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누군가는 진지하게 설명을 한다고 진지충, 설명충이 되고, 사법 고시나 의학 전문 대학원 입학시험 준비를 하다 사시충, 의전충이 된다. 나이가 들고 보니 틀니 딱딱거리며 훈계하는 틀딱충이 된다. 수시 전형 또는 지역 균형 선발로 대학에 입학했다고 수시충, 지잡충, 지균충이 되고, 지방 대학이나 유명 대학 분교 캠퍼스에 다닌다고 분캠충이 되며, 사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꿘충, 급식을 먹는 학생이라고 급식충이 된다.” (본문 중에서)
이제 한국 사회의 혐오는 마이너리티만을 향하지 않는다. 세대나 성별, 계급은 물론 거주 지역, 취향, 외모, 직업까지 차별의 이유가 된다. 사람들은 남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 탓에 모든 관계에 우열을 매기고, 나보다 열등한 대상을 혐오하며 자존감을 찾는다.
지금까지 혐오는 태극기 노인이나 일베 청년 등 문제 집단의 일탈 행동으로 치부되어 왔다. 이런 시각은 혐오 발언을 쏟아 내는 일부 집단을 비난하고 단죄하는 접근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한국 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혐오에 노출되어 있다.
한국 사회에서 혐오가 관계의 기본값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차별과 혐오라는 현상 뒤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이 있다고 말한다. 불안은 생애 과정 내내 지속되며 그 기저에는 ‘한국 사회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불안이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혐오와 차별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질문은 하나다.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저자는 그 해법으로 혐오 운동의 요구들을 들여다본다. 과격한 표현 뒤에 양극화와 학력주의,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표현이 아니라 메시지에 귀 기울이면 이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작가 소개
석승혜
현재 강원대 SSK 사업단 전임연구원이다.
논문으로 <신자유주의 시대의 주체 생산과 저항 가능성에 대한 연구>,
<한국사회의 마이너리티 생산과 차별태도> 등이 있다
김남옥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연구 교수를 거쳐, 강원대학교 사회통합연구센터 연구 교수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누엘 카스텔》과 《향수 속의 한국 사회》(공저) 등이 있다.
목 차
1 _ 불안을 공유하는 나라
우리는 사냥터에 산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
존중 품귀 사회
2 _ 표적이 되는 사람들
구별 짓기의 동역학
경계 밖의 마이너리티
수치심 감소의 정치
벌레 공화국과 불행 배틀
3 _ 평범한 얼굴의 혐오
행동하는 노인의 탄생
가족 국가 노스탤지어
프레임 전쟁
젠더 갈등과 혐오 문법
끝나지 않는 인정 게임
4 _ 고위험 에너지의 재배치
무기력을 되풀이하다
을들의 전쟁을 넘어서
굴욕 당하지 않을 권리
주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존중 사회를 향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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