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일상 속에서의 선 수행”을 설파하는 책답게, 마음공부의 길로 들어서는 방법을 일러 주되, 생활 속의 관계와 상황을 비유로 들면서 쉬운 일상의 언어로 찬찬히 들려주어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미덕이다. 법문을 정리한 것이어서 글이 더러 논리의 비약이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있기보다는 오히려 생동감이 느껴지는데다 입말의 맛을 살려 읽는 재미가 있다.
절에 다니며 아무리 법문을 듣고 불교 서적을 읽고 해도 알 듯 모를 듯 어렵기만 하던 불교가 아니던가. 또한 가 닿기엔 한없이 멀어 보이기만 하던 선 수행이 아니던가. 그러나 이 책은, “진리는 ‘지금, 여기’를 떠나서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한편, 불교의 핵심과 참선 수행의 요체를 소박하고 소탈한 일상 언어로 일러줌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일상생활에서 참선 수행의 길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게 안내한다.
“고상하게, 고준하게만 접하니까 부처님은 저 위에 거룩하게 있고 나는 저 아래에 동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불교는 어려운 게 아닙니다. 우리 삶입니다. 불교는 진리를 이야기하고, 진리는 지금 우리 삶 속에 있습니다.” (32쪽)
지금껏 참선에 관한 책들은 많이 나왔지만 고담준론으로 일관한 것이 대부분일 뿐 첫 발걸음을 떼는 일반인들을 위해 기본을 일러 주는 책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많은 불자들이 선禪에 관심은 많지만 어렵다는 생각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곤 한다. 그러나 이 책 「선은 이론이 아니라 체험이다」는 일상생활이 그대로 참선 수행의 재료가 되고 길이 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일러준다. 곧, 굳이 산중 사찰이나 선원에 가지 않더라도, 누구든지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 어디에서나, 선 수행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음을 깨우쳐준다.
참선이라고 하면 “관觀하고 화두를 들고 집중하여 용맹정진으로 뚫고 들어가라”는 따위의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한 전 단계로 “마음의 쉼, 곧,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는 책은 드문데, 무각 스님은 이 책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믿고 마음에 맡기는” 것이 중요함을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쉬게 하고, 그 마음에 맡기면서 생활 속에서의 간절함으로 깊이 몰입하는 것이 참선을 잘할 수 있는 과정임을 일깨워준다. 그러다 보면 생활하는 중에 부닥치는 일상의 난관들도 저절로 잘 해결할 수 있게 된다며, “행복하게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모두 마음 쓰기에 달려 있고, 지금 일어나는 한 생각이 자기의 삶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생활을 떠나서 불교가 존재할 수 없으니,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으로 수행을 삼아야 합니다. 삶을 떠나서 진리가 따로 존재할 수 없으니 우리의 삶 그대로가 불교의 위대한 가르침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대로 진리의 표현임을 깨달아 가야 합니다. 내가 불 하나 켜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모두 밝게 삽니다.” (32쪽)
“도라는 것은 지금 삶을 떠나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삶 속에서 닦아야 합니다.” (67쪽)
“마음을 관觀하는 것은 마음이 마음을 보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서 순간순간 알아차리고 자각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마음 작용, 일체의 경계, 순경계, 역경계, 생각 생각을 또 다른 마음이 놓치지 않고 주시해 보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생각을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곧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여실히 알고 마음이 어떻게 나가고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147쪽)
한편, 참선을 하는 데에서 수행 일변도로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을 경계하며, 재가 불자나 출가자 할 것 없이 일상의 삶이 수행의 근본임을 늘 되새기라고 한다. 옛 선사들이 그러했듯이, 늘 초심으로 돌아가서 자기의 수행을 점검하는 “스스로 마음을 믿고 맡기는” 마음 쉼이 그래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참 나”를 알아야 불교를 제대로 알고 참선도 주저함 없이 올바르게 할 수 있다. 무각 스님은 “선禪은 내가 부처임을 알고 부처로 사는 것”으로, 오래 전에 임제 스님이 가장 수승한 수행이라고 역설하였듯이, “바른 안목(眞正見解)”을 갖추어야 수행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바른 안목”은 자기 자신의 안목에서 벗어나는 것이니, 자기라는 틀을 벗어버려야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고 그래야 부처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려고 오신 것이 아닙니다. 모든 중생이 이미 제도되어 있는 완전무결한 부처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려고 오신 것입니다.” (37쪽)
“정견은 내가 누구인가 아는 것입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본래 부처입니다. 나타나는 현상이 연기이고 실체가 없고 공이라는 사실을 알고 내가 본래 진리임을 자각하는 것이 바른 안목, 정견正見입니다. 정견은 자기 마음 가운데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갖춰져 있는 바른 안목에 의지하면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하고 바르게 살고 생각도 바르게 돌아갑니다.”(83쪽)
무각 스님이 이 책을 펴내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재가 불자들에게 올바르고도 손쉬운 참선 공부의 길을 안내하기 위함이다. 그런 한편, 이 책이 전법傳法의 최일선에 선 포교사들이 불교를 제대로 알아 선을 이론이 아닌 체험으로 익힘으로써 바른 안목으로 포교할 수 있는 지침서로도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으니, 그것은 조계종 포교원에서 포교부장 소임을 맡았을 때 포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 「선은 이론이 아니라 체험이다」는 모두 6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앞뒤로 “읽기에 앞서”와 “덧붙여”라는 글을 곁들였다. “읽기에 앞서”는 참선 공부를 처음 하는 이들을 위한 당부의 글이다. 1장은 불교가 무엇인지, 2장은 나는 누구인지, 3장은 무아, 연기 중도를 4장은 참선, 5장은 반조와 간화, 6장은 일상에서의 수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밝히고 있다. “덧붙여”에서는 불자들이 일반적으로 궁금해하는 기도, 천도재, 극락, 업식, 하심 등에 관해서 선禪의 견지에서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무각스님
선을 근본 종지로 삼는 공생선원에서 「선문촬요」, 「선요」, 「임제록」, 「명추회요」 등의 선어록과「금강경」, 「화엄경」, 「법화경」 등의 경전을 강의하였다.
고우, 무비, 지안, 통광, 설우, 혜거 스님들이 참여하시는 스님들의 공부 모임 “경전연구회”를 칠 년 넘게 이끌었다.
조계종 포교원이 불자들을 위해 만드는 “간화선 입문프로그램 교재”의 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국세청 보리회 정기 법회”를 지도하였으며 지금 불광사 “불광선원 참선반”을 지도하고 있다.
불교신문에 “신新 금강경”을 연재하였고, 저서로는「선禪으로 본 금강경-그대 삶이 경전이다」가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을 역임하였고, 지금은 “공생선원”과 “불광사 불광선원 선원장”을 맡고 있다.
목 차
책을 내면서 선은 이론이 아니라 체험이다 3
읽기에 앞서 처음 참선 공부를 시작하는 이에게 9
1장 /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18
불교는 무엇을 가르치나 26
2장 /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본래 부처 37
“참 나”, 자성 43
나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51
왜 우리는 수행해야 하나 66
3장 / 무아, 연기, 중도
무아 83
연기, 중도 93
4장 / 참선
참선 입문자의 참선 공부 109
선, 참선 115
좌선 122
선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나 127
5장 / 반조와 간화
마음 공부 138
반조, 관 147
놓아라, 쉬어라 158
조사선과 간화선 168
6장 / 일상에서의 수행
공부하는 데 필요한 것들 174
일상에서의 수행 180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 194
덧붙여 기도, 천도재, 극락, 업식, 하심
기도 201
천도재 210
극락 215
업식 222
하심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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