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기록 집 -조작 간첩 박순애 이야기 듣다가 나도 이야기한 이야기- (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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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혜미
출판사항이매진, 발행일:2022/01/20
형태사항p.239 46판:19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5531128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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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어떻게 하면 울면서도 살아갈 수 있을까
집에서도 살지 못하고 나라에 버림받은 90대 박순애
가족 안의 폭력을 피해 집 밖으로 나온 20대 김혜미
두 여자가 주고받는 집과 가족과 사랑 이야기


박순애, ‘역사 때문에 희생한’ 조작 간첩 피해 생존자 이야기
박순애는 조작 간첩 피해 생존자다. 군사 독재 정부는 정권의 안위를 위해 간첩을 조작한다. 조작 간첩은 많지만 끝까지 무죄를 이끌어낸 사람은 흔치 않다. 아흔 살 박순애는 저장 강박증이 있고 밥 먹은 뒤 한 움큼의 약을 삼키는 평범하디 평범한 할머니이지만, 스무 살 박순애는 법학과에 다니는 희귀하디 희귀한 엘리트 신여성이다. 그런 박순애도 딴살림 차린 아버지, 어머니의 때 이른 죽음, 오빠들의 결혼을 겪으면서 날품팔이 신세로 전락한다. 축첩 제도나 장자 상속 등 여성에게 불리한 봉건 사회의 잔재나 한국전쟁 같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둔 탓이다. 1969년, 박순애는 또 다른 가족을 찾아 일본으로 떠나지만 또다시 가족에게 외면당하고 불법 체류자 신세가 돼 자유를 빼앗긴다. 그래도 조국이 낫지 싶어 돌아온 한국에서 ‘조총련’이라는 말 한마디 때문에 간첩으로 조작돼 1977년 10월부터 12년 3개월 동안 감옥에 갇힌다. 한국에도 집이 없고 일본에도 가족이 없는 박순애는 국가 폭력과 개인적 불행에 굴하지 않는다. 여든 살 박순애는 재심에 재심을 거듭 요구해 마침내 무죄를 이끌어내고, 아흔 살 박순애는 자기 삶을 온전히 기록할 사람을 찾는다.


기록, 지금 여기에서 돌아보는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김혜미는 조작 간첩 피해자를 돕는 시민단체 ‘지금여기에’에서 박순애 구술 작업을 맡는다. 서울과 광주를 부지런히 오가면서 녹음하고 입력하고 글을 쓴다. 전화도 자주 한다. 70년 가까이 나이 차가 나는데다가 지나온 역사와 살아온 경험이 전혀 달라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가 쏟아지는 통에 괴로운 김혜미는 그래도 박순애를 기록하려 애쓴다. ‘역사 때문에 희생한’ 조작 간첩 피해 생존자 박순애를 넘어 박순애라는 사람의 이모저모를 드러내는 글을 쓰고 싶어진다. 외롭다 말하면서 고통의 시간을 환산한 피해 보상금을 주위에 나눠주고, 밤잠 자다가 일어나 지폐를 세고, 감옥이 인간미 넘치고 재미있는 곳이라며 회고하고, 감옥에서 나와 파출부로 살면서 서러움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같이 밥 먹고, 한 이불 덮고 잠자고, 반말하고, 껴안고, 뒹굴면서 진짜 할머니와 손녀처럼 사이가 달라진다. 그렇게 기록을 하기 위해 찾아온 ‘이야기 듣는 애’는 자기를 기록하는 ‘이야기하는 혜미’가 된다. 듣고 입력하고 쓰기만 하면 되던 기록자 김혜미는 할머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달라진다. 자기 삶의 고통을 고백하고 사실을 담은 기록을 넘어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어떻게 하면 울면서도 살아갈 수 있을까, 묻는다.


집, 가정 폭력 피해 생존자 김혜미의 살아남은 이야기
김혜미는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 피해 생존자다. 박순애는 국가 폭력 피해 생존자다. 나이가 차이 나고 경험이 다른 박순애와 김혜미이지만 뜻밖에 공통점이 있다. 혼자 사는 집에 가족이 없다. 그리고 살아남아 있다. 요즘 아동 학대 사건이 자주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있지만, 아이가 가장 안전하게 지내야 하는 집에서 폭력이 벌어지는 탓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힘들다. 제 발로 집을 뛰쳐나온 김혜미는 가족에게 내몰린 고통에 아직 시달린다. 스스로 무죄를 증명해 국가 폭력에 저항한 박순애처럼 김혜미도 스스로 집을 나와 부당한 폭력에 저항한다. 두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쓸 용기까지 낸다. 자기를 기록하려는 박순애의 ‘욕망’에서 시작해 김혜미가 박순애 이야기를 이야기한 이 이야기는 폭력에 저항하면서 끝내 살아남은 사람들은 폭력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증거일 테다. 국가나 가족이 말소시키려 하는 어두운 폭력을 기록하는 사람은 이제 더는 피해 생존자에 그치지 않는다. 이야기가 품은 씨앗들이 움터 더 많은 이야기가 퍼진 세계는 그전의 세계하고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살지 못하고 나라에 버림받은 90대 박순애와 가족 안의 폭력을 피해 집 밖으로 나온 20대 김혜미, 두 여자가 주고받는 집과 가족과 사랑 이야기를 지금 들어보자.

작가 소개

김혜미
활동가는 아니지만 활동은 하고, 작가는 아니지만 책은 쓴 사람. 자기를 설명할 명사가 무엇인지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명사에 관한 확신은 없는 대신, 자기를 빚어내는 데 큰 일을 한 ‘고통’에 관심은 깊다. 삶을 수놓는 사건보다, 사건을 살아내는 삶에 애정이 더 크다. 지금은 발달 장애인 운동을 하며 살고 있다.

목 차

프롤로그 이야기가 품은 씨앗들

 

1장 이야기를 시작해줄게
 너, 책 써봤냐?
 엄마와 나는 서로 목을 조르고 있었다
 자꾸만 질문하게 만드는 사람들


2장 지금 여기, 박순애
 박순애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정답이 아니라 대답이 듣고 싶었다
 세상에! 저기 위에 뻘건색이 있는 거야
 이상희, 나 박순애를 기다리다 죽은 사람


3장 내가 그리워하던 조국이 이거냐, 저질이네
 한국에 내리니까 너무나 살벌해
 광주 교도소, 자유가 없다 뿐이지 인간적이고 재밌어
 박순에에게 국가란 무엇이었을까


4장 교도소 나와서 막막했어
 가난한 사람의 영리함에 관하여
 모른다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인간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며 살아낸 가난한 몸과 시간들


5장 우리같이 억울하게 산 사람이 덮어쓴 죄
 박순애의 무죄 판결 간절한 시도
 법의 판결보다 중요한 여섯 사람의 말
 박순애, 대화


6장 하하하, 나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버텨, 버텨야 해
 들으면 써야 해


에필로그 집에 관한 이야기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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