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둥근 세계에
평화를 주십사고 기도하지만
가시에 찔려 피나는 아픔은
날로 더해갑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먼가요.
…
이해인 수녀님의 시 ‘평화로 가는 길’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나도 그 중의 하나다. 이해인 수녀님의 그 많은 시 가운데서도 특별히 이 시를 좋아하게 된 것은 종교적이고 문학적인 수사를 뛰어넘어 평화를 기원하는 수녀님의 간절한 염원이 너무나 큰 공감을 주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 어둡게 부서져야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멀고도 가까운 나의 이웃에게
가깝고도 먼 내 안의 나에게
맑고 깊고 넓은 평화가 흘러
마침내 하나로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울겠습니다.
민주화운동이 뜨거웠던 80년대를 지나면서 국내외 지식인들 사이를 관통하는 화두는 통일을 넘어 평화였다. 미국에 와서 40년을 지내고 있는 내 인생의 후반기도 그러했다. 평화를 말하고 평화를 쓰고 평화를 기도하며 살아왔지만, 그러나 그것은 고작 나의 인생의 푯대였을 뿐 아무 흔적이 없는 것을 안다.
얼마나 더 낮아지고 선해져야
평화의 열매 하나 얻을지
오늘은 꼭 일러주시기 바랍니다.
분단 76년을 넘기고 있는 슬프고 슬픈 우리 민족만이 아니라 아시아와 중동 심지어는 초강대국 미국에서도 조차 인종 간 종교 간 빈부 간의 격한 부딪침으로 오늘도,
가시에 찔려 피나는 아픔은
날로 더해갑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먼가요.
그러나 이해인 수녀님은 평화가 더딘 일을 결코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그리고 서두르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얼마나 더 어둡게 부서져야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건가요.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한없이 ‘고도’를 기다린다. 너무 지루해서 기다림을 멈추고 떠나겠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떠나지 못하고 기다림을 이어간다. 이 땅 위에 온전한 평화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전쟁 없이 평화가 온 적이 없다는 억장 무너지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평화는 온다. 평화는 평화의 방법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나 업적이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에 의지하며 평화가 온다는 믿음으로 여기까지 살아왔다. 평화를 기다리며?그 방향은 이해인 수녀님의 ‘평화로 가는 길’ 덕분이다.
평화로 가는 길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길을 가야했던 것은, 그 길이 평화였기 때문이다. 떠밀려온 미국생활 40년 동안 평화를 위해 동료들과 함께 고민했던 생각들, 미주중앙일보와 미주한국일보 독자들과 나누었던 평화 담론들, 라디오 코리아 청취자들과 주고받았던 이야기들 그리고 해외 여러 곳을 다니며 그곳의 동포들과 토론했던 격정들을 모아 책으로 만든다.
독자들과의 공감을 위해서지만, 그보다는 평화로 가는 길 위에서 과연 내 마음도 늘 평화였는지, 평화를 지향한다고 하면서 남에게 불화를 준 적은 없었는지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또 평화로 가는 남은 여정에 실족하거나 변절하지 않게 해달라는 나의 간절한 기도의 뜻도 담겨 있다.
오랫동안 우정을 이어온 박영사 안종만 회장님이 ‘멀리서 가까이서’에 이어 두 번째 출판을 허락해 주신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내용보다 훨씬 평화스럽고 아름다운 책을 편집해 주신 노현 이사님과 배근하 과장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고달프고 힘든 이민 가정을 굳건하게 평화로 지켜준 나의 사랑하는 아내가 너무 고맙고, 언제나 응원해 준 나의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에게도 땡큐, 땡큐!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2021년 6월 1일
Los Angeles에서 저자 김용현
작가 소개
김용현
생년월일 : 1941년 9월 23일
학 력
1957.3 충북 영동군 황간면 황간중학교 졸업
1961.3 서울 보성고등학교 졸업
1965.3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졸업
현 재
2008.4부터 한민족평화연구소 소장
2019.4부터 해외민주통일연대 상임 대표
2019.2부터 5.18 재단 LA 상임 고문
2020.7부터 미주한국일보 고정 집필자
경 력
1965.6 문화방송 입사
1975.10 문화방송 TV제작3부 차장
1980.7 5.18 후 제작거부운동으로 전두환 군사정부에 의해 강제해직
1981.6 가족과 함께 유학으로 이민, Los Angeles에 정착
