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버금가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통렬하고 준엄한 비판, 불굴의 사회주의자이자 최고의 극작가였던 버나드 쇼 자신이 꼽은 ‘최고의 작품Magnum Opus’
조지 버나드 쇼는 영문학사에서 셰익스피어를 제외하고는 능가할 사람이 없다고 평가받는 20세기 최고의 극작가다. 거의 60편에 달하는 희곡을 발표한 버나드 쇼는 1925년 문학에 대한 탁월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런 버나드 쇼 자신이 꼽은 최고의 책은 그의 걸작 희곡 중 한 편이 아닌 바로 이 책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이다.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는 자본주의 체제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설명한 가장 위대하고, 열정적이고 분노에 가득 찬 책이다.
이 책은 버나드 쇼의 처제가 사회주의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해 달라는 요청으로 집필되었다. 버나드 쇼는 처제의 요청에 사회주의에 대한 짤막한 안내서를 집필하는 대신 무려 4년의 시간을 들여 인생의 의미, 결혼과 육아부터 금융과 산업, 전쟁, 혁명, 파시즘을 망라하는 방대한 저술을 그녀에게 헌정했다. 극작가의 이미지에 가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 개혁 사상가로서의 버나드 쇼의 총결산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칠십대의 버나드 쇼가 다다른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십대 때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크게 감명받아 평생을 사회주의의 실현을 위해 헌신한 불굴의 사회주의자로서의 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버나드 쇼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강조하는 점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기술과 노력, 나이, 젠더, 지능, 유산, 권력 등과 상관없이 동등한 소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러시아조차도 혁명 이후 방기한 동등한 분배가 사회주의의 가장 필수적인 지향점이라는 것을 그는 거듭해서 강조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과 불평등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과 부자를 만들고 그들 모두가 얼마나 역겨운지를 고발하는 버나드 쇼의 고발장은 실로 통렬하다. 자신이 자본가이면서 지주였지만 버나드 쇼는 부자들의 불로소득을 정부가 세금을 통해 몰수해야 하고 산업의 국영화와 공영화를 통해 사적인 이익의 무한 추구를 통한 부의 편중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인의 노동과 토지를 선점해 임대료로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자본가들과 부자들에 대해서는 마르크스 못지않게 신랄한 독설을 퍼붓지만 버나드 쇼의 날카로운 인간 통찰은 가난한 사람들과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어떠한 환상도 품지 않는다. 마르크스가 만국의 노동자들에게 단결을 촉구했지만 버나드 쇼는 왜 노동자들이 단결하지 않는지를 설명해준다. 민주주의의 발전은 일부 특권층으로부터 자산가들, 모든 남성들, 여성들, 청년들에게 참정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그들이 투표하는 정당이 결코 그들에게 우호적인 정당이 아니라는 역설을 버나드 쇼는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무겁지 않고 문외한도 이해하기 쉽게 경제와 분배 문제를 설명하는 버나드 쇼의 설명은 그 특유의 위트와 지성이 반짝인다. 분배의 문제를 실마리로 인간 본성의 발현을 위한 사회주의의 실현이라는 장대한 구상으로 나아가는 동안에 독자는 잠시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버나드 쇼의 안내를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긴 여정의 끝자락에서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저자의 개인적인 조언은 가슴을 먹먹하게 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의 본성을 왜곡시키고 있고 그러한 질곡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하는 점에서 이 책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볼테르의 <캉디드>, 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에서 온 편지> 같은 유토피아 문학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유토피아는 이 세상 결코 어디에도 없는 땅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인식으로 반드시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와 인간 본성에 대해 절망하지 않고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는 펭귄북스에서 펴낸 논픽션 시리즈인 <펠리컨북스>의 역사적인 첫 책이기도 하다. 인문학적 교양을 추구하는 대중들의 요청에 부합하기 위한 이 시리즈를 펴내며 펠리컨북스의 발행인은 반드시 버나드 쇼의 이 책을 첫 책으로 내겠다고 요청했고 버나드 쇼는 거기에 맞춰 파시즘과 소비에트주의를 보완한 이 책의 증보개정판을 기고했다. 고삐 풀린 글로벌 자본주의가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한 21세기 현재 버나드 쇼가 경고한 민주주의의 위기와 빈익빈 부익부는 전 세계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는 서구 사회에서도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지침으로 새로이 조명받고 있다. 부동산 문제와 청년 실업,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으로 이 땅의 경제적 현실도 녹록지 않은데 지금과는 다른 현실을 꿈꾸며 세상의 변화를 바라는 독자들에게 버나드 쇼의 <지적인 여성을 위한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내서>는 적지 않은 자극과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지 버나드 쇼
185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출생해 1950년 사망하기까지 거의 1세기를 살면서 근현대의 중요한 사건들을 목도한 그는 극작가이면서 동시에 사상가, 비평가, 연설가로서도 활약했다. 그는 자신을 이상주의자이자 예언가로 간주하며 낡은 사상과 체제를 전복시켜 세계의 발전을 꾀하는 개혁가를 자처한다. 극작을 시작하기 전에 다윈과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았던 그는 입센을 자신의 극작의 모델로 간주해 ≪입센주의의 정수(The Quintessence of Ibesenism)≫라는 책을 썼다. 그는 ≪유쾌하지 않은 희곡(Plays Unpleasant)≫이라는 작품집에 수록된 초기 극들 <홀아비들의 집(Widowers' Houses)>, <바람둥이(The Philanderer)>, <워렌 부인의 직업(Mrs. Warren's Profession)>에서는 “잘 짜인 극”이나 멜로드라마에서 잘 사용하는 기존의 극적 기법을 사용해 관객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도록 유도하며 사회, 경제, 정치적 체제에 대해 공격했다.
