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역사 -침묵과 고립에 맞서 뺏앗긴 몸을 되찾는 투쟁의 연대기-

고객평점
저자킴 닐슨, 김승섭
출판사항동아시아, 발행일:2020/11/05
형태사항p.359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262351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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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고려대 교수 번역·해설!
몸을 사유하며 건강한 사회를 질문하는 세 번째 여정

몸의 정의, 정상의 정의, 그 투쟁의 연대기
“이제 우리의 몸은 우리 스스로 정의할 것이다”


 “당신을 직접 만나보니, (장애가 있음에도) 포용적이고 유쾌한 사람이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현 정의당 부대표)는 이 말이 칭찬의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편견의 말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하나의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바로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다. 배복주는 자신의 장애를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경계하는 긴장점이라고 말하며, 사회의 환경과 인식은 장애를 배치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킴 닐슨(Kim E. Nielsen) 역시, 이 책 『장애의 역사(A Disability History of the US)』(2012)를 통해 ‘장애’의 개념이 고정불변의 개념이 아닌 변화하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톨레도대학교에서 장애학, 역사, 여성학을 연구하는 킴 닐슨은 장애를 중심에 두고 미국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기술한다. 사회에 따라 장애란 무엇이었고 어떻게 정의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그 과정은 시민과 비시민,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이 변화한 역사이기도 한 까닭에, 지금 우리 사회의 통념들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치료받아야 하는 의학의 문제로 장애를 바라본다. 이러한 시선에서 신체적 결함이 있는 사람은 ‘장애인’이 되고, 그러한 결함이 없는 사람은 ‘비장애인’이 된다. 킴 닐슨은 장애를 몰역사적이고 고정불변하는 개념으로 여기는 이러한 관점이 수많은 장애인의 다양하고 풍성한 삶을 지워버린다고 말한다. 『장애의 역사』는 장애라는 프리즘을 통해 미국 역사를 다시 바라보고 읽으며 몸의 정의, 정상성의 정의에 대해 질문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으로 몸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사유해온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가 그 노력의 일환으로, 번역한 책이다. 장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온전한 시민의 자격을 갖춘 “Able-Bodiedness”라는 표현을 “능력 있는 몸”으로 번역하는 등 이 책의 문제의식과 메시지를 또렷이 전달하기 위해 고심했다. 역자 주를 고루 배치해 읽을거리 또한 더했다. 배복주(정의당 부대표, 장애여성공감 전 대표), 김원영(『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이 추천사를 썼다.


독립은 좋은 것이고, 의존은 나쁜 것일까?
장애인은 의존적이고, 비장애인은 독립적일까?
“의존은 모든 인간의 삶 한가운데 존재한다”


유능한 시민인 우리는 “자신의 두 발로 서 있어야” 하고 “스스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킴 닐슨은 이러한 서사에서, 독립은 좋은 것이고 의존은 나쁜 것이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의존은 타인에게 기대는 연약함을 의미할 뿐이고, 독립과 자치로 대표되는 미국의 이상적 가치에 반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이다. 독립에 긍정의 의미를, 의존에 나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한국사회도 다르지 않다. 그리고 장애를 의존과 동일시할 때, 장애는 낙인이 된다. 장애인은 ‘열등한 시민’으로 호명된다. 그렇다면 의존은 나쁜 것일까? 비장애인은 독립적인가?
킴 닐슨은 말한다. 민주주의 본래 모습이 그러하듯, 우리 모두는 타인에게 의존하며 살아간다고, 의존은 장애를 가진 사람만의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는 상호의존(Interdependent)하는 존재라고 말이다. 그는 개인주의라는 미국적 이상을 지적하는 역사학자 린다 커버(Linda Kerber)의 말을 인용한다. “실제 삶에서 스스로 만들어진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온전히 혼자인 사람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킴 닐슨은 “의존은 모든 인간의 삶 한가운데 존재”하며, “의존이 공동체와 민주주의를 만든다”고 말하며, 의미를 전복하고 가치를 확장한다. 이렇듯 『장애의 역사』에서는 역사적 사례를 보여주고 질문하며, 기존에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통념들에 질문을 던진다. 전복적인 상상으로 이끌고, 제안한다.


