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피정에 대한 편견
또는 오해
그리스도인은 종종 ‘피정’에 대해 생각한다. 메말라가는 듯한 심신에 생기를 주고 싶을 때, 무의미해 보이는 일상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을 때, 하느님의 크신 사랑 속에 푹 잠겨 미역 감고 싶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피정을 동경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그저 동경으로 그치고 만다. 동경만으로 그치는 가장 큰 이유는, 피정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 때문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피정 안내서를 찾기 어려운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피정에 대한 오해나 편견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많은 이들은 ‘피정’이 곧 ‘교육’으로 착각한다. 대체로 단체 피정인 경우, 특히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강의를 듣고 한꺼번에 어떤 프로그램을 따른다. 이런 경우 명강사의 감동적인 강의와 지루하지 않는 프로그램 진행에 피정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아울러 피정은 일단 자기 생활공간인 집을 떠나야만 한다는 오해도 있다. 반드시 집을 떠나야 하는가? 특히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피정의 집이나 성당 같은 곳에서 피정을 하는 것이 진정 필요충분조건인 것일까?
오직 나만을 위한
품격 피정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저명한 영성가이자 밀리언셀러 작가인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 책 『피정하고 싶다』를 통해 이러한 물음들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 『피정하고 싶다』에서 피정의 본질은 하느님과의 개별적인 만남, 그분과의 사랑 체험임을 역설하며, 굳이 먼 곳으로 떠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하느님을 만나고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도록 피정을 안내한다. 저자는 이를 ‘일상 피정’이라 한다.
이 책 『피정하고 싶다』는 피정이 무엇인지 잘 모르거나 단체로 하는 피정으로 인해 피정의 참의미를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오직 자신만을 위한 ‘개인 피정’을 안내하고 지도함으로써 ‘품격 있는 피정’을 하게 해 준다.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의 벽을 허무는
‘일상 피정’
『피정하고 싶다』는 기존에 제시되던 피정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선다. 즉 ‘멀리 떠나지 않으면 피정은 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피정의 본질이 예수님과의 만남에 있음을 일깨우며, 일상에서도 잠시 그분과의 만남을 위한 진정한 떠남을 실천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충분히 피정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회가 사순시기, 대림시기, 그리고 연중시기에 이러한 ‘일상 피정’을 권유해 왔다고 한다.
“‘일상 피정’을 한다면, 외부와의 접촉과 활동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합니다. 텔레비전을 멀리하고, 성경 외에는 다른 책을 읽지 않으며, 침묵 시간을 의식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먼저 한 시간 동안 묵상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을 정하기 바랍니다. 가장 적합한 시간은 아침 시간입니다. 하지만 하루 일과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시간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녁 이전이나 묵상 시간 전에는 꼭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10쪽
『피정하고 싶다』는 이처럼 일상 안에서 이루어지는 피정을 통해 은총의 순간들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이를 삶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정형화된 단체 피정의 틀을
넘어서는 ‘개인 피정’
피정 경험이 많지 않고 또 어떻게 피정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체 피정을 신청하게 된다. 하지만 단체 피정은 다수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 대부분 강의 위주로 짜인다. 그래서 단체 피정에서는 많은 경우 일방적인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고 정형화된 기도 시간과 휴식 시간, 개인 정비 시간 등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기 쉽다.
『피정하고 싶다』는 이런 정형화되고, 틀에 맞춰진 단체 피정을 넘어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정하고 오직 나 혼자서 호젓하게 자기 취향에 맞추어 피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개인 피정’은 단체 피정에서 만족하기 어려운 개인적이고 주도적인 피정을 제시한다. 하지만 혼자서 개인 피정을 하다보면, 자신이 제대로 하는지 알 수 없고, 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이러한 ‘개인 피정’의 방법이나 내용을 모두 세세하고 친절하게 제시한다.
“이 책이 안내하는 성경 본문으로 당신이 어떻게 피정에 임하고 묵상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저는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먼저 언제 묵상을 하고 싶은지 그 시간을 정합니다. ‘개인 피정’을 한다면, 하루 일정을 계획하여 기도 시간과 산책 시간 혹은 성당에서 고요한 가운데 조배하는 시간 등을 미리 정합니다.” -9쪽
이러한 ‘개인 피정’은 자신의 감정 상태나 기도에 초점을 맞추어 주도적으로 피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조금 더 머물고 싶은 성경 본문에 더 깊이 머물거나 자신의 휴식을 짧게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책 한 권만을 품고 훌쩍 자신의 자리를 떠나서 피정할 수 있도록 이 책 『피정하고 싶다』는 ‘개인 피정’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
피정은...
