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는 폭염과 장마 속에 달려간 배달노동자를 기억한다
한때 우리 사회에 회자되던 사진 한 장이 있다. 때는 2020년 8월, 비가 무던히 많이 내리던 부산의 물에 잠긴 도로를 뚫고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멈춰 서 있다. 허리까지 물이 차는 상황에서 한 배달노동자가 배달음식을 머리 위로 들고 배를 흠뻑 맞으며 배달하고 있다. 이는 그 한 배달노동자만의 상황이 아닐 것이다. 배달노동자는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할 때, 생명줄처럼 배달음식을 곳곳에 운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엄습했던 그 시기에 경찰청과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는 2020년 기준 한 해 이륜차 사고 사망자가 446명으로 코로나로 죽은 사람보다 더 많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지금, 그리고 향후 기후위기 상황을 온몸으로 겪어야 하는 배달노동자의 상황은 또 얼마나 심각할 것인가?
이 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플랫폼 자본주의의 현실을 배달노동자를 통해 규명하고, 플랫폼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신속한 배달과 기후위기 등으로 인한 배달노동자의 사고위험, 배달음식 주문 증가 및 가상공간, 무선연결로 인한 탄소배출량 증가, 플랫폼 자본주의의 낙관주의적 전망과 우리가 처한 사회적·물리적 한계 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플랫폼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 플랫폼과 공공 플랫폼의 도전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열악한 상황에서도 분투하는 배달노동자의 노동조건이 나아지길 바란다. 더불어 이 책이 플랫폼 자본주의를 넘어 탈성장 전환사회로 향하는 데 하나의 특이점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희망은 우리 가까이 있는 공동체에 있다. 빠르고 효율적인 플랫폼이 아니라 느리고 탄력적인 공동체와 커먼즈에 희망을 걸어본다. 이 책이 보여주는 ‘플랫폼 자본주의와 배달노동자’의 현실과 이상 사이에는 언제나 열악한 노동 현실을 개선하고 바꾸고자 하는 실천과정이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이 라이더 유니온의 배달노동자와 수많은 플랫폼 노동자, 로지스틱스 노동자의 현실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작가 소개
신승철
문래동예술촌에서 아내와 함께 ‘철학공방 별난’을 운영하면서 공동체운동과 사회적 경제, 생태철학 등을 친구들과 더불어 공부하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의 『세 가지 생태학』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줄곧 생태 철학을 연구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연구자, 활동가들과 함께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을 만들어서 기후 변화와 생명 위기 시대를 극복하고 전환 사회를 만드는 지혜를 탐색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묘한 철학』, 『가난의 서재』, 『지구살림, 철학에게 길을 묻다』, 『생태계의 도표』, 『모두의 혁명법』, 『탄소자본주의』, 『구성주의와 자율성』, 『마트가 우리에게 빼앗은 것들』 등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 『우리의 욕망을 공유합니다』, 『체게바라와 여행하는 법』 등이 있다.
이승준
동국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여성과 철학 분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웹진 『자율평론』의 편집위원, ‘맑스코뮤날레’ 편집 간사 등으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미셸 푸코, 질 들뢰즈, 안토니오 네그리, 주디스 버틀러 등을 중심으로 현대 정치 철학과 포스트페미니즘, 맑스주의를 공부하는 ‘연구공간 L’ 회원으로 있다. 대진대학교, 동국대학교, 광운대학교 등에서 서양 현대 철학과 인간 존재론, 경제사상사를 강의했으며, 함께 지은 책으로 『비물질노동과 다중』, 『21세기 자본주의와 대안적 세계화』가 있으며, 『자유주의자와 식인종』, 『자본의 코뮤니즘, 우리의 코뮤니즘』 등을 함께 옮겼다.
