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깨달음에 이르는 21세기의 로드맵
명상으로 증명하고 실천으로 완성하는 반야
‘반야바라밀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아제아제 바라아제’….
너무나 친숙한 《반야심경》의 문구이지만, 아무리 읽고 외워도 그 진정한 의미가 명확히 와닿지는 않는다. 정말 그저 독송하고 외우기만 하면, 고통을 소멸하고 행복에 이르는 완전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인공지능 컴퓨터 과학자와 사업가 출신인 두 명의 재야 불교연구자가 《반야심경》 ‘공부법’에 대하여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대다수 해설서와 달리, 형이상학적이거나 추상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초기 불전에 근거하여 붓다의 명상 과정에 맞추어 실증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난해한 개념들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모든 사람은 깨어날 수 있다. 자갈치 시장에서 장사를 하든 바다에서 고기를 잡든, 깨어나는 데 직업이나 신분 따위는 아무 관계가 없다. 누구나 마음먹고 정확한 이론대로 실천하면, 깨어남의 궁극적 목적인 고통의 소멸, 즉 열반의 완성은 가능하다. 이것은 이미 2,600여 년 전 인류의 위대한 스승 고타마가 제시해준 그 깨달음의 열쇠와 다르지 않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제 누구든지 깨달음에 이를 수 있도록 안내하는 붓다의 ‘고귀한 여덟 겹의 길[팔정도]’을 따라 《반야심경》 공부의 첫발을 내딛어보자.
팔정도의 완성이 지혜의 완성이다
기존의 《반야심경》 해설서가 대개 ‘공(空)’ ‘반야바라밀다’ 등 심오한 개념들에 대한 관념적인 설명에 치우쳐, 불교를 매우 난해하고 비밀스러운 영역으로 소외시킨 면이 다소 있었던 데 비해, 이 책은 《반야심경》의 주제가 다름 아닌 ‘팔정도의 완성을 통한 지혜의 완성’이라고 단언하며, 붓다의 심오한 가르침을 ‘팔정도’라고 하는 실천의 영역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팔정도는 (1)바르게 보다[正見] (2)바르게 생각하다[正思] (3)바르게 말하다[正語] (4)바르게 행동하다[正業] (5)바르게 노동(생계)하다[正命] (6)바르게 노력하다[正精進] (7)바르게 마음챙기다[正念] (8)바르게 집중하다[正定]의 여덟 가지 바른 실천 항목이다. 이 여덟 항목을 세 묶음으로 나누면 계(正語, 正業, 正命)·정(正精進, 正念, 正定)·혜(正見, 正思)의 삼학(三學)이 된다. … ‘계(戒, 실라sila)’는 오관(五官)의 단속과 윤리적·도덕적 삶을 뜻하고, ‘정(定, 사마디samādhi, 명상)’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고요하게 모으는 삼매 수행을 뜻하며, ‘혜(慧, 프라즈냐prajñā, 반야, 지혜)’는 통찰지의 개발, 즉 사성제의 통찰을 뜻한다. … 지혜는 ‘혜(프라즈냐) → 계(실라) → 정(사마디) → 혜’의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고도로 개발되어간다. 이것이 ‘반야바라밀다(프라즈냐 파라미타, 지혜의 완성)’이다._p.60
고타마 붓다가 6년간의 고행 끝에 깨달은 진리는 고·집‧멸‧도 사성제(四聖諦)이다. 이 중 네 번째 진리인 도성제, 즉 고통으로부터 열반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팔정도라 한다. 말하자면 붓다께서 깨닫고 우리에게 전하는 진리는 ‘왜 우리의 삶은 고통스럽기만 한가’ ‘어떻게 하면 고통을 없애고 지극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모든 인간의 근원적 물음에 대한 해답이다. 사성제와 팔정도는 불교 교리의 핵심이자 전부이므로, 대승이든 소승이든, 어떠한 종파라도 그 가르침은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단순한 명제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바른 생활(계), 바른 명상(정), 바른 통찰(혜)을 끊임없이 닦아 팔정도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지혜의 완성, 즉 반야바라밀다임을 설명한 것이 《반야심경》의 핵심 내용이며, 그러므로 《반야심경》의 가르침은 초기 경전의 가르침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섯 만트라에 담긴 해탈·열반의 비밀
《반야심경》은 고타마 붓다가 입멸하고 8~9백 년 정도 지난 서기 3~4세기경 찬술되었다. 그러므로 《반야심경》의 내용은 붓다의 말씀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라기보다는, 붓다의 가르침을 통하여 깨달은 어떤 불제자가 자신의 깨달음을 시대 상황에 맞게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붓다 가르침의 핵심인 사성제와 팔정도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반야심경》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탄생 스토리를 가정하고, 말미의 다섯 만트라에 대한 독창적인 해설을 제공한다.
서기 3~4세기경, 인도의 한 보살이 부처님의 가르침인 ‘고귀한 여덟 겹의 길[팔정도]’에 의지하여, 부처님과 똑같은 방식의 수행으로 고통에서 벗어나는 지식을 얻고 깨달았다. 《반야심경》은 이 무명의 보살이 그의 경험을 자신만의 특유한 화법으로 세상에 전해준 것이다. 그는 깨달음의 길을 가고자 하는 모든 중생을 위해서, 지혜의 완성은 바른 생활(계), 바른 명상(정), 바른 지혜(혜), 즉 ‘고귀한 여덟 겹의 길’의 완성임을 설명하고, 경의 말미에 그 실천의 핵심을 다섯 만트라로 요약하여 남겨놓았다.
