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 - 엘리트 자유주의와 제국주의의 기원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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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박홍규
출판사항인물과사상사, 발행일:2019/05/08
형태사항p.167 46판:19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906521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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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방자치는 자유의 보장을 위한 장치다”
 “만족한 돼지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낫다”


엘리트 자유주의를 위하여
“믿음을 가진 1명은 흥미만 있는 99명과 맞먹는다”
 “완전한 정부의 이상적인 형태는 대의제일 수밖에 없다”

존 스튜어트 밀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중시한 자유주의자다. 그는 ‘인간 자유의 본래 영역’으로 양심의 자유, 취향과 탐구를 위한 행동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와 노동자의 단결권을 포함한 단결의 자유를 주장했다. 또 여성 해방론의 고전인 『여성의 종속』을 썼고, 영국에서 실제로 여성 투표권이 인정되기 59년 전에 남녀 투표의 평등을 주장했다. 여성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투표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점에서는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불린다. 심지어 동성애의 자유도 주장했다.
밀은 우리 시대에도 교훈을 준다. 무엇보다도 밀은 사상의 자유를 특히 중시한 자유주의자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국가보안법을 두고 있는 한국을 자유주의 국가로 보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밀의 자유주의 사상은 지금 여기에서도 여전히 미완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따라서 밀을 존경해 그를 따르는 자유주의자라면 당연히 국가보안법이나 동성애에 반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밀은 엘리트만의 자유주의를 주장하고, 부유층 기혼 여성들의 해방만을 주장했다. 더구나 엘리트 선진국이 후진국을 식민지로 삼아 지배하고 착취하는 것을 지극히 당연하다고 보았다. 밀의 사상인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것인데, 당대 세계에서는 영국이 ‘세계 최대의 식민지’를 지배해 모든 인류에게 ‘세계 최대의 행복’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행복의 시대였고 자기야말로 그것을 위해 평생을 바친 세계 최고의 행복 창조자라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비롯한 엘리트들이 국민에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줄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천재교육과 엘리트주의

 존 스튜어트 밀의 아버지 제임스 밀은 인간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교육받지 않은 아이들과 놀지 못하게 하고 밀을 3세 때부터 자신이 교육시켰다. 그래서 3세부터 5세까지 그리스어와 그리스어로 쓰인 고전, 8세부터 라틴어와 라틴어로 쓰인 고전, 9세까지 대수학과 프랑스어, 12세까지 논리학을 습득하게 했다. 아버지는 밀에게 자연과학과 고전을 중심으로 공부시키되, 종교나 형이상학, 특히 시는 전혀 가르치지 않았다. 그리고 예술로서는 유일하게 음악을 가르쳤다.
15세에 경제학·역사학·철학·자연과학을 배웠고, 제러미 벤담의 책을 읽으며 사물과 인생의 목표에 대한 통일적 관념을 형성했다. 밀은 자신이 받은 교육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큰 혜택이었고, 정확한 사상을 낳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논리학을 꼽았다. 밀이 가장 좋아한 과목이 고대 역사, 당연히 고대 그리스사와 로마사였다고 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도 서양의 고대사는 물론, 세계의 고대사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그리스사와 로마사는 사실상 비서양 사회에 대한 서양의 침략사였다.
그러나 밀의 천재교육에는 무엇보다도 엘리트주의가 나타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밀이 어려서부터 플라톤의 『대화편』에 심취한 것에서 단적으로 볼 수 있다. 밀의 가장 유명한 저서인 『자유론』은 프랭크 터너가 『예일대 지성사 강의』에서 말하듯이 “매우 특별한 사람, 그러니까 사회에서 살아가는 천재의 자유를 보호하는 데 집중했다”. 터너가 말하듯이 밀은 천재만이 인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었고, 그들의 자유를 보호하려는 의도로 자유를 지지했다. 즉, 일반인의 자유를 위한 것이 아니다. 밀의 자유주의는 선거에서 엘리트에게 일반 시민보다 많은 가치를 인정해주자고 주장한 불평등한 것이기도 해서 우리가 믿는 평등의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는 것이었다.

