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란 이런 의미였던가
2017년의 3월, 우리는 모두 촛불을 들고서 환호했다. 1987년 6월 이후로 다시 한번 우리 손으로 적폐를 청산하며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이제는 더 나은 정치를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새 정부는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소위 ‘적폐 세력’을 모두 뒤로 하고, 흔히들 말하는 ‘우리 편’, 운동권 세력들이 하나둘씩 요직에 앉히기 시작했다. 이제는 원칙과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리라 믿었다. 이 믿음에 부응하듯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2021년으로 집권 4년차, 정말 이들의 말처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되었다. 경제, 정치, 외교, 안보 등의 영역의 낙제점은 물론이고, 가장 먼저 기대했던 원칙과 정의와 상식마저 흔들리는 중이 아닌지 우리의 선택을 되돌아보게 한다.
비틀린 시대, 뒤틀린 정책, 길을 잃은 국민
‘부동산 정책만큼은 자신 있다’라던 말을 모두가 기억한다. 그 말을 시작으로 이제 월급과 대출로는 영영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도 뒤로도 갈 길이 없어진 ‘부동산 정책’
이론을 거스르고 어설픈 궤변으로 현실을 망가뜨린 ‘소득주도성장’
‘중국몽’을 따르겠다며 80년의 우방을 홀대해 이보다 위태한 적 없던 ‘한미 동맹’
지역, 직업, 젠더 등을 중심으로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갈라치기’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부동산 투기 의혹 LH 사태, 그리고 아직 뚜껑도 안 열린 화천대유… 전 정권 못지않은 ‘부정부패’
각종 셀프 특혜 입법을 내세우며 훈장이 아니라 완장이 되어버린 ‘민주화운동 유공자 처우’
무수한 실정과 부패에 국민은 갈 길을 잃고 연일 고통을 호소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당당하다. 여전히 자신들이 정의이고 자신들에 맞서는 자들은 모두 적폐라고 한다. 이 지점에서 김영환은 꼿꼿하게 서서 묻는다.
지난 4년간 누가 이 나라를 이끌어왔는가?
누가 이 나라의 국민을 이토록 분열시켰는가?
누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후퇴시켰는가?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어버린 세대의 자기성찰
“심연을 바라볼 때면, 심연도 나를 쳐다본다.” 니체의 〈선악의 저편〉에 나오는 문구다. 누구보다 뜨겁게 민주화를 울부짖던 운동권 동지들은 어느새 그들이 대적했던 독재정권과 똑같은 얼굴을 하게 되었다. ‘나는 옳고, 나에 맞서는 자들은 모두 처단의 대상’이라는 그 얼굴. 이럴 것이라면 목숨 걸고 그들에 맞설 필요가 있었겠는가. 또 역사는 반복될 테니 이제는 침묵해야 하는가. 이 지점에서 김영환은 단호하게 읊조린다. 변절자라 불리길 주저하지 않으며 “나는 다시 계란이 되겠다”라고.
1987년, 청년 김영환이 시위에 나갈 때면 친지들은 매번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을 했다. 거대한 독재정권은 바위만큼 굳건했고, 시위대는 정말 계란이라 부를 만큼 위태로웠다. 하지만 결국 바위를 뒤덮을 만큼 무수한 수의 계란을 던지자, 결국 계란이 승리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바라보고, 운동권 대열을 바라보며 자기를 성찰한 후 말한다. 이럴 것이라면, 다시 한번 계란이 되겠다고. 시간이 지나 새로운 바위가 된 옛 동지들에게 다시금 계란 던지기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한다.
김영환의 “나는 민주화유공자증서를 반납한다”라는 나지막한 결의는 이러한 마음가짐의 표출이다. 그래서 《비겁하거나 뻔뻔하거나》는 이미 적이 된 옛 동지들을 향해 세우는 날 선 비수인 동시에, 비겁하다가 못해 뻔뻔해져 버린 구시대를 비추는 자화상이다. 옛 동지들에게 이제는 시대의 저편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전하는 진심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영환
1955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다. 15대, 16대, 18대, 19대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한때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정책위의장, 최고의원을 지냈으며,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 선대위원장, 사무총장, 최고의원을 지냈다. 청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유신치하에서 학생운동을 하다 제적, 투옥, 석방, 복학, 수배가 되풀이되는 길을 걸었다.