장윤석
연구활동가, 생태적지혜연구소 학술위원,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위원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진심으로 살기 위해 온 곳에서 흔들리고 있다. 낡은 경제 논리에 갇힌 토건·개발·성장 사회를 해체하고자 생태경제학과 사회적 경제를 공부하고, 국가와 기업의 생태학살(Ecocide)을 막고자 연구하며, 녹색전환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전병옥
서강대학교 경영학 석사
· 前 삼성코닝 정밀유리 HRM 과장
· 前 Merck HRD Manager
· 前 오티스 엘리베이터 핵심인력관리팀장
· 前 동국제강 기획조정실 Inhouse Consultant
· 前 BCN Academic Consulting 미국 본부장
· 前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행복추진파트장
· 前 노무법인 상생 수석 컨설턴트
· 現 노무법인 베스트아이지 수석 컨설턴트
· 現 휴먼스페이스 연구위원
· 現 SPIRO 연구소장
· 現 이패스노무사 공인노무사 인사노무관리론 전임강사
[주요저서]
· High Pass 인사관리론, 고시계사, 2009
· EBS 노동법전, 2007
· 노무사 인사노무관리론 (이패스코리아)
· 공인노무사 2차 인사노무관리론 핵심 암기 70제 (이패스코리아)
목 차
서문: 우리는 폭염과 장마 속에 달려간 배달노동자를 기억한다
01 배달플랫폼의 문제: 신종코로나 시대와 플랫폼 자본주의 _ 이승준
1. 신종코로나 시대의 경제위기와 플랫폼 자본주의
2. 코로나19와 물류·배달노동자의 현실
3. 호출노동으로서의 배달노동
4. 배달노동의 불공정 계약 분석
5. 기계가 가하는 명령
6. 자동화된 명령시스템
7. 플랫폼 자본주의
8. 플랫폼의 다섯 가지 세부 유형
9. 플랫폼의 내적 특징
10. 고정자본의 재전유
11. 플랫폼과 오늘날 노동의 형상
02 로지스틱스 문제: 생산과 유통의 통합과 그에 따른 사회의 보안화 _ 이승준
1. 디지털 경제의 우울한 노동
2. 그림자 노동의 병리학
3. 오늘날의 자본 형태
4. 오늘날의 노동 형태
5. 로지스틱스와 새로운 지도 제작
6. 정치와 경제의 통합으로서의 ‘공급보안사슬’
7. 코로나19와 물류·배달노동
03 플랫폼 노동의 그림자: 위험의 외주화와 실상의 비가시화 _ 장윤석
1. 서론: 멈추지 않은 이들
2. 플랫폼 노동, 정의와 쟁점
3. 배달의민족과 쿠팡을 통해 본 플랫폼 노동
4. 플랫폼 노동의 성격: 위험의 외주화와 실상의 비가시화
5. 플랫폼 노동과 청년
6. 코로나 시대의 ‘필수노동자’
7. 플랫폼 노동과 그림자 노동
8. 기후위기 시대의 플랫폼 노동
9. 결론: 덧붙이는 대안 스케치
04 기후위기 시대의 플랫폼 자본주의와 정의로운 녹색전환 _ 장윤석
1. 서론: 무한의 꿈을 꾼 유한자와 유한한 행성
2. 플랫폼 자본주의와 성장
3. 플랫폼 자본주의와 그림자 경제
4. 플랫폼 자본주의의 물리적 한계: 탄소발자국과 녹색분칠
5. 플랫폼 자본주의의 사회적 한계: 자동화된 불평등
6. 적정기술과 적정경제
7. 그린 뉴딜: 플랫폼 자본주의의 이중 한계를 풀어가는 녹색전환
8. 정의로운 전환
9. 결론: 전환을 일구어낼 수 있는가
05 플랫폼 사업모델의 특성과 독점규제 방안 _ 전병옥
1. 들어가며: 플랫폼 사업모델의 거래독점 현상
2. 네트워크 효과에 목을 매는 플랫폼 기업들
3. 플랫폼 사업모델의 특징
4. 오랜 기간 인내가 필요하다
5. 네트워크 효과는 데이터 독점으로, 데이터 독점은 거래 독점으로 진화한다
6. 버텨야 한다, 혼자 남을 때까지…
7. 이익은 내가, 손해는 모두가
8. 새로운 사회 계약의 시작
9. 결론: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규제해야
06 정동자본주의: 플랫폼 내부의 정동, 그 외부의 정동 _ 신승철
1. 들어가며: 플랫폼 자본주의에서의 정동 양상
2. 플랫폼 자본주의에서의 공공영역 포획
3. 정동자본주의에서 가속주의 전망은 유효한가?
4. 코드의 잉여가치를 흐름의 잉여가치로 전환
5. 정동이란 무엇인가?
6. 플랫폼 노동과 정동노동
7. 플랫폼 자본주의의 정동의 포획양상
8. 정동자본주의의 외부는 있는가?
9. 대안적인 플랫폼, 정동자본주의에서의 내파
10. 결론: 플랫폼을 넘어선 정동자본주의, 플랫폼 자본주의를 넘어선 정동
07 사회적 배달: 사회적 배달 논의의 가이드라인과 사회적 합의 _ 신승철
1. 출발점에 선 사회적 배달 논의
2. 공공 플랫폼과 지역 플랫폼의 실험, 사회적 배달
3. 사회적 배달이 되기 위한 소비자와 배달노동자 관계의 변화
4. 배달노동자의 권리, 상호부조, 자율성
5. 사회적 배달: 배달노동을 둘러싼 가이드라인과 사회적 합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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