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500년 전 루터가 21세기 대한민국에 던지는 메시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사상의 발상지인 독일을 비롯한 전 유럽이 떠들썩하다. 국내에서도 서울 강남의 한 도로명을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이름을 딴 ‘칼빈로’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고, 고가의 기념메달이 발매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움직임들이 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일까?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종교개혁이 거대한 운동으로 발전하기까지 루터의 업적을 대표하는 사건들과 개혁을 가능케 한 시대적 요건, 나아가 루터의 성공과 실패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저자인 서울대 박흥식 교수는 “루터와 종교개혁은 21세기 한국 사회를 비춰 보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인 시점을 맞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념행사가 아닌, 당대의 시대적 맥락에서 루터의 개혁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그가 남긴 빛과 그림자를 정확히 파악하여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1517년 10월 31일, 독일 작은 도시의 젊은 수도사였던 루터는 교회의 면벌부 판매 관행을 비판하는 95개조 논제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종교개혁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변혁을 촉발시켰다. 종교개혁은 유럽의 중세에 마침표를 찍고 근대의 문을 연 열쇠가 된 사건으로, 종교사의 관점에서만 유의미한 사건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를 결정지은 개혁이다. 루터는 교황과 황제에 맞서 저항했으며, 민중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등 종교개혁사상을 전파하는 데 자신의 온 삶을 바쳤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종교개혁과 루터에 대한 평가가 동일시?신성시되거나, 교회사가들의 제한된 관심 때문에 루터의 성취에만 도취되어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저자는 루터를 일컬어 “헌신적인 개혁가였지만 완벽한 영웅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의 목표는 성공신화 속에 갇힌 루터를 현실의 경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루터는 결정적으로 시대정신에 소홀했으며, 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종교개혁을 배반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개혁의 과제를 끝내 완수하지 못했다. 이렇듯 루터가 당면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추적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내다보는 책이다.
종교개혁의 시작과 전개부터 루터의 개혁이 드리운 그늘까지,
루터는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남겼는가
루터와 종교개혁에 관한 자료의 홍수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루터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이 아닌 그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다. 종교개혁은 신학적인 발견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사건이다.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다른 개혁가들과 달리 루터만이 전 유럽을 뒤흔들 수 있었던 원인이 무엇인지 포괄적인 역사적 접근으로 평가한다.
1부 ‘종교개혁의 발단과 루터의 투쟁’에서는 루터가 95개조 논제를 발표하면서 예기치 않게 종교개혁이 시작되어 거대한 운동으로 발전한 국면을 다룬다. 루터의 역할뿐만 아니라 인문주의자들, 도시민들 그리고 작센 선제후의 대응과 참여를 주목해서 살피고 있다.
2부 ‘개혁사상과 시대적 저항’에서는 루터 개혁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1520년대 전반, 그의 업적을 대표하는 주제들과 그것을 가능케 한 시대적 요건을 살펴본다. 루터의 종교개혁사상, 보름스 제국의회에서의 신앙고백, 독일어 번역 성경의 탄생과 파장 그리고 개혁 사상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새로운 매체들의 활약을 통해 시대적 저항의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다.