1982.5 Los Angeles TV-Korea(Ch.22)편성국장 겸 앵커
1987.3 자유한국방송(Free Korea Network Ch.18)앵커
1989.3 9년 만에 문화방송 복직, 교양제작국 제작위원
1992.5 의원사직, 다시 미국으로 돌아옴
1992.5 미주한인방송(KCB) 해설주간
1996.6 김대중 대통령 설립 한국인권문제연구소 LA지회장
1999.8 YK 미디어 대표
2001.9 민주평통 LA협의회(10기) 부회장
2002.10 LA 평통 금강산 관광단장으로 금강산 방문
2003.3 한미평화협회 창립 초대 회장
2003.5 워싱턴 세계한인지도자포럼 참가
2005.7 대한민국조찬기도회 남가주 지회장
2007.3 민족화해협력미주한인협의회 상임대표
2007.6 6.15 공동선언 7주년기념 평양민족축전 참가
2008.9 미주 중앙일보 시론 고정 집필자
2009.5 고 노무현 대통령 남가주추모위원회 공동위원장
2009.8 고 김대중 대통령 남가주범동포추모위원회 위원장
2009.10 6.15 공동선언실천 미국서부위원회 위원장
2013.5 이민 110주년 기념 미국대륙횡단 동행 취재
2016.3 라디오코리아 시사프로 고정 평론가
2018.6 민주평통 LA협의회(18기) 상임 고문
세계한민족포럼(국제한민족재단 주최)
2003.4 독일 Berlin 대회 참가
2004.9 미국 Washing DC 대회 참가
2006.6 러시아 Moscow대회 참가
2007.5 중국 Beijing 대회 참가
2008.6 일본 Tokyo 대회 참가
2013.6 캐나다 Vancouver 대회 참가
포 상
2001.3 민주화운동 관련자(민주화운동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2002.12 대통령(김대중 민주평화통일협의회 의장) 표창
저 서
자식에게 남기는 이야기(1991)
멀리서 가까이서(1992)
고향이 어딥니까(2001)
신세대를 위한 통일이야기(2004) 공저
평화로 가는 길(2021.8)
논 문
민족공동체 형성을 위한 한민족의 과제(2008)
한미동맹 60주년의 반성과 미래과제(2013)
자주외교와 한반도의 미래(2020)
목 차
프롤로그 / 1
제1장 평화의 마음으로
아물지 않는 상처 10
아버지는 그때 뭘 하셨나요? 13
8살 소년이 남긴 평화의 메시지? 16
어느 화해(和解) 19
핏줄의 힘, 연대의 힘 22
벗어 버려야 할 남루한 옷들 25
분열과 증오의 정치 28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31
힘들고 어려운 ‘적과의 동침’ 34
승자(勝者)의 희생 37
핏대 올리는 문인 40
평화를 위한 동행 43
제2장 한반도의 평화
역사의 격랑 앞에서 48
바이든 시대에 빛날 한국의 역할 51
이제는 북한이 답할 차례다 54
분단시대의 상처 57
대륙에 길이 있다 60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높힐 때다 63
전쟁의 6월에서 평화의 6월로 66
해방이 도둑같이 왔듯이 69
‘찢어진 사진’의 기억 72
518번 버스와 228번 버스 75
통일의 실익(實益)을 놓치지 말아야 78
용서와 화해의 대통령님, 안녕히 가십시오 81
제3장 지구촌의 평화
노벨평화상과 오바마와 김대중 86
한미동맹 68년의 명암(明暗) 89
미국은 대국(大國)인가, 소국(小國)인가 92
미, 중 패권경쟁에서 한국이 사는 길 95
후버댐에서 본 미국 98
아시아 지역 내 군사폭력사태 101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이어야 하나 104
러시아가 오고 있다 107
고려인에 관심을 기울이자 110
일본은 지금 113
통합만이 우리가 살 길입니다 116
제4장 한인사회의 빛과 그림자
굳세어라, 코리안 아메리칸! 120
어머니, 어머니 나라 123
작아지는 아버지 126
한국계 정치인의 영역 129
우리들의 ‘아리랑’을 위하여 132
해외동포사회의 정체성 135
한인사회 지성인들과의 대화 138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141
LA의 대중교통을 살려야 한다 144
교회가 사회에 걱정을 끼쳐서야 147
뿌리교육을 다시 시작하자 150
태평양 큰물 기슭에서 153
다시 민족을 생각합니다 156
제5장 길 따라 사람 따라
두만강 푸른 물에 160
평양 방문기 ‘네가 살아야 내가 산다’ 165
금강산에도 봄이 오는가? 170
메밀꽃 필 무렵 174
‘싸목 싸목’ 그 섬에 가고 싶다 178
장보고를 찾아간 이민후예 182
동유럽 문화탐방 186
다시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서서 190
성 니콜라이 교회와 ‘평화의 기도회’ 194
다뉴브 강의 추억 198
프라우엔 교회의 비밀 203
연길에서 열린 충주김씨 종친회 207
시카고, 그 두 개의 도시 211
겨울나무 216
광활한 미국 대륙, 서부에서 동부까지 220
제6장 살며 뉘우치며
보리피리 불며 필 닐니리 236
꽃보다 더 아름다운 생명 239
대나무가 늘 푸른 까닭은 242
꽃 속에 바람 속에 245
왜 거기에 살고 있습니까? 248
세월은 가도 남아 있는 것 251
하산(下山)의 법칙 254
고정관념이 문제다 257
변절과 배신의 계절 260
한여름 밤의 미국문화 체험 263
산에서 물을 배운다 266
국악을 배우는 재미 269
부끄러운 복직 272
에필로그 / 275
기관지 천식 앓던 소년 276
영광과 좌절의 mbc 15년 281
젊은이의 양지에서 청파축제로 286
40/40 절반의 세월 속에서 291
평화여 오너라, 평화여!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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