엘리트 자유주의와 제국주의 시대

 밀은 당시 영국의 가장 큰 식민지였던 인도에서는 자유가 인정될 수 없고 전제 독재가 당연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35년간 인도를 지배한 총독부인 동인도회사의 영국 본사에 고급 간부로 근무하면서 자신을 비롯한 영국인들 덕분에 인도가 영국 지배 이전의 불행을 극복하고 제대로 굴러가서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사실 밀이 거의 평생 근무한 동인도회사는 런던에 있는 부자 권력자들이 공유한 회사로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돈을 버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엘리트 선진국이 ‘개돼지’ 후진국을 지도 편달하는 제국주의가 당연히 신이 내린 사명과 같은 것이었다. 다시 말해 밀은 동인도회사를 나름으로 보람을 느낀 평생직장으로 자부하며 아버지를 이어 인도를 잘 지배했고, 미개 야만의 인도를 비롯해 비서양 세계를 문명화시켰다는 자부심을 가졌다.
제임스 밀은 인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최대 최고의 고전적 저술인 『영국령 인도의 역사』를 1806년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해에 밀이 태어났다. 밀의 어린 시절을 지배한 『영국령 인도의 역사』는 밀이 17세부터 52세까지 35년간 인도를 지배한 행정기관인 동인도회사의 간부로 살아가는 토대가 되었다. 『영국령 인도의 역사』는 ‘영국의 세력 팽창의 역사’에 불과한데, 제대로 된 인도의 역사서라고 보는 사람은 적어도 인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1818년 이후 동인도회사의 인도 영토는 영국이 지배했으므로 그때부터 ‘영국의 인도 제국’이라고 말한다. 즉, 영국의 인도 지배가 확립된 것이다. 또『영국령 인도의 역사』는 영국의 인도 지배 수단 중 ‘분열시켜 지배한다’는 원칙, 즉 힌두와 무슬림을 분열시켜 지배한다는 정책의 기본인 역사관을 제공한 점에서 더욱 중요했다.

엘리트 민주주의자

 밀은 『대의정부론』에서 지적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사람들이 정부 업무를 맡아 처리해야 최대한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입법 활동에서도 대의기구가 직접 법을 만들어선 안 되고 ‘입법위원회’와 같은 뛰어난 소수로 조직된 단체에서 법을 만드는 게 좋다고 했다. 밀은 지적 능력이 낮은 다수의 유권자에 의해 계급입법 등의 어리석은 판단이 자행될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해 복수투표제를 주장했다. 밀은 대의정부가 국민의 도덕적·지적 자질과 능력을 더 잘, 더 높이 발전시킬 수 있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민주주의에 가깝다고 했다. 밀이 말하는 대의정부란 국민이 선거에서 뽑은 대표를 통해 최고 통치 권력을 행사하는 정부 형태다. 이 때문에 밀은 사회의 목적이 진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덜 진보된 야만사회를 계몽의 이름으로 지배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정당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밀이 영국의 인도 침략을 정당화하고 그것을 위해 인도가 미개 야만이었다고 주장한 것은 참으로 터무니없는 소리다. 지식인을 훌륭하다고 하면서 일반 시민보다도 투표 가치를 더 많이 주어야 하고 그들이 일반 시민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밀의 엘리트 민주주의가 적어도 선거 차원에서는 이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물론 해방 후 한국의 ‘고무신 선거’ 등으로 상징되는 대중민주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밀의 관점을 빌려와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의 엘리트 민주주의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작가 소개

박홍규
1952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법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 법대·영국 노팅엄대학 법대·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본 오사카대학·고베대학·리쓰메이칸대학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교양학부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전공뿐만 아니라 정보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인문·예술학의 부활을 꿈꾸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회장을 지냈으며 전공인 노동법 외에 헌법과 사법 개혁에 관한 책을 썼고,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동안 『아돌프 히틀러』, 『누가 헤밍웨이를 죽였나』,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복지국가의 탄생』, 『헤세, 반항을 노래하다』, 『제우스는 죽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조지 오웰』, 『니체는 틀렸다』, 『인문학의 거짓말』,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내 친구 톨스토이』, 『함석헌과 간디』, 『독학자 반 고흐가 사랑한 책』, 『독서독인』, 『마르틴 부버』, 『이반 일리히』, 『디오게네스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다시 보기』, 『반민주적인, 너무나 반민주적인』, 『누가 아렌트와 토크빌을 읽었다 하는가』, 『윌리엄 모리스 평전』,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생각하라』, 『자유인 루쉰』 등을 집필했으며, 『존 스튜어트 밀 자서전』, 『유한계급론』, 『군주론』, 『산업 민주주의』, 『간디가 말하는 자치의 정신』, 『간디, 비폭력 저항운동』, 『유토피아』, 『이반 일리히의 유언』, 『학교 없는 사회』, 『자유론』, 『간디 자서전』, 『오리엔탈리즘』, 『사상의 자유의 역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머리말 : 왜 지금 밀인가? ․ 005

대영제국과 산업혁명 ․ 023
스미스와 벤담 ․ 033
위대한 아버지와 망각된 어머니 ․ 039
밀의 조기 천재교육 ․ 047
엘리트 자유주의와 제국주의의 시대 ․ 057
동인도회사의 인도 쟁탈전 ․ 069
밀의 정신적 위기 ․ 081
해리엇과의 사랑 ․ 091
밀의 성숙기 ․ 097
『공리주의』 ․ 103
『자유론』 ․ 109
『대의정부론』 ․ 121
『정치경제학 원리』 ․ 127
『여성의 종속』 ․ 135
『사회주의』 ․ 143
『자서전』 ․ 149

맺음말 : 엘리트 민주주의자 ․ 155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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