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교회는 누구인가
그리스도교가 경전으로 삼고 있는 신약 성경은 스물일곱 권의 책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의 각 권이 편집되고 신약 성경이라는 한 작품으로 결집하고 정경(正經)으로 확정되기까지는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게다가 신약 성경을 접하는 지금의 우리는 그 안의 세계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 해서 이 편차를 넘어서서 우리의 현실과 하나의 관점으로 보게 해 주는 사다리가 필요해졌다.
먼저 역사적인 사다리:
본시 그리스도교는 역경에 찬 역사를 겪은 한 백성에게서 태어났다. 바빌론 유배 이후, 팔레스티나 땅에 다시 돌아와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독립국가를 세우기도 전에 또다시 정복을 당했다. 그리스계 셀레우코스 왕조, 마카베오계 하스몬 왕조를 거쳐 기원전 63년 팔레스티나를 정복한 로마 제국의 통치를 받았다. 이집트와 바빌로니아에서의 종살이에 이어, 이제는 자기 땅에서 다른 민족의 종노릇을 하게 된 셈이다. 이 시대의 초기에는 로마 제국이 앞잡이로 내세운 이두메아계 헤로데 왕조가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렸다. 헤로데 대왕(마태 2, 1)이 가끔 공포 정치를 펴면서 기원전 40년에서 4년까지 다스렸다. 그가 죽자 세 아들이 왕국을 나누어 차지했는데 이 분봉왕(分封王)들을 영주라고 부른다. 그 가운데 헤로데 안티파스 영주는 갈릴래아와 페레아 지역을 나누어 받아 기원전 4년부터 기원후 39년까지 다스렸다. 바로 이 자가 세례자 요한을 죽이고(마르 6, 17-29) 예수님께서 재판을 받으실 때 일정한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결정적 정치 권력은 언제나 로마 총독이 쥐고 있었다.
다음에는 문화적인 사다리:
예수님 시대에, 유다교는 전능하시고 한 분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절대적 규범인 토라 즉 율법에 바탕을 둔 동질의 사회적.종교적 조직이었다. 유다인들의 삶은 율법을 통해서 비추는 하느님의 빛 속에 펼쳐져 왔다. 이 율법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상황에 적용될 수 있으려면, 설명과 해석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수백 년 동안 설명하고 해석해 온 노력의 결과로 구약 성경의 ‘성문(成文) 율법’을 중심으로 이른바 ‘구두(口頭) 율법’이 발전하게 되었다. 이는 ‘조상들의 전통’이라고 불리는데, 이를 해석하는 이들이 ‘율법 학자’라고 불렸다. 예수님 시대에 이들은 유다인들의 사회에서 신학자와 법학자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상당한 권위를 행사하였다. 이들은 바리사이파에 속했다.
율법에 이어, 기원후 1세기경에 살았던 유다인들에게 또 다른 구심점은 예루살렘 성전이었다. 유다인들은 이 성전을 하느님께서 종말에 당신 자신을 드러내실 곳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세상의 중심으로 간주하였다. 유다인 성인 남자는 모두 성전을 유지하기위해 부과되는 ‘성전세’를 해마다 어김없이 내야 했다(참조: 마태 17, 24). 제의(祭儀)와 전례의 기능은 아론 집안의 후손 가운데에서 뽑힌 사제들이 수행하고, 사제들이 이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레위인들은 그들을 보조하였다. 사제 계층 전체가 예루살렘의 이 성소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사제들은 대사제의 최고 권위 아래 엄격히 조직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사제는, 사제와 평신도 70명으로 편성되어 유다인들의 민사와 종교 문제를 다루는 최고 의회의 의장직도 맡고 있었다. 이들이 사두가이파라 불리웠다.
예수님께서는, 로마 총독이 군사적으로 지배하고 바리사이파 율법 학자들이 사상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사두가이파들이 정치.종교적으로 다스리는 제정일치(祭政一致) 체제하의 이스라엘 사회에서 활동하셨다. 이에 대한 기록이 마르코, 마태오, 루카, 요한이 쓰고 편집한 복음서들이다.
-저자 서문에서
작가 소개
저 : 이기우
1988년 2월 12일 사제 수품.
명동대성당 보좌신부를 3년 지내고 이후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
3년간 해외연수 후 신내동 본당 주임신부, 엠마오 연수 후 중앙보훈병원 원목신부를 거쳐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지도신부로 재직중.
저서 가톨릭교리서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2014, 함께가는길)
가톨릭사회교리 해설서 『세상의 빛』(2016, 함께가는길)
마르코 복음서 묵상서 『예수는 누구인가』(2016, 함께가는길)
목 차
15. 선교의 전망: 전통을 넘어서 믿음과 증거를 향하여
16. 신앙 고백과 증거의 정석: 수난과 부활
17. 산으로 올라가 스스로 산이 되시고 다시 산에서 내려오시다
18. 네 번째 설교: 공동체 설교
19. 가정 교회, 천상 가정 그리고 나자렛 성가정
20. 대조사회로서의 교회
21. 대결 I: 종교 권력, 유다교
22. 대결 II: 정치 권력, 로마 황제
23. 대결 III: 지식 권력, 바리사이즘
24. 다섯 째 설교: 종말설교 1
25. 다섯 째 설교: 종말설교 2
26. 대결 IV: 음모, 성찬례 제정의 포석, 기도와 체포
27. 대결 V: 패배,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
28. 대결 VI: 부활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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