 타라라 진료소의 아이들ㆍ서사하라 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2 쿠바가 가진 콩 한 쪽
쿠바 정부의 재정
텅 빈 정부 곳간ㆍ미국의 제재와 소련의 지원ㆍ2011년 라울 카스트로의 개혁ㆍ쿠바 정부의 주요 수입원
쿠바의 산업 구조
설탕의 나라 쿠바는 옛말ㆍ1차 산업 비중이 높아도 어려운 식량 자급ㆍ쿠바는 도시농업 선진국?ㆍ모든 것이 귀한 나라ㆍ쿠바의 주요 수출품은 의약품과 의료 인력ㆍ산업 발전을 위한 쿠바의 노력
쿠바의 주택 상황
혁명 전 심각했던 주택 상황ㆍ집은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ㆍ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집ㆍ너무 낡았지만 고치기도 힘든 집
쿠바의 교통과 통신
모든 것이 탈것ㆍ모두가 평등한 도로ㆍ있지만 없는 쿠바 고속도로ㆍ쿠바 고속도로에 없는 것과 있는 것ㆍ집 전화보다 휴대폰이 많은 나라ㆍ쿠바인의 인터넷 사용 방법
쿠바 가구의 경제
한 나라, 두 화폐, 두 세상ㆍ쿠바 가구의 소득ㆍ쿠바 가구의 소비ㆍ영화 <월-E>가 준 위로, 과유불급
3 콩 한 쪽으로 기적을 이룬 비밀
투쟁의 역사가 남긴 유산
쿠바 혁명사ㆍ모두가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ㆍ차별하지 않는다ㆍ앎을 통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고립이 만들어준 응집력과 또 다른 돌파구
미국의 지배 60년, 쿠바의 두 세상ㆍ미국의 눈엣가시, 쿠바 혁명 정부ㆍ무력으로 쿠바 죽이기ㆍ엠바고로 쿠바 목 조르기ㆍ현재는 온난전선?ㆍ외부의 적은 내부의 연대를 강화한다ㆍ미국의 쿠바 고립시키기와 쿠바의 돌파구 찾기
[바르바도스에서 재가 된 쿠바 펜싱 선수들]
보장된 참여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은 직접·비밀 투표로ㆍ복잡하지만 민주적인 선거 과정ㆍ쿠바 선거 제도의 특징ㆍ93.8%의 노동자가 85,301번 회의해 만든 사회보장법
[투표함을 지키는 쿠바 학생들]
모든 것을 알고 돕는 이웃
같이 살기도 하는 이웃ㆍ사회복지사가 사례를 발굴하는 방법ㆍ이웃 덕에 키운 아이ㆍ당사자만 몰랐던 열쇠 분실 사건ㆍ쿠바가 시끄러운 이유ㆍ이웃들 몫까지 준비하는 생일 파티ㆍ샬롯의 거미줄, 쿠바의 주민 조직ㆍ쿠바인이면 누구나 가입하는 혁명수호위원회ㆍ14세 이상 여성 90%가 회원인 쿠바여성연맹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해결]
쿠바의 지도자들
“모든 쿠바인이 나의 아들이다”-카를로스 마누엘 데 세스페데스ㆍ“교육을 통해서만 자유로울 수 있다”-호세 마르티ㆍ“나를 숭배하지 마라”-피델 카스트로ㆍ“위대한 혁명은 오로지 위대한 사랑의 감정에서만 태어날 수 있다”-체 게바라
[카밀로 시엔푸에고스]
결핍을 채우는 것은 결국 사람들
환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는 쿠바 의사ㆍ‘영혼의 의사’ 사회복지사ㆍ주민을 위해 무급 봉사하는 시의원ㆍ의료사회복지사 야리아드나ㆍ노인주간보호센터장 마이라ㆍ사회조사원 메르세데스ㆍ협업할 줄 아는 쿠바인, 협업이 만드는 시너지
[너무 많이 관여하는 쿠바 교사들]
4 다양성과 공존의 나라
쿠바의 자본주의, 부작용 많은 치료제
자본주의라는 치료제의 효과ㆍ커지는 소득 격차ㆍ떠나는 쿠바인들ㆍ사랑인지 거래인지 모호한 경계
[불탄 식용유 공장의 변신]
쿠바에서 본 뜻밖의 장면
아디다스 저지를 입은 피델 카스트로ㆍ쿠바의 케이팝 스타ㆍ쿠바에 나타난 자본주의 첨병들ㆍ쿠바의 과외 선생님
쿠바 속 한국
멀고도 먼 한국과 쿠바ㆍ쿠바 화폐 속 현대중공업ㆍ쿠바의 한류 열풍ㆍ아바나 거리에서 들리는 “안녕하세요”ㆍ쿠바에 첫발을 디딘 288명의 한국인
[쿠바 최대의 축제일, 노동절]
쿠바인의 사랑과 이별
여성 찬미의 대가 쿠바 남성들ㆍ결혼의 가장 큰 걸림돌, 집ㆍ사랑은 움직이는 것
천성 혹은 체념
정전이 되어도 이어지는 노랫소리ㆍ물 아끼는 비법ㆍ줄 설 때 꼭 확인해야 하는 것, 울티모ㆍ누구에게 힘든 하루였을까ㆍ범죄 영화를 웃으며 보는 쿠바인ㆍ느긋한 운전자들ㆍ소소한 감사들
광고 없는 나라 쿠바
광고의 홍수 속에 사는 한국인ㆍ광고 없는 방송과 신문ㆍ간판 없는 나라ㆍ목 좋은 곳엔 구호가
쿠바 정부에 하고 싶은 제안들
걱정 없이 마실 물ㆍ공중화장실ㆍ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
달고 짠 쿠바의 맛
쿠바인의 식생활ㆍ튀기지 않으면 어떻게 먹어?ㆍ성형 수술도 무료지만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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