사실 피정은 하느님과 나와의 일 대 일의 만남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사랑을 새롭게 체험하고 그분께 대한 나의 사랑을 더욱 성숙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피정의 주요소는 침묵과 기도와 묵상과 훈련 등이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를, 언제나 우리 안에 살고 계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 속으로 인도한다. 그래서 마침내 하느님께서 나를 만드신 바로 그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세계적인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가
직접 지도하는 개인 피정
수많은 피정 강의와 저서들을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성 지도 방법과 체계를 구축해온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미 가톨릭교회를 넘어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그만의 체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 피정에 가장 적절한 열두 개의 성경 본문을 선택하고 그 본문을 중심으로 하느님과의 대화에로 이끈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피정의 첫 시작을 알리는 성경 본문을 루카 복음서 15장 8-10절의 ‘잃어버린 은전의 비유’를 소개한다. 가장 중요한 피정의 첫 시간을 세 절밖에 안 되는 짧은 본문을 선택한 것이다. 덧붙여 구약과 신약의 핵심적인 중요 사건도 아닌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수많은 비유 중에 하나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 말씀을 통해 가장 근본적인 내적 공허함과 신앙생활의 건조함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우리는 기도도 하고 미사성제에도 기꺼이 참여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내적 중심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진지한 마음으로 살지 않습니다. 니사의 그레고리오 성인이 언급했듯이, 우리는 삶에 관심을 두지 않음으로써 참된 자기를 잃은 것입니다.” -28쪽
이와 같이 피정 첫 시간을 통해 현재 자신의 삶과 영적 상태를 체크하도록 이끌어 준다. 이렇게 시작된 내적 여정은 계속 되는 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상처와 치유 그리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나를 사랑해주시는 분과의 관계에 집중하도록 이끌어 준다. 이를 통해 일상 안에서도 매 순간 하느님의 사랑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또한 피정 중에 우리가 직접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우리가 치유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 책의 ‘침묵, 그리고 들음’이라는 장에서는 예수님께서 귀 먹고 말 더듬는 사람을 치유해 주신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 우리가 어떻게 귀 먹고 말 더듬는 사람인지 일깨운다. 예수님이 그런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시는지를 치유의 다섯 단계를 통해 독자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게 이끈다.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다섯 단계로 치유하시면서, 우리에게 듣고 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보여 주십니다. 그것도 하느님과 관련지어 그리고 사람과 관련지어 알려 주십니다. 바르게 듣는 일과 바르게 말하는 이 두 가지를 우리는 피정 중에 익혀야 합니다. -42쪽
김선태 주교의 고품격 번역과
개정판으로 만나는 신선함
『피정하고 싶다』는 본래 바티칸 라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되었던 안셀름 그륀의 특별한 피정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영적 희망을 선물해 주었고 2007년 『행복한 기도』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책의 원래 취지에 따라 개정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자신이 원하는 때와 원하는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여, 피정 안내자로는 안셀름 그륀 신부의 이끎과 전주교구장인 김선태 주교의 우리말 안내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그리고 오직 나만을 위한 피정을 할 수 있게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셀름 그륀
1945년 독일 융커스하우젠에서 태어나 성 베네딕도회에 입회하여 신부가 되었다. 상트 오틸리엔과 로마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카를 라너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도승 전통과 현대 심리학을 연결하는 작업에 힘써 왔고, 현재 뮌스터슈바르차흐 수도원에서 다채로운 영성 강좌를 이끌고 있다. 그의 저서들은 30여 개국에서 1,4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아래로부터의 영성』 『우울증 벗어나기』 『내 영혼의 치유제』 『당신 곁에 있을게요』 『신이 없는 세상』(공저) 등이 우리말로 출간되었다.
옮긴이 : 김선태
김선태 주교님은 현재 전주 교구장이다.
1989년 전주 교구 사제가 되었으며, 스위스 프리부르대학교에서 기초신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전주 가톨릭 신학원의 원장직을 수행했다. 이후 본당 사목을 하시다가 2017년 주교품에 올라 현재 전주 교구장 소임을 하고 있다.
역서로는 『예수 수난, 그 여정의 인물들 1-4』, 『예수, 생명의 문』, 『예수, 자유의 길』, 『사랑을 그리는 숨은 꽃, 데레사』 등이 있다.
목 차
피정 길잡이 7
내 삶의 집 23
침묵, 그리고 들음 37
상처 입은 감정의 자리 53
마음 골방에로의 초대 65
내 안에 있는 갈망과 맞닿아 81
말씀이 뿌리내림 91
하느님을 가진 사람 109
그대는 새로 난 사람 121
불안이라는 무덤에서의 부활 137
붙잡지 않고 놔두는 사랑 149
사랑의 흔적을 깊게 남김 165
나의 일상에 계신 부활하신 분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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