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아나파나사티 숫타(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는 불교 수행의 가장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수행인 수식관(數息觀)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전이다. 「숨을 쉬어요, 당신은 살아 있어요!」는 이를 틱낫한 스님이 특유의 쉽고도 친절하게, 그리고 현대적으로 해설한 책이다. 스님은 『아나파나사티 숫타』에 담긴 열여섯 단계의 호흡 수행을 따라가며 몸과 느낌, 마음, 그리고 모든 존재를 바라보는 수행의 전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리하여 궁극에는 무상과 무아를 통찰하고, 자유와 평화로 이끌어준다.
1.
마음챙김(Mindfulness)은 이제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불안과 우울을 치유하는 심리치료법으로, 집중력을 높이는 교육법으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으로 등등, ‘마음챙김’은 더 건강하고 평온한 삶을 위한 유효한 실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마음챙김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오늘날 마음챙김은 심리학과 뇌과학의 언어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뿌리는 2,600여 년 전 붓다의 수행법에 있다. 자신의 호흡을 알아차리고,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길이 바로 그것으로, 그 수행의 핵심을 담은 경전이 『아나파나사티 숫타(안반수의경, 호흡에 의한 완전한 알아차림의 경)』이다.
이 책은 고 틱낫한 스님이 『아나파나사티 숫타』를 오늘의 언어로, 바로 지금 현대인들의 삶 속으로 되살린 가르침이다. 마음챙김을 하나의 기법이 아니라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수행이라는 사실을 쉽고 깊이 있게 보여준다.
2.
우리는 하루에도 수만 번 숨을 쉰다. 그러나 자신의 호흡을 의식하는 순간은 거의 없다. 몸은 현재에 있지만 마음은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틱낫한은 이러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가장 단순한 길을 제시한다.
“숨을 쉬세요.”
이 짧은 한마디에 그의 수행 철학이 모두 담겨 있다.
호흡은 단순한 생리 작용이 아니다. 호흡을 의식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몸과 마음을 현재로 되돌려, 지금 이곳으로 돌아온다. 틱낫한은 이것이야말로 모든 명상의 출발이며, 평화와 자유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그는 서문에서 자유롭게 숨을 들이쉬고 내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행복은 우리 곁에 와 있다고 말한다. 행복은 먼 미래에 성취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의식적인 한 번의 호흡 안에서 발견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틱낫한은 붓다가 설한 열여섯 단계의 호흡명상을 오늘의 언어로 하나씩 풀어낸다. 길고 짧은 호흡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해 몸을 돌보고, 느낌을 이해하며,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마침내 모든 존재의 무상함과 상호연결성을 통찰하는 단계까지 수행은 자연스럽게 깊어진다. 틱낫한은 이를 어려운 교리로 설명하지 않는다. 일상의 경험과 따뜻한 언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일반적인 명상 입문서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즉 많은 마음챙김 관련 책들이 스트레스 감소나 집중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면, 이 책은 그보다 훨씬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답을 호흡 속에서 찾도록 이끈다.
또한 틱낫한은 수행을 현실과 동떨어진 특별한 행위로 보지 않는다. 특별한 장소도, 특별한 자세도 요구하지 않는다. 걸을 때는 걷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숨을 들이쉴 때는 들이쉬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차 한 잔을 마실 때는 차를 마시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 이처럼 삶의 평범한 순간들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이 명상이며, 그 순간 우리는 이미 평화 속에 들어와 있다고 말한다.
틱낫한은 호흡을 즐기라고 말한다. 들숨을 즐기고, 날숨을 즐기고, 걷는 것을 즐기고,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을 즐기라고 한다. 행복은 수행이 끝난 뒤에 얻는 보상이 아니라, 호흡을 알아차리는 바로 그 순간 이미 시작된다는 것이 틱낫한 수행의 핵심이다. 그래서 그의 명상은 따뜻하고 평화롭다.
3.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그리고 빠르게 살아간다.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더 많은 일을 처리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마음챙김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쉼을 원하지만, 쉬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틱낫한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오래된 수행으로 돌아가자고 권한다. 바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 단순한 실천 속에서 몸과 마음은 다시 하나가 되고, 삶은 현재의 순간을 회복한다. 이것이 붓다가 전한 호흡 수행의 본질이며, 틱낫한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이다.
이 책은 명상을 배우기 위한 책이기 이전에,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마음챙김이 하나의 유행이나 테크닉을 넘어 삶의 태도가 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가장 오래된 이 경전이 가장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틱낫한 Thich Nhat Hanh
1926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열여섯 살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였다. 이후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를 돌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하였고, 이로 인해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그는 불교의 사회적 실천과 불교를 서양에 알리는 데 앞장섰으며, 고국인 베트남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수많은 보트피플을 구출하였다.
1982년 프랑스 보르도 근처에 플럼빌리지(Plum Village)라는 명상 공동체를 세워, 출가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수행할 수 있게 하였다. 이는 전 세계적인 명상 공동체로 발전하였고, 이 수행 전통을 따르는 수많은 수행 공동체가 전 세계에 개설되었다.
특별한 시대에 특별한 삶을 살았던 그는, 마음챙김 수행의 전통과 100여 권이 넘는 저술을 남기고, 2022년 1월 96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옮긴이 : 허우성
경희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및 비폭력연구소 소장이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 객원교수(1998), 일본 교토대학교 종교학 세미나 연구원, 도쿄대학교 외국인연구원, 미국 UC 버클리대학교 방문교수, 한국일본사상사학회 회장, 『불교평론』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근대 일본의 두 얼굴: 니시다 철학』, 『간디의 진리 실험 이야기』, 『西田哲学研究: 近代日本の二つの顔』(일본 岩波, 2022) 등이 있고, 역서로 『마하트마 간디의 도덕·정치사상』(3권), 『인도사상사』, 『초기불교의 역동적 심리학』, 『표정의 심리학』(공역), 『달라이 라마의 정치철학』(공역), 『틱낫한 인터빙』(공역), 『화: 마음의 불꽃을 식히는 지혜』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일단 멈추고 숨을 쉬세요·7
호흡에 의한 완전한 알아차림의 경·17
제1장 호흡명상 29
제2장 일곱 가지 명상법 51
일상에서 호흡을 알아차림 53
몸에 대한 알아차림 62
몸과 마음의 통일(身心一如)의 실현 71
기쁨과 행복에서 양식을 얻음 77
느낌을 지켜봄 84
마음 돌보기와 마음 해방하기 90
모든 현상의 본성을 밝히기 위해 깊이 바라봄 106
제3장 호흡명상 133
호흡의 게송(가타) 133
안내 명상 134
나는 이미 도착했다 140
나 자신의 섬이 된다 145
부록 1: 대안반수의경·149
부록 2: 명상의 배경에 대하여·163
부록 3: 경전 성립의 역사·171
주·179
역자 후기·187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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