“가테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 스바하”
Gategate, pāragate, pārasaṁgate, bodhi, svāhā
이 만트라는 ‘계(가테가테) → 정(파라가테) → 혜(파라상가테) → 해탈(보디) → 해탈지견의 완성(스바하)’이라는 불교 수행의 전 과정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보살은 누구든 이 만트라를 외우고 실천하면 지혜의 완성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 만트라를 ‘시대신주(신비스러운 만트라), 시대명주(위대한 밝음의 만트라), 시무상주(위 없는 만트라), 시무등등주(비교할 수 없는 만트라)’라고 찬미한 것이다._책날개
저자는 《반야심경》 말미에 있는 다섯 만트라가 바로 이 경전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기존의 어떠한 해설서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해설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반야심경》의 내용 전체는 고타마 붓다의 명상 과정에서 체험으로 증명된 깨달음을 순차적으로 기술한 것이며, 말미의 만트라는 이러한 명상 과정과 단계적 깨달음의 경지를 압축해서 상징적으로 제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 하며 관습적으로 외우는 이 주문이 사실은 붓다의 깨달음의 전 과정을 요약한, 《반야심경》의 핵심 내용이라고 강조한다.
지혜의 완성에 이르는 고타마 붓다의 명상법
이 책은 붓다의 명상법과 수행 단계를 《반야심경》의 내용과 연계하여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해설서와 확연히 다르다. 이를테면 도입부의 '오온이 모두 공함을 통찰하다(조견오온개공)'부터 말미의 다섯 만트라에 이르기까지, 《반야심경》의 의미를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4선8정(四禪八定)의 명상 단계를 통해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저자는 또한 깨어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릇된 명상'과 도움이 되는 '올바른 명상'의 예를 초기 경전을 통해 상세히 설명한다.
아무리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고 부처님을 믿고 또 어떠한 불사를 하고 신심을 가졌다 하더라도, 고타마 붓다가 가르친 명상의 이론을 모르고 명상 수행을 하지 않는다면, 진실한 수행자와는 거리가 멀다._p.97
'반야바라밀다(프라즈냐 파라미타)', 즉 '지혜의 완성'이란 '올바른 명상'을 통해 실상을 통찰(프라즈냐)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는 올바른 지식(프라즈냐)을 축적해나가는 과정을 의미하고, 《반야심경》은 이처럼 명상을 통해서 깨달음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험적으로 서술한 경전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론과 실천의 이중주
이 책은 《반야심경》의 주제인 ‘공’과 ‘반야바라밀다’의 의미를 초기 경전의 핵심 교리인 사성제∙팔정도와 일치시키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특히 《반야심경》의 내용을 색계∙무색계 8선정 및 상수멸진정을 포함한 9차제정의 각 단계에 대응시키며 명상과 깨달음의 불가분성을 논증한 점 또한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더불어 단순히 형이상학적 해설에 그치는 다른 불교 해설서와 달리, 《반야심경》의 저자로 설정한 '인도 갑돌이'라는 가상의 인물과의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유머러스하게 경전의 핵심을 풀어가는 장면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이러한 참신한 시도로 《반야심경》은 ‘공’ 사상의 핵심을 담은 교학서일 뿐 아니라, 붓다의 명상 과정과 명상을 통한 깨달음의 내용을 밝혀 놓은 훌륭한 수행지침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로이 일깨워주고 있다.
작가 소개
김사철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불교 수행자이다. 1934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미국 뉴멕시코 주립대학에서 응용수학과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방위산업체인 휴즈사에서 21년간 근무하였다. 1993년 12월 은퇴 후 귀국하여 동국대학교·창원대학교·한국불교연구원 등에서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연구’ ‘고타마 명상과 깨달음의 과학’ 등을 강의하였다. 현재 미국에서 고타마 명상 수행에 전념하고 있다.
황경환
불법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는 불교연구가이자 사업가이다.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윤리교육학과를 수료하였고, 현재 동국대학교 명예 철학박사이다. 1977년부터 한국불교연구원에서 30여 년간 이사 및 연구위원으로 활동했고 국제 PTP(People To People: 세계 평화 구현을 위한 국제 민간 외교 단체) 한국본부 총재직 및 울산불교방송 사장을 역임하였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국제 PTP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고, 현재 초기불전연구원 선임 연구원이며 21세기 불교포럼 공동이사장이다. 저서로 《불교는 깨달음의 과학》이 있다.
목 차
머리말
제1부 우리말 반야심경의 필요성
1. 우리말 다르마가 없다
2. 번역을 하는 데 있어서
3. 우리말 《프라즈냐 파라미타 흐리다야 수트라》
4. “나는 이렇게 들었다”에 대해서
5. 《반야심경》의 주석들에 대해서
6. 인도 갑돌이의 《반야심경》
제2부 프라즈냐∙파라미타
1. 《프라즈냐 파라미타 흐리다야 수트라》의 번역문
2. 프라즈냐·실라·사마디
3. 실체가 비어 있음·꿰뚫어 봄·다섯-스칸다
4. 삭까야·상카라
5. 비어 있음: 공空
6. 첫 번째 ‘여기에서는’
7. 고타마 명상에 관하여
8. 신체적·언어적·정신적 활동
9. 다르지 않다
10. 두 번째 ‘여기에서는’
11. 비어 있음의 특징
12. ‘이 비어 있음’
13. 무색계의 ‘비어 있음’
14. 고타마의 ‘깨달음의 세 가지 과학’
15. 프라즈냐 파라미타
제3부 니르바나의 정상을 향해
1. 흐림 없고 맑은 마음
2. 붓다가 되기 위한 아눗다라삼먁삼보디
3. 만트라의 소리
4. 우리말 《반야심경》
부록 ∙해탈의 장애물 10가지 족쇄
∙한문 《반야심경》
∙산스크리트 《반야심경》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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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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