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왜 좌파마저 민주주의를 위협할까?
검열과 위협이 정치적 무기가 되는 사회,
의견을 말하기보다 침묵을 택하는 사회,
극단적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사회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모색하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기에 빠졌다. 인종, 젠더 등 예민한 주제를 다룰 때 단어 하나만 잘못 말해도 경력이 끝장나거나 격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언제나 진보를 위한 무기이자 약자들이 특권층의 탄압에 맞서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깨어 있다’고 자부하는 소수의 사람이 모든 정의와 진리를 독점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의견을 제압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에 딴지를 건다. 진보를 자청하는 세력이 의견의 통로를 좁히려 애쓰는 기이한 상황이다.
독일 진보 잡지 《슈피겔》의 워싱턴 특파원 르네 피스터는 이를 새로운 독단주의라고 부른다. 정치적 올바름에 어긋나는 ‘잘못된 단어’를 공격하는 일에 사활을 거는 새로운 독단주의가 학교, 언론, 기업, 공공기관, 문화예술계 등 미국의 일상생활을 좌우하는 모든 곳에 스며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르네 피스터는 언론인다운 명쾌한 필치로 미국과 그 영향을 받은 독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박진감 넘치게 추적한다. 목소리 큰 소수가 다수를 침묵시키는 일은 사회 곳곳에서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저자가 전하는 미국과 독일 사회 전반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이미 많은 사람이 어떤 문제에 자기 생각을 밝히는 데 두려움을 느낀다. ‘차별주의자’라 손가락질받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사회가 극단적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은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 독일이 미국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한국의 독자에게도 유효하다.
‘깨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끊임없이 구별하여 도덕적 위계를 매기는 시대의 분위기는 모두에게 해롭다. 《잘못된 단어》는 구호로만 그치는 변화가 아닌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 표현의 자유에 토대를 둔 자유로운 토론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 양극단의 세계에 모두 거리를 둔 채 사회를 조망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르네 피스터 RENÉ PFISTER
1974년생으로 뮐하임 출신의 독일 언론인이다. 뮌헨에서 정치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고 독일의 손꼽히는 언론인 교육기관인 독일저널리즘학교에서 교육받았다. ddp, 로이터 등의 뉴스 통신사에서 근무하다 2004년 《슈피겔》에 입사했다. 《슈피겔》에서는 주로 기독민주연합, 기독사회연합 두 정당과 앙겔라 메르켈에 관한 기사를 썼다. 2015년에 《슈피겔》의 베를린 지국 편집장이 되었고, 2019년부터는 워싱턴 지국 편집장으로 일했다. 미국 국가안보국이 앙겔라 메르켈의 휴대전화를 도청한 사건을 취재한 동료들과 함께 독일어권 최고의 기자상인 헨리난넨상을 받았다.
옮긴이 : 배명자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8년간 근무했다. 이후 대안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독일 뉘른베르크 발도르프 사범학교에서 유학했다. 현재는 바른번역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숲은 고요하지 않다》, 《아비투스》,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 《독일인의 사랑》 등 7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추천의 말
왜 좌파마저 민주주의를 위협할까
이안 부루마 사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모든 것이 담론이다: 권력의 새로운 언어
도리언 애벗: 소수자의 테러
대학 문화: 침묵 수도원이 된 대학
언론: 미덕이 된 편파성
데이비드 쇼어: 현실 감각을 잃은 좌파
깨어 있는 자본주의: 착취하되,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이브람 켄디: 관료적으로 영구화된 반인종차별주의
새로운 종교: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크리스토퍼 루포: 우파의 취소 문화
정체성 정치: 좌파의 제 무덤 파기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 생산적 싸움이 필요한 이유
감사의 말
참고 자료
옮긴이의 말: 표현의 자유 vs 잘못된 단어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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