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사회주의 중국’의 부상과 미중 전략경쟁의 시대에 찾은 ‘중국의 길’
한ㆍ중 학자들의 다양한 해석과 평가
그동안 ‘베이징 컨센서스’, ‘중국모델’, ‘중국경험’ 등 ‘중국의 길’을 둘러싼 많은 논의와 개념들이 존재해왔다. 그러나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되고 신냉전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사회주의 중국’의 부상이 문제시되기 시작했고 이로부터 중국의 길에 대한 논의도 지나치게 단순하게 접근되었다.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와 푸단대학 국제관계및공공사무학원의 연구자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중국의 길을 놓고 한중 각자의 시각에서 해석하며 그 유사성과 차이점을 발견해보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지정학, 지경학, 지문학적 밀접성을 고려해 외교, 거버넌스, 문화, 경제발전, 지역 전략 그리고 한반도를 이슈 영역으로 설정했다. 특히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이라는 계기를 통해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국의 길과 중국의 길에 대한 비교연구가 아니라 중국의 길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해석 및 평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한국의 길과 중국의 길, 한국의 경험과 중국의 경험이 함께 논의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인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한중 관계의 내실화를 꿈꾸다
중국과 중국은 역사적 기억, 상대에 대한 인식과 각자의 정체성, 학문적 훈련과정과 정치사회화, 체제 구속성 등으로 인해 동일한 시각을 가질 수 없다. 한중 간 인식의 차이, 기대의 차이, 역할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의 학문적 자세를 유지하면서 사고의 통일성을 강요하지 않고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했다. 이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한중 관계의 내실화는 바로 이러한 지적 공론장에서의 건강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질 때 가능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미래비전을 위한 학문적 공론장
오늘날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전환을 겪고 있다.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에 따라 서구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전지구적 수준에서 민주주의 후퇴, 국가별, 산업별, 성별, 교육수준별 다양한 격차와 불평등이 심화되는 대분기가 등장했다. 또한 글로벌 보건위기를 넘어 국제질서에서도 기존의 과정과 시스템이 중단되고 단절되며 심지어 붕괴되는 대혼란을 동시에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중 전략경쟁은 시간을 특정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가운데 어렵게 쌓은 국제협력의 틀이 약화되고 있다. 보편적 이념과 가치가 민족국가를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건실하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징후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기존의 질서가 쇠락했지만 새로운 질서는 태동하지 못한 과도기에서 비롯된 불확실성, 불명확성, 불안정성, 예측불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도 이러한 국제환경의 영향 속에 협력의 공간이 크게 제약당하고 있고, 새로운 미래비전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학문적 공론장도 약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과 중국의 학자들은 서로의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면서 창과 거울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 공론장에서는 차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불편한 것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학문적 지혜로 발전시키는 것은 곧 지식사회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참여자들은 어렵게 시간을 조율해 국제화상회의를 열어 생각을 다듬고 교류했다. 이 책은 그동안 성균중국연구소와 푸단대학 국제관계및공공사무학원이 오랫동안 학문적 우정을 나누고 허심탄회하게 교류해온 결실이기도 하다.
2022년에 한국과 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이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제기한 논의는 새로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지적 자원이 될 것이다.
한국어본과 중국어본을 함께 수록,
양국의 독자를 위한 새로운 책의 형식
이 책은 한국과 중국 양국의 학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한국어본과 중국어본을 한 책에 수록했다. 새로운 한중관계의 길을 모색하는 학자들의 논의처럼 이 책의 형식도 새롭고 파격적이다. 동일한 내용으로 이루어진 한국어본과 중국어본이 책의 앞과 뒤에서 각각 시작해 본문 중간에서 만나, 마치 두 권의 책을 맞붙인 형식으로 되어 있다. 한국어본과 중국어본을 앞뒤 모두 시작부터 동등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양국의 독자들을 배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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