모든 위대한 연극은 교훈을 주어야 한다고 믿은 쇼는 소위 “토론의 극”, “이념의 극”의 전통을 확립하고 그 후에도 무대를 하나의 설교단으로 생각해 사회 개혁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초기 극들이 받은 강력한 반발과 함께 이러한 교훈주의 극의 한계를 자각한 그는 다음에 발표한 ‘유쾌한 희곡’이라고 불리는 세 작품 <무기와 인간>, <캔디다(Candida)>, <알 수 없어(You Never Can Tell)>에서는 전통적인 희극 기법을 이용해 자신의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의 작품 세계는 “라이프 포스” 사상과 “초인”에 대한 개념이 구체적인 연극을 통해 제시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1903년에 공연되어 큰 성공을 거둔 <인간과 초인간(Man and Superman)>을 비롯해 <바버라 소령(Major Barbara)>, <피그말리온(Pygmalion)>, <하트브레이크 하우스(Heartbreak House)> 등 그의 주요 작품들이 이 시기에 발표되었으며 그의 극작 경력은 1925년의 노벨상 수상으로 절정에 이른다. 그 후에도 그는 사상가로서, 사회 개혁가로서, 꾸준한 작품 활동과 사회 활동을 하면서 종종 세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한 희곡 작품은 발표하지 못한 채 1950년에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 오세원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공군 통역 장교로 복무했으며, 금융업계에 근무 중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교에서 MBA를 마쳤고 현재는 유엔 녹색기후기금(GCF)에서 근무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제임스 서버』 『랭스런 휴스』 『펭씨네 가족』 『당신 없는 일주일』 『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뜻밖의 회심』 『퓨처 누아르』 『청춘을 위한 기독교 변증』 등이 있다.
목 차
1 닫혀 있던 질문이 열리다
2 분배
3 각자에게 얼마나 돌아가야 하는가
4 노동 없이 부는 없다
5 공산주의
6 공산주의의 한계
7 제안된 일곱 가지 방법들
8 각자에게 자신들이 생산한 것만큼
9 각자에게 받을 자격이 있는 만큼
10 각자 손아귀에 넣을 수 있는 만큼
11 금융 과두 체제
12 계급에 의한 분배
13 자유방임
14 얼마나 많아야 충분한가
15 먼저 무엇을 사야 하는가
16 우생학
17 법정
18 게으른 부자들
19 교회, 학교, 언론
20 왜 우리는 인내하는가
21 평등해야 할 긍정적 이유
22 능력과 돈
23 동기 부여
24 자연의 폭정
25 인구 문제
26 사회주의 진단
27 개인적인 정의
28 자본주의
29 당신의 쇼핑
30 세금
31 지방세
32 렌트
33 자본
34 투자와 기업
35 자본주의의 한계
36 산업 혁명
37 자본의 해외 유출
38 실업 수당, 인구 감소와 기생충들의 천국
39 무역과 국기
40 충돌하는 제국주의 국가들
41 마법사의 도제
42 부의 축적과 인간의 부패
43 전 계층을 관통하는 무능
44 중간 계층
45 고용주의 쇠퇴
46 프롤레타리아
47 노동 시장과 공장법
48 노동 시장의 여성들
49 노조 자본주의
50 분할하여 통치하라
51 국내 자본
52 머니 마켓
53 투기
54 은행 거래
55 돈
56 은행의 국유화
57 국영화를 위한 보상
58 국영화의 사전 단계
59 보상 없는 몰수
60 기생하는 프롤레타리아의 봉기
61 안전밸브
62 강제 수용이 이제까지 성공적이었던 이유
63 전쟁 비용은 어떻게 치러졌나
64 국가 부채 경감을 위한 추가 부담금
65 건설적 문제 해결
66 사이비 사회주의
67 영구 운동하는 자본주의
68 폭주하는 자본주의
69 자유의 자연적 한계
70 능력의 렌트
71 정당 정치
72 정당 체제
73 노동당의 내부 분열
74 종교적 분열
75 혁명들
76 변화는 의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77 보조금을 받는 개인 기업들
78 얼마나 오래 걸릴까
79 사회주의와 자유
80 사회주의와 결혼
81 사회주의와 아이들
82 사회주의와 교회
83 현재의 혼란들
84 소비에트주의
85 파시즘
86 마무리
부록 참고문헌을 대신하여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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