3부 ‘위기와 돌파 그리고 루터의 유산’에서는 루터가 위기를 맞이하고 돌파하는 과정을 다룬다. 종교개혁의 발전 과정에서 어떤 위기가 왜 발생했는지,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루터의 선택과 판단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짚어보며 종교개혁 후반부의 변화를 추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앞서 살펴본 종교개혁의 정신과 본질, 그것을 지키지 못한 루터의 실패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교회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자문한다. 사회 구성원의 고통에 공감하고 성경을 기반으로 당대를 해석하고 높은 차원의 소통과 정치 능력을 키울 때 우리 사회는 새로운 개혁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종교 갈등이 첨예해지고 다종교 문화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루터에게서 오늘날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루터가 어떤 반면교사가 될 수 있는지를 짚어낸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루터와 종교개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루터의 개혁을 이어나가야 할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저 : 박흥식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0년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나 유서 깊은 괴팅겐 대학에서 유럽 중세사를 공부했다. 에른스트 슈베르트(Ernst Schubert) 교수의 지도 아래 중세 상인길드에 대한 연구로 석사 및 박사 학위(1999)를 받았다. 신라대 역사교육과 교수를 거쳐 2003년 8월부터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학문적 관심은 중세 동업조합 및 도시사로부터 출발했으며, 더불어 중세 말기의 성격, 제도사와 일상생활사, 교회사 등으로 영역을 넓혀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흑사병이 중세 말기 유럽 사회에 끼친 영향을 추적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소상인 동업조합과 중세도시의 배타성」, 「시장에서 도시로: 독일 북부지역 중세도시의 형성과정에 대한 사례연구」, 「한자 초기 북유럽의 상인 네트워크」, 「중세 말은 위기의 시대였는가?」, 「흑사병과 중세 말기 유럽의 인구문제」, 「흑사병 논고」, 「중세 말 도시의 환경문제와 대응」, 「중세 말기 유럽의 성직자와 교회에 미친 흑사병의 영향」, 「오토 왕조와 살리 왕조 초기의 제국주교」, 「헨리 8세의 개혁과 수도원 해산」,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사위 놀이를 통해 본 중세 서양인의 일상」, 「중세도시의 복식규정」, 「서양 장기에 비친 중세사회」 등이 있으며, 박사 학위논문인 「중세 잡화상 동업조합과 식료품상 동업조합: 뤼네부르크, 고슬라, 힐데스하임에서의 교역조건과 생활모습들」(Kramer- und Hokergenossenschaften im Mittelalter. Handesbedingungen und Lebensformen in Luneburg, Goslar und Hildesheim)이 독일어로 출판(Verlag fur Regionalgeschichte, Bielefeld 2005)되었다. 역서로는 『유럽 패권 이전: 13세기 세계체제』(공역, 까치, 2006), 『다이히만씨, 당신은 왜 부자입니까』(홍성사, 2011)가 있다.
목 차
1부 종교개혁의 발단과 루터의 투쟁
01 신화가 된 논제 게시
종교개혁일의 유래
논제 게시의 근거들
이절로의 테제
논쟁의 발전
뢰러 메모의 재조명
논제 게시 논쟁의 의미
02 면벌부 비판과 종교개혁의 시작
첫 번째 저항 그리고 인문주의자들
면벌부의 효용
루터의 면벌부 비판
95개조 논제의 내용
교리 비판인가, 윤리적 비판인가
03 진리를 향한 외로운 싸움
논제의 유통과 확산
교황청의 대응과 루터 사건의 전개
라이프치히 논쟁
루터의 파문
2부 개혁사상과 시대적 저항
01 ‘새로운 교회’의 정체성
이제는 말해야 할 때
독일 그리스도교 귀족에게
그리스도인의 자유
루터와 교황
새로운 복음사상
02 보름스 제국의회
종교 갈등은 정치 문제
황제 앞에 선 루터
보름스 칙령의 효과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03 성경 번역과 독일어 성경
바르트부르크의 융커
성경을 손에 든 루터
루터 성경의 특성
표준 독일어의 출현
성경 출판과 그 영향
04 인쇄술과 새로운 매체
인쇄술이 없었다면 종교개혁도 없었다
종교개혁의 견인마, 전단지와 소책자
베스트셀러 작가 루터와 협력자들
시대적 저항의 증거
3부 위기와 돌파 그리고 루터의 유산
01 동지들과의 협력과 갈등
루터의 공백과 개혁 초기의 혼란
선제후의 개입
루터의 귀환
배척된 급진주의자들
02 농민전쟁과 좌절된 대중운동
세속 권력, 어디까지 복종해야 하는가
비현실적 이상주의자 뮌처
제후들의 아첨꾼
루터의 책임
03 교회의 재조직과 영방교회
제후들에게 의존한 개혁
시찰 활동과 영방교회의 확립
미사 개혁
성직자 신분의 폐지 - 루터의 결혼
04 개혁세력의 분열
프로테스탄트의 출현
마부르크 회담
아우크스부르크 종교회의
종교적 불관용과 종교전쟁
05 마지막 전투, 유대인 문제
노년의 풍경들
마지막 여행
반유대주의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
악마의 세속 대리인
에필로그 루터는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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