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코로나19 팬데믹을 함께 겪은 신인류, ‘호모 팬데미쿠스’
팬데믹 이후 세상, ‘팬데믹세(世)’로 가는 길을 증언하다
만국의 팬데미쿠스여, 공감하고 공유하고 공생하라!
코로나19 팬데믹 만 3년 동안 한국사회는 3천만 명 이상의 확진자와 3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하였다. 비교적 ‘선방’했다고 하는 한국이 이럴진대,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확진-격리의 고난과 사망에 따른 비극을 경험했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3천만 명의 확진, 3만 명의 사망은 1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확진 사건이 “3천만 번” 벌어진 것이며, 한 사람의 사망 사건이 “3만 번”이나 일어난 것이라는 점에서, 그것이 끼친 영향은 아직(2023년 3월 현재) 전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우리의 삶의 밑바닥에서 하나의 시대적 ‘지층(地層)’을 형성하고, 그 의미를 드러낼 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확진에서 사망에 이르는 단순한 일직선이 아니라, 그 사이에 수많은 스펙트럼을 경유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많은 자영업자의 폐업, 직장인의 실업, 그리고 그로 말미암은 제2, 제3의 파급효과 등으로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와 그림자를 남겼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제대로 친구와 대화조차 나눠보지 못하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학년이 바뀐 학생들에게는 평생을 가도 아물릴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어디 학생들뿐이랴!
또한 ‘코로나19를 경험하다’라는 사실 자체의 공통성으로 말미암아 21세기에 접어든 지 20년째가 되는 날로부터 3년간 전 세계, 전 지구의 인류는 또 한 번 ‘현생인류’라는 공통점 이상의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는 근거를 획득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공동피해자’이며 ‘전우’이며 ‘환우’로서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며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오는 동안 각 개인의 경험은 ‘보편적인 것’으로 환원될 수 없는 독자성을 지닌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의 경험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 비추어봄으로써 비로소 그 상처의 크기와 빛깔이 선명해지기도 한다.
이 책, 『호모팬데미쿠스, 코로나19 데카메론3-팬데믹 3년의 목소리』는 그러한 취지에서 “호모 팬데미쿠스” 36명을 인터뷰하여 34편의 이야기와 2편의 대담으로 담아냈다. 이에 앞서 『코로나19 데카메론 1』(2020.6)과 『코로나19 데카메론 2』(2021.02)에서 각각 32편의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으므로 이로써 ‘데카메론 – 100개의 이야기(10개*10일)’라는 의미를 완수하게 된 셈이다.
세 번째 책에 담긴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의사’(재활의학과 의사, 한의사, 산부인과 의사, 응급실 담당의사, 약사, 코로나19 전담병동, 요양원 원장) - ‘돌봄주체’(환자 보호자, 청년 가장, 청소년 상담사, 사회복지사, 유기견 구조자, 군무원, 종교인) - ‘노동자’(은행 직원, 축산농가 농민, 편의점주, 요식업자, 부동산 중개사, 이주 노동자, 취업준비생, 항공기 승무원) - ‘교육현장’(유치원교사, 초등교사, 보건교사, 수험생, 학원 원장, 여고 교사) - ‘다양한 직업군’(가수, 미술가, 축구선수, 마케터, 군인, 반려동물 집사) 등이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는 보편적이지 않다. 다시 말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꼭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그러나 그렇기에 이 이야기들은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그러면서, 당연하게도, 그들의 ‘주관적인 경험담’은 결코 전체 경험담을 벗어나는 유별난 것이 아니므로, 그것은 ‘주관적임으로써’ ‘보편성을 획득’한다. 독자들은 나와 유사한 경험담에서는 안도감과 연민과 공감을, 나의 경험치를 벗어난 이야기에서는 새로운 각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의 경험의 내밀한 유일성을 재발견하고, 나의 고난의 범-인류성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우리 삶은 어렵기도 하고 복잡다단하며 미래전망이 불투명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경과하면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나 재난지원금처럼 10년 이상의 시간이 압축적으로 경과하는 속도전도 경험하고 경유하였다. 그 속에서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더욱 가중된 가능성을 열거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100가지 이야기를 통한 재-발견과 재-확인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3년이 우리 인류는 물론 나 자신에게 끼친 영향이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헤아려볼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흘러간 시간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코로나-이후 시대, “호모 팬데미쿠스”로서 내가, 우리가 살아갈 시간과 공간의 방향과 좌표에 대한 이해를 돈독하게 해 줄 것이다. 우리는 우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만국의 팬데미쿠스여, 공감하고 공유하고 공생하라!”