광주민주화운동 이후에는 1년간 현상수배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기도 했다. 전기기술노동자로 생활하면서 6개의 자격증을 땄으며, 진정한 노동운동을 위해 천대받는 단순 노동자로 수년간 살았다. 박정희 정권 때 대학에 입학했다 제적당하고, 전두환 정권 때 다시 제적당하고, 노태우 정권 때 15년만에 대학을 졸업하여 김영삼 정권 때 치과를 개업했다. 하지만 곧 병원 문을 닫고 김대중 정권 때 정치에 입문하여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발탁되었다. 풍부한 아이디어와 정책개발로 성공적인 장관직을 수행했고, ‘공무원들이 인정한 성공한 정치인 장관’으로 평가받았다.
어느덧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괴물이 되어버린, 운동권 동지들에게서 온전히 등을 돌리고 배신자라 불리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정면으로 마주하는 중이다.
목 차
나는 민주화운동 유공자로서 민주화운동 유공자증서를 반납한다
2021.03.31.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이재명과 김종인 비대위
2021.04.17. 박주민 의원의 주렁주렁 배지와 월광 소나타
2021.05.01. 전직 대통령 2인을 향한 정치보복 비판
2021.05.07. 자기반성이 필요한 때
2021.05.08. 전두환을 닮아가는 민주화 세력에게
2021.06.07. 현충일 단상
2021.07.18. 대한민국 역사 해원의 날
2021.07.30. 줄리 벽화 보유처 관철동 중고서점 주인장에게
2021.08.05. 당의 척살에 합당한 사유가 있는가
2021.08.29. 경술국치일에 다시 쓰는 시일야방성대곡
2021.08.30. 심상정 의원, 또다시 대선 출마라…
2021.09.01. 우리는 퍼주고 가니 다음 정부는 아껴라
2021.09.03. 경선국면의 또 다른 드루킹
전 과학기술부 장관으로서 탈원전 정책을 비판한다
2021.04.27. SMR 기술의 타당성
2021.05.16. 원전을 제자리로 돌려주십시오
2021.05.24. 적폐로 길이 남을 탈원전 정책
2021.05.30. 두산중공업 야적장, 거열형 당한 원전의 유적
2021.06.02. 탈원전의 비용
2021.06.09. 탈원전은 현대판 쇄국 정책
2021.09.02. 다시 탈원전은 시대에 뒤떨어진 미친 짓임이 드러났다
정치논객으로서 개탄할 정치 상황을 비판한다
2021.04.10. 실패한 대통령 문재인 보유국
2021.04.22. 대깨문을 멀리하십시오
2021.05.05. 가덕도 졸속 비판
2021.05.10.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021.05.11. 기자회견인가, 희망고문인가
2021.05.13. 두 남자, 이성윤과 한동훈
2021.05.19. 부처님 오신 날에 모리배를 생각하다
2021.05.23. 한미 정상회담 논평
2021.05.25. 미필적 착각의 한미동맹
2021.05.31. 난장의 세태
2021.06.05. 해수부공무원 피격사건의 진상규명 필요
2021.06.06. 전대미문의 정치 비판
2021.06.07. 문 대통령을 쿠데타 수괴로 만든 김의겸 의원의 잡설
2021.06.08. 이준석 당대표 당선 전
2021.06.13. 변화맹시의 양정철 비판
2021.06.23. 찬스 공화국
2021.08.09. 대통령님 오두방정 깨방정, 이제 그만 거두십시오
2021.08.15. 오늘은 황교익과 김미화의 광복절입니다
2021.08.22. 대통령선거가 2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1.08.24. 문재인 대통령은 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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