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가 아는 바울에는 바울의 목소리가 없다
이렇듯 바울에 관련된 많은 책들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위해 바울을 끌어들였다. 근대국가이론의 틀을 세운 홉스의 『리바이어던』(1651년), 로크의 『통치론』(1689년)는 바울의 에클레시아론을 해석하는 저작들이다. 19세기 말 엥겔스는 독일 사회민주당을 지원하면서 바울의 헌금 모금 사업의 예를 들기도 했다. 바울은 20세기 초 카를 슈미트의 등의 정치신학 관련 저작 속에서도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아감벤과 바디우가 바울을 논하고 있다. 이들이 논하고 있는 바울은 동일한 바울일까? 각자의 필요에 따라서 사용되고 있는 바울일까?
카렌 암스트롱, 바울의 목소리를 옮기다
『카렌 암스트롱의 바울 다시 읽기』는 바울의 입으로 듣는 바울의 해석서이다. 바울에 대한 그 숱한 오해들이, 사실 바울의 말을 어떻게 무시하고 제멋대로 사용했던 결과인지 바울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카렌 암스트롱은 특유의 담담하고 객관적인 어조로 당대의 역사적 배경과 바울의 진정 서신에 남아 있는 바울의 말을 따라가면서 그의 사상과 실천을 밝히고, 바울 사후에 집필된 제2 바울 서신과 이후의 바울 해석이 어떻게 그의 사상을 왜곡했는가를 알게 해준다. 바울의 입으로 듣는 바울의 해석. 현대 중동·아랍·이슬람 지역인 당대 바울의 활동 배경에 뿌리 깊게 녹아 있는 문화와 전통을 살피고, 그 속에서 바울이 세우고자 했던 대안적인 공동체인, 교회/에클레시아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해설이다.
바울이 말하는 바울, 과거와 미래의 징검다리
바울이 이교도 지역에서 세운 에클레시아들은 기존 체제의 하부 기관인 에클레시아에 대한 도전이자 대안이었다. 계급의 힘이 작동하는 후견주의 대신에 모두가 평등하며 서로 구제하는 새로운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굳게 믿었던 것이다. 또한 바울이 그리스도로부터 나온 새로운 복음과 구원을 믿는 방식 역시, 기존 유대교의 맥락 속에서의 새로움이자 대안이었다. 그는 토라의 준수를 존중하되 의례법을 지키지 않는 이방인들에게도 내려온 구원이라는 더 큰 구원의 길을 믿었고, 이를 상호존중하며 상호구제하는 일상의 실천적인 공동체인 에클레시아에서 구체화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법은 현실 속에서의 혁명이었다. 우리 모두가 공동체 안에서 이미 하나님의 왕국이 온 것처럼 살아야만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카렌 암스트롱
Karen Armstrong
세계적인 종교학자이자 종교비평가인 카렌 암스트롱은 1944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열일곱 살 되던 해 수녀로서 로마가톨릭에 귀의하지만 수녀원의 엄격한 규율 등에 실망한 후 7년 후 환속한다. 이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지만 학자의 길을 걷지 못하고, 또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지만 지병인 간질로 인해 사직하게 되는 등 시련의 시간을 거친다. 이때의 경험을 담아 펴낸 첫 번째 자서전인 《좁은 문 사이로》가 반향을 얻어 BBC의 종교 다큐멘터리를 맡으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종교비평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그녀는 방송을 위해 들렀던 팔레스타인에서 이슬람을 접하게 되고, 이후 그동안 갖고 있던 종교적 관념들이 깨지면서 다시 태어나는 ‘돌파(breakthrough)’를 경험한다. 세계종교들은 갖가지 신조와 경전을 갖고 있지만 그 속에는 공통적으로 ‘공감’이 흐르고 있음에 주목하게 된 그녀는 다양한 저술, 강연, 방송 등을 통해 세계종교의 조화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현재 미국 국회와 국무부 등의 정책 자문을 하고 있고, 유엔이 발의한 ‘문명의 화합’ 대사직을 맡기도 했다. 1982년 이후 작가와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그간 종교적 자유를 위해 활동한 업적을 인정받아 루스벨트 4대 자유메달과 TED 상을 수상했고, 종교 문제에 관한 세계적인 해설자들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세계적인 종교학자이자 종교비평가,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암스트롱의 주요 저서로는 《신의 역사》, 《신화의 역사》, 《마호메트 평전》, 《축의 시대》,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이슬람》, 《마음의 진보》, 《위대한 전환》, 《신을 위한 전투》, 《성서》 등이 있으며 이 저서들은 전 세계 50개 언어로 번역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저 : 정호영
번역, 저술, 출판 및 문화 기획 활동을 하고 있다. 인도 자다푸르 대학 사회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방송 및 전산 관련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엔지니어 사이트 mcp.co.kr과 한국 최초의 인디음악 사이트 ‘아름나라 음악마을’을 동시에 운영했으며, 네이트 재즈 동호회 시삽을 맡기도 했다. 또한 『서준식 옥중서한』(개정판),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X박스와 게임의 미래』를 비롯해 인문, 사회과학, 대중문화, 전산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기획했다. 지은 책으로는 『인도는 울퉁불퉁하다』, 『양방향 TV를 위한 디지털 컨텐츠 매니지먼트』(공저), 『맨땅에 헤딩하리라』(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섹스 피스톨즈 조니 로턴』, 『한대수 침묵』, 『디지털 TV 핸드북』, 『붉은 사랑』, 『위대한 사랑』 등이 있다.
목 차
1. 다메섹
2. 안디옥
3. 야벳의 땅
4. 반대파들
5. 헌금
바울의 사후
[부록] 바울의 생애 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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