■ 집필진
김양진 경희대학교 국문과 교수.
김현구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한의사.
김현수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박성호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동규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상덕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교수.
이은영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정세권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조민하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조태구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최성민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교수. 문학평론가.
최우석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최지희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Merve Kahriman Ozdemir 터키 이스탄불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전임연구원.
작가 소개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연구와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문학 지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목 차
펴내는 말
Chapter1 코로나와 맞선 의료
좋은 영향력과 책임의 공동체_ 조태구
― 팬데믹 시대의 재활의학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_ 김현구
― 한의학의 ‘다른’ 코로나 대응법
“그 순간 제가 산모의 엄마였어요”_ 이상덕
― 산부인과 전문의 이야기
“그런 거 없었어요. 평상시대로…”_ 이상덕
― 응급실은 언제나 응급실
신종 감염병과의 싸움 최전선에서_ 최성민
― 두려움을 이겨낸 자부심과 열정
지금까지 이런 약국은 없었다_ 조태구
― 약사 이승준 씨의 팬데믹 모험기
창살 없는 감옥 안의 그분들은 더 아픕니다_ 김현수
― 수원시의 요양원장 이야기
Chapter2 우리를 향한 돌봄
보호자 일기를 쓰다_ 이은영
―환자 보호자의 이야기
가족의 돌봄은 누구의 책임인가?_ 최지희
―팬데믹 시대의 청년 부양 문제
그들만의 책임이 아닌 청소년의 사회성 부족_ 김현수
―S시의 청소년 상담사 이야기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 진심과 관심의 실천_ 조민하
―여수의 사회복지사 이야기
팬데믹 시대의 어밴던데믹을 넘어서기 위하여_ 박성호
―유기견들에게 제2의 삶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
누구보다도 특별한 책임감_ 이동규
―계룡대 근무 군무원
빛과 소금_ 최지희
―코로나 시대 종교계의 목소리
Chapter3 여전한 돈의 가치, 어려운 노동의 일상
데이터는 알고 있다_ 최성민
―코로나 시대,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들
익숙한 고립, 뜻밖의 기회_ 정세권
―코로나와 축산업
편의점은 오늘도 평화롭다_ 조태구
―위기와 호황 사이, 팬데믹 시대 편의점
코로나가 가져온 좌절과 희망_ 최지희
―요식업계의 명암
부동산의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_ 최우석
―부동산은 코로나도 비켜 가는가?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_ 김현구
―확진자 통계만으로 알 수 없는 코로나 시기 이주민의 이야기
미생에서 완생으로의 오랜 마라톤_ 박성호
―취업난과 팬데믹의 이중 파고를 넘어서
비행기는 멈추고 직장을 잃었다_ 최성민
―퇴직 승무원의 착륙에서 새로운 이륙까지
Chapter4 마스크 쓴 교육 현장
세 살 어린이의 잃어버린 3년_ 최성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아이들의 발달
코로나 시대 초등학교, 초등학생, 그리고 초등교사_ 최우석
―인천신광초등학교 6학년 부장
보건장학사 주도로 이끌어야 할 교육 현장의 감염병 대응_ 김현수
―의왕시 보건교사 이야기
팬데믹도 입시를 멈출 수는 없다_ 이은영
―코로나 시대의 수험생
학교와 다른, 또 하나의 교육 공간_ 정세권
―소규모 학원 원장이 바라본 사교육 현장의 변화
고등학교 교사가 바라보는 코로나 시대_ 이동규, 최우석
―인천효성고등학교 교사와 중앙여고 교사
Chapter5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
코로나와 함께 노래를_ 김현구
―음악인의 몸으로 맞이한 위기의 변화
그래도 예술은 계속된다_ 정세권
―코로나와 전시
혼자일 때나 여럿일 때나 같은 속도로 뛰는 아이_ 조민하
―여자축구 국가대표가 되어 다시 만난 학생 이야기
팬데믹이라는 블랙홀, ‘나의 삶’이라는 화이트홀_ 박성호
―환자들에 대한 마케팅에서 나 자신을 위한 마케팅을 향하여
휴가는 언제 갈 수 있을까?_ 이은영
―2020년의 군복무 경험
인간에서 반려동물로 옮겨진 불안증_ Merve Kahriman Ozdemir·김양진
―고양이집사
Chapter6 대담
남은 목소리들
코로나19 팬데믹 3년의 시간
집필진 소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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