비장애중심주의 사회가 강요하는
수치와 침묵, 고립에 맞서
“우리의 몸을 되찾고 세상을 바꾸는 용감하고 시끌벅적한 이야기”


비장애중심주의적 태도는 장애인 고용차별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스탠딩 콘서트장에서 모두가 두 시간 동안 서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는 행사에서처럼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킴 닐슨은 이 같은 비장애중심주의가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동성애 혐오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구조 속에 축적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비장애중심주의가 강요하는 침묵, 수치, 고립에 맞서 투쟁해온 역사를 말하고 있기도 하다. 추천사를 쓴 김원영(배우, 변호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은 이렇게 말한다.


“질병이나 사고를 겪은 나의 몸이 어느 날 ‘장애’라고 규정됨을 자각한 날, 우리는 기억을 잃고 낯선 땅으로 추방당했다고 느낀다. 이 책은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역사의 진실은 그 반대라고 말한다. 유럽에서 북아메리카로 건너간 ‘독립적이고 능력 있는’ 몸들의 지배와 그에 대한 저항 가운데서, 식민주의·인종주의·젠더차별·비장애인중심주의의 억압과 폭력의 논리 속에서, 장애가 구성되고 제멋대로 동원되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장애인이 된다는 말은 당신 혼자 새로운 세상에 살게 되었음을 의미하지 않고, 새로운 억압과 차별의 역사가 당신이(우리가) 사는 세계에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책이 마지막 장에 이르러 장애를 ‘자부심’이라 여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이 자부심이 그저 정신승리가 아닌, 우리가 사는 바로 이 세계의 오랜 계보와 연결된 단단한 마음임을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 책에서는 구조가 개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억압하는지 보여주다, 종국에는 그 억압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투쟁과 쟁취에 이른다. 가령, 1988년 미국 농인학교인 갈로뎃 대학의 농인 학생들은 ‘지금 당장 농인 총장(Deaf President Now)’을 외치며 시민 불복종 운동을 한다. 그 투쟁으로 청인이 아닌, 첫 번째 농인 총장 임명이라는 승리를 쟁취한다. 이러한 역사의 장면들은 한국어판에 추가된 사진 자료를 통해서도 볼 수 있어, 읽는 재미에 보는 재미를 더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킴 닐슨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고, 2012년부터는 톨레도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현재 장애학 프로그램의 학과장이다. 장애, 여성, 정치를 키워드로 미국의 역사를 재해석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헬렌 켈러와 그의 스승인 앤 설리번의 정치적 삶에 주목했고, 집필한 책으로 『헬렌 켈러의 급진적 삶(The Radical Lives of Helen Keller)』(2004)과 『기적을 넘어: 앤 설리번 메이시와 헬렌 켈러(Beyond the Miracle Worker)』(2009)가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학술지 《계간 장애학(Disability Studies Quarterly)》의 공동 편집자였고, 2018년에는 옥스퍼드대학교 출판사의 『장애학 핸드북(The Oxford Handbook of Disability History)』을 공동 편집했다.

 

옮긴이 : 김승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강사로 일했으며, 2013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와 동 대학원 보건과학과에서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회역학자로서, 차별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2014년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2018년 ‘천안함 생존자 건강 연구’,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 연구’를 책임연구원으로 진행했다. 현재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레인보우커넥션 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소송, 동성결혼 소송,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소송, 군형법 위헌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며 참여한 바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과 『오롯한 당신』(공저)을 출판했다.

 

목 차

옮긴이의 말
 들어가며

1장 영혼은 자신이 머무를 몸을 선택한다
: 북아메리카의 토착민들, 1492년 이전

2장 가난한, 사악한, 그리고 병약한 사람들
: 식민지 공동체, 1492~1700

 3장 가여운 이들이 바다로 던져졌다
: 후기 식민지 시기, 1700~1776

 4장 비정상인 자와 의존하는 자
: 시민의 탄생, 1776~1865

 5장 나는 장애가 있어서 중노동이 아닌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해
: 장애의 제도화, 1865~1890

 6장 저능아는 삼대로 충분하다
: 진보의 세기, 1890~1927

 7장 우리는 양철컵을 원하는 게 아니다
: 토대를 다지고 무대를 만들다, 1927~1968

 8장 난 운동가인 것 같다. 운동은 마음을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 권리와 부정된 권리, 1968년 이후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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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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